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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2. 8.자 2005모507 결정
[상소권회복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공2006.3.15.(246),452]
판시사항

[1] 공시송달을 명하기에 앞서 피고인이 송달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는 조치들을 다하지 아니한 채 공시송달을 명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공판을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한 제1심법원의 일련의 소송절차를 위법하다고 한 사례

[2] 피고인이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알면서 법원에 거주지 변경 신고를 하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공시송달에 터 잡아 피고인의 진술 없이 공판이 진행되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기일에 판결이 선고된 경우, 피고인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제기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공시송달을 명하기에 앞서 피고인이 송달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는 조치들을 다하지 아니한 채 공소장 기재의 주거나 주민등록부의 주소로 우송한 공판기일소환장 등이 이사불명·폐문부재 등의 이유로 송달불능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 에 정한 공시송달 요건인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단정하여 공시송달을 명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공판을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한 제1심법원의 일련의 소송절차를 위법하다고 한 사례.

[2] 피고인이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알면서 법원에 거주지 변경 신고를 하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상소제기기간이란 상소의 대상이 되는 판결의 선고일자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인데, 공판의 진행과 판결의 선고에 절차상 위법이 없었다면 그 판결이 그 날짜에 선고될 수는 없는 이치로서, 그러한 법원의 직무상 위법과 피고인이 상소제기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 사이에 관련이 없다고 보기 어렵고, 공판과 판결의 절차에 명백한 위법이 있음에도 거주지 변경 신고의무의 해태라는 본인의 잘못을 이유로 불복의 기회를 박탈한다면, 이는 비단 피고인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부당할 뿐만 아니라 소송절차상 위법의 통제라는 형사 상소제도의 목적에도 반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 의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라 함은 본인 또는 대리인에게 귀책사유가 전혀 없는 경우는 물론, 본인 또는 대리인의 귀책사유가 있더라도 그와 상소제기기간의 도과라는 결과 사이에 다른 독립한 원인이 개입된 경우를 배제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법한 공시송달에 터 잡아 피고인의 진술 없이 공판이 진행되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기일에 판결이 선고된 이상, 피고인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재항고인

재항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신성 담당변호사 박용석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재항고인이 2003. 12. 1.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방법원에 불구속 기소되어 2004. 1. 8. 공소장 부본, 국선변호인 선정결정 등을 송달받은 사실, 재항고인은 같은 해 2. 2. 위 피고 사건의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였으나, 제1심법원은 피고인의 정상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변론을 속행하기로 하고 제2회 공판기일을 같은 해 3. 8.로 정하여 그 자리에서 이를 재항고인에게 구두 고지한 사실, 그러나 재항고인은 제2회 공판기일에 불출석하여 변론이 연기되었고, 이에 제1심법원이 재항고인을 소환하였으나 그 소환장이 송달되지 아니한 사실, 제1심법원은 재항고인의 소재탐지, 구인장 발부 등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규칙 제18조 제2항 , 제3항 소정의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끝내 재항고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 같은 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 , 제2항 에 따라 공시송달로 소환장을 송달한 후 재항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공판을 진행하여 2005. 4. 18. 재항고인에게 징역 6월, 추징금 690만 원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된 사실 등 판시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판결이 선고되어 재항고인이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는 멋대로 재판에 불출석한 재항고인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어서 상소권회복의 요건인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는 수긍하기 어렵다.

가.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은 재항고인이 제2회 공판기일에 불출석하자 공소장에 기재된 주거인 “김해시 삼정동 (번지 생략)”으로 소환장을 송달하였으나 이사불명으로 송달이 이루어지지 않자 제3회 공판기일에서 변론을 연기하고 재항고인의 소재조사를 촉탁한 사실, 검사의 소재수사지휘를 받은 김해경찰서는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재항고인이 양산시 교동 (번지 생략)으로 전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새 주소에도 재항고인이 실제 거주하지 아니하고 있다고 보고한 사실, 제1심법원은 주민등록상의 새 주소로 소환장을 2회 송달하였으나 각 ‘폐문부재’를 사유로 하여 송달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재항고인에 대한 지명수배를 의뢰하였으나 유효기간이 지나도록 집행되지 않아 반환되자 주민등록상의 새 주소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최초 접수된 2004. 5. 17.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05. 1. 26. 제5회 공판기일에서 변론을 연기하면서 재항고인에 대한 소송서류의 송달을 공시송달로 할 것을 결정·고지한 사실, 그러나 한편, 공소장에 기재된 주거로 공소장 부본 등 소송서류들이 송달된 이후인 2004. 1. 27. 재항고인이 제1심법원에 제출한 국선변호인 선정청구서에는 재항고인의 주거가 “부산 (북구) (번지 생략)”으로 기재되어 있었고 하단에 두 개의 휴대전화번호까지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사정이 위와 같다면, 제1심법원으로서는 공시송달을 명하기에 앞서 마땅히 기록에 나타난 주민등록상의 최신 주소로 휴일 또는 야간에 집달관에 의한 송달을 하거나, 위 국선변호인 선정청구서상의 주거로 송달을 실시하거나, 휴대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하여 소재지를 알아보는 등, 피고인이 송달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는 조치를 다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제1심법원이 이러한 조치들을 취하지 아니한 이상 공소장 기재의 주거나 주민등록부의 주소로 우송한 공판기일소환장 등이 이사불명·폐문부재 등의 이유로 송달불능되었다는 것만으로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 소정의 공시송달 요건인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럼에도, 제1심은 재항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단정하여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공판을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하였으니, 위와 같은 일련의 소송절차는 모두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 같은 법 시행규칙 제18조 , 제19조 에 위배된 것이다.

라. 한편,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재항고인에게도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알면서 법원에 거주지 변경 신고를 하지 않은 잘못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① 상소제기기간이란 상소의 대상이 되는 판결의 선고일자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인데, 공판의 진행과 판결의 선고에 절차상 위법이 없었다면 그 판결이 그 날짜에 선고될 수는 없는 이치로서, 그러한 법원의 직무상 위법과 피고인이 상소제기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 사이에 관련이 없다고는 보기 어렵고, ② 공판과 판결의 절차에 명백한 위법이 있음에도 거주지 변경신고의무의 해태라는 본인의 잘못을 이유로 불복의 기회를 박탈한다면, 이는 비단 피고인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부당할 뿐만이 아니라, 소송절차상 위법의 통제라는 형사 상소제도의 목적에도 반하며, ③ 형사소송법 제345조 의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라 함은 본인 또는 대리인에게 귀책사유가 전혀 없는 경우는 물론, 본인 또는 대리인의 귀책사유가 있더라도 그와 상소제기기간의 도과라는 결과 사이에 다른 독립한 원인이 개입된 경우를 배제한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위법한 공시송달에 터잡아 피고인의 진술 없이 공판이 진행되고,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기일에 제1심판결이 선고된 이상, 재항고인은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제기기간 내에 항소를 하지 못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마.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재항고인의 상소권회복청구를 배척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상소권회복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따라서 재항고인이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로 내세운 주장은 이유 있다.

3. 따라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이규홍 박재윤(주심) 김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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