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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5.10.15.선고 2015나2026656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5나2026656 손해배상(기)

원고항소인

1. A

2. B

3. C.

4. D

5. E

6. F

7. G

피고피항소인

대한민국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5. 12. 선고 2014가합535136 판결

변론종결

2015. 9. 10.

판결선고

2015. 10. 15.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1978. 9. 13.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은 대학교 법과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던 1978. 9. 13.경 대학교 교내에서 시위에 가담하고 당시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제작하였고, 이에 피고 소속 수사관들이 원고 A을 연행하여 관악경찰서에 유치하였다.

나. 원고 A은 1978. 9. 19.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 한다) 위반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1978. 10. 16. 서울지방법원 영등포지원 78고합257, 78고합259, 79고합10호로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그 공소사실의 요지는 별지 2 기재와 같다.다. 위 법원은 1979. 2. 24.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원고 A에게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였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1979. 6. 21. 79도418호로 위 선고형이 너무 무겁다고 판단하여 이를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 하였다(이하 '재심 대상판결'이라 한다). 원고 A이 상고를 포기하여 1979. 6. 21. 재심 대상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 A은 선고된 형에 따라 복역하다 1979. 7. 17. 형 집행정지로 석방되었다.

라. 원고 A은 2013. 11. 19. 서울고등법원 2013재노127호로 재심 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다. 위 법원은 2014. 3. 27.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라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하였고, 그 무렵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위 법원은 2014. 6. 19. 원고 A에게 적용된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이어서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4. 6. 27. 확정되었다.

마. 위와 같이 구금될 무렵 원고 A의 가족으로는 부 J, 모 원고 B, 형제자매 원고 C, D, E, F, G이 있었다. J는 1993. 3. 26.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내지 12호증(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 금 등을 지급받았다면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원고들에 대하여 위 법률에 따른 보상금 지급 결정이 있었거나 원고들이 보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원고들의 주장

가. 주위적으로, L 전 대통령은 긴급조치권의 발동과 같은 국가긴급권으로 대처해야 할 국가적 위기상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기집권을 공고히 하고 유신헌법의 반대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긴급조치 제9호를 발동하였다. 내용상으로도 긴급조치는 헌법상 영장주의,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위헌적 조치이다. 따라서 L 전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제9호 발동은 공무원이 직무 집행을 하면서 고의로 법령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나. 예비적으로, 피고 소속 수사관 등은 긴급조치를 위반한 원고 A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영장 없이 불법으로 체포·구금하고, 변호사와 그 가족들의 접견을 제한한 채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하였다. 재심 대상판결에서는 위와 같이 임의성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각 피의자신문조서가 유죄의 증거로 사용되었으며 출소 후에도 피고로부터 지속적인 감시를 당하거나 예비검속되어 구금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수사와 재판 과정 및 석방 이후에도 저지른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 A의 일실수입 1,000만 원 및 원고들에게 위자료(원고 A3억 원, 부 J와 모 원고 B 각 2억 원, 나머지 원고들 각 1억 원)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판단

가.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발령이 그 자체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위적 주장에 관하여

긴급조치 제9호는 그 발령의 근거가 된 유신헌법 제53조가 규정하고 있는 요건 자체를 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이자 유신헌법과 현행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 영장주의와 신체의 자유, 주거의 자유, 청원권,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 · 무효이다(대법원 2013. 4. 18.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그러나 긴급조치가 사후적으로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되었다고 하더라도,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대통령은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하여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 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4882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L 전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발령이 그 자체로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긴급조치에 의한 수사 및 처벌 관련 예비적 주장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형벌에 관한 법령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법원에서 위헌 무효로 선언된 경우, 그 법령이 위헌으로 선언되기 전에 그 법령에 기초하여 수사가 개시되어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수사기관의 직무행위나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당시 시행 중이던 긴급조치에 의하여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구금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공소를 제기한 수사기관의 직무행위나 긴급조치를 적용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한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는 유신헌법 제53조 제4항이 '제1항과 제2항의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 · 무효임이 선언되지 아니하였던 이상,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내용, 유죄를 인정할 증거의 유무, 재심개시결정의 이유, 사건 관련자가 재심무죄판결을 받게 된 경위 및 그 이유 등을 종합하여,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 무효 등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한 무죄사유가 없었더라면 형사소송법 제325초 후단에 의한 무죄사유가 있었음에 관하여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증명이 이루어진 때에는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와 유죄판결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유죄판결에 의한 복역 등에 대하여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참조).

(2) 먼저 긴급조치 제9호에 근거한 수사와 재판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원고 A이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체포되었고, 구속 상태에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복역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당시 시행 중이던 긴급조치 제9호에 의하여 영장 없이 원고 A을 체포·구금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공소를 제기한 수사기관의 직무행위나 유죄판결을 선고한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는 위헌·무효임이 선언되지 아니한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이루어진 행위로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 무효 등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한 무죄사유가 없었더라면 형사소송법 제325 조 후단에 의한 무죄사유가 있었음에 관하여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국가기관의 위법행위와 원고 A의 복역 등으로 인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①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은 '대법원 2013. 4. 18.자 2011초기 689 전원합의체 결정 등에 의하여 긴급조치 제9호가 당초부터 위헌·무효라고 판단되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 정한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그 이유로 삼고 있을 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재심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하지 않았다.

② 재심대상판결은 원고 A의 긴급조치 제9호 위반 범죄사실에 대하여 '위 원고의 법정진술,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이 작성한 위 원고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M, N, O, P, Q, R에 대한 각 진술조서, 사법경찰관 작성의 검증조서, S, T, U, V, W, X, Y, Z, AA, AB 등 작성의 각 진술서, 압수된 메가폰 1개, 가방 1개 및 유인물 도합 218매 등'을 유죄의 증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원고 A은 항소심에서 위와 같은 유인물 제작 및 배포 사실과 시위 가담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고, 긴급조치 제9호가 그 발동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에도 원심이 이를 적용하여 유죄로 인정한 것이 법리를 오해하여 적용을 그르친 것이라거나 공소장 기재 행위는 민주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정당한 행위라고 다투었던 점, 이 사건 변론에서도 시위를 주도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원고 A에게는 공판 절차에서 모두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의 법정에서의 진술이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더하여 그 밖의 참고인들의 진술조서 및 진술서에 관하여도 임의성 또는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밝혀진 바 없고 각 증거물 압수절차가 위법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재심대상판결에 거시된 유죄의 증거들 중 원고 A의 수사기관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까지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③ 또한 원고 A의 공소장 기재 행위는 당시 긴급조치 제9호에 위반되는 행위였다.

(3) 한편, 원고들은 원고 A이 피고 소속 수사관들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구금되어 수사 받는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이 침해된 채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하였고, 당시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하여 원고 A을 부당하게 장기간 구속하였다.고 주장하며 체포·수사과정에서의 개별적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의 배상도 구하고 있다.

앞서 본 사실과 갑 제9호증의 1 및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 A의 체포·수사과정에서 위 주장과 같은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이루어진 사실, 당시 시행중이던 형사소송법(1980. 12. 18. 법률 제32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형사소송법'이라 한다)의 수사기관 및 검사의 구속기간을 초과하여 원고 A을 구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그러나 앞서 든 증거만으로 원고 A이 구금되어 수사 받는 동안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였고 가족들의 접견이 차단된 채 조사받은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그러나 이 사건 소는 원고 A이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1979. 7. 17.로부터 5년이 훨씬 경과한 2014. 5. 23. 제기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구 예산회계법(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예산회계법은 2006.10. 4. 국가재정법 부칙 제2조로 폐지됨) 제71조].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원고 A이 재심을 통하여 무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기까지는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그리고 채권자에게 객관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변함없이 적용되어 왔던 법률상 장애와 사실상 장애의 기초적인 구분 기준을 일반조항인 신의칙을 통하여 아예 무너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또한 국가에게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사유만으로 국가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이 역시 국가가 아닌 일반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에서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때만 가능하다. 할 것이다(위 대법원 2012다4882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L 전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 그 자체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 점, ② 원고 A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사유로 재심이 개시되거나 재심 무죄판결을 선고받은 것이 아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러한 불법행위와 유죄판결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점, ③ 원고들이 위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신청을 하였다거나 직권으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④ 원고들은 위 불법행위 사실을 그 무렵부터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구금상태가 종료된 지 30년 이상 경과한 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30년이 경과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사회적·정치적 분위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점, ⑤ 달리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이 부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또한 원고 A이 출소 이후 피고의 감시, 감금 등으로 인하여 정신적인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면, 갑 제9호증의 1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원고 A의 출소 이후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원고들을 감시하거나 감금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여미숙

판사김무신

판사위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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