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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4. 30.자 2014마76 결정
[손해배상등][공2014상,1108]
판시사항

인지 보정명령에 따라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수납은행에 납부하면서 잘못하여 인지로 납부하지 아니하고 송달료로 납부한 경우, 인지 보정의 효과가 발생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 경우 소장 등을 심사하는 재판장이 신청인에게 인지를 보정하는 취지로 송달료를 납부한 것인지 석명을 구하고 다시 인지를 보정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인지와 송달료는 납부절차, 관리주체, 납부금액의 처리방법 등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청인이 인지의 보정명령에 따라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수납은행에 납부하면서 잘못하여 인지로 납부하지 아니하고 송달료납부서에 의하여 송달료로 납부한 경우에는 인지가 납부되었다고 할 수 없어 인지 보정의 효과가 발생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이 경우 신청인은 인지의 보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하여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수납은행에 납부한 것이고, 그 결과 인지 보정과 유사한 외관이 남게 되어 이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점, 인지와 송달료의 납부기관이 수납은행으로 동일하여 납부 과정에서 혼동이 생길 수 있는 점, 신청인에게 인지 납부 과정의 착오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이 정의관념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송달료로 잘못 납부한 신청인에게는 다시 인지를 보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소장 등을 심사하는 재판장으로서는 인지 보정명령 이후 수납은행의 영수필확인서 및 영수필통지서가 보정기간 내에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곧바로 소장이나 상소장을 각하하여서는 아니 되고, 인지액 상당의 현금이 송달료로 납부된 사실이 있는지를 관리은행 또는 수납은행에 전산 기타 적당한 방법으로 확인한 후, 만일 그러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라면 신청인에게 인지를 보정하는 취지로 송달료를 납부한 것인지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고 다시 인지를 보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이러한 보정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소장이나 상소장을 각하하는 것은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원고,재항고인

원고

주문

원심명령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13조 는 인지를 붙이지 아니하거나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납부하지 아니한 신청은 부적법하나 법원의 보정명령에 의하여 신청인이 상당한 인지를 붙이거나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납부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28조 , 제29조 , 제30조 제1항 은 위 인지액 상당의 금액의 현금 납부는 송달료규칙 제3조 제1항 에 규정된 송달료 수납은행(이하 ‘수납은행’이라 한다)에 하여야 하고, 신청인은 수납은행으로부터 교부받은 영수필확인서 및 영수필통지서를 소장 등에 첨부하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며, 수납은행은 매 영업일의 수납마감 후 지체없이 인지액 상당 금액의 현금수납금을 한국은행의 국고대리점계정에 입금하여야 하고, 수입징수관은 수납정보를 근거로 하여 수입징수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송달료규칙 제3조 제1항 , 제2항 , 제4항 , 제5조 는 당사자가 송달료를 납부하고자 할 때에는 수납은행에 현금을 납부하고 수납은행으로부터 교부받은 송달료납부서를 소장 등에 첨부하여 관할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며, 수납은행은 지체없이 납부인의 성명, 주소, 납부금액 및 송달료 잔액을 환급할 계좌번호를 송달료 관리은행에 통보하여야 하고, 세입세출외 현금출납공무원은 해당 관리은행으로 하여금 우편물의 우편요금을 해당 우체국에 지급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과 같이 인지와 송달료는 그 납부절차, 관리주체, 납부금액의 처리방법 등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청인이 인지의 보정명령에 따라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수납은행에 납부하면서 잘못하여 인지로 납부하지 아니하고 송달료납부서에 의하여 송달료로 납부한 경우에는 인지가 납부되었다고 할 수 없어 인지 보정의 효과가 발생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이 경우 신청인은 인지의 보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하여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수납은행에 납부한 것이고, 그 결과 인지 보정과 유사한 외관이 남게 되어 이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점, 인지와 송달료의 납부기관이 수납은행으로 동일하여 납부 과정에서 혼동이 생길 수 있는 점, 신청인에게 인지 납부 과정의 착오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이 정의관념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송달료로 잘못 납부한 신청인에게는 다시 인지를 보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소장 등을 심사하는 재판장으로서는 인지 보정명령 이후 수납은행의 영수필확인서 및 영수필통지서가 보정기간 내에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곧바로 소장이나 상소장을 각하하여서는 아니 되고, 인지액 상당의 현금이 송달료로 납부된 사실이 있는지를 관리은행 또는 수납은행에 전산 기타 적당한 방법으로 확인한 후, 만일 그러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라면 신청인에게 인지를 보정하는 취지로 송달료를 납부한 것인지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고 다시 인지를 보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이러한 보정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소장이나 상소장을 각하하는 것은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재항고인은 수원지방법원 2013나21076 사건에서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하여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그 상고장에 소정의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사실, 항소심 재판장은 상소장 심사권에 의하여 명령 송달일부터 7일 안에 인지액 605,700원을 보정하라는 보정명령을 하였고, 그 보정명령은 2013. 12. 6. 재항고인에게 송달된 사실, 재항고인은 2013. 12. 13. 수납은행에 위 보정명령에 따른 인지액 상당의 현금 605,700원을 납부하였으나, 이를 송달료납부서에 의하여 납부한 사실, 항소심 재판장은 2013. 12. 23. 인지를 보정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상고장 각하명령을 한 사실, 이에 재항고인은 이미 인지를 보정하였다고 주장하며 재항고를 제기하고 그 소명자료로서 위 송달료납부서 사본을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인지 보정명령에서 정한 기간 내에 인지액 상당의 현금을 송달료로 납부하였으므로, 항소심 재판장으로서는 상고장 각하명령을 하기 전에 그러한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 재항고인에게 인지를 보정하는 취지로 송달료를 납부한 것인지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고 다시 인지를 보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어야 했다.

그럼에도 항소심 재판장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보정명령에서 정한 기간 내에 인지의 보정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상고장을 각하하는 명령을 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인지의 보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명령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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