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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3.5.15.선고 2012구단1932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사건

2012구단1932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A'

담당변호사 A'

피고

근로복지공단부

대표자 이사장 B'

소송수행자 B'

변론종결

2013. 3. 27.

판결선고

2013. 5. 15.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2. 7. 20.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망 C(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1998. 5. 11. 부산항운노동조합 조합원으로 입사하여 부산항운노동조합 제1항업지부 소속인 허치슨부두에서 근무하면서 부산항의 여러 컨테이너 전용부두에서 선박 내 컨테이너의 양하 및 적하작업을 위한 컨테이너의 고박(Lashing) 및 해속(Unlashing) 작업 등을 담당하였다. 나. 망인은 2012. 5. 8. 22:00경부터 2012. 5. 9. 13:00경까지 부산항만협약에 의하여 하역회사인 주식회사 D(이하 '(주) D'이라고 한다)의 일용근로자로서 부산항 5부두 허치 슨터미널 내 65번 선석에 정박 중인 오엠임브리엄(OM IMBRIUM)호 선상에서 적재된 컨테이너에 대한 고박을 해체하는 컨테이너 해속작업과 컨테이너 적하작업이 진행될 때 적재된 컨테이너에 대한 고박작업을 수행하게 되었다.다. 망인은 2012. 5. 8. 22:00 경부터 23:10 경까지 1차 작업을 마치고 하선하여 다음날 예정된 2차 작업(2012. 5. 9. 06:30경부터 13:00경까지) 전까지 사이인 2012. 5. 9. 03:00경 1번 노조대기실에서 텔레비전을 잠시 시청하다가 밖으로 나간 후 같은 날 10:35 경 허치슨터미널 내 62번 선석 앞 해상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 망인은 1차 컨테이너 고박작업을 마친 후 2차 작업이 있기 전까지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부산항 5부두 허치슨터미널 내 61번 선석 부두 끝단에서 낚시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망인이 낚시를 한 행위는 사업주의 명시적인 금지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작업대기를 하던 중 발생한 우발적 · 비정형적인 사적인 재해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망인과 같은 부두작업자들은 그 업무의 특성상 대기시간이 많고 다음 작업시간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 D은 작업자들이 작업부두 내 대기실 또는 그 부근 장소에서 머무르고 있는 한 그 대기시간 동안 자유롭게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망인이 실족한 곳은 선박이 접안하는 부두시설로서 야간 또는 기상이 좋지 않은 날은 해상으로 실족할 위험이 많은 곳임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추락방지시설 또는 경고문 등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추락 후 다시 부두로 올라올 수 있는 시설도 없어 결국 망인이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사고 직전 및 직후의 상황

가) 망인은 2012. 5. 8. 22:00경부터 23:10경까지 1차 작업을 마친 후 하선하여 야식을 먹기 위해서 작업 동료인 E, F, G과 함께 허치슨 부두 입구에 있는 매점에서 라면을 먹은 뒤 이야기를 나누다 같은 날 23:30경부터 23:40경까지 사이에 매점에서 나왔는데, 위 작업 동료들은 모두 터미널 입구 쪽에 있는 4번 노조대기실로 갔으나 망인은 낚시를 하러 간다면서 61번 선석 끝단에 있는 1번 노조대기실로 갔다.

나) 망인의 동료 직원인 H, I은 망인이 2012. 5. 9. 02:00경부터 03:00경 사이에는 1번 노조대기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으나, 그 이후인 04:50경에 위 H이 1번 노조대기실에 다시 갔을 때는 망인이 그곳에 없었으며, 위 [은 같은 날 10:35경 61번 선석에 정박 중인 써니스프루스호에서 컨테이너 고정작업을 한 후 하선하여 선미 부근 해상으로 갔을 때 망인이 웅크린 채 해상에 표류 중인 것을 발견하였다.다) 망인이 작업을 마칠 무렵인 2012. 5. 8. 23:00경부터 2012. 5. 9. 04:00경까지는 비가 계속 왔는데, 강수량은 대략 1.5mm 정도였고, 그 시간 사이의 풍속은 1.0m/s부터 2.4m/s 정도였다.

2) 망인의 평소 작업 대기시간 중의 행적

망인의 평소 낚시를 좋아했기 때문에 일과 중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낚시가 잘 되는 장소인 61번 선석 부근에서 낚시를 자주 하였으며, 그에 따라 망인은 허치슨터미널 내61번 선석 인근에 위치한 1번 노조대기실을 자주 이용하였는데, 1번 노조대기실 화장실 옆 창고에 있는 망인의 사물함에는 망인이 사용하는 낚싯대 등 낚시에 관한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3) 망인의 사망원인에 대한 부산해양경찰서의 조사내용

가) 망인은 발견 당시 입과 코에 포말괴가 있으며, 낚싯바늘이 탈락된 낚싯줄이 양손과 몸에 감겨져 있었고, 낚싯줄에 해상부유물(해초류, 비닐끈, 로고 등)이 부착되어 있으며, 망인이 입고 있던 조끼 우측 주머니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는 플라스틱 통이 들어 있었다.

나) 망인이 낚시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61번 선석 부두 끝단에는 망인이 낚시 후 포획한 어획물을 담아 놓은 살림망이 해상에 보관되어 있었고, 살림망 바로 옆에는 망인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낚시미끼 및 반코팅장갑이 발견되었다.

다) 망인의 사체에 대한 검안의 J의 검시결과에 의하면 사체의 특징 및 상황으로 보아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다.

4) 부두시설의 설치 및 관리상태 허치슨터미널 내 61번 선석 끝단과 62번 선석 부근 부두에는 추락방지를 위한 가드 레일이나 울타리 등의 안전시설물은 설치되어 있지 않고, 다만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하여 바다에서 부두위로 올라올 수 있는 비상용 안전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는데, 61번 선석과 62번 선석 사이에 설치된 안전 사다리는 절반 정도 파손된 상태이고, 62번 선석과 63번 선석 사이의 사다리는 유실된 상태이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장병훈의 증언, 이 법원의 부산지방기상청 및 ㈜ D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라. 판단

1)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자유로 이용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 관리 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근로자가 휴게시간 중에 사업장 내 시설을 이용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게 된 경우에 그것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당해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 위 내지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 필요적 행위이거나, 그 행위과정이 사업주의 지배 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또는 그 이용하는 시설의 하자로 인하여 당해 부상을 입은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

2)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망인은 평소 대기시간 중에 낚시를 즐겼으며, 1차 작업 후에도 동료들과 라면을 먹은 후 낚시를 하러 간다면서 1번 노조대기실로 간 점, 1번 노조대기실 옆 창고에 있는 망인의 사물함에는 망인이 사용하는 낚싯대 등 낚시에 관한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었던 점, 망인은 발견 당시 낚싯바늘이 탈락된 낚싯줄이 양손과 몸에 감겨져 있었고, 망인이 입고 있던 조끼 우측 주머니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는 플라스틱 통이 들어 있었던 점, 61번 선석 부두 끝단에는 망인이 낚시 후 포획한 어획물을 담아 놓은 살림망이 해상에 보관되어 있었고, 살림망 바로 옆에는 망인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낚시미끼 및 반코팅장갑이 발견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2012. 5. 9. 03:00 경부터 04:50경까지 사이에 허치슨터미널 내 61번 선석 끝단 부두에서 낚시를 하던 중 부주의로 실족하여 해상으로 추락하여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이 1차 작업 후 2차 작업까지의 대기시간 중에 낚시를 하다가 발생한 것이라면 망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망인의 컨테이너 고박 및 해속작업 등 업무와는 무관한 사적인 행위에 불과할 뿐 업무를 위한 준비행위 내지 정리 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 필요적 행위이거나,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 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울러 망인이 사망한 장소인 부두시설의 결함이나 부두시설의 관리 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려면 망인의 행위와 부두시설의 결함이나 시설 관리 소홀이 경합되어 사고가 발생하였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망인의 부주의한 임의 행동에 의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비록 허치슨터미널 내 61번 선석과 62번 선석 부근의 안전 사다리가 일부 파손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부두시설의 설치, 관리의 책임이 사업주인 ㈜ D에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시설의 결함이나 시설 관리소홀이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백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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