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처가 다른 여자와 동거하고 있는 남편을 상대로 간통죄 고소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후 부부간에 다시 새출발을 하기로 약정하고 간통죄 고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설령 남편이 폭력으로서 강제로 처를 간음하였다 하더라도 강간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판결요지
처가 다른 여자와 동거하고 있는 남편을 상대로 간통죄고소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후 부부간에 다시 새 출발을 하기로 약정하고 간통죄고소를 취하하였다면, 그들 사이에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설사 남편이 강제로 처를 간음하였다 하여도 강간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
제1심 경주지원, 제2심 대구고등 1969. 12. 11. 선고 69노482 판결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보건대,
원심이 지지한 1심판결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이 간음한 여자는 그 아내인 공소외 1로서 간음당시 법률상 부부의 신분관계는 해소되지 않았어도 동녀가 이미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고, 또 피고인은 공소외 2란 다른 여자와 동거중이라 실질적으로는 피고인과 공소외 1은 서로 상대방에 대한 성교승낙의 철회 내지 정조권 포기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상태에 있었으므로 이러한 상태하에 있는 동녀를 간음하기 위하여 폭력으로 그 반항을 억압하고 강제로 그를 간음한 이상 강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은 피고인을 간통죄로 고소함과 동시에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 하여도 그는 1심법정에서 본건 간음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에 피고인으로 하여금 공소외 2를 보내고 서로 새출발을 하기로 협의를 한후 고소를 취하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음이 뚜렷하므로, 이런 정으로 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과의 사이에 실질적으로 부부관계도 없고 따라서 서로 정교승락이나 정교권 포기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임에도 불구하고, 만연 피고인에게 정교청구권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하여 피고인의 본건 간음행위로 강간으로 다스린 것은 필경 증거를 그릇 판단한 것이 아니면 강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이 있다 할 것이므로, 원판결을 파기환송한다.
이에 관여법관 일치의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