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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5다210231 판결
[손해배상(기)]〈인터넷신문사를 상대로 기사형 광고 게재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공2018상,504]
판시사항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특정 상품 등을 홍보하는 내용을 전달받아 이른바 ‘기사형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에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 및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허위 또는 과장 광고에 해당하는 내용을 보도기사로 게재하거나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허위 내용을 작성하여 보도기사로 게재함으로써 이를 광고가 아닌 보도기사로 신뢰한 독자가 광고주와 상거래를 하는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신문사 등이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범위

판결요지

광고란 널리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에게 알릴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체의 수단을 말한다. 그런데 실질은 광고이지만 기사의 형식을 빌린 이른바 ‘기사형 광고’도 광고의 일종이다. 이러한 기사형 광고는 구성이나 내용, 편집 방법 등에 따라서는 일반 독자로 하여금 ‘광고’가 아닌 ‘보도기사’로 쉽게 오인하게 할 수 있다. 즉, 일반 독자는 광고를 보도기사로 알고 신문사나 인터넷신문사 등(이하 ‘신문사 등’이라 한다)이 정보 수집 능력을 토대로 보도기사 작성에 필요한 직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여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신뢰하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 에서 “신문·인터넷신문의 편집인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의 기사배열책임자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위와 같은 오인이나 혼동을 방지하여 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특정 상품 등을 홍보하는 내용을 전달받아 기사형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에는, 독자가 광고임을 전제로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여 합리적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그것이 광고임을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고, 보도기사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나 표현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허위 또는 과장 광고에 해당하는 내용을 보도기사로 게재하거나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허위 내용을 작성하여 보도기사로 게재함으로써 이를 광고가 아닌 보도기사로 신뢰한 독자가 광고주와 상거래를 하는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기사형 광고 게재행위와 독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는 신문사 등도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원고, 피상고인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해송 담당변호사 구승모 외 2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한경닷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백상 담당변호사 남호영)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광고란 널리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에게 알릴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체의 수단을 말한다. 그런데 실질은 광고이지만 기사의 형식을 빌린 이른바 ‘기사형 광고’도 광고의 일종이다. 이러한 기사형 광고는 그 구성이나 내용, 편집 방법 등에 따라서는 일반 독자로 하여금 ‘광고’가 아닌 ‘보도기사’로 쉽게 오인하게 할 수 있다. 즉, 일반 독자는 광고를 보도기사로 알고 신문사나 인터넷신문사 등(이하 ‘신문사 등’이라 한다)이 그 정보 수집 능력을 토대로 보도기사 작성에 필요한 직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여 그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신뢰하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 에서 “신문·인터넷신문의 편집인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의 기사배열책임자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위와 같은 오인이나 혼동을 방지하여 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특정 상품 등을 홍보하는 내용을 전달받아 기사형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에는, 독자가 광고임을 전제로 그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여 합리적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그것이 광고임을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고, 보도기사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나 표현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신문사 등이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허위 또는 과장 광고에 해당하는 내용을 보도기사로 게재하거나 광고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허위 내용을 작성하여 보도기사로 게재함으로써 이를 광고가 아닌 보도기사로 신뢰한 독자가 그 광고주와 상거래를 하는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그 기사형 광고 게재행위와 독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는 신문사 등도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제1기사가 ‘기사형 광고’에 해당한다고 본 다음, 이를 신뢰한 원고들이 광고주인 소외인 측에게 상품권 대금을 선입금하였다가 이를 편취당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그 손해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는 인터넷 경제뉴스 사이트인 “www.hankyung.com”(이하 ‘한경사이트’라 한다)을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사이다. 한경사이트는 일간지 한국경제신문을 발행하는 주식회사 한국경제신문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겸하고 있다.

소외인은 2011. 10.경 공범들과 허위의 상품권 할인 판매 광고로 고객을 모집하여 상품권 대금을 받고 상품권을 보내주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대금을 편취할 계획을 세운 다음, 2011. 11. 초순경 의류·잡화 전자상거래를 업종으로 하여 ‘○○○○○ ○○’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2011. 12. 1. 인터넷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인터넷주소 생략)”(이하 ‘△△△△△ 사이트’라 한다)을 개설하여 그 무렵부터 △△△△△ 사이트를 통하여 상품권 할인 판매를 시작하였다.

피고 측으로부터 △△△△△에 관한 기사를 내 주고 중소기업브랜드대상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은 소외인은 2011. 12. 2. 피고에 △△△△△을 위 대상 수상업체로 선정하여 달라는 내용의 ‘파트너 요청서’와 기사 초안을 보냈다.

피고는 2011. 12. 5. △△△△△을 피고의 2011년 하반기 중소기업브랜드대상 소셜커머스 부문 수상업체로 선정하고, 같은 날 한경사이트에 “믿을 수 없는 소셜커머스…해결책은?”이라는 제목으로, 소셜커머스가 무엇인지 소개하면서 “소셜커머스 업체 중에는 출처가 불분명한 유령회사가 있는 등 부작용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제한 다음 “이같은 상황에서 소셜커머스 업계에도 ISO9001 인증을 받은 기업이 등장해 화제다. ‘○○○○○ ○○’의 ‘△△△△△’이 바로 그것. ‘△△△△△’은 오프라인에서부터 소비자 층에 두터운 신뢰를 받아 온 잘 알려지지 않은 알짜기업이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제1기사를 게재하였다. 소외인은 이 사건 제1기사 게재와 관련하여 피고에 240여만 원을 지급하였다.

소외인은 △△△△△ 사이트 개설 이후 2012. 1. 초순경까지 위 사이트에 “상품권을 최저 12%에서 최고 25%까지 할인 판매합니다. 상품권 대금을 선입금하면 상품권은 할인판매율에 따라 최단 3개월에서 최장 6개월 간격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분할 배송하겠습니다.”라는 광고를 게시하였다. 원고들은 2011. 12. 5.부터 2012. 1. 9.까지 △△△△△ 사이트를 통하여 상품권을 주문하고 소외인에게 상품권 대금을 입금하였으나, 주문한 상품권 중 일부만 배송받거나 전혀 배송받지 못하여 그 입금액과 상품권 수령액의 차액 상당을 편취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나. 신문사로서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혼동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 편집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이 사건 제1기사의 중간이나 주변에는 광고라는 문구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기사본문’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소외인의 사기범행이 알려진 후 이 사건 제1기사를 삭제하였는데, 그 자리에도 삭제된 ‘기사’로 표시하였다. 이 사건 제1기사는 그 목적과 내용이 보도나 논평이 아니라 상품과 용역의 판매를 촉진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는 광고이지만 기사의 형식을 차용한 기사형 광고이다. 피고는 광고의 형식이 아니라 기사의 형식을 빌려 이 사건 제1기사를 작성하면서도 광고임을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제1기사를 게재함에 있어서 광고와 기사의 구분의무를 위반하였다.

다. 이 사건 제1기사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부작용이 많고 유령회사도 있는데 △△△△△은 오프라인에서부터 소비자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온 기업이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소외인이 피고에 제공한 기사 초안에 “△△△△△은 홈페이지가 생겨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라고 기재되어 있고, 파트너 요청서에도 “2011. 12. 1. △△△△△ 온라인 마켓 리뉴얼 오픈”, “신생기업이기에 혹시 믿을 수 있는 기업일까? 라는 의구심을 당연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도 피고는 4일 전에 개설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불과한 △△△△△이 오프라인에서부터 소비자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온 기업이라고 허위로 기재하였다.

라. 소외인이 키워드 검색광고를 하였고 원고들이 이를 통하여 소외인과 거래하였음은 피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고, 원고들은 키워드 검색광고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결과 표시된 이 사건 제1기사를 통하여 소외인의 업체가 신뢰할 만한지를 확인하였다고 보인다. 소외인이 피고에 중소기업브랜드대상을 신청하고 기사 게재를 부탁한 것은 애초부터 사기범행을 기획하면서 이를 본 소비자들에게 △△△△△을 신뢰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의 상품권 구매 주문은 2011. 12. 5. 이전까지는 6,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가 이 사건 제1기사가 게재된 2011. 12. 5.부터 2011. 12. 20.까지는 약 10억 원으로 치솟았다. 이러한 사정 등과 피고의 주의의무 내용, 그 위반 정도 및 소외인의 사기범행 내용을 종합해 보면, 피고의 이 사건 제1기사 게재와 인터넷 상거래를 이용한 소외인의 불법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고, 또한 피고의 이 사건 제1기사 게재와 소외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 발생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된다.

3.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기사형 광고와 순수한 광고의 구별기준, 광고 게재와 관련한 신문사 등의 주의의무,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의 성부, 상당인과관계 및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 명단: 생략]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고영한(주심) 권순일 안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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