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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0수216 판결
[국회의원선거무효][공2001.9.1.(137),1873]
판시사항

10여 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린 그룹의 회장인 국회의원 후보자측의 그 계열회사 및 임직원들을 동원한 조직적, 체계적인 불법선거운동 등 여러 가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사실을 인정하여 그것이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저해하고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함으로써 국회의원 선거가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0여 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린 그룹의 회장인 국회의원 후보자측의 그 계열회사 및 임직원들을 동원한 조직적, 체계적인 불법선거운동 등 여러 가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사실을 인정하여 그것이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저해하고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함으로써 국회의원 선거가 무효라고 본 사례.

원고

한나라당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춘 외 30인)

피고

서울 구로구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세모 외 2인)

피고보조참가인

장영신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성택 외 3인)

변론종결

2001. 3. 26.

주문

2000. 4. 13. 서울특별시 구로구 을 선거구에서 실시한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를 무효로 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이 사건 선거의 실시와 당선인 결정

갑 제19호증의 32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2000. 4. 13.(다음부터는 연도의 기재를 생략한다) 실시된 서울특별시 구로구 을 선거구의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다음부터는 '이 사건 선거'라 한다)에서 새천년민주당이 추천한 피고보조참가인(다음부터는 '참가인'이라 한다)이 34,624표, 원고 한나라당이 추천한 원고 이승철이 29,813표, 자유민주연합이 추천한 이홍배가 3,158표, 민주국민당이 추천한 김상태가 614표, 청년진보당이 추천한 이화숙이 2,428표, 무소속 조평렬이 1,083표를 각 득표하여 참가인이 당선인으로 결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참가인측의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사실

가. 애경그룹 계열사를 동원한 불법선거운동

(1) 참가인의 지위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7, 갑 제19호증의 48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애경유화 주식회사(자본금 300억 원, 본점 구로동 106의 3), 애경산업 주식회사(자본금 340억 6천만 원, 본점 구로동 83), 애경유지공업 주식회사(자본금 178억 4천만 원, 본점 구로동 573), 애경화학 주식회사(자본금 54억 2천만 원, 본점 구로 5동 106의 3), 애경소재 유한회사(자본금 13억 원, 본점 구로동 82), 애경공업 주식회사(자본금 54억 원, 서울사무소 구로 5동 106의 3), 에이텍 주식회사(자본금 65억 원, 서울사무소 구로 5동 106의 3), 경신산업 주식회사(자본금 7억 5천만 원, 서울사무소 구로 5동 106의 3), 코스파 주식회사(자본금 24억 원, 서울사무소 구로 5동 106의 3) 등 10여 개의 계열회사(다음부터 위 회사들을 지칭할 때 회사라는 말을 생략한다)를 거느린 이른바 애경그룹의 회장으로서 그룹 소속 각 계열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애경유화 및 그 임직원들의 불법선거운동

갑 제1호증의 2 내지 42, 갑 제19호증의 41 내지 55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애경유화의 총무이사 박성원은 누구든지 직업적인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게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이 사건 선거에 입후보하게 되자 애경유화 직원들을 동원하여 선거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1월 26일경 그의 사무실에서 총무부 차장 조광률에게 "이번 선거에 회장님이 나오니까 회장님을 도와주어야 한다. 선거전략을 한번 세워보라."고 지시하였다.

(나) 이러한 지시를 받은 조광률은 1월 27일경 김승현 등 총무부 직원들과 함께 아래와 같은 11개항의 '애경유화(주) 선거전략'을 세웠다.

- 개인연고를 통한 후보자 PR

- 지역상인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직원들의 술자리 및 식당을 이용한 구전홍보

- 20-30대를 겨냥한 통신, 인터넷 홍보

- 애경백화점 쇼핑활용 → 쇼핑하면서 종업원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홍보

- DJ정부의 중간평가가 양호하지 못하므로 정당홍보는 자제하고, 맹렬여성으로서의 깨끗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

- 직원들 주소이전(다가구 주택)

- 해병대 전우회 활용

- 양로원 방문(설날 전)

- 당사직원활용(구로중·고등학교 출신 섭외)

- 신제품설명회(애경산업 협조)

- 전화홍보요원 선발하여 홍보

(다) 이어서 조광률 등은 1월 28일과 31일 아래와 같은 내용의 '4/13 총선관련' 문건을 각 작성하여 그 중 일부 문서는 애경유화의 사장인 김이환에게 보고하였다.

- 구전활동 실시 → 1개동에 각 4팀씩 구전 전담반 구성

팀원: 1팀 2인씩 조광률 등 8인

- 각 회사별로 향우회, 동창회 등 사적모임 파악

- 애경유화 담당기관(구전지역)

1) 금융기관(하나은행, 삼성증권 등 7개)

2) 보험기관(대한생명보험 등 4개)

3) 향우회(영남지역 향우회)

- 애경유화 담당지역(5, 6동) 점검내용

1) 당사 임·직원 구로 5, 6동 친인척ㆍ거래처 파악

2) 구로 5, 6동 지도 구입

3) 계열사 상주인원 파악(애경백화점 활용)

4) 구로동 주민들의 숙원사업 수집

5) 대중이용시설파악(요식업체, 목욕탕, 부동산 등)

6) 꽃집 및 모든 구매행위는 구로지역에서 구입

7) 해병전우회 활용

(라) 그 후 2월 초순경 애경유화 전직원 300여 명의 개인별 성향과 연고를 파악하여 선거운동에 활용하기 위해 '각자의 인적사항, 종교(해당 종파 기재), 여가선용, 선호음식, 희망분야(경로당, 교회, 금융, 기원, 당구장, 미용실, 병원, 사우나, 사찰, 주점, 헬스클럽 등 20개 분야 중 선거활동을 할 수 있는 곳 5가지 체크)' 등이 담긴 설문서를 만들어 전직원들에게 작성하여 내도록 하고, 2월 중순경 전무 김정수, 상무 부규환, 지원기획본부장 박계환에게 "이번에 회장님이 출마하니까 우리가 도와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선거와 관련하여 총무부에서 주관하여 추진할 테니 따라 주기 바란다."고 협조를 요청하여 그들의 동의를 얻어내었다.

(마) 그리하여 2월 24일경부터 구로구 을 선거구 내에 있는 음식점, 노래방, 게임방, 미용실, 병원, 슈퍼, 학원, 회사 등의 개수와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번지별 상가 목록표, 업종별 목록표, 상호별 주소록 등을 작성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개인별로 어떤 대상이나 지역을 정해 놓고 선거활동을 하는 이른바 포스트(Post) 활동을 하게 하는 한편, 각자의 구체적 선거활동을 기재한 활동일지를 작성ㆍ제출하도록 하면서 구로구 을 선거구민들에게 참가인에 대한 홍보활동을 하고 새천년민주당 입당원서를 받으며 식사 등을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 영업 1부 김선영이 3월 1일 노인정 월례회에서 이병진 외 40명을 만나고 그들의 식사대금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3월 23일경까지 사이에 직원 70명이 동원되어 총 571회에 걸쳐 선거구민 연인원 약 1,000여 명을 만나 참가인에 대한 홍보활동, 지지호소, 지지가 예상되는 유권자들에 대한 명단입수, 식사제공 등을 하였고,

- 선거구민 1,278명으로부터 입당원서를 받았으며, 식사비용 등으로 총 14,865,100원을 지출하게 하여,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한편,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게 함으로써 선거운동기간에 위반하였다.

(바) 이로 인하여 공소외 1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법인 애경유화는 벌금 600만 원을 각 선고받았다.

(3) 애경유화 이외의 다른 계열사의 선거관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애경유화가 선거운동을 하기로 담당한 지역은 관내 10개동 중 구로 5, 6동만이었던 사실, 갑 제1호증의 21의 기재에 의하면, 애경화학은 구로 1동을 담당하였음을 알 수 있는 사실, 한편 위 증거와 갑 제1호증의 19의 각 기재에 의하면, 애경유화 직원들이 활동을 함에 있어 다른 여러 계열사의 지원을 받거나 상호 협조하였음을 알 수 있는 사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아래 나, 라, 마항 참조) 애경유지공업, 애경화학, 애경산업 등 임직원들의 불법선거운동이 다수 발견된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구로동에 본점이나 사무소를 둔 다른 계열사들도 구로구 을 선거구의 다른 동(신도림동, 구로본동, 구로 1-4동, 가리봉 1, 2동)을 분담하면서 애경유화와 유사하게 참가인을 위한 선거운동에 참여한 사실을 추인할 수 있다.

(4) 애경유화 사장 등과 참가인의 관련 여부

박성원이 위 불법선거운동을 계획하면서 애경유화의 사장 김이환, 전무 김정수, 상무 부규환 등에게 이를 보고하여 협조를 얻은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1호증의 20의 기재에 의하면, 경영지원실 김호진의 참가인 홍보활동에는 사장 김이환이 동행까지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갑 제1호증의 19 내지 2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애경유화 직원들이 선거활동을 함에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모임에 나갈 때는 회장실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면서 참가인의 방문을 유도하고 일부 모임에는 참가인이 임직원과 함께 나가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참가인이 직원들의 선거운동을 적어도 일부나마 인지하고 이를 이용한 사실을 추인할 수 있으며, 을 제11호증의 1, 2, 갑 제19호증의 55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나. 위장전입행위

갑 제19호증의 9 내지 28, 37,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최재무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신도림동과 구로 5동은 이 사건 선거일 2-3개월 전부터 1,000명 이상의 인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되어 있었는데, 구로 5동 일부 아파트를 표본조사한 결과 1가구에 4세대 거주가 9가구, 3세대 거주가 30가구, 2세대 거주가 177가구 있었음이 발견되어 구로구의회 의원인 최재무가 구의회에서 진상조사를 하고자 하였으나 동직원 등의 비협조로 여의치 않던 중,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는 자체조사를 하여 최종적으로 위장전입이 의심되는 9명과 원고 한나라당이 제공한 위장전입자 명단 중 42명, 기타 1명을 추출하여 검찰에 고발하였다.

그 결과 애경백화점 차장 공소외 2, 과장 공소외 3, 사원 공소외 4, 5, 6, 7, 애경백화점 수원역사 차장 공소외 8, 부장 공소외 9, 애경산업 사원 공소외 10등 9명이 참가인에게 투표할 목적으로 선거인명부작성 기준일의 30일 전인 2월 21일부터 선거인명부작성 만료일인 3월 26일까지 사이에 마치 구로구 을 선거구 지역에 거주하는 것처럼 전입신고를 한 사실이 밝혀져 그 혐의로 각 기소되고 벌금 각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다. 참가인의 선거당일의 불법선거운동

갑 제19호증의 31, 32, 37 내지 40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① 4월 13일 06:40경 구로 2동 구로남교회에 설치된 제2투표소에서, ② 같은 날 08:00경 구로 5동에 있는 구로신용협동조합에 설치된 제3투표소에서, ③ 같은 날 09:30경 구로 3동 천주교성당에 설치된 제1투표소에서, 투표소로 들어가거나 투표를 하기 위하여 줄을 서 있는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실, 이로 인하여 참가인이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은 사실 을 인정할 수 있다.

라. 애경화학 사장 임성주와 애경백화점 차장 박봉규의 기부행위

갑 제19호증의 37의 기재와 증인 황태영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임성주와 박봉규가 3월 12일 21:20경 구로 5동에 있는 무지개식당에서 주민 15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식대를 계산하여 기부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을 제11호증의 1의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마. 애경백화점 과장 공소외 11의 기부행위

갑 제19호증의 3 내지 8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애경백화점 과장 공소외 11은, ① 3월 10일 14:00경 애경백화점 1층 사무실에서 김명자 등 6명의 구로구 을 선거구 유권자들에게 참가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면서 입당원서를 받고 1,000원짜리 습기제거제 1개씩을 제공하여 기부행위를 하고, ② 3월 20일 12:00경 애경백화점 7층 소재 이조갈비 식당에서 유길분 등 18명의 유권자에게 참가인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면서 248,000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하여 기부행위를 한 사실, 이로 인하여 공소외 11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바. 현경남의 홍보물배부행위

갑 제19호증의 37, 을 제4호증, 을 제11호증의 1의 각 기재와 증인 황태영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현경남이 3월 22일 14:25경 구로 3동에 있는 성락아파트 112호에서 선거구민 5명에게 참가인에 관한 기사가 실린 새천년민주당 당보 4장을 배부함으로써 선거운동기간 전에 호별방문하여 탈법방법으로 문서를 배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사. 서문원의 불법문서게시행위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19호증의 37, 을 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증인 황태영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서문원이 4월 3일 06:00경 신도림동 일대 전지역에 '구민과의 대화의 광장, 새천년민주당 기호 2번 장영신 후보자와 함께'라는 문서 70여장을 길거리에 붙임으로써 탈법방법으로 문서를 게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아. 막대풍선 등 소지행위

갑 제15호증, 갑 제19호증의 37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측은 4월 6일 18:00경 애경백화점역 광장에서 정당연설회를 하면서 선거사무원 등만이 소지할 수 있는 표지판(피켓)과 선거운동에 사용하는 소품인 막대풍선 등을 1,000여 명의 참석자 대부분에게 소지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원고들의 그 밖의 법위반사실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기부행위 등

(1) 원고들은 그 밖에도 참가인이 다음과 같은 법위반행위를 하게 하였다고 주장한다.

(가) 4월 11일 10:00경 애경화학 사장인 임성주로 하여금 구로 1동 소재 월드코아 골프스쿨 회원 구로 1동 주민 28명에게 중부골프장에서 골프 접대를 하게 하고,

(나) 3월 5일 11:00경 참가인의 큰아들로서 애경백화점 사장인 채형석과 애경백화점 차장인 박봉규 및 대리 윤상근으로 하여금 늘푸른농원 식당에서 신구로 초등학교 조기축구회 회원 36명에게 4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하게 하고,

(다) 4월 12일 19:00경 위 늘푸른농원 식당에서 새천년민주당 구로구 을 지구당 윤양진 종교부장의 처인 김복순으로 하여금 지역주민 20여 명에게 향응을 제공하게 하고,

(라) ① 4월 1일 16:15경 구로 3동 252의 65에 있는 김남순의 집에서, ② 4월 3일 12:00경 구로 3동에 있는 란미용실에서 애경산업직원인 정한수와 민기옥 등으로 하여금 호별방문을 통한 불법좌담회를 개최케 한 다음 참석한 사람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게 하고,

(마) 4월 12일 20:30경 애경직원 성명미상자 4인으로 하여금 구로 6동 소재 동구로 초등학교 일대 일반주택가에 '안정의석-경제도약, 안정이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집니다. 당원용' 문구의 탈법에 의한 불법유인물을 무차별 살포하게 하였다.

(2) 살피건대, 원고들의 위 주장사실에 대하여는 갑 제19호증의 37의 기재와 증인 황태영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허위사실유포행위

(1) 원고들은 또한 참가인은, 4월 1일부터 12일까지 사이에 구로구을 선거구 전지역을 돌며 허협으로 하여금 원고 이승철을 '악마의 손', '돈으로 산 학위', '박사증 환자'라고 표현하며 연설케 하였고, 허위학력자라는 등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고, 새천년민주당 김현미 부대변인으로 하여금 4월 6일 이승철 후보의 경력과 학위가 허위라고 논평, 각종 언론 및 인터넷상에 보도ㆍ게재케 하여, 언론에서 허위학력ㆍ경력자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였다는 사실을 부각시켜서 마치 기정 사실인 것처럼 유도하여 선거 막판에 막대한 감표요인으로 작용하게 하였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갑 제5호증의 5, 갑 제12, 13, 15호증, 갑 제19호증의 37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이승철은 인터넷을 통하여 수강이 가능한 미국 켄싱턴(Kensington) 대학에 학위논문을 제출하여 법학박사(JD)학위를 받은 사실, 그런데 참가인의 연설원인 허협은 4월 6일 구로역 광장에서 실시된 정당연설회 등을 비롯하여 4월 1일부터 12일까지 사이에 구로구 을 지역을 돌면서 "이승철 후보가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는 미국의 켄싱턴 대학은 캠퍼스나 강의실이 없고 미국법과대학협회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는 곳이다. 미국에 가지도 않고 논문이 없어도 받을 수 있는 게 그게 무슨 박사학위이냐, 파리정치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하나 1년 과정으로 파리에 가지 않고도 3주간 방문만 하면 학위를 수여받을 수 있다. 돈만 있으면 졸업하는 대학에 다녔다. 박사학위증에 걸렸다."는 취지로 연설한 사실 및 위 김현미가 4월 6일 원고 이승철의 경력과 학위에 관한 논평을 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 먼저 허협이 "이승철 후보가 파리정치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하나 1년 과정으로 파리에 가지 않고도 3주간 방문만 하면 학위를 수여받을 수 있다."라고 연설한 부분에 대하여 보건대, 이 부분 연설내용의 허위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다음으로 갑 제9호증의 2 내지 4, 을 제11호증의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허협은 새천년민주당 구로구 을 지구당 기획실장인 김용상으로부터 원고 이승철의 학력에 관한 자료를 교부받고 그 자료가 모두 사실인 것으로 믿고 이를 토대로 연설문을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연설내용에는 다소의 과장된 평가가 부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할 것이나 객관적인 사실에 있어서는 전체적으로 진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설사 위 연설내용의 일부가 허위라 하더라도 허협이 그러한 내용의 연설을 하게 된 경위가 위와 같이 김용상이 제공한 자료에 근거한 것인 이상 위 연설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달리 참가인이 허협이나 김현미와 공모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홍보물 누락행위

원고들은 나아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는 참가인 등 다른 후보의 홍보물에 대하여는 누락 없이 배포하고서도 원고 이승철의 홍보물은 누락시키는 등 고의적으로 공정한 사무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관권개입 및 방치행위

원고들은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선거일을 3일 남겨둔 4월 10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여 관권개입을 통한 원천적인 선거부정을 자행하였음에도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방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그와 같은 발표가 참가인 등을 당선되게 하거나 원고 이승철 등을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 관하여 원고들측으로부터 아무런 입증이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대법원의 판단

위 2항에서 인정한 참가인측의 법위반사실, 특히 그 중 '가'항의 애경그룹 계열사 및 그 임직원들을 동원한 불법선거운동은 그 방법이 회사조직을 이용한 조직적, 체계적인 것으로서 동원된 인원, 그들이 활동한 회수와 상대한 유권자수, 지출한 향응제공비용, 입당시킨 인원수 등이 많고 광범위하여 위반의 정도가 심히 중대하다.

우선 구로 5, 6동을 담당한 애경유화 1개회사만 하더라도 선거운동기간 전에 무려 70명이 동원되어 571회에 걸쳐 1,000여 명을 상대로 활동하면서 향응경비 1,486만여 원을 지출하였고, 선거구민 입당 1,278명의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앞에서 추인한 바와 같이 다른 계열사들도 이 사건 선거구 관내의 다른 동(예컨대, 애경화학은 구로 1동)을 담당하면서 그와 유사한 불법선거운동을 하였는바,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다른 계열사들의 수와 규모, 이 사건 선거구 지역에 본사나 사무소를 두고 수십년 동안(애경유지공업은 1954년에 설립되었다) 영업을 하여 오면서 가지게 된 지역적 연고와 영향력, 구로 5, 6동의 유권자수(30,257명)가 선거구 관내 10개동 전체(135,033명)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을 참작하면 다른 계열사를 동원한 불법선거운동의 규모는 위 애경유화 1개회사에서 확인된 정도를 현저하게 능가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다가 위 2항에서 인정한 나머지 법위반사실까지 아울러 참작하여 보면 참가인측의 법위반행위는 그로 인하여 가히 이 사건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저해하였다 할 것이고 이 사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선거무효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의,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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