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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3. 5. 24. 선고 2012노3172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검사

검사

여환섭(기소), 엄희준, 김영철(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변희찬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400,000,000원을 추징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4년경 서울 ○○구 △△동 소재 ‘△△ 화물터미널 복합개발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시행자인 공소외 1 주식회사 및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편의상 두 회사를 구별하지 않고 ‘공소외 1 회사’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 공소외 3에게 ‘공소외 4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사업 인허가를 받도록 도와주겠다’고 제의하여 접근한 다음, 2007. 8.경 서울 ○○구 (주소 생략)에 있는 ◇◇◇◇ 9층 공소외 1 회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를 받도록 도와준 경비 명목의 금원을 요구하여 2007. 8. 30. 피고인 명의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계좌[계좌번호 : (계좌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로 1억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아래 ① 내지 ⑥ 기재와 같이 2007. 8. 30.부터 2008. 5. 9.까지 총 6회에 걸쳐 공소외 3으로부터 서울시 소관인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청탁 비용 명목으로 합계 5억 5,000만 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을 피고인의 위 계좌로 송금받아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2007. 8. 30. 100,000,000원
2007. 12. 7. 50,000,000원
2008. 2. 5. 50,000,000원
2008. 2. 12. 50,000,000원
2008. 3. 14. 100,000,000원
2008. 5. 9. 200,000,000원

2. 피고인 주장의 요지

가.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부터 위와 같이 합계 5억 5,000만 원을 수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공소외 4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위 돈을 지급받은 것일 뿐이지 서울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의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다.

나. 이 사건 사업에서 피고인 역할의 중요성,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에 관여한 정도 및 사업 성공을 위해 기울인 노력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업무는 피고인 자신의 사무에 관한 것이므로, 타인의 사무를 전제로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이라고 한다) 제3조 의 알선수재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3.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기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검찰 자백은 신빙성이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단순한 전달자’로서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4에게 전달할 금원 명목으로 합계 5억 5,000만 원을 수수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며, 피고인의 검찰 자백 외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을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알선의 대가로 수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한 공소외 3은 검찰 신문에서 “2004. 12. 말경 피고인을 통해 공소외 4를 소개받았는데, 2005. 1.경 피고인으로부터 당시 공소외 6 서울시장과 절친한 공소외 4를 통해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받고, 그 무렵부터 피고인을 통해 공소외 4에게 월 5,000만 원씩 지급하다가 2005. 5.경 혹은 6.경부터 2008. 5.경까지 월 1억 원씩 지급하였다. 피고인에게 거의 현금으로 지급하였는데, 2007년경 이후 몇 차례는 회사에서 현금을 만들지 못해 피고인의 개인 계좌로 보내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진술하였는데, 공소외 3의 진술은 공소외 4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2008. 5.경까지 공소외 3으로부터 돈을 지급받았다는 피고인의 법정진술과 부합한다.

② 이 사건 금원 중 2008. 2.경부터 2008. 5.경까지 지급된 합계 4억 원은 매월 1억 원의 규칙적인 액수(다만 2008. 5.경 2008. 4.분까지 포함하여 2억 원이 한꺼번에 지급되었다)로 지급되었는데, 위와 같은 객관적 정황도 피고인의 법정진술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금원의 지급형태에 비추어 이 사건 금원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을 위해 노력한 대가로 2008. 1.경과 2008. 2.경 받았다는 14억 원보다는 공소외 4에게 전달하기 위해 2007. 5. 23.부터 2007. 6. 28.까지 받았다는 2억 원과 그 성격이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4에게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공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교부받아 실제로 공소외 4에게 위 금원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검찰 신문에서 위 사실이 들통 날 경우 자신이 사기죄 혹은 횡령죄 등의 재산범죄자로 전락할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④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소개로 공소외 4를 만나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를 청탁하였고 직접 공소외 4에게 청탁의 대가를 지급하기도 하였는데, 공소외 3은 공소외 4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피고인에게 건넨 금원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아닌 공소외 4를 알선행위자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⑤ 피고인은 공소외 4에게 지급할 돈에 관하여 사전에 공소외 3과 그 액수 및 지급시기에 관해 상의하였고, 상의한 바에 따라 공소외 1 회사 회사자금에서 돈을 받아 갔으며, 공소외 3은 당시 일일이 피고인의 전달 사실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피고인에게 교부한 위 금원이 공소외 4에게 정상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고 주1) 있었는데, 피고인에게 위 금원에 관한 자유로운 처분권한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이 사건 금원이 공소외 4에게 전달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피고인 스스로 인정하고 있으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피고인의 검찰 자백 외에 피고인 혹은 공소외 3을 통해 공소외 4에게 정상적으로 전달된 6억 원과 이 사건 금원이 다른 성질의 것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4.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 요지 :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이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면서 먼저 공소외 3에게 접근하여 이 사건 금원을 받아간 점, 피고인은 공소외 3의 동업자가 아니라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취득을 위한 알선만 담당하였던 점, 피고인이 금품로비 대상자 및 금액 등의 결정에 적극 개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단순한 전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알선의 대가’로 공소외 3으로부터 금원을 수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을 ‘단순한 전달자’로만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5. 당심의 판단

가. 기초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사업의 추진 주2) 경과

(1) 공소외 3은 2003년경부터 시행사인 공소외 1 회사를 설립하여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해 왔다. 공소외 1 회사는 2004. 1. 7. 이 사건 사업의 부지로 16,700평의 토지를 1차로 매입한 이후, 2004. 7.경 도시계획시설(유통업무설비)의 세부시설 조성변경 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서울시는 2006. 5. 11. 공소외 1 회사가 위 부지 이외에 2차 사업부지를 매입하여야 이 사건 사업을 인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도시계획시설(유통업무설비) 세부시설 조성계획 변경결정고시를 발령하였다.

(2) 이에 따라 공소외 1 회사는 2006. 7.경 2차 부지 12,300평을 추가로 매입한 후 2006. 11. 13. 건축계획심의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시 운수물류과로부터 화물터미널 재정비방안 연구용역의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심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자 2006. 11. 29. 위 건축계획심의 신청을 취하하였다. 2007. 5.경 위 연구용역이 완료됨에 따라 공소외 1 회사는 2007. 11. 1. 건축계획심의를 다시 신청하였으나, 서울시 운수물류과로부터 물류시설의 규모가 결정될 때까지 건축심의가 보류될 상황에 처하자 2007. 11. 16.경 위 신청을 취하하였고, 2008. 7. 11.에도 건축계획심의를 다시 신청하였으나, 도시계획위원회 및 물류정책위원회의 결과 반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08. 9. 11. 위 신청을 취하하였다.

(3) 공소외 1 회사는 위와 같이 건축계획심의 신청과 취하를 반복한 끝에 2008. 10. 28. 서울시 건축위원회로부터 사실상의 인허가에 준하는 조건부동의(지하 1층 판매시설 자연채광 확보 등 건축 관련 사항이 부가됨)를 얻었고, 환경영향평가 및 교통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밟아 2009. 11. 5. 조건부 도시계획시설(유통업무설비)사업 실시계획인가를 받았으며, 2009. 11. 13. 최종적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2) 피고인과 공소외 4, 공소외 3과의 관계

(1) 피고인은 포항시 ☆☆☆에서 태어나 대구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공소외 4 역시 포항시 ☆☆☆ 출생이자 대구 ▽▽중·고등학교 출신으로 피고인의 집안과 공소외 4의 집안은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피고인과 공소외 4는 서울의 ☆☆☆ 향우회에 참석하면서 다시 만나 2001년경부터 친하게 주3) 지내왔다. 그리고 공소외 4는 공소외 6 서울시장과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2) 피고인은 2002년경부터 인테리어 업체인 공소외 7 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04년경 부동산개발사업에 능통한 것으로 유명하던 공소외 3을 찾아가, 공소외 4(당시 ◎◎◎◎ 회장)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공소외 4 회장이 당시 공소외 6 서울시장과 특별한 관계에 있으니 공소외 4 회장 등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여 개발사업 인허가나 금융 관련 지원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하였고, 공소외 3은 위 제안을 받아들여 그때부터 피고인과 긴밀하게 주4) 지내왔다.

(3) 피고인은 2004. 12. 말경 내지 2005. 1. 초경 공소외 4에게 자신과 함께 부동산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사업가라고 설명하면서 공소외 3을 소개하였고, 공소외 3으로 하여금 공소외 4에게 이 사건 사업의 개요를 설명하도록 하였으며, 그 후 공소외 3과 함께 공소외 4를 분기에 1회 가량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며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울 ○○구 △△동에 있는 공소외 1 회사 사무실로 공소외 4를 초대하여 이 사건 사업에 관한 브리핑을 하기도 주5) 하였다.

3) 공소외 3의 공소외 4에 대한 금원 지급 경위

(1) 공소외 3은 위와 같이 공소외 4를 만난 자리에서, 공소외 4로부터 공소외 6 서울시장을 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하는 일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그 후 공소외 3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에 대한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도 공소외 4 위원장에게 매월 5,000만 원씩 지원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원들의 월급을 형식적으로 인상하여 급여계좌에 송금한 후 실제 급여만 각 개인의 계좌로 보내고 나머지 금액은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2006. 2.경부터 피고인을 통하여 공소외 4에게 매월 5,000만 원씩을 지급하기 주6) 시작하였다.

(2) 이후 공소외 3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의 규모에 비하여 지원금이 너무 적다. 공소외 4에게 비용도 더 필요할 테니 월 1억 원씩 올려 드리는 게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2007. 중순경부터 피고인을 통하여 매월 1억 원씩을 공소외 4에게 주7) 지급하였다.

(3) 공소외 3은 자금을 현금으로 준비하여 달라는 공소외 4의 요청에 따라 대부분의 경우 현금을 미리 준비하여 피고인에게 건네주어 공소외 4에게 전달하도록 하였으나, 예외적으로 피고인의 계좌로 금원을 송금한 후 피고인이 이를 현금화하여 공소외 4에게 지급하기도 하였다.

4) 공소외 3의 피고인에 대한 금원 교부 경위

(1) 이 사건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피고인은 공소외 3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현금 혹은 계좌이체 형태로 금원을 수수하였는데, 이 사건 계좌를 통해서, 2007. 5. 23. 9,000만 원, 2007. 5. 29. 1,000만 원, 2007. 6. 28. 1억 원, 2007. 8. 30. 1억 원, 2007. 12. 7. 5,000만 원, 2008. 1. 24. 10억 원, 2008. 2. 5. 5,000만 원, 2008. 2. 12. 5,000만 원, 2008. 2. 19. 4억 원, 2008. 3. 14. 1억 원, 2008. 5. 9. 2억 원 등 합계 21억 5,000만 원(위 금원 중 앞서 본 이 사건 금원 5억 5,000만 원에 대해서만 공소가 제기되었다)을 지급받았다. 그리고 이 사건 금원 중 2007. 8. 30.자 1억 원과 2007. 12. 7.자 5,000만 원 사이의 3개월여 동안에는 지급된 돈이 없었다.

(2) 피고인은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이라고만 한다)를 위한 □□□당 경선이 있었던 2007. 8. 중순경 이전까지만 공소외 3으로부터 받은 금원을 공소외 4에게 전달하였고, 그 이후에는 더 이상 공소외 4에게 금원을 전달하지 주8) 않았다. 즉, 피고인은 2007. 8. 30. 이후에는 공소외 3으로부터 받은 돈을 공소외 4에게 전달하지 않은 채 자신이 모두 사용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에 대하여

1)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 등을 수수함으로써 성립하는 특가법 제3조 의 알선수재죄에서 금품 등은 어디까지나 알선행위의 대가라는 명목으로 수수되어야 하므로, 알선행위자가 아닌 제3자가 그 대가인 금품 등을 중간에서 전달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그 제3자가 알선행위자와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전달행위를 하여 실행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그 자체만으로는 특가법 제3조 가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9. 5. 11. 선고 99도963 판결 , 2007. 6. 28. 선고 2002도3600 판결 등 참조). 다른 한편 금품수수의 명목이 단지 알선행위를 할 사람을 소개시켜 준다는 것으로 국한되는 경우에는 특가법 제3조 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하지만, 반드시 담당 공무원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그에게 직접 청탁·알선할 것을 금품수수의 명목으로 하여야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청탁할 공무원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는 물론 영향력 등을 행사할 수 있는 중간인물을 통하여 청탁·알선해준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에도 특가법 제3조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0도2968 판결 , 2002. 10. 8. 선고 2001도3931 판결 , 2006. 8. 25. 선고 2006도203 판결 , 2007. 6. 28. 선고 2002도3600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부터 받은 이 사건 금원 5억 5,000만 원의 성격이 알선의 대가로 ‘피고인’에게 지급된 돈인지, 아니면 ‘공소외 4 등’에게 지급될 것인데 다만 그 전달을 위하여 피고인에게 일시적으로 교부된 돈인지 여부에 있다. 이 점을 판단하기 위하여 기록 및 관련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의 진술, 공소외 3의 진술, 기타 객관적 정황 등을 순차로 살펴보기로 한다.

다. 피고인의 진술에 대하여

1) 피고인은 제1회 검찰 신문에서는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를 해결해 주기 위해 공소외 4에게 교부한다는 명목으로 공소외 3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주9) 부인하였고, 제2회 검찰 신문에서는 “공소외 3으로부터 현금이나 계좌를 통하여 금원을 지급받은 것은 맞지만 공소외 3과의 금전거래로 인한 것도 있고, 공소외 3의 사업을 도와준 데 대한 대가이기는 하지만 공소외 4, 공소외 5와 같은 정권 실세에게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와 관련하여 로비를 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주10) 부인하다가 진술을 번복하여 “공소외 3으로부터 계좌로 받은 돈 중 2007. 5. 23. 받은 9,000만 원, 2007. 5. 29. 받은 1,000만 원, 2007. 6. 28. 받은 1억 원 합계 2억 원은 공소외 3으로부터 받아 공소외 4에게 전달해 주었으나, 2007. 8. 중순경 있었던 □□□당 경선이 끝난 뒤에는 공소외 4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 공소외 4에게는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5,000만 원씩 12회 정도 전달하였다.”라고 주11) 진술하였고, 제5회 검찰 신문에서 “공소외 4로부터 ‘2007. 6.경에 □□□당 경선이 있을 것 같다. 경선이 끝나면 당비가 나오므로 경선 이후에는 큰돈이 필요 없는데 경선 때까지는 자금이 많이 필요하니 경선 때까지만 좀 지원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매달 5,000만 원씩 드렸다.”라고 진술하였다.

2) 그 후 피고인은 제13회 검찰 신문에서 공소외 8의 수첩(피고인에게 지급한 금원 내역이 기재되어 있었다)을 제시받고는 그제야 “공소외 8의 수첩에 기재된 대로 2006. 2.부터 공소외 4에게 돈을 지급하였다.”라고 하면서, “친구 공소외 9 변호사가 이제부터라도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라고 조언을 해 주어서 이제부터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공소외 3으로부터 계좌로 받은 돈은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관련 공무원 등을 통해 알아본다고 하면서 그 비용으로 받은 돈이 맞다.”라고 주12) 진술함으로써 이 사건 금원 등을 수수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와 관련한 경비 등의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3) 그러나 피고인은 원심에 이르러 위와 같은 진술을 번복하면서 “공소외 3으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공소외 4에게 전달할 돈이었다.”라고 하였고, 이러한 진술은 당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라. 공소외 3의 진술에 대하여

1) 공소외 3은 2012. 4. 15.과 같은 달 20. 있었던 제1, 2회 검찰 신문 당시에는 “2005. 5. 내지 6.경부터 2008. 5.경까지 공소외 4에게 피고인을 통해 월 1억 원씩 돈을 주었다.”라고 진술하였다가, 2012. 4. 29. 있었던 제4회 검찰 신문부터는 “대선이 끝난 이후에는 공소외 4가 아닌 피고인에게 금원을 지급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자 검찰은 당심의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리기 하루 전인 2012. 11. 15. 공소외 3을 불러 조사하였고(제5회 검찰 신문), 공소외 3은 위 제4회 검찰 신문과 같은 내용을 더욱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으며, 당심 법정에서도 마찬가지의 진술을 하였다.

2) 공소외 3에 대한 제4회 검찰 신문과 공소외 3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공소외 3은 이 사건 기소 이전인 2012. 4. 29. 제4회 검찰 신문 당시 다음과 같이 주13) 진술하였다.

- 피고인이 대선 후인 2007. 12. 28. 2,000만 원 이후 가져간 돈은 그 이전 돈들과 성격이 다른 돈이다. 공소외 4, 공소외 5가 도왔던 서울시장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에는 피고인이 본인 스스로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행세하면서 이제는 자기도 독자적으로 사람도 만나고 이 사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알아서 돈을 쓸 테니 현금으로 지원해달라고 하면서 현금 2,000 ~ 3,000만 원씩을 가져갔다.

- 대선 이전에는 피고인이 크게 행세할 입장은 아니어서 피고인이 개인적인 경비조로 돈을 가져간 적은 없었다. 유일하게 피고인에게 인허가 관련 경비조로 준 돈은 피고인으로부터 ‘인허가 문제를 알아보고 다니는데 자신의 접대용 신용카드 대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2006년부터 2007년 사이 피고인을 공소외 10 회사 소속 직원으로 등재시켜 두고 급여 형식으로 매월 600여만 원을 피고인 계좌로 넣어 준 것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대선 이전까지는 피고인이 가져가는 돈의 명목은 모두 공소외 4나 공소외 5에게 주는 돈이었지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명목으로 가져간 돈은 없었다.

② 그 후 공소외 3이 당심 법정에서 한 진술 내용은 다음과 주14) 같다.

- 2007. 7.인가 8.경쯤 공소외 6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된 이후에는 선거 치르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에서 보조받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굳이 공소외 4 위원장에게 1억 원씩 지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더 이상 돈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랬더니 피고인이 ‘지금 공소외 6이 대선후보가 되었고 12월이면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이 높은데 이거 몇 달 때문에 그 동안 지원했던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12월까지 계속 돈을 달라고 하였다. 피고인 말을 듣고 보니 2005년부터 거액이 들어갔는데 몇 달 때문에 노력이 무의미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고인에게 계속 1억 원씩 주게 되었는데, 그때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서 매월 1억 원씩 주지는 못하고 1 ~ 2달 정도 빠뜨리고 12월까지 돈을 주었다.

- 2007. 12. 대선 전까지는 피고인이 가져간 돈은 전액 공소외 4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알았고, 피고인이 인테리어 사업도 크게 하는 사람이라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가져간 돈을 공소외 4 위원장에게 주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 2007. 12. 대선이 끝난 후에는 공소외 4 위원장이 말했던 큰 일이 끝난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공소외 4 위원장에게 돈을 지원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를 해 보니 2005년부터 큰 돈이 피고인에게 나갔는데 사업에 가시적인 도움이 없는 것 같아 더 이상 돈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2007. 12. 말경 공소외 11 회사와 업무시설 매각 관련 MOU를 체결하는 바람에 2008. 5.까지 건축심의가 완료되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생겼다. 그래서 그 상황을 피고인에게 설명을 해 주면서 2008. 5.까지 건축 심의가 완료되어야 한다고 상의를 했더니, 피고인이 하는 말이 같은 고향 출신인 공소외 6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자기도 이제 힘이 생겼으니 돈을 받아야 할 위치가 되었다고 하면서 이제 독자적으로 사람도 만나고 사업 성공을 위해 자기가 알아서 한다면서 돈을 달라고 하기에 2008. 5.까지 건축 심의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고인을 믿어보기로 하고 피고인에게 돈을 주게 되었다. 공소외 4를 지원할 때에는 대부분 현금으로 그 돈을 지급하였지만, 피고인에게 지급할 때에는 굳이 어렵게 현금으로 마련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계좌로 송금하였다.

마. 객관적 정황을 포함한 그 밖의 사정에 대하여

1) 2006년 내지 2007년 사이에 공소외 4에게 전달된 금원들은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되었고 공소외 1 회사가 자금난에 처했던 2007. 5, 6, 8, 12.경에만 계좌로 송금되었던 것과 달리 2008년에 지급된 금원들은 매월 계좌이체 방법으로 지급되었다. 2008년경에 계좌이체 방법이 자주 사용된 이유는, 차기 정권에서 요직에 오를 만한 핵심 인물로 거론되던 공소외 4에 대하여는 증거가 남지 않도록 현금으로 지급할 필요성이 있었던 반면, 일반인에 불과한 피고인에 대해서는 번거롭게 현금을 준비할 필요 없이 계좌로 송금해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2) 피고인은 2005년경 서울시 내부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을 알아두면 인허가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 공소외 4를 통하여 당시 서울시 정무국장이던 공소외 5를 소개받았고, 공소외 5가 서울시 정무국장을 그만둘 무렵인 2006. 5.경에는 공소외 5로부터 서울시 홍보기획관으로 취임한 공소외 12를 소개받았다. 이후 피고인은 공소외 12를 통하여 공소외 3이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와 관련하여 교통국의 공소외 13 국장 등 관계 공무원들을 만날 자리를 주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공소외 3에게 “공소외 14 부시장님께 사업 브리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잡혔으니 철저히 준비해보라.”고 하면서 공소외 3으로 하여금 공소외 14 당시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찾아가 이 사건 사업의 브리핑을 할 자리를 마련해 주15) 주었는데, 이때 피고인은 공소외 3에게 공소외 14 부시장과의 약속이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지 주16) 않았다.

3) 공소외 1 회사는 2008. 1.경 공소외 11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11 회사’라고만 한다)와 업무시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2008. 3.까지 건축심의를 완료하면 본 계약으로 전환하고, 만약 공소외 1 회사가 건축심의를 완료하였는데도 공소외 11 회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공소외 1 회사는 공소외 11 회사에 100억 원의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약정하였는데, 그 후 위 건축심의 완료기한이 2008. 5. 및 2008. 6.로 순차적으로 연장되었기 때문에, 공소외 3으로서는 연장된 2008. 5. 또는 2008. 6.경까지 건축심의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 신속한 인허가 취득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4) 공소외 3은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오로지 피고인을 통하여서만 공소외 4, 공소외 5 및 공소외 12를 만나 인허가를 부탁할 수 있었다. 또한 공소외 4, 공소외 5 등은 인허가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였고, 서울시 공무원인 공소외 12만이 실무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을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겪은 공소외 3으로서는 비록 대선 이후 공소외 4, 공소외 5 등이 차기 정권의 실세로 부상하였더라도 이들을 통해 이 사건 사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얻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생각하였고, 오히려 공소외 4, 공소외 5 주17) 등의 후광을 업고 있는 피고인을 통하여 공소외 12 등 서울시 소속 공무원들을 압박하는 것이 서울시로부터 신속한 인허가를 얻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더욱이 피고인은 공소외 4, 공소외 5 등에 비하여 신분의 제약이 적으므로, 피고인에게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5) 실제로 피고인은 2008. 1.경 공소외 3에게 “공소외 5가 서울시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파견을 나와 있는 서울시 인사쪽 사람을 한 번 만나보라고 하니 같이 한 번 그 사람을 만나보자”라고 하면서 자리를 주선해 주었고, 공소외 3은 피고인과 함께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된 서울시 소속 공무원을 만나 점심을 먹으면서 이 사건 사업의 건축심의와 관련한 부탁을 하였다.

6) 공소외 3은 당초 ‘대선준비 지원금’의 명목으로 공소외 4로부터 금원 지급을 요청받았으므로, 대선이 끝난 이후에는 특별히 금원을 지급할 만한 명목이 없었다. 더욱이 공소외 3은 2008. 1. 11.경 청계천의 ◁◁◁빌딩 건축 프로젝트의 지분을 매각하여 약 52억 원의 자금을 보유하였으므로 만약 2008. 2.경 공소외 4에게 월 1억 원의 자금을 지원할 의도였다면 공소사실과 같이 굳이 5,000만 원씩 두 번에 나누어 지급할 이유가 없다. 또한 공소외 3은 2007. 8. 30.(1억원)부터 2007. 12. 7.(5,000만 원)까지 사이에 누락된 금원을 채워서 지급한 바도 없다.

바. 이 사건 금원이 알선의 대가인지 여부에 대하여

1) 먼저 피고인의 진술과 공소외 3의 진술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금원의 처분권한이 피고인에게 귀속되는지 여부에 관한 각 진술은 일관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기소 전 검찰 수사의 최종 단계에서 피고인과 공소외 3의 진술은 일치하여 이 사건 금원의 처분권한이 피고인에게 귀속된다는 취지로 파악할 수 있고, 그 후 쌍방의 진술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그것은 피고인과 공소외 3의 입장 차이로 말미암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공소외 3의 입장에 관하여 보면, 공소외 3으로서는 피고인을 통하여 로비를 함으로써 문제의 인허가를 받기만 하면 되는 것이므로 자기가 피고인에게 지급하는 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되는지의 문제보다는 인허가를 받아내는 데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 한편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외 3으로부터 받은 돈을 나름대로 활용하여 인허가를 받아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금원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자신의 재량에 속한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 기소 전 수사 단계에서의 진술은 이러한 기본적인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금원의 처분권한이 누구에게 속하는가에 따라 이 사건의 유무죄가 달라지게 되기 때문에 이 사건 기소 이후 특히 피고인의 진술이 달라지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2) 물론 공소외 3이 피고인에게 금원을 지급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서는 피고인과 공소외 3 및 공소외 4의 3자간 합의에 따라 서울시장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공소외 4가 요구하는 ‘대선준비 지원금’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공소외 3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이 대부분 공소외 4에게 전달되었겠지만, 공소외 6 서울시장이 2007. 12. 19.의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대선준비 지원금’의 필요성이 없어진 객관적 사정변경이 생겼으므로, 이 사건 금원 중 대선 이후의 자금은 그 성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을 판단함에 있어서 피고인의 진술과 공소외 3의 진술은 중요한 판단의 자료가 되기는 하지만 그러한 진술의 의미와 가치는 객관적인 사정에 기초하여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검사가 원심판결 선고 후에 공소외 3을 다시 소환하여 조사한 것은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공소외 3이 당심 법정에서 한 진술은 증거법칙상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그 내용도 이 사건 기소 전에 이루어진 공소외 3에 대한 제4회 검찰 신문 내용과 그 실질에 있어서 같은 것이므로, 그러한 이유만으로 공소외 3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을 쉽게 배척할 것은 아니다.

3) 이 사건에는 움직일 수 없는 몇 가지 객관적 사실이 있다. 첫 번째는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공소가 제기된 5억 5,000만 원을 공소외 4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이 사건 금원 중 최초인 2007. 8. 30.자 1억 원이 □□□당 경선이 있었던 2007. 8. 중순 이후에 지급된 것이라는 점이며, 세 번째는 2007. 8. 30.자 1억 원과 2007. 12. 7.자 5,000만 원 사이에 3개월 이상의 간격이 있는데, 그 사이에는 별도의 금원이 지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도 그 부분이 채워진 바 없다는 점이고, 네 번째는 나머지 4억 원이 대선 이후 1개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4차례에 걸쳐 지급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객관적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나 공소외 3은 당초 공소외 4에게 지급할 돈을 수수하였지만, 적어도 2007. 12. 19.자 대선 이후의 시점에서는 공소외 4에게 지급할 돈이라기보다는 피고인이 알아서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수수하였다고 보는 것이 전체적인 사실관계에 부합한다. 다시 말하여 피고인은 당초 공소외 4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공소외 3으로부터 돈을 받아왔지만 2007. 8. 30.부터는 수수한 돈을 공소외 4에게 전달할 필요성이 사실상 없어졌고, 특히 대선 이후에는 공소외 4가 공직에 취임하고 자신의 지위도 상승된 점 등을 감안하여 피고인이 처분권을 갖는 돈으로 알고 알선 명목으로 금원을 수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단순히 전달할 목적일 뿐이었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공소외 4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은 피고인의 실제 행동과 명백히 배치되고, 당시 피고인과 공소외 3의 입장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사용용도를 속여서 공소외 3의 돈을 편취할 이유도 없다. 또한 공소외 3은 이 사건 금원 중 2007. 8. 30.자 1억 원을 지급하고 나서 3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대선 직전인 2007. 12. 7.자 5,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대선 후 다시 1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나머지 4억 원을 4차례에 걸쳐서 지급하였는데, 공소외 3의 입장에서 이와 같이 불규칙하게 지급된 이 사건 금원 중 대선 이후의 것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정기적으로 공소외 4에게 전달된 돈과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결국 피고인과 공소외 3의 각 진술 중 이 사건 기소 전 검찰에서 한 각 최종 진술과 공소외 3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객관적인 사정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4) 여기에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은 “객관적 정황을 포함한 그 밖의 사정”, 특히 대선 이후 피고인이 공소외 4와 무관하게 자신의 능력으로 구체적인 로비행위에 나아간 점까지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대선 이후에는 스스로 서울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인허가 사항에 관하여 알선이나 청탁을 해 줄 것처럼 행세하면서 공소외 3으로부터 그 비용 명목으로 금원을 수수하였음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대선 이후에 수수한 금원은 단순히 공소외 4에게 ‘전달할 금원’이 아니라 ‘알선의 대가’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원심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2008. 1.경의 10억 원과 2008. 2.경의 4억 원은 이 사건에서 기소되지 않은 금원일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위 10억 원은 공소외 5의 주택 이사와 관련하여 급히 필요했던 대여자금이고, 위 4억 원은 공소외 4에게 정기적으로 돈이 전달될 당시 피고인이 공소외 3 대신 공소외 4에게 지급하였던 돈과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일부 지출하였던 비용을 공소외 3이 나중에 보전해 준 것으로서, 위 각 금원은 이 사건 금원과 비교하여 그 성격을 달리한다고 판단되므로, 앞서 본 결론을 달리할 사정이 되지 못한다.

5) 따라서 이 사건 금원 5억 5,000만 원 중 대선 이후 4차례에 걸쳐 수수된 4억 원에 관한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반면 대선 이전에 수수된 1억 5,000만 원은 공소외 3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여전히 공소외 4에게 ‘전달할 금원’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

사.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청탁이 피고인 자신의 사무에 관한 것인지 여부

1)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6. 3. 10.경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10 주식회사 발행 주식의 10%에 해당하는 1,000주를 이전받고, 2006. 9. 21.경부터 2007. 1. 19.경까지 공소외 10 주식회사에서 합계 40,571,940원의 급여를 지급받은 사실,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의 회장 직함을 갖고 활동한 사실이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02년경부터 공소외 7 주식회사를 운영하며 인테리어사업을 영위하였고 2006년경에는 공소외 15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철골구조 건축물 시공업을 함께 영위하였는데, 피고인의 주업은 위 인테리어사업 및 시공업이었던 점, ②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에 관여하게 된 경위도 이 사건 사업이 추진되면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③ 공소외 1 회사의 임원이었던 공소외 16은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 사무실에 일주일에 1~2번 정도 방문하였고, 피고인의 회장 직함은 공소외 1 회사의 공식적인 직함은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공소외 1 회사에 피고인의 방이나 전담 비서가 따로 있지는 않았다”라고 진술한 주18) 점, ④ 인허가를 부탁하기 위해 공소외 4나 공소외 5에게 지급되는 금원은 전적으로 공소외 3이 준비하였고 피고인은 인허가 업무를 위하여 자신이 부담한 돈에 대하여는 공소외 3에게 그 보전을 요구하였으며, 심지어 그 중 일부가 보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4에게 전달하라는 명목으로 받은 금원을 일부 가로채기도 한 점, ⑤ 공소외 1 회사의 부사장이었던 공소외 17은 “업무를 하면서 피고인에게 업무에 대하여 보고한 적이 없다”라고 진술한 주19)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의 동업자가 아니라 단순한 ‘알선자’의 지위에서 공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문제를 처리해 주는 대가로 위 인정의 금원을 수령하였고, 다만 공소외 1 회사로부터 월급 등을 지급받는 형태의 외관을 갖추었던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6.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하여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어 검사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위 제1항의 ‘2007. 8.경 서울 ○○구 (주소 생략)에 있는 ◇◇◇◇ 9층 공소외 1 회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를 받도록 도와준 경비 명목의 금원을 요구하여 2007. 8. 30. 피고인 명의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계좌[계좌번호 : (계좌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로 1억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아래 ① 내지 ⑥ 기재와 같이 2007. 8. 30.부터 2008. 5. 9.까지 총 6회에 걸쳐 공소외 3으로부터 서울시 소관인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청탁 비용 명목으로 합계 5억 5,000만 원을 피고인의 위 계좌로 송금받아‘ 부분을 ’2008. 2.경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를 받도록 도와준 경비 명목의 금원을 요구하여 2008. 2. 5. 피고인 명의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계좌[계좌번호 : (계좌번호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로 5,00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아래 ③ 내지 ⑥ 기재와 같이 2008. 2. 5.부터 2008. 5. 9.까지 총 4회에 걸쳐 공소외 3으로부터 서울시 소관인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청탁 비용 명목으로 합계 4억 원을 피고인의 위 계좌로 송금받아‘로 고치는 외에는 위 제1항 기재와 같다.

증거의요지

1.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의 각 일부 진술

1. 증인 공소외 3의 당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1. 증인 공소외 16, 공소외 17의 각 원심 법정에서의 일부 진술

1.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1, 2, 3, 13회) 및 각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4 내지 12회)

1. 공소외 18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1. 공소외 3에 대한 각 일부 검찰 진술조서(1, 2회) 및 각 일부 검찰 진술조서 사본(3, 4회), 공소외 8, 공소외 19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사본

1. 수사보고(공소외 3 명의 우리은행 계좌 거래내역서), 수사보고(△△ 공소외 1 회사 신축사업 인허가 추진경위문건 첨부 보고) 및 위 각 수사보고의 첨부서류

1. 각 예금거래실적증명서, 각 사진 및 지도 사본

1. 2006년 공소외 8 수첩 일부 사본, 공소외 20 수첩 일부 사본

법령의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추징

양형의이유

피고인의 범행은 고위 공직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마치 자신을 통하여 공무원에게 청탁을 하면 이 사건 사업의 핵심 요소인 인허가 취득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처럼 하여 알선의 명목으로 합계 4억 원을 수수한 것으로서, 공무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점, 피고인이 수수한 금액이 적지 아니하여 결코 그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에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대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공소외 4에 대한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경제적 여건,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공소외 4에 대한 판결 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의 인허가 청탁 비용 명목으로 위 ①, ② 기재와 같이 2회 걸쳐 합계 1억 5,000만 원을 이 사건 계좌로 송금받아 수수하였다”는 것인바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나, 이와 각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특가법위반(알선수재)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병하(재판장) 유헌종 남양우

주1) 공소외 3은 검찰 신문 당시 “피고인이 진술인에게서 공소외 4에게 준다고 돈을 가져갔지만 실제로는 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피고인과 공소외 4의 관계에 비추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된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35쪽).

주2) 수사기록 972 ~ 976쪽

주3) 수사기록 550 ~ 551쪽

주4) 제1회 공판기일 공소외 3에 대한 증인신문 2쪽, 수사기록 319 ~ 320쪽

주5) 제1회 공판기일 공소외 3에 대한 증인신문 3 ~ 6쪽, 수사기록 322 ~ 323, 328쪽

주6) 제2회 공판기일 공소외 3 증인신문조서 5 ~ 8쪽. 공소외 4에게 금원을 지급하기 시작한 시기에 대하여 피고인과 공소외 3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지만,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공소외 3이 2006. 2.경부터 공소외 4에게 금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주7) 제2회 공판기일 공소외 3 증인신문조서 8쪽. 공소외 4에게 1억 원을 지급하기 시작한 시기에 대하여 피고인과 공소외 3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지만,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공소외 3이 2007. 중순경에는 공소외 4에게 1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공판기록 430쪽).

주8) 수사기록 869쪽

주9) 수사기록 552쪽

주10) 수사기록 861 ~ 867쪽

주11) 수사기록 869 ~ 870쪽

주12) 수사기록 3266 ~ 3275쪽

주13) 수사기록 1965 ~ 1966쪽, 검찰은 위 진술조서를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 제출하였다.

주14) 제2회 공판기일 공소외 3 증인신문조서 11 ~ 15쪽, 제4회 공판기일 공소외 3 증인신문조서 2 ~ 6쪽

주15) 수사기록 1815 ~ 1819, 2199 ~ 2202쪽

주16) 수사기록 1968 ~ 1973쪽

주17) 공소외 4는 2007. 12.경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08. 3.경 제1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하였고, 공소외 5는 2007. 12.경 제17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을 거쳐 2008. 2.경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으로 취임하였다.

주18) 공판기록 3 ~ 9쪽

주19) 공판기록 309 ~ 3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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