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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2008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집35(3)민,323;공1988,276]
판시사항

채무자를 지정한 근저당권설정계약에 있어 그 지정된 채무자가 아닌 자의채무의 담보여부

판결요지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피담보채무의 내용과 범위는 근저당권설정자와 근저당권자간의 근저당설정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이므로 근저당권설정계약에서 채무자를 지정하여 그 채무자의 채무를 담보하기로 약정하였다면 지정된 채무자가 아닌 자의 채무까지 담보된다 할 수는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순표

피고, 피상고인

동아제분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재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증거들을 종합하여, 소외 1은 1979.12.경부터 판시 장소에서 대일상회라는 상호아래 피고 회사로부터 소맥분을 공급받아 그 판매업을 경영해 오다가 1981.9.30.경 소외 2에게 위 영업일체를 양도하면서 위 소외인들 사이에 위 소외 1이 그때까지 피고회사에 부담하고 있는 소맥분대금채무는 위 소외 2가 중첩적으로 이를 인수하고, 피고회사를 비롯한 대외적인 관계에 있어 영업양수인인 위 소외 2가 위 소외 1의 신용 등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당분간 사업자등록명의와대외적인 거래영업명의만은 형식적으로 위 소외 1 이름 그대로 영업을 하기로 하되, 위 소외 1이 피고회사에 소맥분대금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은 위 소외 2가 새로운 담보물을 피고회사에 제공함으로써 교체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 위 소외 2의 아버지와 형인 원고들은 그에 따라 위 소외 1이 제공한 담보물과 교체하여 원고들 소유인 판시 각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할 것을 승낙하고, 다만 위 소외 2가 피고회사로부터 당분간 위 소외 1 명의로 물품을 공급받아야 하는 관계로 채무자의 표시를 위 소외 1로 하여 이 사건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사실 및 위 소외 2는 영업양수후 계속 대일상회라는 종전상호로 거래를 하면서 1982.12.경까지는 소외 1의 이름으로 피고회사로부터 소맥분을 공급받아오다가 1983.1.경에 위 영업양수사실을 피고회사에 밝히고 그 이후부터는 자신의 이름으로 이를 공급받아왔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원고들이 피고에게 담보로 제공한 이 사건 각 부동산은 비록 형식상 위 소외 1이 저당채무자로 되어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위 소외 2가 위 대일상회를 운영함에 있어 피고회사로부터 계속적으로 공급받는 소맥분 전체에 대한 물품대금채무의 담보로 제공된 것이므로 소외 2가 그 자신의 이름으로 공급받은 소맥분대금채무도 함께 담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피담보채무의 내용과 범위는 근저당권설정자와 근저당권자간의 계약 즉 근저당권설정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근저당권설정계약에서 채무자를 지정하여 그 채무자의 채무를 담보하기로 약정한 이상 지정된 채무자가 아닌 자의 채무까지 담보된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원심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당시 그 계약당사자간에 채무자인 위 소외 1의 채무뿐 아니라 위 소외 2가 독자적으로 피고회사와 거래하여 부담하는 채무까지 담보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는 비추어지지 않는다 할 것이고, 더우기나 원심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당시 근저당권자인 피고회사는 거래당사자가 여전히 위 소외 1인 줄만 알았지 위 소외 2가 그 영업을 양수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1983.1.경 위 소외 2로부터 그 통고를 받고서야 그 영업양수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에 있어 피고로서는 당시 예상할 수도없었던 위 소외 2의 채무까지 그 피담보채무로 삼는 약정은 할 수도 없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 제4호증(근저당권변경계약서), 갑 제6호증(변경계약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위와 같이 영업양수사실을 통고받은후 위 담보제공자인 원고들에게 위 근저당권 채무자를 위 소외 1로부터 위 소외 2로 변경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들로부터 이를 거절당한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범위를 위와 같이 해석한 원심판결에는 결국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해석을 잘못하거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니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윤일영 최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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