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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20. 11. 12. 선고 2020나2016059 판결
[계약보증금청구의소][미간행]
원고,피항소인

에스케이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박재필 외 1인)

피고,항소인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롬 외 1인)

2020. 10. 22.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가. 가지급물반환신청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6,426,793,928원과 이에 대하여 2020. 5. 12.부터 2020. 11. 12.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피고의 나머지 가지급물반환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가지급물반환신청 비용 포함)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2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402,577,771원과 이에 대하여 2018. 10. 2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 제1항과 같다.

3. 가지급물반환신청취지

가지급물반환으로 원고는 피고에게 6,426,793,928원과 이에 대하여 2020. 5. 12.부터 당심 판결 선고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2쪽 12행부터 6쪽 17행까지의 “1. 기초사실”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관련 규정

■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6. 12. 20. 법률 제144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2조(정의)
⑨ 이 법에서 "건설위탁"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자(이하 "건설업자"라 한다)가 그 업에 따른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건설업자에게 위탁하거나 건설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를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1.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
(2호 내지 5호 생략)
제13조의2(건설하도급 계약이행 및 대금지급 보증)
① 건설위탁의 경우 원사업자는 계약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해당 금액의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지급수단이 어음인 경우에는 만기일까지를, 어음대체결제수단인 경우에는 하도급대금 상환기일까지를 보증기간으로 한다)하고,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에게 계약금액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계약이행을 보증하여야 한다. 다만, 원사업자의 재무구조와 공사의 규모 등을 고려하여 보증이 필요하지 아니하거나 보증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공사기간이 4개월 이하인 경우: 계약금액에서 선급금을 뺀 금액
2. 공사기간이 4개월을 초과하는 경우로서 기성부분에 대한 대가의 지급주기가 2개월 이내인 경우: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산출한 금액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3. 공사기간이 4개월을 초과하는 경우로서 기성부분에 대한 대가의 지급주기가 2개월을 초과하는 경우: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산출한 금액

본문내 삽입된 이미지

② 원사업자는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의 보증이 필요하지 아니하거나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된 사유가 소멸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1항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하여야 한다. 다만, 계약의 잔여기간, 위탁사무의 기성률, 잔여대금의 금액 등을 고려하여 보증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보증은 현금(체신관서 또는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발행한 자기앞수표를 포함한다)의 지급 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기관이 발행하는 보증서의 교부에 의하여 한다.
(각 호 생략)
④ 제3항에 따른 기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수급사업자가 보증약관상 필요한 청구서류를 갖추어 보증금 지급을 요청한 경우 30일 이내에 제1항의 보증금액을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보증금 지급요건 충족 여부, 지급액에 대한 이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보증기관은 수급사업자에게 통지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보증금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
(1호 내지 3호 생략)
4. 원사업자가 제13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하도급대금을 2회 이상 수급사업자에게 지급 하지 아니한 경우
5. 그 밖에 원사업자가 제1호부터 제4호까지에 준하는 지급불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하여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⑦ 원사업자가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본문 또는 제2항 본문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수급사업자는 계약이행을 보증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⑧ 제1항에 따른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에 대한 원사업자의 청구권은 해당 원사업자가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가 아니면 이를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 또는 제2항 단서에 따라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12. 27. 대통령령 제277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하도급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8조(건설하도급 계약이행 및 대금지급 보증)
① 법 제13조의2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건설위탁을 하는 경우로서 1건 공사의 공사금액이 1천만 원 이하인 경우
2. 원사업자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35조의3에 따라 신용평가업인 가를 받은 신용평가회사가 실시한 신용평가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 이상의 등급을 받은 경우
3. 법 제1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경우
⑤ 법 제13조의2제4항제5호에서 "제1호부터 제4호까지에 준하는 지급불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하여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1호 내지 4호 생략)
5.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로부터 지급기일 이후 2회 이상 하도급대금 지급에 관한 최고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 건설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면제대상[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6-18호]
1. 건설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면제대상
하도급법 시행령 제8조(건설하도급 계약이행 및 대금지급보증)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기준 이상의 등급"이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35조의3에 따라 신용평가업을 인가받은 2개 이상의 기관이 발급한 다음 각 목의 등급 중 어느 하나를 획득한 경우이다. 단, 동 등급은 유효기간 이내의 것이어야 한다.
가. 회사채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 A0 이상 (이하 생략)

3. 당사자들의 주된 주장의 요지와 이 사건의 쟁점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구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주장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준거법은 칠레법이고, 이 사건 보일러 설치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상 등록을 마친 건설업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공사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는 구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규정과 관계없이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다.

2)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가 적용됨을 전제로 한 주장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계약이행 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원고의 신용평가 등급이 2015. 11. 20. A-로 변경되어 지급보증 면제사유가 소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후 세일이앤씨는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지급보증을 해 줄 실익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쌍방 정산 합의된 공사대금을 세일이앤씨에 지급하였다. 이는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단서의 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지급보증 면제사유는 여전히 유지되었다.

나) 원고는 2017. 1. 12. 건설공제조합과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에서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라는 요건을 충족하였다.

①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은 원고의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일부터 30일이 경과한 후인 2017. 1. 12. 이루어졌다. 그러나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은 원사업자가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에만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일 뿐, 같은 조 제2항 에서 정한 30일 내에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하여야만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

②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의 보증기간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기간이나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의 보증기간보다 짧으나, 이 사건 해지통보일인 2017. 2. 13.을 포함하고 있고,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에서 약 4개월 치의 공사대금을 보증의무 금액으로 정함에 따라 보증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동일한 공사대금을 보증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은 위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에서 준거법을 대한민국 법으로 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준거법과 관계없이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에 기초한 이 사건 계약이행 보증금청구에는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가 적용되어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으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에서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①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은 지급보증 면제사유가 소멸된 날인 2015. 11. 20.부터 약 14개월 후인 2017. 1. 12. 체결되었다. 이는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본문의 ‘30일 이내’라는 요건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한 후’라는 요건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없다.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제8항 의 신설은 원사업자가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여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하지 않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의 보증기간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기간 및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의 보증기간보다 현저히 짧으므로, 이는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에 따른 지급보증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의 쟁점

위와 같은 당사자들의 주장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쟁점은, ① 원고의 이 사건 계약이행 보증금청구에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가 적용되는지와 ② 위 규정이 적용된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에 따라 허용되는지 이다. 위 ② 쟁점은 결국 원고가 체결한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이 그 계약시기와 내용에 비추어 ‘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에 해당하는지의 문제이다(이에 해당한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위 ② 쟁점의 판단을 위해서는 ⓐ 원사업자가 지급보증 면제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30일을 도과하여 지급보증을 한 경우에도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와 ⓑ 만약 그 경우에도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다면, 원고의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 또한 그 계약시기와 내용에 비추어 ‘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4. 이 사건에 구 하도급법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각 “하도급법”을 “구 하도급법”으로 모두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10쪽 아래에서 5행부터 12쪽 8행까지의 “가. 원고의 계약이행 보증금 청구에 하도급법 제13조의2 가 적용되는지 여부”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목차는 이 판결에 맞도록 고쳐 쓴다).

5.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에 따라 허용되는지에 대한 판단

가.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의 개정경과 및 입법취지

1) 하도급법 제13조의2 는 1996. 12. 30. 개정을 통해 신설되었다. 당시에는 제1항 에서 원사업자의 공사대금 지급보증 의무를 규정하였을 뿐, 지급보증을 30일 이내에 받도록 하거나 원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다.

2) 하도급법이 2005. 3. 31. 개정되면서 제5항 으로 “원사업자가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한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수급사업자는 계약이행을 보증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3) 하도급법이 2014. 5. 28. 개정되면서 다음과 같은 큰 변화가 있었다. ① 원사업자의 공사대금 지급보증 의무의 이행기한을 계약체결일부터( 제1항 ) 또는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일부터( 제2항 신설) 30일 이내로 명확히 하였다. ②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보증기간에 관하여 지급수단이 어음인 경우에는 만기일까지를, 어음대체결제수단인 경우에는 하도급대금 상환기일까지를 보증기간으로 하도록 규정하였다( 제1항 본문 괄호). ③ 제8항 으로 “ 제1항 에 따른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에 대한 원사업자의 청구권은 해당 원사업자가 제1항 또는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가 아니면 이를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 또는 제2항 단서에 따라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위 개정법률은 그 개정이유로 ‘건설위탁에 있어서 원사업자가 부도 등으로 수급사업자에게 공사대금의 지급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하여 하도급대금의 지급보증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 그 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일부 원사업자는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여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하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공사대금 지급보증 기한을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로 명시하도록 하고 공사대금 지급보증 예외사유가 소멸한 경우 일정한 기간 내에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하도록 하는 등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에 대한 입법 미비를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4) 이후 하도급법이 2016. 12. 20. 개정되면서 장기계속계약에 관한 규정( 제3항 , 제4항 )이 추가되고 항의 이동이 발생하는 등 일부 변화가 있었다.

5) 한편,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를 위반한 원사업자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는 법 위반행위의 중지, 향후 재발방지, 그 밖에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고( 제25조 제1항 ),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제25조의3 제1항 제3호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벌점을 부과할 수 있다( 제26조 제2항 ). 또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 제2항 을 위반하여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하지 아니한 원사업자는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형의 처벌을 받게 되고( 제30조 제1항 제2호 ), 원사업자가 이를 위반함으로써 수급사업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원사업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제35조 제1항 ).

1)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일부터 30일을 도과하여 지급보증을 한 경우에도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할 수 있는지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개정경과 및 입법취지,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사업자가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일부터 30일을 도과하여 지급보증을 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사업자는 같은 조 제8항 본문에 따라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제2항 에 지급보증 의무기간 30일이 규정된 것은 일부 원사업자가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여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하지 않는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 즉 원사업자의 지급보증 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급보증 의무기간을 명시하고, 그 기간 도과 시 즉시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벌점 부과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5. 3. 31. 신설된 제5항 (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7항 )은 원사업자가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수급사업자 또한 계약이행 보증을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수급사업자의 이행보증과 원사업자의 지급보증이 상호 대가적 견련관계에 있음을 고려하여( 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8다244419 판결 참조)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상호보증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비하여 우월한 지위를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위 조항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원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제한하는 규정이라 할 것이다.

즉 입법자는 공사대금 지급보증 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급보증 의무기간을 설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구 하도급법의 다른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에는 ‘그 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1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서의 ‘ 제1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에는 지급보증 의무기간이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또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7항 은 ‘원사업자가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본문 또는 제2항 본문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수급사업자는 계약이행을 보증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여기에 지급보증 의무기간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한다면, 원사업자가 30일 이내에 지급보증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 수급사업자는 아예 계약이행을 보증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결과가 되는데, 이는 제1항 에서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의무를 규정한 것과 부합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구 하도급법에서는 ‘ 제13조의2 를 위반한 원사업자’에 대하여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벌점 부과 등의 제재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함에 반하여 ‘ 제13조의2 제1항 , 제2항 을 위반하여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하지 아니한 원사업자’에 대하여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구 하도급법은 지급보증 의무기간을 위반한 경우와 아예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결국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 부분에는 지급보증 의무기간은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다) 상대적으로 열위적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하도급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더라도, 그러한 입법취지만으로 사법상 계약에 따른 청구를 제한할 수 없다. 구 하도급법에서 지급보증 의무기간을 신설하였더라도 그 기간 이후에는 공사대금 지급보증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하거나, 그 이후 체결된 지급보증의 효력을 제한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합리적이고 수긍할 만한 이유 없이 별개의 사법상 계약인 계약이행 보증계약에 따른 청구를 제한할 수는 없다.

라)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의 형평, 수급사업자의 이익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위와 같이 해석함이 타당하다. 지급보증 의무기간이 도과되었더라도 지급보증이 유효하게 이루어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하도급법의 목적은 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원사업자에게 다른 제재조치를 가하는 것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수급사업자는 보증기관에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으나, 원사업자는 보증기관에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지급보증 의무기간이 도과된 경우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계약체결일부터 또는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일부터 30일이 경과한 경우 원사업자로서는 의무기간을 도과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든 관계없이(수급사업자에게는 계약이행 보증 의무기간이 없으므로 경우에 따라 수급사업자가 계약이행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동안 위 30일이 도과될 수도 있다)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할 이유가 없다. 그 경우 수급사업자 보호를 위하여 신설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이 결과적으로 수급사업자에게 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2)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의 해석

원사업자가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일부터 30일을 도과하여 지급보증을 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보증’에 해당하여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라는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의 개정경과 및 입법취지,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사업자의 공사대금 지급보증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원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청구가 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원사업자의 공사대금 지급보증은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이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①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일부터 합리적인 기간 내에 이루어져야 하고, ② 하도급계약이나 구 하도급법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지급기일이 상당 부분 그 보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즉 원사업자가 공사대금의 지급보증을 받아야 할 의무를 스스로 지키지 않은 채 계약의 구체적인 이행 과정에 들어갔다가, 수급사업자의 하도급계약 불이행 등으로 인하여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할 필요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예상될 무렵에 이르러서야 공사기간 중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마친 후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하는 것은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라는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가)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시기와 관련하여

(1) 구 하도급법은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여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하며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1조 ).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 제2항 )은 원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적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위험 내지 그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것을 해소하고자 공사대금의 지급보증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입법자는 공사대금의 지급기일이 도과하여 원사업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경우 등과 같은 전형적인 사유의 발생 시 보증기관으로 하여금 지급보증 책임을 이행하게 함으로써 수급사업자가 공사대금 상당액을 안정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213644 판결 참조).

(2) 이에 더하여 입법자가 원사업자의 지급보증 의무기간을 비교적 단기인 30일로 명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원사업자에 대하여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벌점 부과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수급사업자가 위와 같은 위험 내지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3) 이러한 입법의 목적과 취지에 원사업자의 지급보증 의무와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 의무가 상호 견련관계에 있다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사업자의 지급보증이 수급사업자의 계약이행 보증에 근접하여 이루어짐으로써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할 우려 없이 원사업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지 아니할 경우 원사업자는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보증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지급보증을 기피하다가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와 같이 자신에게 유리한 경제적 유인이 있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형식적으로 지급보증을 거쳐 계약이행 보증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통하여 수급업자를 보호하고자 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 제2항 , 제7항 , 제8항 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가 된다.

나)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보증기간과 관련하여

(1)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본문의 괄호는 공사대금의 지급수단이 어음인 경우에는 만기일까지를, 어음대체결제수단인 경우에는 하도급대금 상환기일까지를 각 공사대금 지급의 보증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 은 수급사업자가 지급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로서 제4호 에서 ‘원사업자가 제13조 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하도급대금을 2회 이상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를, 제5호 및 그 위임에 따른 구 하도급법 시행령 제8조 제5항 제5호 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로부터 지급기일 이후 2회 이상 하도급대금 지급에 관한 최고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각 들고 있으며, 구 하도급법 제13조 는 하도급대금의 지급기일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도급대금의 지급수단이 어음이나 어음대체결제수단인 경우에는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실질적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기한이 지급보증기간에 포함되도록 명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급사업자가 구 하도급법 제13조 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지급기일이 지나도록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 지급보증금의 청구사유 중 하나로 되어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하도급대금의 지급수단이 현금인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하도급법 제13조 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지급기일은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 제2항 본문에 따라 원사업자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지급보증의 보증기간 내에 포함되어야 한다.

(2) 한편, 공사대금 지급보증계약에 있어 보증채무는 주채무자인 원사업자가 보증기간 내의 지급기일까지 공사대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의 보증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증채무자가 보증채권자인 수급사업자에게 보증채무를 이행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보증기간은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중요한 사항 중의 하나이다.

만약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보증기간이 충분히 설정되었는지와 관계없이 계약이행 보증금의 청구사유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지급보증의 존재 여부만을 판단하게 된다면, 원사업자로서는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다가 계약이행 보증금 청구사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그 청구사유 발생 예상일을 포함하도록 지급보증을 할 수 있다. 그 경우 지급보증의 보증기간은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기간, 계약이행 보증의 보증기간과 비교할 때 공사기간이 길수록, 수급사업자가 성실히 하도급계약을 이행할수록 상대적으로 더 짧아지게 된다. 지급보증의 보증기간이 짧을수록 원사업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열위적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위험 내지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이는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의 규정취지를 실질적으로 형해화하는 결과가 된다(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에서 약 4개월 치의 공사대금을 보증의무 금액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원사업자는 보증기간과는 무관하게 동일한 공사대금을 보증하게 된다. 그러나 공사대금 지급보증이 없는 동안 수급사업자가 노출되는 위험이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동일한 금액을 보증하게 된다고 하여 보증기간의 중요성을 간과할 것은 아니다).

(3)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이 상호 대가적 견련관계에 있는 수급사업자의 이행보증과 원사업자의 지급보증을 공평의 원칙상 상호보증하도록 신설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보증기간에 있어서도, 일반적으로 수급사업자가 이행보증의 보증기간을 하도급계약의 공사기간으로 함에 비추어, 원사업자의 지급보증도 최소한 그와 견줄 정도의 보증기간이 되어야 하고, 지나치게 단기로 설정된 경우에는 유효한 지급보증으로 인정할 수 없다[한편 원고는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213644 판결 을 들어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보증기간이 계약이행 보증금의 청구사유 발생 시점을 포함하면 충분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지급보증의 보증기간이 계약이행 보증금 청구사유 발생일 이전에 종료된 경우, 원사업자로서는 처음부터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받지 아니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에 따라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선례라고 보기 어렵다].

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의 대등한 지위의 확보와 관련하여

(1) 하도급계약에서는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계약에서 약정한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것뿐만 아니라 공사대금의 지급 시기 및 방법, 하도급계약에 의하여 수행하여야 할 공사의 범위와 수행 방식, 기성고 산정 방식 등 하도급계약 체결 및 이행 과정에서의 각종 조건을 정함에 있어 수급사업자에게 원사업자와 대등한 지위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이유에서 구 하도급법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대등한 지위의 확보를 그 입법목적 중 하나로 들고 있다( 제1조 참조).

서로 대등한 지위에 있지 않으면 통상 열위적 지위에 있는 수급사업자는 약정한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 하도급계약 체결 및 이행 과정에서의 위와 같은 각종 조건을 정함에 있어 불리함을 감수하여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을 해석함에 있어서 단순히 약정된 공사대금의 확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약정된 공사대금의 확보를 통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대등한 지위 보장이라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을 해석함에 있어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시기, 보증기간과 무관하게 계약이행 보증청구 이전에만 지급보증이 이루어지면 족하다고 본다면 다음과 같이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의 취지가 대부분 몰각된다.

① 원사업자로서는 수급사업자의 하도급계약 불이행이 발생하면 즉시 계약이행 보증을 통하여 손해를 전보할 장치가 있는 반면, 수급사업자로서는 원사업자의 계약 불이행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한 손해를 전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열위적 상태에 놓이게 된다.

②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를 진행하였음에도 원사업자가 공사대금의 지급을 일부 지체하거나, 원사업자가 정당한 대가의 지급 약속 없이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의 범위와 수행 방식 등에 대한 변경을 지시하거나, 하도급계약의 내용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 수급사업자로서는 이미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불리함을 감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③ 반면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계약을 별다른 문제없이 이행하는 경우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회피하고, 불이행이 발생하여 계약이행 보증청구가 예상되는 공사현장에 한정하여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회피한 보증수수료 상당의 이익을 취할 수 있다.

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1) 인정되는 사실관계

아래 각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① 원고의 칠레 지사와 세일이앤씨의 칠레 지사 사이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2015. 9. 30. 체결되었다. 그 공사기간은 2015. 9. 30.부터 2018. 5. 16.(잠정적 승인일, 완공일은 2018. 6. 30.)이다.

② 세일이앤씨는 2015. 12. 11.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보증기간은 위 공사기간과 같다.

③ 세일이앤씨는 2016. 6.경부터 재하수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미불금이 발생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었고, 2016. 12. 28. 워크아웃 신청을 하여 2017. 1. 3. 워크아웃 개시결정을 받았다.

④ 원고는 2017. 1. 13. 세일이앤씨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발송하였다가 세일이앤씨로부터 부당하다는 항의를 받았다. 원고는 2017. 1. 20. 세일이앤씨에 시공 정상화 등을 요구하였으나 이행되지 아니하자 2017. 2. 13.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였다.

⑤ 한편, 원고의 회사채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에는 A0 이상이었으나, 2015. 11. 20. A-로 변경되었다. 원고는 2017. 1. 12. 건설공제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보증기간은 2017. 1. 1.부터 2018. 8. 14.까지이다.

2)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회피하다가, 세일이앤씨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 불이행으로 인하여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할 필요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예상될 무렵에서야 비로소 일부 공사기간에 대해서만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계약이행 보증금청구는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본문의 ‘ 제2항 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한 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8항 에 대하여 위와 다른 해석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일인 2015. 9. 30.부터 불과 2달이 지나지 않은 2015. 11. 20. 신용평가 등급이 하락하여 지급보증 면제사유가 소멸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그로부터 약 14개월이 지난 2017. 1. 12.에서야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 더욱이 원고가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한 때는 세일이앤씨가 워크아웃 개시결정을 받은 후로서 세일이앤씨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발송하기 전날이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지급보증 면제사유 소멸 당시 원고가 체결한 하도급계약이 수천 건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약 14개월이라는 기간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은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 체결시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회피하다가 세일이앤씨가 워크아웃에 이르게 되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것임이 객관적으로 예상되자 계약이행 보증청구를 위하여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기간과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의 보증기간은 2015. 9. 30.부터 2018. 5. 16.까지이다. 반면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의 보증기간은 2017. 1. 1.부터 2018. 8. 14.이다. 결국 세일이앤씨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이행에 착수한 후 15개월 동안 원고의 지급보증 없이 이행보증만을 제공한 결과가 되었고, 그 15개월 동안 공사대금의 지급 시기 및 방법, 하도급계약에 의하여 수행하여야 할 공사의 범위와 수행 방식 등 각종 거래조건을 정함에 있어 원고와 대등한 지위를 가질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수급사업자가 안심하고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여 열위적 지위를 보완한다는 구 하도급법의 기본 취지에 반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3)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정산 합의된 공사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단서에 해당하여 원고의 지급보증 면제사유는 유지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단서는 ‘계약의 잔여기간, 위탁사무의 기성률, 잔여대금의 금액 등을 고려하여 보증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공사대금 지급의 보증이 필요하지 아니하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 하도급법 시행령에는 이에 대한 규정이 없고, 다만 구 하도급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에서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1항 의 단서에 해당하는 기준들로서 공사대금의 규모, 원사업자의 신용등급 등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② 구 하도급법 시행령에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지급보증 면제사유가 규정되지 않은 흠결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한 흠결을 이유로 어떠한 사유가 위 제2항 단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같은 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예외사유와 대등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위 제1항 단서와 제2항 단서는 모두 공사대금 지급보증의 예외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동일하기 때문이다.

③ 그런데 위 제1항 단서 및 구 하도급법 시행령 제8조 제1항의 각 호 의 사유는 공사금액이 매우 적거나, 원사업자의 신용도가 매우 높거나, 발주자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이 지급되는 경우로서 모두 공사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수급사업자가 장차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될 위험이 없거나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원사업자가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하여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은 채 계약의 구체적인 이행과정에 들어갔다가 사후의 정산합의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것은 위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213644 판결 참조), 나아가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단서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한편 원고는 세일이앤씨가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으므로 지급보증할 실익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러한 사정이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단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세일이앤씨가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 것은 원고의 신용평가 등급이 하락한 2015. 11. 20.부터 약 12개월 이상 지난 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나) 원고는 구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공정거래위원회 예규 제234호)의 ‘하도급계약 체결 후, 원사업자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이 변경되어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면제대상에서 제외된 경우에는 기존의 하도급계약에 대하여 지급보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신뢰하여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늦게 체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지침은 과징금 부과의 대상이 되는 원사업자의 공사대금 지급보증과 관련한 위법성 판단기준을 예시한 공정위원회의 내부적인 업무처리지침으로서 대외적인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한다. 또한 위 지침이 구 하도급법 제13조의2 제2항 의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원고는 이를 신뢰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계약이행 보증금의 청구사유가 발생하자 이 사건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계약이행 보증금을 청구할 수 없다.

6. 가지급물반환신청에 관한 판단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제1심판결 선고 후 그 가집행선고에 기한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하여 2020. 5. 12. 원고에게 제1심판결의 원금과 지연손해금의 합계 6,426,793,928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 판결의 선고로 취소되므로 제1심판결의 가집행선고도 이 판결의 선고로 실효된다.

따라서 원고는 가지급물의 반환으로, 피고에게 6,426,793,928원과 이에 대하여 가지급물 수령일인 2020. 5. 12.부터 원고가 가지급물반환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0. 11. 1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가집행선고의 실효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 또는 그에 준하는 채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 지연손해금에 대하여는 민법에 정한 법정이율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상법이 정한 법정이율을 적용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2944 판결 참조)],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7.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였으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위 인정범위에서 받아들이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기우종(재판장) 김영훈 주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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