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 또는 철회하거나 중지하는 것이 허용되는 경우
[3] 1975. 12. 31. 법률 제2852호로 개정된 건축법 시행 이전부터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는 토지 위에 제1종 근린생활시설 건물을 신축하는 내용으로 토지소유자 갑이 건축신고를 하였는데 행정청이 이를 수리하였다가 위 토지가 건축법상 도로이어서 건축법에 저촉된다는 이유 등으로 건축신고수리 철회통보를 한 사안에서, 위 토지는 개정 건축법 시행 전부터 이미 주민의 통행로로 이용되던 폭 4m 이상의 사실상 도로로서 건축법상 도로에 해당하여 건축할 수 없고, 건물 신축으로 통행을 막지 않도록 해야 할 공익상 요청이 갑의 기득권, 신뢰, 법적 안정성의 보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보아 건축신고수리를 철회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건축법(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5호 (현행 제2조 제1항 제11호 참조), 부칙(1975. 12. 31.) 제2항 (현행 삭제) [2] 행정소송법 제1조 [행정처분일반] [3] 구 건축법(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5호 (현행 제2조 제1항 제11호 참조), 부칙(1975. 12. 31.) 제2항 (현행 삭제)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김포시 고촌읍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지스 담당변호사 성시웅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건축법상의 도로인지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1975. 12. 31. 법률 제2852호로 개정된 건축법 제2조 제15호 는 ‘도로’라 함은 ‘보행 및 자동차통행이 가능한 폭 4m 이상의 도로’로서 ‘도시계획법·도로법·사도법 기타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신설 또는 변경에 관한 고시가 된 것’ 또는 ‘건축허가 시 시장(서울특별시장·부산시장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군수가 그 위치를 지정한 도로’ 중 하나에 해당하는 도로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그 부칙 제2항(이하 ‘종전 부칙 제2항’)은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의한 도로로서 제2조 제15호 의 규정에 적합하지 아니한 것은 동 규정에 불구하고 이를 도로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개정 전 건축법(1967. 3. 30. 법률 제1942호) 제2조 제15호 는 “도로라 함은 폭 4m 이상의 도로와 다음에 게기하는 것의 하나에 해당하는 예정도로로서 폭 4m 이상의 것을 말한다. 폭 4m 미만의 도로로서 시장·군수가 지정한 도로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폭 4m 이상으로서 위 법률 제2852호로 개정된 건축법 시행일인 1976. 2. 1. 이전에 이미 주민들의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던 도로의 경우에는 폭 4m 미만의 도로와는 달리 시장·군수가 도로로 지정하지 않았더라도 ‘건축법상의 도로’에 해당하였다( 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누20023 판결 ,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두1280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건축법이 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전부 개정이 되면서 ‘건축법상의 도로’를 보행 및 자동차통행이 가능한 너비 4m 이상의 도로로서 도시계획법 등의 관계 법령에 의하여 신설 또는 변경에 관한 고시가 되었거나 건축허가 또는 신고 시 시장·군수 등이 그 위치를 지정한 도로 또는 그 예정도로라고 정의하면서도, 종전 부칙 제2항과 같은 조항을 두지는 아니하였다.
개정 법률이 전부 개정인 경우에는 기존 법률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원칙적으로 종전 법률의 본문 규정은 물론 부칙 규정도 모두 효력이 소멸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종전 법률 부칙의 경과규정도 실효된다고 할 것이나,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상실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특별한 사정’은 전부 개정된 법률에서 종전 법률 부칙의 경과규정에 관하여 계속 적용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둔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종전의 경과규정이 실효되지 않고 계속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만한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이 경우 예외적인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종전 경과규정의 입법 경위 및 취지, 전부 개정된 법령의 입법 취지 및 전반적 체계, 종전 경과규정이 실효된다고 볼 경우 법률상 공백상태가 발생하는지 여부, 기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두1941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앞서 본 건축법의 도로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면, 건축법이 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종전 부칙 제2항과 같은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당시 대부분의 도로가 시장·군수 등의 도로 지정을 받게 됨으로써 종전 부칙 제2항과 같은 경과규정을 존치시킬 필요성이 줄어든 상황을 반영한 것일 뿐, 이미 건축법상의 도로가 된 사실상의 도로를 다시 건축법상의 도로가 아닌 것으로 변경하려고 한 취지는 아니라고 보이는 점, 종전 부칙 제2항이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면 같은 규정에 의하여 이미 확정적으로 건축법상의 도로가 된 사실상의 도로들에 관하여 법률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되고 그 도로의 이해관계인들, 특히 그 도로를 통행로로 이용하는 인근 토지 및 건축물 소유자의 신뢰보호 및 법적 안정성 측면에도 문제가 생기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종전 부칙 제2항은 1991. 5. 31. 법률 제4381호로 전부 개정된 건축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효되지 않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두815 판결 참조).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므로, 원심판결에 건축법상의 도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없다.
2. 공익상의 필요 등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 또는 철회하거나 중지시키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비록 취소 등의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취소권 등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고, 이를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교량하여 볼 때 공익상의 필요 등이 상대방이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누17723 판결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이 사건 토지가 1914년경 고촌면사무소가 생긴 이래 지역주민들이 고촌면사무소 진입로 및 통행로로 사용해 온 도로로서 수십년 이상 일반 공중의 교통 또는 통행에 제공되고 있는 점, 원고는 2003. 1. 17. 이 사건 토지가 사실상의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사정을 알면서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이 신축될 경우 인근 토지들은 맹지가 되거나 이 사건 토지를 향해 설치된 유일한 출입문을 폐쇄하고 다른 쪽의 담을 허물어 새로 출입문을 설치해야 하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토지에 건물이 신축됨으로써 통행을 막지 않도록 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고 이러한 공익적 요청이 원고의 기득권, 신뢰, 법적 안정성의 보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의 건축신고수리를 철회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사실인정을 하거나 수익적 행정처분의 철회·취소에 있어서의 재량권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3. 결론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