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고등법원 2019. 3. 22. 선고 2018나2013910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경 담당변호사 최진녕)

피고,피항소인

대한민국

2019. 3. 6.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 다.

피고는 원고에게 469,399,549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4. 21.부터 2019. 3.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82,331,426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4. 2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및 ‘당사자들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제2항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가. 청구원인

법관의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로써 바로 그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서 말하는 위법한 행위로 되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당해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였다거나 법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법관이 그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4729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는 적법한 제소명령 기간 내에 제소를 하였는데, 법원 담당 재판부가 제소기간의 만료일을 착오한 잘못으로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담당 재판부의 잘못은 전적으로 법관의 판단 재량에 맡겨져 있는 법률의 해석이나, 법령·사실 등의 인식과 평가의 영역에 속한 것이 아니고 제소기간의 산정이라는 비재량적 절차상의 과오인 점,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로서 즉시항고를 제기하였으므로, 담당 재판부로서는 즉시항고장(을 1호증) 기재 자체로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에 제소기간의 만료일 착오라는 잘못이 있음을 곧바로 인식하고 민사집행법 제15조 제10항 , 민사소송법 제446조 에 따라 원심 결정을 경정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는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

나. 피고의 반박

(1)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가압류 등기가 말소됨으로써 과다 배당을 받게 된 채권자들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취득하였으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나 배당이의의 소를 통하여 자신의 손해를 회복할 수 있고, 따라서 손해가 현실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압류 취소결정의 집행에 의하여 배당기일 전에 가압류 등기가 말소된 경우 그 효력은 확정적인 것이고, 보전처분 취소결정의 취소는 소급효가 없으므로 비록 이 사건 가압류취소 신청사건의 항고심에서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을 취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가압류 말소등기 당시에는 가압류 취소결정이라는 적법한 말소 등기 사유가 여전히 존재하므로, 이 사건 가압류 등기가 적법하게 말소되었음을 전제로 배당절차에서 배당을 받은 채권자들이 배당금 상당액을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배당기일에 가압류채권자의 지위에서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배당기일까지 가압류 결정의 효력이 유효하게 존속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배당기일 이전에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이 확정되어 효력이 소멸된 이상 원고는 가압류채권자의 지위를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배당이의의 소를 통하여 배당금을 반환받기도 어렵다.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또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하면서 효력정지신청을 하는 등 가압류 취소결정에 대하여 마련된 불복절차 또는 시정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이로 인하여 원고의 손해가 발생한 것이므로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 직후 즉시항고를 제기하였으나, 그에 관하여 민사집행법 제289조 에 기한 효력정지를 별도로 신청한 바 없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관련 규정의 내용에다가 원고가 제출한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가압류 취소결정에 대한 효력정지신청은 즉시항고를 제기하면서 별도로 신청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압류를 취소함으로 인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위험이 있다는 사정’을 추가로 소명하여야 하는 점, 원고는 즉시항고 제기 당시 의정부구치소에 수감 중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효력정지신청 절차에 관한 법률적 조언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가압류 취소결정의 효력정지가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고, 즉시항고를 담당한 항고심 재판부가 민사집행법 제15조 제6항 , 민사소송법 제448조 에 의한 잠정처분을 통하여 직권으로 그 효력을 정지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효력정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원고의 잘못으로만 돌릴 수도 없는 점 등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가 즉시항고를 제기하면서 별도로 효력정지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압류 취소결정에 마련된 불복절차 내지 시정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거나 이로 인하여 담당 재판부의 잘못과 원고의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액의 산정

가. 신의칙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는 그로 인한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으며 피해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손해경감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원이 그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민법 제763조 , 제396조 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의 의무불이행의 점을 참작할 수 있고( 대법원 1999. 6. 25. 선고 99다10714 판결 참조),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경감하는데 적절한 법적 조치가 존재하는 경우 이는 손해경감조치에 해당될 수 있고, 피해자가 그 법적 조치를 취함에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든가, 그 결과가 불확실하다거나, 판단을 받기까지 현저하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손해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의 의무불이행의 점을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참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다22912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로서도 이 사건 가압류 취소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하면서 별도로 가압류 취소결정의 취소사유에 대한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효력정지신청을 하였더라면 그 취소결정의 효력이 정지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잘못도 이 사건 손해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과실비율은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전체의 40%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책임비율을 나머지 60%로 제한한다.

원고가 이 사건 가압류 결정이 취소되지 않아 가압류 등기가 말소되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원래 782,332,582원을 배당받을 수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결국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은 계산상 469,399,549원(= 782,332, 582원 × 0.6, 원 미만 버림)이 된다.

나.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69,399,54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7. 4. 2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3. 22.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인정한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한다.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황승태 이예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