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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남부지원 1985. 12. 10. 선고 84가합1378, 84가합2303 제4민사부판결 : 항소
[손해배상등청구사건][하집1985(4),229]
판시사항

의료과오가 있는 경우의 치료비청구권

판결요지

의료과오가 있는 경우에는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의료업자는 그 치료비청구를 할 수 없다.

원고(반소피고)

원고 1외 4인

피고(반소원고)

피고

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1, 원고 2에게 각 금 5,284,897원, 원고 3, 4, 5에게 각 금 200,000원 및 이 돈들에 대한 1982.7.12.부터 완제일까지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이를 10등분하여 그 6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는 원고들의 각 부담으로 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위 제1항중 2/3는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원고들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부른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부른다) 1에게 금 15,298,111원, 원고 2에게 금 13,069,111원, 원고 3, 4, 5에게 각 금 300,000원 및 이 돈들에 대한 1982.7.8.부터 완제일까지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를 구하고 피고는 원고 1에 대한 반소청구로서 위 원고는 피고에게 금 1,229,000원 및 이 돈에 대한 1982.7.12.부터 반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위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를 각 구하였다.

이유

1. 원고의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피고가 서울 강서구 (상세주소 생략)에서 의료기관인 (명칭 생략)병원을 개설하여 이를 운용하고 있고, 소외 1은 전문의로서 위 병원 신경외과 과장, 소외 2는 위 병원의 인턴으로서 각 피고에게 고용되어 위 병원 의사로 종사한 사실, 1982.7.7. 19:00경 화곡중학교 3학년생인 소외 3이 야구뱃드로 때린 야구공에 오른쪽 머리를 맞고 그 진료를 위하여 그날 19:30경 위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여 위 병원의 당직의사인 소외 2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았고 다음날부터 위 병원 신경외과 과장으로서 주치의인 소외 1로부터 진료를 받다가 그날 저녁에 개두수술을 받았으나, 소생하지 못하고 그달 12. 위 병원에서 경뇌막하출혈 및 뇌좌상 등으로 사망한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호적등본), 갑 제8호증(사실조회회보, 을 제1호증의 20도 같다), 갑 제9호증의 1 내지 7(병상진료일지, 을 제1호증의 8, 을 제1호증의 29도 같다), 을 제1호증의 9,10,11(각 일반혈액검사 및 뇨검사), 을 제1호증의 12(수술기록), 13(수술처리 및 간호상태확인표), 을 제1호증의 7,21,25, 을 제2호증의 8,16,17(각 진술조서), 을 제1호증의 30(감정서)의 각 기재(다만, 을 제1호증의 7,21,25, 을 제2호증의 8의 기재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와 증인 소외 4, 5(도합 2회)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환자인 소외, 소외 3이 위 병원에 왔을때에는 환자의 우측 얼굴 광대뼈에 타박상이 있었고 야구공에 머리를 맞았다고 하면서 두통을 호소하였으며, 눈을 감고 묻는 말에만 겨우 대답하는등 의식이 없는 상태이었는데, 당직의사인 소외 2는 엑스레이를 촬영한 외에 호흡 및 의식상태만을 진찰하고 뇌출혈이 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 채 환자를 입원시켜 금식조치와 절대안정 조치를 취한뒤 포도당등 효소제와 부신홀몬제등 만을 투여하였을뿐 위 병원에는 전자식 뇌단층 촬영시설이 없어 뇌단층 촬영이나 그밖의 처치는 하지 않았으며, 위 병원에서는 내부 규정상 중환자나 위독환자가 있을때에는 당직의사가 당해 주치의에게 알려 대처하게 되어 있은데, 소외 2는 환자에게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주치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사실, 위 병원 신경외과 과장인 소외 1은 다음날 아침 09:30경 회진시부터 위 환자의 치료를 맡았는데 그때 환자가 계속 두통을 호소하는데도, 전날의 응급처치 상황을 검토한 바 엑스레이 소견상 골절이 나타나지 않고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위험증상이 없다고 가볍게 판단한 나머지 진통제인 밤피린과 뇌부종을 억제하는 메니톨만을 주사하고, 환자의 호흡과 의식상태만을 계속 진찰하게 하였으며, 점심경 무렵에는 환자에게 죽을 먹이도록 허용하기까지 한 사실, 그러나 환자가 죽을 먹은 뒤 그날 13:40경에 이르러 쇼크증세를 보이며, 용태가 악화되자 소외 1은 척수액 및 뇌압검사를 하여 환자의 척수액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뇌지주막하 출혈이 있었음을 확인하는 한편, 뇌압이 정상치인 120을 훨씬 넘어 170 내지 180까지 상승하여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확인하였는데도 계속하여 밤피린과 마니톨 및 혈액성분인 히트만 만을 주사하였을 뿐, 아직 개두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그밖의 처치는 하지 않았고, 그날 15:40경 환자가 의식을 잃고 동공이 확대되었을 때에야 환자에게 개두수술을 사행하여야 겠다고 판단하기는 하였으나 개두수술을 하려면 전자식 뇌단층 촬영을 하여, 뇌의 상해부위나 정도를 정확히 진찰하여야 하는데, 위 병원에는 그러한 시설이 없는데다가 환자가 중태라는 이유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그날 16:30경 이후 환자가 다소 의식이 회복된 뒤에야 전자식 뇌단층 촬영을 하기 위하여 환자를 다른 병원에 보내도록 하였는데 그때에도 위 병원 소재지에서 보다 가까운 연세의대 부속병원이나 충무병원 등지에 위와 같은 시설이 있었는데도 미리 위 병원들에 예약을 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위 병원에서의 뇌단층 촬영이 불가능하여 그날 17:20경에야 그 병원들에 비해 훨씬 멀리 떨어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한라병원에 뇌단층 촬영을 의뢰하게 되었고, 그것도 위 한라병원에서 구급차를 보내 환자를 실어간 까닭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그날 21:30경에야 위 환자는 뇌단층 촬영을 마치고 피고 경영의 병원으로 되돌아 왔던바, 그 촬영결과, 위 환자는 많은양의 뇌지주막하 출혈이 있고 뇌가 왼쪽으로 밀려 있어 즉각 개두수술을 하여 혈종을 제거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므로 소외 김영근이 이에 따라 급히 서둘러 개두수술을 시행하여 두개부분을 절제하여 뇌를 열어보았으나 그때에는 이미 때가 늦어 뇌실질이 많이 곪아있어 이를 제거할 수 없는 형편이었고 혈종이 형성되어 있는데다가 출혈이 계속되어 수술이나 그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머지 수술을 중단하고 그날 23:30경 대충의 지혈만 한채 봉합하고만 사실, 그 후로는 위 환자는 계속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소외 1은 위 환자에게 소생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아 임기응변식의 처치만 하였을뿐, 소생을 위한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채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다가 그달 12. 00:50경 소외 3은 뇌좌상 및 뇌경막하 출혈로 인한 심폐기능 상실로 사망하기에 이른 사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의료수준으로 보아, 야구공에 머리를 맞아 위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라면 그 주치의사로서는 마땅히 뇌좌상뿐 아니라 뇌출혈이 있을 가능성이 극히 많음을 예상하여, 이에 맞는 진료를 하여야 하고, 뇌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개두수술을 하여 혈종을 제거하여야 하며 그 수술을 하려하는 경우에는 뇌출혈 여부와 그 상해의 부위와 정도 등을 정확히 진단하여야 하는데, 그 진단은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는 부족하고 전자식 뇌단층 촬영을 하여야 그 정확한 진단을 얻을 수 있는것이 의학상의 상식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에도 당직의사인 소외 2나 주치의인 소외 1로서는 병원에 그 시설이 없어 즉시 이를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환자를 그러한 시설이 있는 병원으로 옮기도록 조치하거나 그 시설을 갖춘 병원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여 빠른 시간내에 환자로 하여금 뇌단층검사를 받게하여 그 결과에 따른 적정한 시술을 함으로써, 환자가 제때에 적정한 시술을 받지 못해 어떤 위해가 미치도록 하여서는 아니될 주의의무가 있는데 위 당직의사나 주치의가 당초부터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특히 주치의인 소외 1은 환자가 수차 위중한 상태에 빠지는 과정을 되풀이 하는데도 입원후 거의 하루가 다 되도록 뇌단층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그 시설을 갖춘 인근 병원과의 연락을 소홀히 하여 보다 멀리 떨어진 한라병원을 왕복하게 하여 많은 시간을 지체하게 한 것은 의사로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음이 명백한 사실, 한편 소외 3이 위와 같은 상해를 입어 뇌출혈이 있었다 하더라도 입원 즉시 전자식 뇌단층 검사를 하여 뇌출혈이 있음을 알아내어 수술을 하였다면 의학상 사망에까지는 이르기 않을 개연성이 높고 그밖에도 위 환자가 수술하던날 오후까지 주치의인 소외 1이 위중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할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아 소외 1이 위와 같이 많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제때에 개두수술을 시행하였다면 위 환자에 대한 개두수술에 성공하여 위 환자가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많았던 사실, 원고 1, 2는 위 망인의 부모, 원고 3, 4, 5는 그 형제 또는 누나들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을 제1호증의 7,21,25, 을 제2호증의 8의 기재중 이에 어긋나는 부분과 증인 소외 1의 증언은 위 인용증거들에 비추어 이를 믿을 수 없고 반증이 없으므로 결국 위 소외인들은 위와 같이 환자에게 부적정한 진료를 한 과실로 소외 3을 사망케 하였음이 명백하고 따라서 피고는 위 소외인들의 사용자로서 그 피용자들의 위와 같은 사무집행상의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소외 3을 사망케한데 따르는 손해를 원고들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호증의 14(수술승인서),15(입원계약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망인이 입원할때와 수술을 받을때에 그 보호자인 원고 1등이 진료상 발생하는 모든 문제와 수술중 또는 수술후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에 대하여 피고 및 소속직원에게 아무런 책임을 추궁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피고측에서 의료과오없이 적절한 진료를 할 것임을 전제로 그에 따르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일뿐 의료과오가 있었는데도 그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이로써 위 결론을 달리할 것은 아니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1) 소극적 손해

위에 나온 갑 제1호증,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2호증(주민등록표등본), 갑 제3호증의 1,2(각 간이생명표표지 및 내용)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망 소외 3은 1967.6.7.생으로서 위 사고당시 15세 1월 남짓한 건강한 남자이고 그 평균 여명은 53년인 사실, 위 망인은 서울시내에 거주하던 사람이고 그 사망 무렵인 1982.6.30.께의 일반도시 노동에 종사하는 성인 남자의 임금은 1일 금 5,800원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며 위 망인의 생계비가 그 수입의 1/3 상당인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일반도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은 매월 25일씩 55세가 끝날때까지 가동할 수 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그렇다면, 소외 망인은 이 사건 사고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사고시부터 7년 10월(94월) 뒤로서 위 원고가 군복무를 마치는 23세 될때부터 55세 끝날때까지 33년(396월)간 최소한 도시일반 노동에 종사하여 그 생계비를 뺀 월 금 96,666원(5,800원×25×(2/3)씩의 순수입을 순차로 얻을 수 있었을 터인데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이를 모두 상실한 것으로 된다.

그런데 원고들은 이 손해 전부를 사고당시를 기준으로 일시에 그 지급을 구하므로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법정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라이프니츠식 계산법에 의하여 사고당시의 현가를 산정하면 금 12,669,795원 {96,666원×(208.71264725:490월의 라이프니츠식수치 - 77.64489063:94월의 라이프니츠식수치) 위 원고의 구하는 바에 따라 원미만은 버림, 이하같다.}이 됨이 계산상 명백하다.

(2)손익상계

앞에나온 을 제2호증의 26,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2호증의 12(실황조사서), 15(피의자신문조서),19(합의서),20(공소장)의 각 기재와 앞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가 비롯된 경위는 1982.7.7. 19:00경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소재 화곡중·고등학교 운동장내에서 위 고등학교 2학년생인 소외 6이 그곳에서 놀고 있던 학생들과 하교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다른 학생들의 동태를 잘 살피지 아니한 채 야구공을 왼손으로 위로 올린 뒤 야구뱃드로 그 야구공을 강하게 친 과실로 그때마침 그곳에서 10여미터 떨어진 지점에 서있던 위 망인의 우측머리 부분을 충격하였기 때문이어서 망인이 우측경막하출혈 및 뇌진내출혈 등으로 사망한데 대하여는 원래의 가해자인 소외 6에게도 과실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므로 결국 위 소외 6과 피고는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가해자인 소외 6의 부인 소외 7이 1982.7.15. 그 손해배상금으로 금 4,500,000원을 망인의 부인 원고 1에게 지급함으로써 그 손해배상 문제를 매듭짓기로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에따라 원고 1이 그 금 4,500,000원을 수령한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는 피해자에게 만족을 준 것으로서 그 지급금원 상당부분에 관한한 피고의 불법행위 채무는 변제로 소멸되었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할 소극손해 채무금은 8,169,795원만 남아 있다 할 것이다.

(3) 위자료

소외 3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함으로써 위 원고는 물론 그의 친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상당한 정신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이를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원고들의 나이, 가족관계, 재산 및 교육의 정도, 사고의 경위 및 결과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그 위자료로서 피고는 소외 망인에게 금 1,000,000원, 원고 1, 2에게 각 금 700,000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금 200,000원씩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4) 기타

원고 1은 그밖에도 소외 망인의 장례비로서 원고 1이 금 1,000,000원을 지출하였고 사망할때까지 소요된 피고 병원에 지불할 치료비가 금 1,229,000원이므로 위 금원들의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원고 1이 미성년자인 소외 망인의 장례비를 지출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치료비에 대하여는 뒤에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원고에게 그 지급의무가 없음이 명백하므로 위 원고의 이부분 청구는 이유없다.

(5) 상속관계

따라서 위 망인의 손해배상금을 모두 금 9,169,795원(8,169,795원+1,000,000원)이 되는데, 위 망인의 사망으로 말미암아 그 부모로서 공동상속권자인 원고 1과 원고 2가 법정상속분에 따라 각 그 1/2씩인 금 4,584,897원씩을 상속하였다 할 것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금원은 원고 1, 2가 각 금 5,284,897원(각 4,584,897원+700,000원), 원고 3, 4, 5가 각 금 200,000원으로 된다.

2. 피고의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위 망인이 피고 경영의 위 병원에 입원하여 사망함으로써 퇴원할 때까지 소요된 치료비가 모두 금 1,229,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호증의 18(지불각서)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측에서는 퇴원시까지 위 돈을 지급하지 않았고 사체인수 무렵인 1982.7.13. 원고 1이 위 돈을 피고에게 그달 말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위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에서 본바와 같이 피고는 진료계약에 따라 그 진료를 위임받았으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진료를 하였어야 할 터인데 처음부터 그 의무를 해태하여 그 채무의 본지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의료과오로 말미암아 소외인을 사망케 한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이 명백하고 사체인수시의 급박한 상황에서 그 치료비 지급을 약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 1이 그 채무불이행 내지는 불법행위에 따르는 손해배상청구권이나 그 면책 주장을 포기한 것으로는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그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아니한 피고에게 위 치료비 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어 이를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는 그 이유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금 5,284,897원 원고 3, 4, 5에게 각 금 2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1982.7.8.부터 완제일까지 민법소정의 연 5푼의 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만 정당하여 인용하고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부당하여 이를 각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 제92조 , 제93조 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6조 , 민사소송법 제19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대화(재판장) 문흥수 노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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