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가단10882 건물명도(인도)
원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명제
피고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대구
담당변호사 김동호
변론종결
2019. 12. 18.
판결선고
2020. 2. 5.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경북 의성군 C 지상 시멘트 블럭조 슬래브지붕 단층 방앗간 85.8㎡를 인도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1968. 11. 5.경 경북 의성군 C 지상에 시멘트 블럭조 슬래브지붕 단층 방앗간 85.8m(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를 건축하였다.
나. 원고는 2012. 7. 20. 피고에게 차임을 연 2,500,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건물을 임대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피고는 2012. 8. 28.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이 사건 건물에서 참기름 등의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14. 7, 30.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관련하여 차임을 연3,000,000원으로 증액하고, 임대차기간을 2019. 7. 20.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하였다. 라. 원고는 2019. 4. 6.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의사가 없음을 통보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서 퇴거할 수 없으니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갱신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마. 이후 원고는 수차례에 걸쳐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면서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거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호증, 을 제1, 2,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19. 4. 6.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였으므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되었다.
3. 판단
1) 위 인정사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9. 7. 20.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된 것은 사실이다.
2)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는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인 2019. 4. 6.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였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던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 법(2018. 10. 16. 법률 제15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라 한다) 제10조 제2항과 달리, 2018. 10. 16.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이하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라 한다) 제10조 제2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부칙(법률 제15791호, 2018. 10. 16.) 제2조는 "제10조 제2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부칙 제2조에 의해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일인 2018. 10. 16. 이후 최초로 체결된 임대차계약뿐만 아니라 2018. 10. 16. 이전에 체결되었지만 2018. 10. 16. 이후 적법하게 갱신되는 모든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도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된다. 따라서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2019. 4. 6.자 갱신요구에 의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다만 임대차기간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까지만 연장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변론종결 이후 제출된 참고서면을 통해,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일 이전에 이미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이 정한 5년의 임대차기간이 초과된 임대차는 위 부칙 제2조의 '갱신되는 임대차'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① 위 부칙 제2조는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을 '갱신되는 임대차'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 당시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 이하인 임대차'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②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의 개정 취지는 '상가건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함으로써 상가건물 임차인의 안정적 영업을 도모'하는 데에 있는바,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 당시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양자 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임대차기간 5년 이하 임대차와 임대차기간 5년 초과 임대차를 구별하여 임대차기간 5년 이하 임대차에만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점, ③ 입법자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임대차기간 5년 초과 임대차는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논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어떠한 근거자료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5년의 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갱신되는 임대차뿐만 아니라 5년의 기간이 경과된 상태에서 갱신되는 임대차도 위 부칙 제2조의 '갱신되는 임대차'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
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1)
3) 한편 원고는,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를 할 수 없으므로[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7호 (나)목],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이 사건 건물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건물에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음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임대차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이슬기
주석
1) 참고로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다9657 판결은 위 부칙 제2조와 동일한 문구로 규정되어 있
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부칙(법률 제12042호, 2013. 8. 13.) 제2조의 해석과 관련하여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는 위 개정 상가임대차법이 시행되는 2013. 8. 13. 이후 처음으
로 체결된 임대차 또는 2013. 8. 13. 이전에 체결되었지만 2013. 8. 13. 이후 갱신되는 임대차를 가리
킨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개정 법률 시행 후에 임대차가 갱신되지 않고 기간만료 등으로 종료된
경우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설시를 하였다.
위 설시 중 '개정 법률 시행 후에 임대차가 갱신되지 않고 기간만료 등으로 종료된 경우는 이에 포
함되지 않는다'는 문구를 확대해석하여 원고의 위 주장에 동조하는 견해가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적법한 갱신요구를 하였다고 볼 수 없는 사건'에 관하여 이루
어진 것이므로, 위 설시를 그 문구의 통상적 의미를 넘어서까지 무리하게 확대해석하면서 사실관계가
다른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적법한 계약갱신요구를 한 사안에까지 적용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
입법자는 법률을 제정·개정함에 있어 해석의 다툼이 없도록 조문을 명확히 규정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럼에도 입법자가 위와 같은 의무를 해태한 채 부칙 규정을 불명확하게 제정함으로써 불필요한 혼란
이 초래되고 있는바, 향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이 시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