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주식회사 엘지화학(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고원석외 1인)
피고
공정거래위원회(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문병규)
변론종결
2007. 4. 18.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5. 11. 22. 의결 제2005-232호로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1 기재 시정명령, 공표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제2, 5, 6호증, 을 제36호증의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등의 지위
원고, 한화석유화학 주식회사, 삼성정밀화학 주식회사, 동양제철화학 주식회사, 백광산업 주식회사(이하 위 각사를 ‘LG’, ‘한화’, ‘삼성’, ‘동양’, ‘백광’이라 약칭하고, 위 5사 모두를 가리킬 때는 ‘원고 등’이라 한다)는 가성소다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자들로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의 규정에 의한 사업자에 해당되며, 각 사별 매출 및 재무현황은 아래 〈표1〉과 같다.
(표 1생략)
나. 시장구조 및 영업실태
(1) 가성소다의 시장구조
(가) 무기화합물 중 하나인 가성소다의 제조공정은 주로 염화나트륨수용액(Nacl+H₂O)을 전기분해하여 액체의 가성소다(NaOH)와 기체의 염소(Cl₂), 수소(H)가 동시에 얻어지는 이온맨브레인법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며, 그 형태에 따라 액체와 고체 형태가 있고, 액체 가성소다는 농도에 따라 50% 가성소다와 별도의 공정이 부가되는 저농도(33%, 25% 등) 가성소다로 구분하여 생산되며, 거래에 있어서도 50% 가성소다와 저농도 가성소다가 운송비 및 수요자의 사용목적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고체 가성소다는 열매체를 이용한 고온농축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덩어리 형태로서 흔히 Flake라 하는데, 주로 탱크를 설치할 수 없는 소규모 수요자가 사용한다.
(나) 액체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원고 등 5개사가 있으며, 국내 생산 외의 수입은 동해화학( 주1) 14,800DMT ), 남덕물산(24,000DMT) 등 2개사가 하고 있다. 국내 총수요는 2003년 기준으로 제조사 자체소비량을 포함하여 약 87만 DMT이고 생산량은 약 114만 DMT로서, 생산잉여분 약 27만 DMT가 수출된다.
(다) 2003년도 내수 시장점유율을 보면, 한화 46%, 원고 21%, 삼성 14%, 백광 10%, 동양 4%로서 원고 등이 국내 수요의 95%를 공급하는 과점적 시장구조이다.
(표2생략)
※ 연도별 국내 가성소다 생산량 추이
’00년 : 97.9만톤, ’01년 : 108.8만톤, ’02년 : 111.4만톤
(2) 가성소다의 유통구조
(가) 가성소다의 유통경로는 직거래 형태, 대리점(딜러)이 수요업체에 납품하는 형태, 수출 등 크게 3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전체 생산량의 84.2%는 내수시장에 판매되는데, 제조업체가 대형 실수요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물량이 전체 생산량의 31.7%, 제조업체가 대리점을 통해 중소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물량이 전체 생산량의 52.5%, 제조업체가 해외에 직접 또는 해외상사를 통해 수출하는 것이 전체 생산량의 15.8%다.
(표 3 생략)
(나) 그 수급실태를 보면, ’97년까지는 국내 생산이 수요에 미달하였으나, ’98년부터 국내 자급수준에 도달하였고 ’01년 이후에는 공급과잉 상태가 유지되어 왔으며(생산물량은 전체 수요대비 20% 초과, 내수대비는 30% 초과), 2003년부터 한화의 생산설비 증설로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었다.
다. 함량 50% 액체 가성소다(이하 ‘50% 가성소다’라 한다) 가격의 변동상황
(1) 2002.10. 가격인상
원고 등은 각 수요처에 가격인상 공문을 통하여 통지하는 방법으로 모두 같은 날짜인 2002.10. 1.자로 가격을 인상하였고, 그 결과 시장에 나타난 국내 50% 가성소다 가격은 〈표4〉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균 13.6%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표 4 생략)
(2) 2003. 4. 가격인상
원고 등은 각 수요처에 가격인상 공문을 통하여 통지하는 방법으로 모두 같은 날짜인 2003. 4. 1.자로 가격을 인상하였고, 그 결과 시장에 나타난 국내 50% 가성소다 가격은 〈표5〉에는 보는 바와 같이 평균 12.1% 상승하였다.
(표 5 생략)
(3) 2004. 9. 가격인상 행위
원고 등은 각 수요처에 가격인상 공문을 통하여, 〈표6〉에는 보는 바와 같이 2004. 9. 1.자로 50% 가성소다 가격을 평균 40% 정도 인상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표6 생략)
주2) 원고가 시행한 공문상에는 8. 25.로 표기되어 있으나 실제는 9. 1.부터 인상가격을 적용하였음
그 결과 시장에 나타난 국내 50% 가성소다 가격은 아래 〈표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승하였다.
(표 7 생략)
라. 피고의 처분
(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등이 3차례에 걸친 가격인상시마다 50% 가성소다의 가격인상수준과 인상시기를 합의하여 결정한 다음, 그 인상된 가격의 유지를 위해 국내출고량을 조절할 목적으로 각사의 생산능력에 따른 수출분담량을 공동으로 결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공동행위(이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라 한다)를 하여 왔음이 인정되며, 이는 법 제19조 제1항 제1호 , 3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 등에게 별지 1 기재와 같은 시정조치 및 과징금납부명령 등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한편, 피고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이 사건 과징금을 산정하였다.
(가) 적용 기준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각각 별개의 합의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 등은 3개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2002.10.과 2003. 4.의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합의 당시에 시행되고 있던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02-1호, 2002. 1. 2.)를 적용하고, 또 2004. 9.의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합의 당시에 시행되고 있던 ‘2004. 4월 고시’를 적용하여 과징금을 각각 산정하며, 이를 합산한 금액을 원고 등에 대한 최종 부과과징금액으로 결정한다.
(나) 관련상품의 범위
원고 등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와 관련한 상품은 국내에서 원고 등이 대리점 및 실수요업체에 판매하는 가성소다 중 합의의 대상이 된 50% 가성소다로 한다.
(다) 위반기간의 시기와 종기
원고 등의 위반행위의 개시일은 합의한 날을 알 수 없어 원고 등이 2002.10., 2003. 4., 2004. 9. 각각의 시기에 합의에 따라 인상된 가격을 실제로 적용한 일자를 위반행위의 개시일로 보아 각각 2002. 10. 1., 2003. 4. 1. 및 2004. 9. 1.로 보고, 종료일은 원고 등의 평균가격이 붕괴된 월의 초에 합의가 파기된 것으로 판단하여 그 전월의 말일로 본다.
따라서, 2002. 10.의 공동행위는 2002. 12. 삼성을 제외한 한화 등 4개사의 50% 가성소다 평균가격이 2.6% 하락하였고, 삼성의 평균가격은 2003. 1.에 2.3% 하락하였으므로 2002. 12. 31. 가격이 붕괴되어 합의가 파기된 것으로 보며, 2003. 4.의 공동행위는 가성소다업계 매출 1위인 한화의 50% 가성소다 평균가격이 2003. 9. 3.4% 하락하였고, 원고, 삼성, 백광, 동양은 각각 2003. 6.부터 같은 해 9월 사이에 1차례 또는 그 이상 평균가격이 하락하였으므로 2003. 8. 31.을 종기로 본다.
2004. 9.의 공동행위에 대하여는 국제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50% 가성소다의 평균가격이 한화는 2005. 3., 원고는 2005. 2., 삼성은 2005. 3. 인하되었고, 원고 등 모두 ‘05. 3.까지 전월에 비해 1차례 또는 그 이상 실거래 평균가격이 인하된 점을 감안하여 2005. 2. 28.을 종기로 본다.
(라) 2002.10. 및 2003. 4.의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액 산정
위 각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은 이 사건 위반행위의 내용, 경쟁제한의 정도,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반행위 기간 동안에 원고 등 각각의 관련상품 매출액에 3.0%를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표8〉과 같이 각각 과징금을 산정한다.
(표 8 생략)
(마) 2004. 9.의 가격인상행위에 대한 과징금액 산정
원고 등의 위 공동행위는 ‘2004. 4월 고시’에 의거 본 건 행위가 가격 인상합의에 관한 것으로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되며, 원고 등 사이에 합의 기간 동안에도 경쟁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여 부과기준율 3.5~5%중 관련상품 매출액의 3.6%를 적용하여 〈표9〉과 같이 과징금액을 산정한다.
(표 9 생략)
(바) 부과 과징금 합산
원고 등별 최종 부과과징금은 2002.10. 및 2003. 4. 공동행위, 2004. 9. 공동행위 관련 산출액을 합산하여 〈표10〉와 같이 부과한다.
(표10 생략)
* 원고 등의 직전 3개년 평균매출액의 5%가 과징금 부과한도이나, 위 부과과징금액은 이 부과한도를 초과하지 않음
2.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위 처분사유 및 관계 법령에 의하여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1)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부존재
각 제조업체가 생산·판매하는 가성소다 간에는 그 품질, 기능, 성상 등에 특별한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등급 구분이 없어 상호 대체가능하므로 그 수요는 가격변동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편, 국내 가성소다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1~2% 정도에 불과하여 내수시장의 가격은 국제가격(특히 US Gulf 가격)에 연동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므로, 50% 가성소다의 내수시장은 담합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점, 원고는 1997년 가성소다를 본격적으로 생산·판매하기 시작한 후발사업자로서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를 통한 장기적인 수익증대를 목표로 내수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영업정책의 초점을 두고 내수시장에서 거래처를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는 입장에서 다른 경쟁사와의 가격경쟁을 회피하거나 내수판매 물량을 조정할 목적으로 공동행위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원고는 이 사건 처분사유인 위 공동행위기간에도 적극적으로 가격경쟁에 나서 시장점유율을 높인 점, 원고의 거래처에 대한 가격은 국제가격 변동에 의하여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거래처(수요처)의 가격협상능력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되고 있으므로, 거래처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거래가격을 설정하는 담합행위를 하는 것이 원초적으로 불능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존재하지 않고, 가사 다른 가성소다 제조사 간에 그러한 공동행위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원고는 그러한 공동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사건 처분에는 신뢰할 수 없는 자료들을 근거로 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공동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한 위법이 있다.
(2) 실질적인 경쟁제한성의 부존재
원고는 국제가격의 변동에 따라 거래처와 개별적인 협상을 거쳐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서 거래처별로 가격인상 폭, 시기, 인상률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점, 가성소다 제조 5사별로 가격인상 폭, 시기, 인상률에 큰 차이가 있는 점, 원고가 다른 가성소다 제조업체들과 거래처 확보를 위해 경쟁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50% 가성소다의 가격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인 실질적인 경쟁제한성(이하 ‘경쟁제한성’이라 한다)이 존재하지 않는다.
(3)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의 재량권 일탈·남용
가사 이 사건 공동행위가 과징금 부과대상이 되는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1) 2002. 10. 공동행위의 경우에는, 원고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2002. 12.부터 가격을 인하하여 가격 경쟁을 개시하였으므로 2002. 11. 30.에, 2) 2003. 4. 공동행위의 경우에는 원고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2003. 6.부터 가격을 인하하여 가격경쟁을 개시하였으므로 2003. 5. 31.에, 3) 2004. 9. 공동행위의 경우에는 피고가 같은 달 20. 조사를 개시하면서 같은 달 30. 무렵에 각 법 위반행위가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와 다르게 보아 법 위반행위의 기간을 길게 산정함으로써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에는 그 부과 재량행사의 기초가 되는 사실인정 등에 오류가 있으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존재한다.
나.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11호증, 을 제2 내지 5, 7, 12 내지 18, 28 내지 3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21호증, 제24호증의 4 내지 15, 17 내지 19의 각 기재 및 증인 소외 1의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갑 제19호증의 기재 및 증인 소외 2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1차 합의(2002. 10. 가격인상과 관련된 합의)
원고 등은 2002. 9.경 국내시장에서 가성소다 제조업체의 설비증설로 인하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됨에 따라 각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을 가격 및 물량담합을 통하여 타개하기 위하여 주로 과장급 실무자선에서 합의 1개월 정도전부터 협의를 진행한 다음 고위급 임원이 참여하여 결정하는 방식으로, 50% 가성소다 가격을 2002.10. 1.부터 인상하여 상차도를 기준으로 대리점에는 125원/Kg, 수요처에는 132원/Kg으로 판매할 것을 합의하면서, 가격의 원활한 인상 및 유지를 위해 “가격 인상시 Maker 또는 유통조직의 기존 거래선을 보호하고 타 업체를 공략해서는 안된다”, “수입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하여 Maker간 상호 협조한다”, “유통조직 관리 및 정보교환”, “동해화학은 원고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감소하여 수입업체로 전환하던지 원고의 대리점화 한다”, “업체별 생산능력에 따라 아래 〈표11〉과 같이 수출분담량을 공동으로 책정한다”는 내용 등도 함께 합의하였다.
(표11 생략)
위 합의에 따라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 등은 2002. 10. 1.자로 가격을 인상하였고, 이후 한화가 2003. 1. 이후 계속하여 각사의 수출 분담량을 취합하고 공동수출을 종합 관리함으로써 내수물량을 조절하고자 하였으나, 가성소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합성수지에 관하여 한화와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던 원고가 자주 위반행위를 하는 바람에 1차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였고, 결국 2002. 12. 삼성을 제외한 한화 등 4개사의 50% 가성소다 평균가격이 2.6% 하락하였고, 삼성은 2003. 1.에 2.3% 하락하였다.
(2) 2차 합의(2003. 4. 가격인상과 관련된 합의)
원고는 1차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가, 2003. 2월 국제가격 상승을 계기로 50% 가성소다 2,000DMT를 수출한 후 업계로부터 신뢰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백광에 전화를 걸어 국제시세를 거론하며 가격인상을 유도하였고, 이에 따라 백광이 삼성, 한화, 동양에 전화를 걸어 의견을 취합하였는데, 삼성 등은 국내 50% 가성소다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경쟁업체의 협력 없이는 가격인상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던 차에, 원고의 시장교란으로 원고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져 있다가 원고가 수출을 하게 되자 이제부터는 합의사항을 잘 지키려나 보다 하고 이에 가담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원고 등은 2003. 2.경 50% 가성소다의 가격을 2003. 4. 1.자로 다시 공동으로 인상하여 상차도를 기준으로 대리점에는 142원/Kg, 수요처에는 149원/Kg으로 판매하기로 합의하면서, 가격의 원활한 인상 및 유지를 위해 “가격인상시점에서 특히 기존 거래선을 지켜주고 유통조직이 시장공략시 상호 연락하여 기존시장을 보장한다”, “복수거래처는 상호 협력하에 가격을 인상하고 적극 협력한다”, “입찰시는 상호 연락하여 기존거래처를 인정하고 가격인상에 적극 협력한다”, “수출분담량은 2003년 5% 성장을 전제로 책정하였으나 3% 정도 성장이 예상되므로 각사 수출분담량을 앞당겨 수출하자”, “원고가 동해 물량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당장에 어려우므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등의 내용을 함께 합의하였다.
2차 합의에 따라 원고 등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03. 4. 1.자로 가격을 인상하였고, 백광은 자신에게 할당된 수출 분담량을 전량 감산하는 방법으로 이행하였으나, 그 후 한화의 50% 가성소다 평균가격이 2003. 9. 3.4% 하락하였고, 원고, 삼성, 백광, 동양은 각각 2003. 6.부터 같은 해 9월 사이에 1차례 또는 그 이상 평균가격이 하락하였다.
(3) 3차 합의(2004. 9. 가격인상과 관련된 합의)
2004. 8. 경, 국제시세는 2004. 4.부터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제조원가가 상승하는 바람에 계속하여 급속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국내가격은 그와 같은 제조원가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수출중단(2003.2월 2,000DMT를 수출한 후 중단) 및 매년 3~6월 집중된 대형 수요자 입찰경쟁 등의 요인으로 인하여 원고 등 간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가격이 각사 제조원가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었다.
이에 원고 등은 국내가격 인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2004. 6. 이전부터 매주 팀장회의 및 실무자 협의를 통하여 가격 인상 합의 도출을 추진하였으나, 원고의 수출재개 거부로 인해 합의가 지연되고 있던 중 원고가 2004. 8.12. 먼저 백광에게 가격인상안을 알렸고, 백광을 통하여 이를 전해들은 삼성, 한화 등은 여러 차례의 전화통화를 통해 가격인상에 관하여 협의를 한 다음, 원고 등은 2004. 8. 14.경 50% 가성소다의 가격을 2004. 9. 1.자로 공동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하였다.
3차 합의에 따라 원고 등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각 수요처에 공문으로 2003. 9. 1.자로 가격을 인상한다는 통지를 한 다음 가격을 인상하였으나, 그 후 50% 가성소다의 평균가격이 한화는 2005. 3., 원고는 2005. 2., 삼성은 2005. 3. 인하되었고, 원고 등 모두 ‘05. 3.까지 전월에 비해 1차례 또는 그 이상 실거래 평균가격이 인하되었다.
(4) 국제가격과 국내가격의 변동상황
50% 가성소다의 국제가격은 원고 등의 시장점유율에 따른 가중치를 고려한 가중평균가격(이하 ‘국내가격’이라 한다)보다 낮은 상태에서 2002. 6.부터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2003. 3. ~ 4.에는 급상승하였고, 2003. 5. 이후 급락추세로 반전하여 2003. 8.부터 같은 해 11.까지는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2003. 12. 이후 2004. 3.까지 다시 급락하였으며, 2004. 4. 이후 다시 급상승하여 같은 해 7.경 국내가격을 추월하여 같은 해 11. 무렵 최고점에 이른 후 2005. 7.까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국내가격은 그 기간 중 국제가격과는 달리 2002. 9.까지 완만하게 하락하다가 2002. 10.경 급상승한 이후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다시 2003. 4. 급상승한 다음 같은 해 8. 무렵까지는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였고, 그 다음달부터 완만한 하락추세를 이루다가 2004. 8.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같은 해 9.에 이르러서는 급속히 상승한 이후 2005. 1. 무렵까지 상승하다가 같은 해 7.까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 판단
(1)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존재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등은 앞서 본 3차례의 가격인상시마다 1, 2, 3차 합의를 통하여 가격인상수준과 인상시기를 결정하여 시행하였고, 인상된 가격의 유지를 위하여 국내출고량을 조절할 목적으로 각사의 생산능력에 따른 수출분담량을 공동으로 결정하여 각각 실행하였으며, 그 결과 50% 가성소다 국내가격이 국제가격의 하락과 연동되지 않은 채 인상되거나 유지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 등의 이와 같은 행위는 수요·공급의 원칙, 각사별로 수립된 독자적인 영업과 판매전략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50% 가성소다 국내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원고 등이 공동으로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하는 것 등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한, 반드시 합의한 것과 동일한 가격 또는 일정한 수준으로 인상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 등 중 일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합의한 것을 위반하거나, 그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가격공동행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
(2) 경쟁제한성의 존재 여부
국내 가성소다 시장은 원고 등이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과점시장이고,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국내가격이 국제가격과 연동되지 아니하여 원고 등이 공동으로 가격과 거래조건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바, 이처럼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원고 등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가성소다 판매시장에서의 경쟁을 부당하게 감소시키거나 소멸시키는 행위이고, 특히 자유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경쟁을 회피함으로써 부당하게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법 제19조 제1항 에 의한 부당한 공동행위는 가격의 결정 등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하기로 합의하면 성립하고 그 합의에 기한 실행행위를 그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행위가 종료한 날이라 함은 이러한 합의가 더 이상 존속하지 않게 된 날을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당해 사업자가 합의에서 명시적으로 탈퇴하거나 당사자 사이에서 합의를 파기하기로 한 경우, 또는 사업자들이 합의에 의하여 인상한 가격을 다시 원래대로 환원하는 등 그 합의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더 이상 그 합의가 유지되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하고, 단순히 합의에 참여한 사업자 중의 일부 사업자만이 공동행위에 의하여 인상된 가격을 인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합의가 존속하지 않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있어서도 일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들에게 합의에서 탈퇴할 것을 명시하면서 가격을 원래대로 환원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소한도 일부 사업자만의 평균가격이 아니라 원고 등의 전체적인 평균가격이 인하되어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이 붕괴된 때에 합의가 존속하지 않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2002. 10.의 공동행위 이후 2002. 12. 삼성을 제외한 한화 등 4개사의 50% 가성소다 평균가격이 2.6% 하락하였고, 삼성의 평균가격은 2003. 1.에 2.3% 하락한 사실, 2003. 4.의 공동행위 이후 가성소다 업계 매출 1위인 한화의 50% 가성소다 평균가격이 2003. 9. 3.4% 하락하였고, 원고, 삼성, 백광, 동양의 평균가격은 각각 2003. 6.부터 같은 해 9월 사이에 1차례 또는 그 이상 하락한 사실 및 2004. 9.의 공동행위 이후 50% 가성소다의 평균가격이 한화는 2005. 3., 원고는 2005. 2., 삼성은 2005. 3. 인하되었고, 원고 등 모두 ‘05. 3.까지 전월에 비해 1차례 또는 그 이상 실거래 평균가격이 인하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2002. 10.의 공동행위는 2003. 1.에 합의된 가격이 붕괴되어 합의가 파기된 것으로 보아 2002. 12. 31.을 법 위반행위의 종기로, 2003. 4.의 공동행위는 2003. 9.에 합의가 파기된 것으로 보아 같은 해 8. 31.을 법 위반행위의 종기로, 2004. 9.의 공동행위에 대하여는 2005. 3.에 합의가 파기된 것으로 보아 같은 해 2. 28.을 법 위반행위의 종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종기를 위와 같이 인정한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인바,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주1) DMT : Dry Metric 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