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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도17724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미간행]
판시사항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보행자에 대하여 자동차 운전자가 취해야 할 주의의무 / 자동차 운전자가 보행자보다 먼저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에 진입한 경우에도, 차를 일시정지하는 등으로 보행자의 통행이 방해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주복

원심판결

부산지법 2020. 11. 26. 선고 2020노1948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동차의 운전자는 횡단보행자용 신호기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을 때에는 횡단보도에의 진입 선후를 불문하고 일시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보행자의 통행이 방해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다만 자동차가 횡단보도에 먼저 진입한 경우로서 그대로 진행하더라도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지 않거나 통행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상황이라면 그대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이러한 법리는 그 보호의 정도를 달리 볼 이유가 없는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보행자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보다 먼저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에 진입한 경우에도,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지 않거나 통행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상황이 아니고서는, 차를 일시정지하는 등으로 보행자의 통행이 방해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도8675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위는, 피고인이 2020. 2. 4. 18:50 화물차를 운전하여 교통섬이 있는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며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진행하였고, 피해자가 진행방향 우측에서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다가 화물차 적재함 부분과 충돌하여 상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3.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보다 먼저 화물차를 운전하여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 진입하면서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진행한 사실, 곧바로 후드티 모자를 쓴 피해자(14세)가 횡단보도를 뛰어 건너다가 피고인의 화물차 오른쪽 적재함 부분과 충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운전한 화물차가 보행자인 피해자보다 먼저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 진입하였더라도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지 않거나 통행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상황이 아니고서는, 차를 일시정지하는 등 보행자의 통행이 방해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반하여 화물차를 일시정지하지 않은 채 횡단보도를 통과한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 에 따른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한 경우로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 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의무 위반이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6호 의 해석·적용이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조재연 민유숙(주심)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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