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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5.30.선고 2016다252874 판결
마일리지청구
사건

2016다252874 마일리지 청구

원고상고인

A

피고피상고인

B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9. 9. 선고 2016나2008327 판결

판결선고

2019. 5. 3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약관의 설명의무에 대한 법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전문은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사업자에게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이러한 약관의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은 사회통념에 비추어 고객이 계약체결의 여부나 대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다69053 판결 참조), 사업자에게 약관의 명시 · 설명의무를 요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고객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의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고객이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 그 근거가 있다. 따라서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서까지 사업자에게 설명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217108 판결,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6다. 277200 판결 등 참조).

사업자의 설명의무를 면제하는 사유로서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라는 요건은 해당 약관 조항이 그 거래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지의 측면에서,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인지 여부는 소송 당사자인 특정 고객에 따라 개별적으로 예측가능성이 있었는지의 측면에서 각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지'는 약관과 법령의 규정내용, 법령의 형식 및 목적과 취지, 해당 약관이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령'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법령, 즉 법률과 그 밖의 법규명령으로서의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을 의미하고, 이와 달리 상급 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나 법령의 해석 · 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외적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는 행정규칙으로서의 고시는 약관이 포함된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고객에게 당연히 그 법률효과가 미친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 그 내용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약관 조항에서 고시의 내용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의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행정규칙이라 하더라도,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그 법령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가지고, 그 내용이 해당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아 그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와 달리 볼 수 있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2012년 8월 무렵 피고의 전신인 주식회사 D과 사이에 G카드(2011. 4. 26. 신규 출시된 신용카드이다)의 신용카드회원가입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 카드를 발급받은 사실, 이 사건 계약 당시 적용되던 피고의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2010. 12. 13. 개정) 제14조 제3항(이하 '이 사건 약관조항'이라 한다)은 "신용카드 이용 시 제공되는 포인트 및 할인혜택 등의 부가서비스는 신용카드의 신규 출시 이후 1년 이상 축소, 폐지 없이 유지되고, 부가서비스 변경 시에는 변경사유, 변경내용 등에 대하여 변경일 6개월 이전에 홈페이지, 이용대금명세서, 우편서신, 전자우편(E-MAIL) 중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고지하여 드립니다. 다만 부가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제휴업체의 일방적인 제휴조건 변경·도산, 천재지변, 금융환경의 급변, 신용카드업자의 경영위기 및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에 따른 불가피한 변경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구 여신전문금 융업 감독규정(2012. 10. 15. 금융위원회 고시 제2012-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가 행정규칙인 고시의 형식으로 규정되었으나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법'이라 한다) 및 그 시행령과 결합하여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있고, 이 사건 약관조항은 이러한 법규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피고에게 명시 · 설명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계약 당시 피고가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령 및 행정규칙의 내용법 제24조의2 제1항은 "신용카드업자는 소비자 보호 목적과 건전한 영업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금지행위'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금 지행위의 하나로서 "신용카드 상품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과장되거나 거짓된 설명 등으로 신용카드회원 등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고(제1호), 제2항은 이러한 금지행위의 세부적인 유형과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2012. 10. 9. 법률 제241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7조의3 제1항법 제24조의2 제2항에 따른 금지행위의 세부적인 유형과 기준으로 [별표 1의3] 제1호 마목에서 '신용카드 등의 이용 시 제공되는 추가적인 해택(이하 '부가서비스'라 한다)을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를 들고 있고, 제2항은 "금융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금지행위 중 특정한 금지행위에 적용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금지행위의 유형과 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 제7조의3 제2항의 위임에 따라 구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2012. 10. 15. 금 융위원회 고시 제2012-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는 '신용카드업자의 금지행위 세부유형'이라는 제목으로 제1항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시행령 [별표 1의3] 제1호 마목에 따른 금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금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의 유형으로 '부가서비스와 관련된 제휴업체의 일방적인 제휴조건 변경·도산, 천재지변, 금융환경의 급변, 신용카드업자의 경영위기 및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에 따른 불가피한 변경'(제1호)과 '신용카드업자가 신용카드 등의 신규 출시 이후 출시 당시의 부가서비스를 1년 이상 축소변경하지 아니하고, 변경 시 6개월 전에 해당 신용카드업자의 인터넷 홈페이지, 신용카드 등의 대금청구서, 우편서신, 이메일 중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변경사유와 변경내용 등에 대하여 고지하는 경우'(제2호)를 들고 있다(이하 '이 사건 고시규정'이라 한다).

나. 판단

1) 행정 각부의 장이 정하는 특정 고시가 비록 법령에 근거를 둔 것이더라도 규정 내용이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일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 그리고 특정 고시가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당해 법률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고, 법률의 위임 규정 자체가 그 의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고시에서 그 문언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다든지, 위임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이는 위임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2. 12. 20. 선고 2011두3087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5두5113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고시규정은 그 내용이 법과 시행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규 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법과 시행령의 입법 목적 및 위임 취지는 분명하다. 법 제24조의 2 제1항은 신용카드업자에 대하여 '소비자 보호 목적과 건전한 영업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의 금지를 명하는 한편, 그러한 금지행위 중 하나로 '신용카드 상품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신용카드회원 등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제시하고 있다. 법 제24조의2 제2항은 시행령에 위임하는 것이 '금지행위의 세부적인 유형과 기준'임을 명시하고 있고, 시행령 제7조의3은 법 제24조의2 제2항 의 위임취지에 맞게 신용카드회원 등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의 여러 유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부가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별표 1의3] 제1호 마목)이다. 한편 시행령 제7조의3은 금융위원회가 시행령에 규정된 금지행위 중 특정한 금지행위에 적용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시행령에 규정된 금지행 위의 유형과 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위임하였다. 이는 가령 '부 가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처럼 시행령에 규정된 금지행위가 '부당성'과 같은 추상적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여전히 분명하지 않을 경우엔 금융위원회 고시를 통하여 보다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금지행위를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고시규정은, '부가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보다 구체화된 기준과 요건 등을 제시하거나 위 기준 등에 근거한 금지행위의 유형화는 전혀 시도하지 않은 채, 신용카드업자가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부가서비스를 유지해 왔고, 6개월 이전에 변경 사유 등을 정해진 방법으로 고지하는 등의 절차만 준수한다면 그 부가서비스 변경이 신용카드회원 등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없이 그 변경행위가 금지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법과 시행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고시 규정을 통하여 '부가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자 한 법과 시행령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 결국 이 사건 고시규정은 그 내용이 법과 시행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고시규정은 위와 같이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약관조항이 이 사건 고시규정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명시 ·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고시규정이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보아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피고의 명시 · 설명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임입법의 한계나 약관의 명시 ·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권순일

대법관이기택

주심대법관박정화

대법관김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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