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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두1051 판결
[토지수용재결처분취소][공2011상,448]
판시사항

[1] 사업인정기관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상의 사업인정을 하기 위한 요건

[2] 사업시행자가 사업인정을 받은 후 그 사업이 공용수용을 할 만한 공익성을 상실하거나 사업인정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이 현저히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 또는 사업시행자가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할 의사나 능력을 상실한 경우, 그 사업인정에 터잡아 수용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사업인정이란 공익사업을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사업으로 결정하는 것으로서 공익사업의 시행자에게 그 후 일정한 절차를 거칠 것을 조건으로 일정한 내용의 수용권을 설정하여 주는 형성행위이므로, 해당 사업이 외형상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인정기관으로서는 그 사업이 공용수용을 할 만한 공익성이 있는지의 여부와 공익성이 있는 경우에도 그 사업의 내용과 방법에 관하여 사업인정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 공익 상호간 및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그 비교·교량은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하여 공익을 실현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자에게 타인의 재산권을 공권력적·강제적으로 박탈할 수 있는 수용권을 설정하여 줄 수는 없으므로, 사업시행자에게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사업인정의 한 요건이라고 보아야 한다.

[2] 공용수용은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의 요청상 불가피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 제23조 의 근본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업시행자가 사업인정을 받은 후 그 사업이 공용수용을 할 만한 공익성을 상실하거나 사업인정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이 현저히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 또는 사업시행자가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할 의사나 능력을 상실하였음에도 여전히 그 사업인정에 기하여 수용권을 행사하는 것은 수용권의 공익 목적에 반하는 수용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학교법인 (법무법인 바른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변재범)

피고보조참가인

참가인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김태우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 중 수용권 남용 주장에 관하여 본다.

헌법 제23조 는 “①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②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근본취지는 우리 헌법이 사유재산제도의 보장이라는 기조 위에서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의 구체적 재산권의 자유로운 이용·수익·처분을 보장하면서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은 헌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우리 헌법의 재산권 보장에 관한 규정의 근본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공권력적, 강제적 박탈을 의미하는 공용수용은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의 요청상 불가피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한편,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부칙(1993. 8. 5. 법률 제4574호) 제3조 제2항은 수용·사용할 토지 등의 세목 등이 고시된 때에는 이를 구 토지수용법(2002. 2. 4. 법률 제6656호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에 의한 사업인정 및 그 고시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사업인정이라 함은 공익사업을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사업으로 결정하는 것으로서 공익사업의 시행자에게 그 후 일정한 절차를 거칠 것을 조건으로 일정한 내용의 수용권을 설정하여 주는 형성행위이므로, 해당 사업이 외형상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인정기관으로서는 그 사업이 공용수용을 할 만한 공익성이 있는지의 여부와 공익성이 있는 경우에도 그 사업의 내용과 방법에 관하여 사업인정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 공익 상호간 및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그 비교·교량은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5. 12. 5. 선고 95누4889 판결 ,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4670 판결 등 참조). 그뿐만 아니라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하여 공익을 실현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자에게 타인의 재산권을 공권력적·강제적으로 박탈할 수 있는 수용권을 설정하여 줄 수는 없으므로, 사업시행자에게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사업인정의 한 요건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용수용은 헌법상의 재산권 보장의 요청상 불가피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 제23조 의 근본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업시행자가 사업인정을 받은 후 그 사업이 공용수용을 할 만한 공익성을 상실하거나 사업인정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이 현저히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 또는 사업시행자가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할 의사나 능력을 상실하였음에도 여전히 그 사업인정에 기하여 수용권을 행사하는 것은 수용권의 공익 목적에 반하는 수용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골프연습장은 당초 창원시장이 1995. 11.경 창원시 두대동 산 65 일원 12,609㎡에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도시공원 내 체육시설로서 그 조성사업이 추진되었고, 그 사업시행자로서 소외 1을 지정할 당시 사업시행지역의 타인 소유의 토지는 이를 매입하거나 사용승낙을 받을 것을 조건으로 하였는데, 소외 1은 이 사건 토지들 중 일부가 포함된 위 사업시행지 일대 원고 소유 토지 6필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로부터 사용승낙서를 받기는 하였으나, 실제 보증금과 차임은 전혀 지급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수용재결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토지 등을 일방적으로 점유, 사용하여 온 사실, 그런데 1999. 1.경 이 사건 골프연습장이 창원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하여 그 조성사업이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의거 창원시장이 아닌 경상남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밝혀져 위 사업자시행자 지정이 취소된 사실, 그 후 경상남도지사는 1999. 5. 6. 창원국가산업단지 개발계획에 주요기반시설 중 하나인 체육시설로서 창원시장이 추진한 사업내용과 동일하게 ‘창원시 두대동 산 65 일원 12,609㎡에 체육시설(골프연습장)을 설치하는 내용’을 추가하고, 1999. 6. 11.에는 소외 1을 이 사건 골프장 조성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하면서 소외 1이 작성한 실시계획을 승인하였는데, 그 승인조건에 이 사건 골프장 부지 등으로 사용되는 타인 소유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사용승낙을 받도록 하는 내용 등을 부가하지 않은 사실, 이에 원고는 2001년경 소외 1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 등의 인도와 그 지상 골프연습장 건물 등의 철거 및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그 승소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소외 1은 판결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당시 공사 중이던 골프연습장 건물의 건축 등을 강행한 사실, 그러자 원고는 다시 소외 1을 상대로 건물 등 철거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소외 1은 2004. 11. 26.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수용재결을 신청하여 2005. 3. 22. 이 사건 수용재결을 받은 사실, 소외 1 또는 그가 대표이사로 있던 소외 2 주식회사는 이 사건 사업지역 안팎에 있는 여러 필지의 토지들을 소유하였는데, 그 중 일부는 2004. 7. 7.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05. 5. 30.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고만 한다)에게 매각되었고, 나머지 토지들은 2005. 5. 19.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06. 1. 26. 소외 3에게 매각되었으며, 위 골프연습장 건물도 2004. 8. 17.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06. 2. 1. 보조참가인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4에게 매각된 사실, 위와 같이 경매된 토지들에 관하여 특히 2004. 10. 15. 이후 다수의 가압류 및 압류가 이어지기도 한 사실, 소외 1은 이 사건 토지의 수용에 필요한 보상금 등 제반 비용도 보조참가인으로부터 조달하였고, 이에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05. 5. 10. 소외 1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자마자 보조참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마쳐졌다가 2007. 7. 18.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마쳐진 사실, 현재 이 사건 골프연습장은 일부 철거된 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사실, 한편 이 사건 토지는 학교법인인 원고의 기본재산으로서 주변에 원고 운영의 학교들이 소재하고 있어 장차 학교부지 등 교육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소외 1은 사업인정을 받은 이후 재정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이 사건 수용재결 당시 이미 이 사건 사업을 수행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렇다면 소외 1이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수용재결을 신청하여 그 재결을 받은 것은 수용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소외 1이 사업인정을 받은 이후 이 사건 사업을 수행할 능력을 상실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사후에 이 사건 각 토지의 일부가 경매로 매각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업이 실현 불가능한 상황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속단하고는,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수용재결이 수용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수용권의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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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창원지방법원 2008.1.24.선고 2005구합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