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구지법 2005. 11. 8. 선고 2005노3026 판결
[절도] 확정[각공2006.1.10.(29),138]
판시사항

[1] 2005. 7. 29. 개정된 형법하에서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의 경우,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집행유예의 실효에 관한 규정인 형법 제63조 에서 말하는 금고 이상의 ‘실형’의 의미

[3] 집행유예 기간 중 고의로 죄를 범한 피고인에 대하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집행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가 집행유예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함은,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하면, 유예기간 중 형집행의 미확정 상태에 의한 ‘재범의 방지’를 중요한 목적으로 하는 집행유예제도의 목적에 현저히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형사정책적 견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것이고, 2005. 7. 29. 개정된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가 집행유예 결격의 기간을 단축하고 그 기준시점을 변경하였을 뿐이며, 오히려 위 규정은 집행유예 결격의 기준시점을 판결선고시가 아닌 범행시로 변경하여 집행유예 결격의 기간 중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그 판결이 아무리 늦게 확정되더라도 집행유예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또한 위 규정과 함께 개정된 형법 제63조 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함으로써 모두 ‘재범의 방지’를 주안으로 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으므로, 개정 형법하에서도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집행유예의 선고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2] 이른바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 재차의 집행유예로 인하여 종전의 집행유예가 실효되지 아니하도록 개정 전의 형법 제63조 에서 말하는 금고 이상의 ‘형’을 금고 이상의 ‘실형’으로 제한해석할 필요가 있었는데, 개정 후의 형법 제63조 는 입법자가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에는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면서 위 제한해석을 형법 개정의 기회에 명문화하기 위하여 ‘실형’이라는 문언을 사용하였을 뿐인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개정 후의 형법 제63조 에 ‘실형’이라는 문언이 있다고 하여 개정 형법하에서는 사후적 경합범이 아니라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함을 간접적으로 허용한다고 반대해석하여서는 아니 되며, 위 문언은 주의적 당연규정일 뿐이지,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도 재차의 집행유예를 허용함을 전제로 하여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로 인하여는 종전의 집행유예가 실효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제한적 특별규정이 아니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3] 집행유예 기간 중 고의로 죄를 범한 피고인에 대하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정중근

주문

1.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2. 피고인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자가 그 유예기간 중에 재범한 경우(이하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라 한다)에는 집행유예 결격사유에 관한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가 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된 이후에도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법원은 개정 후의 집행유예 결격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유예기간 중에 재범을 한 피고인에 대하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 개정 형법하에서는 재차의 집행유예가 허용되는지 여부

가. 원심법원의 판단

원심법원은 절도죄인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그 죄의 법정형 중 징역형을 선택한 후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하고 그 집행을 2년간 유예하는 등의 선고를 하면서, 위 규정과 함께 개정된 형법 제63조 (집행유예의 실효)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를 집행유예 실효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집행유예 결격사유에 관한 개정 후의 형법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금고 이상의 ‘형’도 금고 이상의 ‘실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새롭게 해석하여야 하고, 따라서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 개정 형법하에서는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나. 당원의 판단

살피건대, 우리 형법은 어떠한 경우에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는지에 관하여 개정 전의 제62조 제1항 단서(이하 ‘구 규정’이라 한다)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집행을 종료한 후 또는 집행이 면제된 후로부터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를 집행유예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었고, 위 개정 후의 같은 조항 단서(이하 ‘신 규정’이라 한다)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를 집행유예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집행유예 결격의 기간이 ‘집행의 종료 또는 면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기간’(판결확정일부터 집행의 종료 또는 면제 후 5년까지의 기간)에서 ‘판결확정일부터 집행의 종료 또는 면제 후 3년까지의 기간’으로 단축되었고, 집행유예 결격의 기준시점이 ‘……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판결선고시)에서 ‘……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범행시)로 변경되었을 뿐이지, 모두 ‘형의 집행’을 전제로 하여 집행유예 결격사유를 규정하는 것이므로, 구 규정이나 신 규정이나 모두 금고 이상의 ‘형’이라 함은 ‘실형’만을 의미하고, 대법원 1989. 9. 12. 선고 87도2365 전원합의체 판결 의 별개의견과 같이 집행유예는 명문상으로는 이에 포함되지 아니함은 분명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실형이 확정된 경우뿐만 아니라,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우리 형법상 위 개정에도 불구하고 명문의 규정이 없으며, 오히려 ‘형의 집행’을 전제로 하는 법문에 따른 반대해석만으로서는 위 별개의견과 같이 집행유예의 선고가 허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위 대법원판결(다수의견 및 반대의견)은 구 규정에서 말하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집행을 종료한 후 또는 집행이 면제된 후로부터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라 함은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포함한다고 확장해석함으로써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는 종래의 하급법원 및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를 재확인하였고, 이는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하면, 집행유예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재범하여 실형의 확정판결을 받을 경우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되고 집행유예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할 경우 형의 선고가 실효되는 제도에 나타나 있듯이 유예기간 중 형집행의 미확정 상태에 의한 ‘재범의 방지’를 중요한 목적으로 하는 집행유예 제도의 목적에 현저히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형사정책적 견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것인바, 이와 같이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가 집행유예 결격사유에 해당함은 그러한 명문의 규정이 없는 우리 형법하에서도 집행유예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왔고, 신 규정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집행유예 결격의 기간을 단축하고 그 기준시점을 변경하였을 뿐인 이상, 신 규정하라고 하여 위와 달리 해석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볼 것이고, 오히려 신 규정은 집행유예 결격의 기준시점을 판결선고시가 아닌 범행시로 변경하여 집행유예 결격의 기간 중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그 판결이 아무리 늦게 확정되더라도 집행유예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또한 이와 함께 개정된 형법 제63조 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함으로써 모두 ‘재범의 방지’를 주안으로 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으므로, 신 규정하에서도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집행유예의 선고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개정 후의 형법 제63조 는, 원심판결이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법적 근거로서 원용한 바와 같이, 금고 이상의 ‘실형’이라는 문언을 사용하고 있는바, 그렇다면 개정 형법은 ‘유예기간 중 ……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를 예정하고 있고, 따라서 사후적 경합범이 아니라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함을 간접적으로 허용하는 취지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러면, 개정 후의 형법 제63조 가 집행유예 실효사유에 관하여 금고 이상의 ‘실형’이라는 문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에 관하여 보건대, 위 대법원판결(다수의견)은 개정 전의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해석과 관련하여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에는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와는 달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고, 한편 개정 전의 형법 제63조 에서는 집행유예 실효사유를 오로지 판결확정시를 기준으로 하여 ‘유예기간 중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위 규정이 법문상만으로는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 재차의 집행유예로 인하여 종전의 집행유예가 실효되지 아니하도록 위 금고 이상의 ‘형’을 금고 이상의 ‘실형’으로 제한해석할 필요가 있었는데, 개정 후의 형법 제63조 는 입법자가 위 판지와 같이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에는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면서(이 점에서 위 대법원판결의 다수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위 제한해석을 형법 개정의 기회에 명문화하기 위하여 ‘실형’이라는 문언을 사용하였을 뿐인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개정 후의 형법 제63조 에 ‘실형’이라는 문언이 있다고 하여 개정 형법하에서는 사후적 경합범이 아니라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함을 간접적으로 허용한다고 반대해석하여서는 아니되며, 위 문언은 주의적 당연규정일 뿐이지,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도 재차의 집행유예를 허용함을 전제로 하여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로 인하여는 종전의 집행유예가 실효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제한적 특별규정이 결코 아니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덧붙여, 개정 후의 형법 제63조 에서는 집행유예 실효사유를 범행시 및 판결확정시 모두를 기준으로 하여 ‘유예기간 중 ……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로 규정하기 때문에 위 규정은 ‘유예기간 중 …… 범한 죄로’의 문언에서 이미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에는 아예 적용될 여지가 없고, 집행유예가 실효되는 경우는 법문상으로도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만 한정하는 이상, ‘개정 형법하에서는 유예기간 중 재범의 경우에도 재차의 집행유예를 허용한다.’고 오해하는 법적 근거로 원용될 소지가 많은 ‘실형’이라는 문언을 유독 위 법조에서만 굳이 사용할 필요가 전혀 없으니, 이는 입법상의 실수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심법원은 집행유예 결격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집행유예의 선고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피고인에 대하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제2행의 ‘공소외 망 ○성○’을 ‘공소외 망 ○종○’으로 정정하는 이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종의 선택

형법 제329조 , 벌금형 선택

2. 노역장 유치

3. 가납명령

4. 양형 이유

① 이 사건 범행이 지게차를 이용하여 저질러졌고, 그 도품의 가액이 상당한 점, ② 피고인이 1980년부터 24년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무려 7회의 집행유예형, 14회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말하듯 피고인의 반사회성과 법맹목성이 짙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선고받은 후 불과 약 1개월 만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의 나쁜 정상이 있기는 하나, 이와 아울러, ①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이 작업하던 공사장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일어났고, 그 도품이 피해자 측에게 회수된 점, ② 고발인이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검사가 피고인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한 이래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로 당심에까지 이른 점, ④ 피고인이 50세이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점, ⑤ 무엇보다도 피고인이 위와 같은 다수의 전과에도 불구하고 24년 전에 특수절도죄로 벌금 5만 원의 형을 선고받은 이외에는 절도의 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등의 좋은 정상을 두루 참작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에게 단기간의 실형을 선고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위 징역 1년 6월의 집행유예가 실효되는 결과를 용인하는 것은 위에서 본 나쁜 정상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이므로, 부득이 피고인에게 상당액의 벌금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김창섭(재판장) 이관형 최영은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