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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17117 판결
[예금][공2014하,2177]
판시사항

민법 제472조 에서 정한 ‘채권자가 이익을 받은’ 경우로 볼 수 있는 범위 / 변제수령자가 변제로 받은 급부를 가지고 자신이나 제3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의 기존 채권을 소멸시킨 경우, 민법 제472조 에 의한 변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민법 제472조 는 불필요한 연쇄적 부당이득반환의 법률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변제받을 권한 없는 자에 대한 변제의 경우에도 그로 인하여 채권자가 이익을 받은 한도에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채권자가 이익을 받은’ 경우란 변제수령자가 채권자에게 변제로 받은 급부를 전달한 경우는 물론이고, 변제수령자가 변제로 받은 급부를 가지고 채권자의 자신에 대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거나 채권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를 대신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의 기존 채무를 소멸시키는 등 채권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생긴 경우를 포함하나, 변제수령자가 변제로 받은 급부를 가지고 자신이나 제3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의 기존 채권을 소멸시킨 경우에는 채권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생겼다고 할 수 없으므로 민법 제472조 에 의한 변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동아건설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훈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하나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홍세렬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인이 권한 없이 원고 명의의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금전을 인출하여 이를 원고 명의의 이 사건 MMT 계좌에 입금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변제받을 권한이 없는 소외인에게 이 사건 예금계좌에 예치되어 있던 금전을 지급하였더라도 소외인이 이를 이 사건 MMT 계좌에 입금하여 자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원고가 그 입금액 상당의 새로운 예금반환채권을 취득하는 이익을 얻었으므로, 민법 제472조 에 따라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인출된 금액에 상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은 이로써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민법 제472조 는 불필요한 연쇄적 부당이득반환의 법률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변제받을 권한 없는 자에 대한 변제의 경우에도 그로 인하여 채권자가 이익을 받은 한도에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채권자가 이익을 받은’ 경우란 변제수령자가 채권자에게 변제로 받은 급부를 전달한 경우는 물론이고, 변제수령자가 변제로 받은 급부를 가지고 채권자의 자신에 대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거나 채권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를 대신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의 기존 채무를 소멸시키는 등 채권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생긴 경우를 포함한다고 할 것이나, 변제수령자가 변제로 받은 급부를 가지고 자신이나 제3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권자의 기존 채권을 소멸시킨 경우에는 채권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생겼다고 할 수 없으므로 민법 제472조 에 의한 변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소외인이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권한 없이 인출한 금전을 이 사건 MMT 계좌에 입금함으로써 자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변제하였다 하더라도, 이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MMT 계좌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대신 소외인에 대한 기존 손해배상채권을 상실하였을 뿐 이로써 실질적인 이익을 받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소외인의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민법 제472조 에 의한 변제의 효력이 인정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예금채권이 민법 제472조 에 의한 변제의 효력으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민법 제472조 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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