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결요지
판시사항
[1] 배임적 대리행위에 대한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유추적용 여부(적극) 및 상대방의 악의·과실 여부의 판단 기준
[2] 신용협동조합의 상무가 정상이자와는 별도의 고율의 이자를 먼저 지급하고 이른바 부외거래의 수법으로 예탁금을 받아 임의로 유용한 사안에서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를 유추적용하여 예금계약의 성립을 부인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7조 1항 , 제116조 [2] 민법 제107조 1항 , 제116조
원고,상고인
서순택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해택)
피고,피상고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규석)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진의 아닌 의사표시가 대리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그 대리인의 진의가 본인의 이익이나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배임적인 것임을 그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유추해석상 그 대리인의 행위에 대하여 본인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고, 그 상대방이 대리인의 표시의사가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가의 여부는 표의자인 대리인과 상대방 사이에 있었던 의사표시 형성과정과 그 내용 및 그로 인하여 나타나는 효과 등을 객관적인 사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다43826 판결 , 1999. 1. 15. 선고 98다3960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한 사실을 토대로 소외신용협동조합(이하 ' 소외신협'이라 한다)의 상무인 소외 1은 원고에게 정상이자와는 별도의 고율의 이자를 먼저 지급하고 이른바 부외거래의 수법으로 예탁금을 받아 이를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서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소외신협 명의의 각 예금계약 체결의 의사표시는 그 진의가 본인인 소외신협의 이익과 의사에 반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한 배임적인 것이라고 판단하는 한편, 원고가 지역적으로 별다른 연고도 없고 종래 거래한 바도 없는 소규모 금융기관인 소외신협에 여러 차례에 걸쳐 수억 원을 예탁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점, 원고가 각 예탁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중간소개업자들을 통한 자금세탁과정을 거쳐 소외 1로부터 정상이자와는 별도의 고율의 이자를 사전에 송금받은 점, 당시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체제 아래에서의 금융구조조정 이후 저금리시대에 접어든 시점으로서 당시 제도금융권 내에서 20∼30%대의 이자를 주고 예금을 유치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점, 소외신협의 상무인 소외 1이 실질적 경영자라고 하더라도 통상의 예금자라면 소외신협의 자금으로 고액의 사채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소외 1의 정당한 권한 범위 내에 포함될 것이라거나 경영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금융기관이 정상이자보다도 훨씬 높은 사채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는 쉽게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로서는 적어도 소외 1의 진의가 소외신협의 이익이나 의사에 반하여 배임적인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와 소외신협 사이의 예금계약은 적법하게 성립하지 아니하였고, 따라서 원고와 소외신협 사이에 유효한 예금계약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비진의의사표시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