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유죄 부분) 원심의 형량(징역 5년, 몰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무죄 부분) 피고인의 행위는 민법 제126조 표현대리의 전형으로, 피고인의 거래상대방인 (주)F, (주)H, J(이하 ‘F 등’이라고만 한다)이 피고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피해자인 (주)D는 F 등에 대하여 피고인의 대리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대리권을 남용하였다는 이유로 법률상 무효임을 주장할 수 없다.
원심은 F 등이 피고인의 대리권 유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중과실이 있고 피고인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F 등에게 피고인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지와 피고인이 날인한 사용인감의 진정성 여부를 확인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 거래관행을 지극히 무시하는 판단이고 거래의 안정성에 반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F 등이 표현대리 성립 여부에 대하여 다툴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고 F 등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 당시의 모든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몇몇 단편적인 사정만을 근거로 피고인과 F 등의 거래는 법률상 무효이고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 단
가.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주)D(이하 ‘D’라고만 한다)의 재무부서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권한 없이 피해자 회사 명의로 허위 납품계약을 체결하지 않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 임무에 위배하여 채무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원심판결 범죄사실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