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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4. 17. 선고 2008노4518 판결
[의료기기법위반·상표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외 3인

항 소 인

피고인 1외 2인 및 검사

검사

김봉현

변 호 인

변호사 김중식외 5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2를 징역 2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47일을 피고인 2에 대한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별지 압수목록(2) 기재 각 압수물(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8압제4598호) 중 증 제15 내지 32, 36호를 피고인 2로부터 몰수한다.

피고인 1, 4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3, 4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이 판결선고 전의 당심 구금일수 중 111일을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양형부당)

이 사건과 관련하여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피고인의 건강, 환경 기타 제반 정상에 비추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2(대법원판결의 피고인 1)(양형부당)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이득은 트럼프카드 1타당 3만 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에 불과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상표권의 침해의 피해가 크지 않은 점,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환경 기타 제반 정상에 비추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피고인 4(대법원판결의 피고인 2)(법리오해 및 양형부당)

(1) 법리오해

상표권자의 상표는 그대로 둔 채 트럼프의 뒷면에 적외선 카메라로 식별가능한 특수염료를 입힌 피고인의 행위는, 상표법 제66조 의 ‘타인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사용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상표권자의 등록상표에 아무런 변경을 가하지 않고 제품에 다른 어떤 상표도 표시하지 아니한 채 상표권자의 카드를 다시 판매한 것일 뿐이므로 상표법 위반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상표권자와 소비자가 가짜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상표법의 보호법익에 비추어 보아도 그렇다.

(2) 양형부당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동기, 소규모로 카드를 제작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실제 취득한 이익이 소액인 점,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환경 기타 제반 정상에 비추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라. 검사(양형부당)

피고인들은 사기도박에 이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트럼프카드를 제작·판매하고, 이 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특수 렌즈를 수입·판매한 것으로 사안이 중대하고, 이로 인해 피고인들이 취득한 이익도 매우 큰 점, 피고인 2는 도박 범죄 전력이 3회, 피고인 3은 도박 범죄 전력이 2회 있고, 피고인 4는 집행유예기간 중임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크고, 그럼에도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2, 3, 4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상표법위반의 점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피고인 4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본다.

(1)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는 행위를 상표권자의 허락없이 제3자가 하였다면 당연히 상표권 침해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상표법이 제66조 에서 침해로 보는 행위를 규정한 것은 원칙적 침해행위인 상표권의 전용권적인 효력이 미치는 범위 즉, 지정상품에 관하여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침해행위에 해당하는 범위를 확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4는 상표권자의 상표가 찍힌 정품 트럼프를 구입한 후 그 트럼프의 뒷면에 색약보정용 콘텍트렌즈를 착용하면 식별할 수 있는 특수 염료로 무늬와 숫자를 인쇄하여 공소외 1에게 판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타인의 상표를 동일상품에 그대로 두고 사용한 경우 상표권자의 상표가 상표로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일반 수요자는 당해 상표를 보고 출처 및 품질에 관한 오인·혼동이 생길 가능성이 많고 따라서 이는 위법한 상표의 사용행위에 해당하므로 상표권의 침해로 볼 수 있다.

(2)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표권자 등이 국내에서 등록상표가 표시된 상품을 양도한 경우에는 당해 상품에 대한 상표권은 그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서 소진되고, 그로써 상표권의 효력은 당해 상품을 사용, 양도 또는 대여한 행위 등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원래의 상품과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이나 수선을 하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생산행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상표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이나 수선으로서 생산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당해 상품의 객관적인 성질, 이용형태 및 상표법의 규정취지와 상표의 기능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와 같은 상표법위반죄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결국 이 사건 상표법위반죄가 성립하는가는 피고인이 이 사건 진정한 트럼프를 구입한 후 위 트럼프에 특수 염료를 입힌 것을 원래의 진정한 상품과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이나 수선을 한 경우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인바, 이 사건 상표법위반의 점에 관한 해당 산품인 트럼프의 객관적인 성질, 이용형태 및 상표법의 규정취지와 상표의 기능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살피건대, 트럼프는 카드라고도 하는데, 보통 한쪽 면에 스페이드(spade:♠), 하트(heart:♥), 다이아몬드(diamond:◆), 클럽(club:♣)의 4가지 중 한 마크와 숫자 또는 알파벳이 붙어 있고, 다른 한쪽 면은 같은 무늬로 되어 있는 52장의 카드와 1, 2장의 조커(joker, 역시 한쪽 면은 다른 카드와 같은 무늬로 되어 있다)가 1벌로 되어 있고, 이를 이용하여 일정한 규칙에 따라 놀이를 할 수 있는 도구로서, 트럼프의 각 낱장은 그 마크와 숫자 또는 알파벳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그 놀이에서 특정 기능을 하는 것이어서 대부분의 트럼프 놀이에서 참가자는 특정 마크가 붙어 있는 쪽을 자신을 향하게 두어 다른 놀이 참가자들이 자신의 트럼프를 알 수 없도록 한다. 즉, 트럼프는 특정한 마크 등이 찍힌 면을 이용하여 각 트럼프의 낱장을 구분하고, 동일한 무늬가 찍힌 면을 이용하여서는 자신이 가진 트럼프가 어떠한 마크와 숫자 또는 알파벳이 찍혀 있는 것인지를 숨길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것이며, 일반인은 진정하게 성립한 트럼프일 경우 위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신뢰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상표는 어느 특정한 영업주체의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서 그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함으로써 그 상품의 품위 및 성질을 보증하는 작용을 하며, 상표법이 등록상표권에 대하여 상표 사용의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제3자에 의한 지정상품 또는 유사상품에 대하여 동일 또는 유사상표의 사용에 의하여 당해 등록상표가 가지는 출처표시작용 및 품질보증작용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고, 상표법은 이와 같이 상표의 출처식별 및 품질보증의 각 기능을 보호함으로써 당해 상표의 사용에 의하여 축조된 상표권자의 기업신뢰이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유통질서를 유지하며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하여 수요자가 요구하는 일정한 품질의 상품구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95.11.7. 선고 94도328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트럼프의 성질과 기능, 이용형태, 상표법의 규정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진정한 트럼프의 뒷면에 색약보정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식별할 수 있는 특수한 형광물질을 이용하여 아라비아 숫자, 영문, 특수기호 등을 표시한 행위는, 비록 육안으로는 그 표시를 식별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로 인하여 피고인이 특수한 형광물질을 표시한 트럼프는 트럼프가 갖추어야 하는 필수적 기능, 즉, 동일한 무늬가 찍힌 면을 보고서는 그 트럼프가 어떠한 마크와 숫자 또는 알파벳이 찍혀 있는 것인지를 알아낼 수 없는 기능을 상실하여 이 사건 상표권자들이 애초에 생산한 트럼프의 성질과 그 트럼프에 대한 일반인이 예상하는 품질 등과는 전혀 다른 성질과 품질을 가진 상품이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행위는 단순한 가공이나 수리의 범위를 넘어 상품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로 본래의 품질이나 형상에 변경을 가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인 공소외 2, 공소외 3 주식회사는 여전히 위 트럼프에 대하여 상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4의 행위는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판 판단

가. 피고인 1에 대하여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상표권자 중 공소외 2와 합의하고 일간지에 사과문을 게재하였으나, 이 사건 범행은 사기도박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죄질이 나쁘고, 동종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 범행을 총 2년여 동안 장기간에 걸쳐 행한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기타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 1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2에 대하여

피고인 2와 검사의 주장을 함께 본다.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상표권자 중 공소외 2와 합의하고 일간지에 사과문을 게재하였으나, 이 사건 범행은 사기도박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죄질이 나쁘고, 피고인이 동종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3회나 있고, 이 사건 범행을 주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행한 점, 2005.경 공소외 4와 공모하여 공소사실과 같이 트럼프카드를 제조·판매하다가 공소외 4의 범행을 수사기관에 제보하여 처벌받게 한 후 정작 자신은 2007.경과 2008.경에 걸쳐 같은 범행을 계속하여 온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기타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는 반면 피고인 2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 3에 대하여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을 주도적으로 행한 것은 아닌 점, 전과가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인 4

피고인 4와 검사의 주장을 함께 본다.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상표권자 중 공소외 2와 합의하고 일간지에 사과문을 게재하였으나, 이 사건 범행은 사기도박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죄질이 나쁘고, 집행유예기간 중임에도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기타 제반 양형조건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 4와 검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1, 4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3, 4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고,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피고인 2의 항소를 기각하지는 아니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의료기기법 제43조 제1항 , 제24조 제1항 (무허가 의료기기 수입의 점, 징역형 선택), 각 상표법 제93조 , 형법 제30조 (각 상표권 침해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1. 몰수

[별지 압수목록 2 생략]

판사 이응세(재판장) 정현미 조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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