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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7. 6. 13. 선고 2006누28064 판결
[사업시행인가처분일부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원고 조합(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이오영외 1인)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서울특별시서초구청장(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변론종결

2007. 5. 30.

주문

1. 원고 및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원고의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가 2006. 3. 31. 원고에 대하여 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시행인가처분에 부가한 [별지 1] 조건 사항 기재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의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지번 생략) 외 159 필지(이하 ‘이 사건 사업구역’이라 한다) 지상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위하여 단독주택 및 연립주택 소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2001. 8. 30. 피고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조합이다.

나. 서울특별시장은 2005. 11. 3. 서울특별시 고시 제2005-333호로 이 사건 사업구역 일대 40,091㎡를 주택재건축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고시하였다.

다. 원고가 2005. 11. 3. 피고에게 주택재건축사업시행인가신청을 하자, 피고는 2006. 3. 31. 원고에게 이를 인가하면서 인가조건을 부여하였는데, 그 인가조건 중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조건은 [별지 1] 조건 사항 기재와 같다(이하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위 인가조건을 ‘이 사건 인가조건’이라 하되, 인가조건 중 “사업시행자가 새로이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인 소공원1은 주택정비사업시행으로 인하여 용도폐지되는 공원이 없으므로 정비기반시설간 서로 기능이 대체되지 않으므로 무상양도대상이 아닙니다.”라는 부분을 ‘소공원1 관련 인가조건’, 나머지 부분을 ‘어린이공원, 소공원2, 도로 관련 인가조건’이라 한다).

라. 이 사건 사업시행인가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업 위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지번 생략) 외 174필지

(2) 건설 규모: 지하 2층, 지상 8 ~ 15층, 아파트 9개 동 496세대

(3) 대지면적: 30,701.8㎡(도로 6,671㎡, 공원 2,718.2㎡)

(4) 연면적: 91,227.47㎡

(5) 건폐율: 22.51%

(6) 용적률: 204.24%

(7) 사업시행인가조건: 서초구 소속 관련부서 및 외부 유관 부서와 협의한 내용으로, 그 중 이 사건 인가조건은 서초구 건설관리과가 해당부서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7호증,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인가조건은 용도폐지될 사업지 정비기반시설의 무상귀속관계를 안내하는 차원에서 적시한 것이지 새로운 의무나 부담부과가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라 할 수 없다.

나. 판단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인가조건의 내용은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사업시행으로 폐지될 이 사건 사업구역 내 도로 등에 관하여 무상으로 양도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시키고, 이를 유상으로 매수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인가조건은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것이어서 이와 다른 취지의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인가조건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65조 제2항 에 따르면 사업시행으로 용도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사업시행자가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어야 할 것인바, 이 사건 사업으로 용도폐지되는 도로 등 정비기반시설의 평가액은 6,873,690,000원 정도이고, 원고가 설치하여 피고에게 귀속하는 정비기반시설의 평가액은 이를 초과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양도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상양도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이 사건 인가조건을 붙인 것은 위법하다.

설령 위 무상양도 여부가 피고의 재량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새로이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은 무상으로 피고에게 귀속됨에 반하여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부지에 대하여는 원고에게 무조건 매수를 강요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 등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된다.

한편, 원고가 설치하는 어린이공원, 소공원2, 도로의 경우 피고의 주장처럼 이를 피고에게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상향조정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와 같은 경우에도 법 제65조 제2항 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역시 그 가액을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양도가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2) 피고

(가) 원고가 설치하는 소공원1은 공원이어서 용도폐지되는 도로 등을 대체하는 기능을 가지지 못하고, 도로가 설치됨에 따라 생기게 된 자투리땅에 불과하고 경사진 곳이어서 일반공중의 접근이 어려워 공공공지인 정비기반시설로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가 이 사건 인가조건 중 소공원1 관련 인가조건을 붙인 것이므로 이 부분 인가조건은 적법하다.

(나) 원고가 설치하는 어린이공원, 소공원1, 소공원2, 도로에 관하여는, 원고가 위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여 피고에게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피고는 이 사건 사업구역의 용적률을 상향조정하여 주었다(피고는 제1심에서는 소공원1을 제외한 나머지 어린이공원 등에 대하여만 기부채납 주장을 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소공원1도 기부채납되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위 정비기반시설은 피고에게 무상으로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이 무상양도대상이 아니라고 보아, 피고가 이 사건 인가조건 중 어린이공원, 소공원1, 소공원2, 도로 관련 인가조건을 붙인 것이므로 이 부분 인가조건 역시 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2]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가 설치할 정비기반시설

이 사건 사업시행계획에 따르면, 원고는 도로 5곳(면적 합계 3,715㎡), 소공원1(430㎡), 소공원2(788㎡), 어린이공원(1,500.2㎡)를 신설하도록 되어 있는바, 원고의 의뢰에 따라 감정평가법인 2곳에서 실시한 시가감정결과 그 시가평균금액은, 소공원1은 토지 2,635,910,000원, 설치비용 68,500,000원이며, 어린이공원, 소공원2, 도로는 토지 27,832,020,000원, 설치비용 1,205,500,000원이다.

(2)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

이 사건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별지 1] ‘① 지번별 용도폐지면적’란 기재 도로 및 구거가 용도폐지되는바, 원고의 의뢰에 따라 감정평가법인 2곳에서 실시한 시가감정결과 그 시가평균금액은 6,873,690,000원이다.

(3) 사업시행인가 경위

이 사건 사업구역의 용적률은 본래 최고 167.6%였는데, 원고는 위 어린이공원, 소공원2, 도로의 공공시설을 피고에게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204.24%로 상향조정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내지 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법 제65조 제2항 후단의 입법취지

(가) 이 사건과 같이 노후, 불량한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건설하는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입주민들의 생활을 위한 핵심적 기반시설로서 도로, 공원, 녹지,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주택건설사업의 주체가 민간사업자인 경우 사업시행으로 정상 지가상승분을 훨씬 초과하는 개발이익을 얻게 됨이 상례이고, 공공시설의 새로운 수요도 대부분 사업의 시행과 이에 입주할 입주민들 때문에 생긴 것임에도, 국가 등이 일반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를 모두 설치하고 유지, 관리하는 것은 국민의 부담으로 특정 사업주체나 입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또한, 한편으로는 민간사업자가 돈을 들여 공공시설을 설치한다면, 그 유지, 관리 책임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부담하게 하고 그 소유권을 누구에게 귀속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되는데, 국민의 생존 배려가 국가의 중대한 기능으로 등장한 현대복지국가에서는 원칙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이하 ‘국가 등’이라 한다)가 그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민간사업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설치한 공공시설의 소유권을 국가 등에게 넘기는 것에 관하여는 재산권의 침해 등과 관련하여 꾸준히 위헌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나)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법은 그 제60조 에서 공공시설의 설치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 또는 그로 인하여 수익을 얻을 사람인 사업시행자에게 설치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담하게 하는 한편, 법 제65조 제2항 전단에서 새로이 설치되는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게 하였다.

그리고, 민간 사업시행자에 의해 새로 설치된 정비기반시설이 법 제65조 제2항 전단규정에 따라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됨으로 인해 야기되는 사업시행자의 재산상 손실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재산상의 손실을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보전해 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같은 항 후단은, 그 사업시행자가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을 그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와 같은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후단 규정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권과 자치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또한, 법 제65조 제2항 은, 사업지구 안의 공공시설 등의 소유관계를 정함으로써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장래에 향하여 획일적으로 확정할 뿐 아니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 제2항 에서 개발행위에 따른 공공시설의 귀속에 관하여 용도폐지되는 공공시설은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무상으로 양도된다’라고 규정하는 점에 비추어, 사업시행자가 새로 설치할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행정청으로 하여금 용도폐지될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양도 하도록 의무지우는 규정으로서, 행정청의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 법 65조 제2항 후단 규정은 전적으로 사업시행자를 위한 규정이므로 사업시행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할 경우 위 규정을 적용받지 않겠다는 취지라 판단되고 또 그렇게 하더라도 위 규정의 입법취지에도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사업시행자가 위와 같이 용도폐지될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 외에 다른 이득을 취하는 대가로 정비기반시설을 새로이 설치하겠다고 제의하여 행정청이 이를 수용하였고 사업시행자가 취득할 다른 이득이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한 경우, 사업시행자의 위와 같은 제의에는 위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가 포함된 것으로 못 볼 바 아니고, 또 위와 같은 경우에도 위 규정을 적용하여 용도폐지된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양도받게 한다면 사업시행자에게 과다한 수익을 안겨주는 것이 되어 앞서 본 규정의 입법취지에 반하게 되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는 위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보는 것이 위 규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고 사업시행자의 의사에도 합치한다고 할 것이다.

(2) 소공원1 관련 인가조건 부분에 관한 판단

(가) 기능의 대체성을 이유로 원고의 무상양도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는 소공원1과 용도폐지되는 도로 등과의 사이에는 기능의 대체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원고 조합의 무상양도 요구에 응할 수 없어서 이를 거부하는 취지의 이 사건 인가조건을 붙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우선 판단하기로 한다.

살피건대, 앞서 살펴 본 법 65조 제2항 후단규정의 입법취지와 함께 법 제65조 제2항 등 관계 규정 어디에도 위와 같은 기능대체성을 무상양도 제한의 근거로 삼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양 정비기반시설 사이에 기능대체성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양 정비기반시설 사이의 기능대체성이 없어 원고의 무상양도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가 무상양도 거부의 근거로 삼고 있는 서울특별시 도로관리실무지침이나 건설교통부장관의 2004. 8. 27.자 질의회신은, 강행규정인 법 제65조 제2항 후단에 모두 배치되는 것으로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 소공원1의 위치 및 형태 등을 이유로 원고의 무상양도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의 주장과 같이 소공원1이 공중의 접근이 곤란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법 제65조 제2항 등 관계 규정 어디에도 정비기반시설의 위치 및 형태 등을 이유로 무상양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고, 피고 스스로도 위와 같이 소공원1을 설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사업시행계획에 대하여 인가를 하여 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공원1의 위치 및 형태 등의 문제 역시 원고의 무상양도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다) 기부채납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무상양도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소공원1은 용적률을 상향조정하는 조건으로 기부채납된 것이 아니므로, 기부채납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따라서 이 사건 인가조건 중 소공원1 관련 인가조건 부분은 위법하고,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어린이공원, 소공원2, 도로 부분 관련 인가조건 부분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위 어린이공원, 소공원2, 도로를 설치하여 피고에게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상향조정받았고, 그 용적률의 상향조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얻게 될 이득이 위 시설의 설치비용 상당액에 달함은 경험칙상 인정된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 시설에 한하여 법 제65조 제2항 후단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취지의 인가조건을 붙인 것은 적법하고, 위 인가조건이 위 규정에 위반되거나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인가조건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종수 이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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