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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3. 13. 선고 91다38754 판결
[손해배상(자)][공1992.5.1.(919),1302]
판시사항

승용차 운전사가 시속 40km로 운행하던 중 오토바이 운전사가 시속 54km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오는 것을 30-40m 전방에서 발견하였다면 사고방지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사고를 면할 수 없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승용차 운전사가 왼쪽으로 구부러진 편도 1차선의 내리막길 국도를 시속 40km로 운행하던 중 반대차선에서 오토바이 운전사가 시속 54km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오는 것을 30-40m 전방에서 발견하였다면 위 승용차가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는 거리와 오토바이가 그 동안 진행할 거리를 참작할 때, 두 차량은 승용차 운전사가 위 오토바이의 중앙선 침범을 발견한 때로부터 불과 1초 남짓의 순식간에 충돌하게 되리라는 것은 계산상 명백하므로, 승용차 운전사로서는 사고방지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설사 승용차 운전사가 그러한 조치를 취하였다 할지라도 사고를 면할 수는 없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8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금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는 1989.10.24. 17:30.경 승용차를 운전하고 시속 40km로 김제시에서 전주시를 향하여 가던 중 이 사건 사고 장소에 이르른 사실, 그 곳은 황색 실선의 중앙선이 설치된 편도 1차선 국도로서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고, 피고 쪽에서 보아 왼쪽으로 구부러진 내리막길이며 오른쪽에는 폭 1.6m의 갓길이 있는 한편 시야가 양호한데, 피고는 사고 당시 약 3년 동안 이 길로 출퇴근을 하여 왔기 때문에 이러한 도로상태를 잘 알고 있었던 사실, 그런데 마침 소외 1이 88씨씨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반대차선을 따라 오다가 오른쪽으로 구부러진 도로를 미처 따라 돌지 못하고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을 약 30-40m 전방에서 발견한 사실, 이러한 경우 피고로서는 위 오토바이의 동태를 잘 살피면서 자동차를 길 오른쪽에 최대한 붙여 감속하거나 정지시키는 등 사고의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는데도, 위 오토바이가 제 차선에 돌아갈 것이라고 믿고 그대로 진행한 탓으로 그 앞바퀴 부분을 승용차의 왼쪽 전조등 부분으로 치어 위 소외 1을 치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위와 같은 피고의 과실로 발생하였다 하여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다.

2. 요컨대 원심의 판단은, 피고가 위 오토바이의 중앙선 침범을 30-40m 전방에서 미리 발견하였으므로, 그 판시와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갑 제8호증의 7, 8(각 교통사고보고), 10, 19(각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사고지점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로서 당시 건조한 상태였고, 소외 망인은 구부러진 도로를 돌아오면서 정차조치를 취한 바 없이 주행 속도 그대로 중앙선을 침범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역시 원심이 채택한 갑 제9호증의 2 (교통사고원인분석소견서)의 기재와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으로 당시 위 오토바이의 시속이 54km인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승용차가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는 거리와 위 오토바이가 그 동안 진행할 거리를 참작할 때, 두 차량은 피고가 위 오토바이의 중앙선 침범을 발견한 때로부터 불과 1초 남짓의 순식간에 충돌하게 되리라는 것은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로서는 원심판시와 같은 사고방지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설사 피고가 그러한 조치를 취하였다 할지라도 이 사건 사고를 면할 수는 없었다고 하겠다 .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러한 점들을 더 살펴서 피고의 과실 유무를 가렸어야 했는데도, 이를 게을리 한 채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으므로,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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