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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2021.10.5. 선고 2020구합5984 판결
도시계획시설(공원)사업(삼매봉공원외5개소)실시계획작성처분취소
사건

2020구합5984 도시계획시설(공원)사업(삼매봉공원 외 5개소) 실시계획 작성 처분취소

원고

A 외 24명

피고

서귀포시장

판결선고

2021. 10. 5.

주문

1. 피고가 2020. 6. 24. 원고들에 대하여 한 도시계획시설(공원)사업(삼매봉공원 외 5개소) 실시계획 작성·고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들은 주문 기재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의 대상지 중 중문공원(이하 '이 사건 공원'이라 한다) 조성사업 부지 내에 있는 토지 소유자들이다.

○ 건설부장관은 1986. 5. 22. 건설부고시 제220호로 서귀포시 중문동, 서홍동, 강정동, 시흥리, 오조리 일대 95.426㎢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변경)·고시하였다.

○ 이 사건 공원의 설치계획과 관련하여,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010. 3. 8. 제주특별자치도고시 제2010-25호로 지적오차를 정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결정(변경)·고시하였고, 피고는 2015. 6. 26. 서귀포시고시 제2015-97호로 도시관리계획(도시공원 조성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하였다.

○ 피고는 2020. 6. 24.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 제88조 제1항, 제91조에 따라 자신을 사업시행자로 하는 이 사건 공원을 포함한 6개 공원의 조성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이하 '이 사건 실시계획'이라 한다)을 작성하고, 서귀포시고시 제2020-144호로 고시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 원고들의 각 소유 토지는 모두 이 사건 처분에서 수용 또는 사용할 토지로 지정, 고시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다.

가. 이 사건 실시계획은 구조계산서와 시방서 등과 같은 설계도면이나, 구체적인 자금계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업의 착수일과 준공일이 누락되어 있는 등 국토계획법 및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조례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처분 이전에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표조사, 농지법에 따른 농지전용을 위한 허가와 농지보전부담금 납부절차,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지 않는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다. 피고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권고한 기간까지 매수보상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도시계획시설지정 후 약 34년이 경과하도록 공원 조성을 위한 집행행위로 나아 간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원고들로서는 2020. 7. 1.에는 도시계획시설결정이 해제된다고 신뢰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제가 적용되기 단 일주일 전에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실권 또는 실효의 법리)에 위반된다.

또한, 이 사건 공원의 설치가 예정된 서귀포시 중문동에는 공원녹지에 해당하는 중문관광단지가 위치해 있어 추가적인 공원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실제로도 피고는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 없음에도 단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제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3. 관계 법령 및 관련법리

관계 법령의 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다.

환경영향평가법 제1조, 제3조, 제6조, 제14조, 제16조, 제28조 등의 규정 취지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여야 할 사업이 환경을 해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시행되도록 함으로써 당해 사업과 관련된 환경공익을 보호하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사업으로 인하여 직접적이고 중대한 환경피해를 입으리라고 예상되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안의 주민들이 전과 비교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환경침해를 받지 아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개별적 이익까지도 보호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할 대상사업에 대하여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승인 등의 처분이 이루어진다면, 사전에 환경영향평가를 함에 있어 평가 대상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하여 환경부장관과의 협의내용을 사업계획에 미리 반영시키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바, 이렇게 되면 환경파괴를 미연에 방지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조성하기 위하여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둔 입법 취지를 달성할 수 없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안의 주민들의 직접적이고 개별적인 이익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게 되므로, 이러한 행정처분의 하자는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고 객관적으로도 명백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이와 같은 행정처분은 당연무효이다(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5두14363 판결).

4. 판단

가. 환경영향평가법 제43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59조, 제61조, [별표4] 제1항 가.의 4)에 따르면, 국토계획법 제6조 제1호에서 정한 도시지역의 경우 사업계획 면적이 60,000㎡(녹지지역의 경우 10,000㎡) 이상인 사업으로서 국토계획법 제2조 제4호 다목에 따른 기반시설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계획에 따라 시행하는 사업의 경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에 해당하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협의 요청은 해당 사업에 대한 승인 또는 결정 전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공원부지는 도시지역으로 사업계획 면적이 67,990㎡이므로(다툼없는 사실), 이 사업은 위 법령에서 정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처분 시까지 이 사건 공원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실은 피고도 자인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실시계획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누락한 하자가 존재하고, 이러한 하자는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고 객관적으로도 명백한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당연무효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환경영향평가법은 2011. 7. 21. 제정되었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그로부터도 한참 후에 환경영향평가법에 편입된 제도인 반면, 이 사건 공원은 환경영향평가법이 제정되기 전인 1986. 5월 이미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상태였고, 피고는 당초 결정된 사업범위 내에서 이 사건 실시계획을 작성, 고시하였으므로 이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토계획법환경영향평가법은 그 목적과 취지가 상이하고 양 법률의 관계가 특별법과 일반법의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각 법률이 모두 적용되는 경우 각 법률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모두 준수해야 하는 점, 환경영향평가법환경영향평가법 시행 이전에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사업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환경영향평가법 제4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의2에 의하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이 환경부장관과 협의를 거쳤더라도 지연 중인 상태로 5년이 경과하면 다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법령의 취지상 환경영향평가법 시행 이전에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도시계획시설 결정'은 국토계획법 제43조에 의한 것이고 이 사건 처분은 국토계획법 제88조에 의한 것으로,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할 시점으로 규정한 것은 "사업의 허가·인가·승인·면허·결정 또는 지정 등의 전(前)"인바 국토계획법 제88조에 의한 실시계획 작성 및 인가 전이 바로 여기에 해당함이 분명하고, 현행 법령에 의하더라도 국토계획법 제43조에 의한 도시계획시설 결정1) 전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것은 아닌 점(즉 도시계획시설 결정 자체는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이 아니므로 "도시계획시설 결정 당시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었으니 실시계획 작성도 그 대상이 아니다"라는 논리는 근거가 없다)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그렇다면 피고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실시계획을 작성·고시함으로써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2)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현룡

판사 조정익

판사 김연준

주석

1) 도시계획시설 결정 시점에는 그 결정에 의한 사업을 시행할 자가 아직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환경영향평가법 제43조에 의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주체(사업자)가 아예 없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의 위법사유(하자)는 중대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취소사유를 넘는 당연무효사유에 해당하는데, 원고들이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고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므로, 법원으로서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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