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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등법원 2017. 2. 8. 선고 2016나22326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피고, 피항소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창공 담당변호사 도정환)

변론종결

2017. 1. 11.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1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4. 24.부터 2017. 2.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부담하고, 50%는 피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 중 돈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2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종중(이하 ‘위 종중’이라 한다. 대표자는 소외 2이다) 소유인 2필지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들’이라 한다) 중 김천시 (주소 1 생략) 전 504㎡에 관하여는 종중원인 소외 2, 소외 3, 소외 4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고, (주소 2 생략) 대 454㎡에 관하여는 위 종중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다만, 종중 대표자로 소외 2, 소외 5 2사람이 기재되어 있다)가 마쳐져 있다.

나. 피고들 부부는 2015. 2. 1. 위 종중과 사이에, 피고들이 위 종중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들을 대금 10억 3,000만 원[계약금 1억 1,000만 원, 잔금 9억 2,000만 원(지급일 2015. 3. 9.)]에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갑 제5, 8호증, 이하 ‘1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위 종중에 계약금 1억 1,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다. 피고 1(남편)은 1차계약 체결 직후인 2015. 2. 15.경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상태가 되었고, 대구가정법원 김천지원은 2016. 2. 4. 피고 1에 대하여 성년후견을 개시하여 아들인 소외 1(대판: 소외인)을 그 성년후견인으로 선임하였다( 2015느단500호 , 을 제13호증).

라. 피고 1이 의식불명 상태가 되어 1차계약을 이행하기 어렵게 되자, 피고 2(처)는 2015. 3.경 1차계약을 중개한 소외 6(실제 업무의 대부분은 중개보조인인 소외 7이 처리하였다)와 함께 피고들 대신 이 사건 토지들을 매수할 사람을 찾기 시작하여, 소외 8의 소개로 이를 매수하기로 한 원고들 부부에게 1차계약의 매수인 지위를 양도하기로 하였다.

마. 원고들 부부는 2015. 3. 17. 피고들 부부(다만, 피고 1이 참석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 2와 아들인 소외 1이 피고 1을 대리하였다)와 사이에, 원고들이 피고들로부터 1차계약의 매수인 지위를 양도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갑 제2호증, 이하 ‘2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 2에게 계약금 1억 1,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2차계약은, 원고들이 지급해야 할 매매대금 10억 3,000만 원 중 계약금 1억 1,000만 원(지급일 2015. 3. 17.)은 피고들에게 지급하고, 중도금 5억 원(지급일 2015. 3. 17.)과 잔금 4억 2,000만 원(지급일 2015. 4. 17.)은 위 종중에게 지급하되, 양도인(피고들)이 계약을 위반한 경우에는 양수인(원고들)에게 계약금의 배액을 지급하고, 양수인(원고들)이 계약을 위반할 경우에는 양도인(피고들)에게 지급한 계약금을 포기한다고 정해져 있다.

바. 원고들은 2015. 4. 6. 피고들에게, ‘2차계약 체결시에 토지소유자를 직접 만나 종중 대표자 및 등기명의 관계를 확인한 뒤 중도금을 지급하려고 5억 원을 준비하여 갔으나 토지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아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개인에게 요청한 토지소유자의 인적사항과 토지등기부등본을 받지도 못하였으므로, 피고들의 귀책사유로 인해 2차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갑 제4호증)을 보냈다.

사. 위 종중은 2015. 4. 16. 위 등기명의자인 소외 2, 소외 5, 소외 3, 소외 4의 명의로 원고들에게, ‘1차계약 후 매수인의 사정에 의하여 2차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위 종종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요청한 중도금 5억 원의 지급이 지체되고 있으니 즉시 위 중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갑 제13호증의 1)을 보냈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2015. 4. 20. 위 소외 2 등에게, ‘2차계약 체결시에 토지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아 계약이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고 피고들을 상대로 2차계약의 해제를 주장하고 있으니, 원고들과 위 종중 사이에는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어 중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갑 제14호증)을 보내고, 같은 날 피고들을 상대로 2차계약의 해제와 계약금 배액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8, 13, 14호증(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1호증, 제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계약해제로 인한 원상회복 및 위약금청구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1차계약의 매도인인 위 종중으로부터 매수인지위 양도에 관한 승낙을 받는 것은 물론, 원고들에게 위 종중의 총회결의와 대표자 진위 여부 및 명의신탁관계 등을 확인시켜 줄 의무가 있다. 그러나 피고들은 2차계약 체결 당시 위 종중의 대표자들을 참석시키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2015. 4. 6. 이후 피고들에게 위와 같은 피고들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2차계약의 해제통지를 하였다. 따라서 2차계약은 해제되었고, 피고들은 2차계약의 위약금 규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계약금의 배액인 2억 2,000만 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 및 인수인의 3면 합의에 의하여 계약당사자 중 일방이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제3자에게 이전하여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제3자가 그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3면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관계 당사자 중 2인이 합의하고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고,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 내지 승낙이 반드시 명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하여서도 가능하다(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5221, 4523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2차계약은 1차계약의 매수인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1차계약의 매수인 지위를 이전해 줄 의무만 부담하는데,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갑 제2, 4, 11, 14, 16호증의 각 기재와 영상만으로는, 피고들이 위 종중의 승낙 내지 소유권이전등기의무 이행 등의 특별한 의무까지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위 종중의 승낙은 계약인수의 유효요건에 해당하므로, 위 승낙이 없을 경우 계약인수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것에 그칠 뿐이다).

3. 계약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

가. 무권대리행위로 인한 계약무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1(남편)은 1차계약 체결 직후인 2015. 2. 15.경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고, 처인 피고 2와 아들인 소외 1이 피고 1을 대리하여 2015. 3. 17. 원고들과 사이에 2차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피고 1에 대하여 2016. 2. 4. 성년후견인(소외 1)이 선임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2나 소외 1은 의사무능력자로서 대리권을 수여할 수 없는 피고 1을 대리하여 2차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무권대리인에 의하여 체결된 2차계약 중 피고 1에 대한 부분은 무효이고( 민법 제130조 ), 당사자들이 위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피고 2 부분에 대한 2차계약만이라도 체결하였을 것이라고 볼 사정도 없으므로, 2차계약은 전부 무효라고 할 것이다( 민법 제137조 ).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위와 같은 계약무효에 따른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원고들에게 기수령 계약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추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들이 2차계약 당시에 이미 피고 1의 의사무능력과 피고 2 등의 무권대리행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2차계약을 철회할 수 없고, 피고 1의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된 소외 1이 2016. 3. 15.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위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하였으므로 2차계약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2차계약 당시에 위와 같은 무권대리행위를 알지 못하였고, 성년후견인의 추인이 있기 전에 원고들이 무권대리인에 의한 2차계약을 이미 철회하였으므로 성년후견인은 이를 추인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의 추인이 있을 때까지 상대방은 본인이나 그 대리인에 대하여 이를 철회할 수 있고( 민법 제134조 본문), 다만, 상대방이 계약 당시에 제한능력자임을 알았을 경우에는 이를 철회할 수 없다( 민법 제134조 단서). 상대방이 철회를 하면 무권대리행위는 확정적으로 무효로 되므로, 그 후에는 본인이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할 수 없다.

(2) 원고들이 2015. 9. 17. 제1심의 제4차 변론기일에서의 진술과 2015. 10. 14.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송달일 2015. 10. 15.) 위와 같은 무권대리행위를 이유로 한 2차계약의 철회를 주장한 사실, 피고 1의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된 소외 1이 2016. 3. 15.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송달일 2016. 3. 16.) 위와 같은 무권대리행위를 추인한다고 주장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무권대리행위에 대한 추인이 있기 전에 위 무권대리행위에 의한 2차계약을 철회하였으므로, 피고 1의 성년후견인은 이를 추인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피고들은, 원고들이 2차계약 당시에 이미 피고 1의 의사무능력과 피고 2 등의 무권대리행위를 알고 있었으므로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갑 제16호증, 을 제6호증의 각 일부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7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 2와 소외 1 및 중개보조인 소외 7이 2차계약 당시에 원고들에게, ‘피고 1의 건강 문제로 1차계약의 매수인 지위를 원고들에게 양도하게 되었다. 피고 1은 현재 거동이 불편하여 병원에 있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당시 피고 2 등이 원고들에게 ‘피고 1이 의사무능력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까지 알려 주었다는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을 제12호증의 일부 기재는 당사자나 마찬가지인 소외 1의 일방적인 진술을 기재한 서면으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갑 제2, 4, 11, 13, 16호증의 각 기재, 영상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일부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7의 증언만으로는 위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2차계약에 관계된 일체의 서류에 피고 1의 건강이나 의식상태에 관한 기재가 전혀 없다.

② 피고들도 이 사건에서 처음 제출한 2015. 5. 25.자 답변서에서 ‘피고 1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거동불능의 상황에 이르렀다’고만 주장하였을 뿐, 피고 1의 의식상태에 관한 주장을 하지 않았다.

③ 원고들은 2015. 9. 17. 제1심의 제4차 변론기일에서 증인 소외 7로부터 ‘피고 1이 1차계약을 체결한 후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렀다’는 취지의 증언을 듣자, 곧바로 피고 1의 의사무능력과 피고 2 등의 무권대리행위를 이유로 한 2차계약의 철회를 주장하였다.

다. 피고들의 신의성실원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들이 2차계약 당시 ‘피고 1의 의사무능력상태로 인하여 피고 2 등에 의하여 대리된다’는 사정을 알고서 2차계약을 체결하여 놓고도 이제 와서 무권대리를 이유로 한 계약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2차계약 당시 피고 1의 의사무능력 상태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들의 위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위와 같이 원고들의 무권대리로 인한 무효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나머지 주장들(계약인수 철회, 기망 또는 착오로 인한 취소, 사정변경으로 인한 해제)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계약무효에 따른 부당이득의 반환으로 위 계약금 상당액 1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행최고일인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5. 4. 24.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7. 2. 8.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개정되어 2015. 10. 1. 시행된 것)’ 및 그 부칙 제1조, 제2조 제2항에서 정한 연 15%(제1심 변론종결일이 2015. 10. 1. 이후이다)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 중 위 인정된 돈의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 부분을 취소하고 당심에서 인정된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성철(재판장) 김태현 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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