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H(이하 ‘피해자’라고만 한다)을 기망하지 않았고 기망의 의사도 없었다.

즉 피고인이 먼저 나서서 피해자에게 사격표지판 인쇄물량을 수주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돈을 교부받은 것이 아니라, F의 소개로 피해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F이 사격표지판 이야기를 하면서 피고인의 인맥을 활용해서 사업하여 보라고 제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등에게 ‘인쇄에 관하여 잘 모르지만 알아보겠다’고 하였던 것이고, 피해자로부터 교부받은 2,000만 원은 선수금이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의 영업비용을 지불하지 않거나 계약을 위반하여 피고인이 투입한 사업비용에 관하여 손해를 보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그 손해배상을 담보하기 위한 금원이었음에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그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격표지판 등 인쇄물량을 수주할 능력도 없었고, 인쇄물량을 수주해 오지 못할 경우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한 달 안에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원심법정에서 "피해자는 피고인과는 전혀 모르던 사이인데, 피고인과 F이 아무런 연락없이 자신의 인쇄사무소에 찾아왔고, 피고인이 처음 만날 때부터 휴대전화에 있는 고급 장교들 연락처를 보여주었고 그들을 통해 사격표지판 등 인쇄물량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약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