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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2008. 2. 12. 선고 2006가단191914 판결
[손해배상(기)] 항소[각공2008상,547]
판시사항

학도의용군을 현역복무자로 간주하는 내용의 구 병역법 시행 전에 학도의용군 복무자가 다시 현역으로 복무한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학도의용군을 현역복무자로 간주하는 내용의 구 병역법(1962. 10. 1. 법률 제116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시행 전에 학도의용군 복무자가 다시 현역으로 복무한 경우, 징집대상자나 군복무자 가운데 학도의용군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복무연한과 대비하여 징집을 면제하거나 만기 전에 전역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법령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에게 학도의용군 복무자의 이중복무 위험을 배제하여야 하는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한 사례.

참조조문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 구 병역법(1962. 10. 1. 법률 제116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부칙(1957. 8. 15.) 제57조, 제62조 제1항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태환)

피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08. 1. 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청구원인

가. 원고는 1950. 7. 16. 무렵 학도의용군으로 입대하여 미군 2사단 포병부대와 6사단 2연대 등에서 복무하다가 1953. 7. 27. 무렵에 귀향조치되었음에도 1955년 무렵 피고로부터 징집영장을 받고 학도의용군 참전사실을 들어 징집 면제를 요청하였다.

나.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학도의용군은 군번이 없고 정식 군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고, 원고는 1955. 4. 14. 다시 육군에 입대하여 복무하다가 1956. 4. 30. 의병제대하였다.

다. 원고는 2004. 4. 무렵 피고 산하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원고가 위와 같이 학도의용군으로 복무한 사실을 공식 확인받았다.

라. 이에 원고는 그 무렵 부산지방병무청과 육군본부에 위와 같은 군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기타 배상을 해 달라는 요지의 청원 등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 국토를 방위하기 위하여 학교에 재적중인 자로서 지원에 의하여 군에 복무하여 전투에 참가한 학도의용군은 현역에 복무한 자로 간주되어야 하고, 징집과 병적관리의 주체인 피고는 학도의용군에 대한 사항을 조사하여 기록할 의무가 있고, 징집대상자나 군복무자 가운데 학도의용군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복무연한과 대비하여 징집을 면제하거나 만기 전에 전역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당시 시행되던 병역법에 의한 법정 복무기간을 초과하여 복무한 기간 동안 학업이나 직업을 계속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당하여 입은 손해에 대하여 위자료의 지급을 청구한다.

2. 병역법의 내용

가. 구 병역법(1957. 8. 15. 법률 제444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에는 학도의용군을 현역에 복무한 자로 간주하는 규정이 없었다.

부칙 제57조 : 본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

부칙 제62조 제1항 : 단기 4283년 6월 25일 북한괴뢰집단의 침투를 방위하기 위하여 당시 학교에 재적중인 자로서 지원에 의하여 군에 복무하여 전투에 참가한 자(학도의용군이라 약칭한다)는 본법에 의한 현역에 복무한 자로 간주하여 제1예비역에 편입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에 따른다 하더라도 원고가 1956. 4. 30. 의병제대할 당시에 시행중이던 구 병역법에는 학도의용군을 현역에 복무한 자로 간주하는 규정이 없었고, 피고에 대하여 원고의 주장과 같은 작위의무를 인정할 만한 다른 법령상의 근거는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 산하 국방부가 징집대상자나 군복무자 가운데 학도의용군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복무연한과 대비하여 징집을 면제하거나 만기 전에 전역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형식적 의미의 법령이 존재하지 아니하였음은 명백하다.

나. 대한민국의 소극적 불법행위책임 여부

(1)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데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초법규적, 일차적으로 그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하고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가 있을 것이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국가나 공무원이 관련 법령대로만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그와 같은 국가나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8520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피고가 병적관리의 주체로서 학도의용군에 대한 사항을 조사하여 기록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에게 직접적·구체적 배상의무가 발생한다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하였다가 귀향조치를 받은 원고에게 발생한 이중복무위험의 배제에 초법규적, 일차적으로 나서지 아니하면 원고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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