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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남부지원 1999. 11. 18.자 99카합2759 결정 : 확정
[분회장직무정지가처분][하집1999-2, 218]
판시사항

[1] 사업장에 설치된 산업별 노동조합 분회가 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이기는 하지만 독자적인 규약을 가지고 독립한 활동을 하는 사회적 조직체인 비법인사단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당사자능력을 인정하고, 그 분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분회의 기관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당사자능력을 부인한 사례

[2] 노동조합의 대의원 회의 결의로 분회장 입후보자에게 일정액의 기탁금을 요구한 것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2조 에 위배되는지 여부(한정 소극)

[3] 사업장에 설치된 산업별 노동조합 분회가 대의원 회의의 결의로 분회장 입후보자에게 금 50만 원의 기탁금을 요구한 것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2조 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1] 사업장에 설치된 산업별 노동조합 분회가 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이기는 하지만 독자적인 규약을 가지고 독립한 활동을 하는 사회적 조직체인 비법인사단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당사자능력을 인정하고, 그 분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분회의 기관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당사자능력을 부인한 사례.

[2]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 그 내부 운영에 있어서 조합 규약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되므로,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규약 등은 조합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강행법규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는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국가법질서 내에서 법적 효력을 가진다 할 것이고, 노동조합이 대의원 회의의 결의로 분회장으로 입후보하려는 자에게 일정액의 기탁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당해 노동조합의 실정에 비추어 합리적인 근거가 있고 상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서 소수 조합원의 권리를 해할 우려가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다면, 노동조합이 자주적인 판단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조합원들의 피선거권의 평등에 대한 현저한 침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결의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2조 에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3] 사업장에 설치된 산업별 노동조합 분회가 대의원 회의의 결의로 분회장 입후보자에게 금 50만 원의 기탁금을 요구한 것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2조 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신청인

김인곤

피신청인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 아영산업 분회

주문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피신청인이 1999. 7. 24. 실시한 분회장 보궐선거의 효력을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정지한다라는 재판.

이유

1.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신청이 김익래 개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는 주장

피신청인은 먼저, 피신청인은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분회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1999. 7. 24. 실시된 선거에서 당선되어, 조합규약 제10조, 제32조 제1항 제3호, 조합 분회운영규정 제28조 제2항에 의해 분회장으로 인준된 자에 불과할 뿐이고 선거의 합법성 여부 등에 관한 문제는 조합 고유의 업무로서 김익래 개인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아니하므로 김익래 개인을 상대로 한 이 사건 신청은 당사자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부적법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신청취지 및 신청이유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신청은 김익래 개인을 상대로 그 직무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영산업분회(분회장 김익래)를 상대로 분회장 보궐선거의 효력을 다투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피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아영산업분회는 당사자 능력이 없으므로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을 피신청인으로 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

피신청인은 이 사건 신청대상은 선거 진행상의 후보등록에 관한 문제이고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인데 선거관리규정 제30조에 규정한 선거관련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기간인 3일 이내에 이의신청이 없어 위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재 해산하여 존재하지 않고, 분회 선거과정상의 문제나 분회장 인준과 관련한 권한은 조합에만 있으므로 조합의 하부조직에 불과한 피신청인을 상대로 한 이 사건 신청은 당사자 능력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부적법한 것이라는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므로 먼저 아영산업분회에 당사자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어떤 조직의 하부조직이라고 하더라도 그 하부조직이 독자적인 규약을 가지고 독립한 활동을 하는 사회적 조직체로 인정되는 한 비법인사단으로서 당사자 능력이 인정된다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단체교섭의 주체는 조합이기는 하지만 신청외 아영산업은 독립한 사업장이고 피신청인인 아영산업분회는 아영산업 소속 조합원 약 22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합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수임 범위 내에서 아영산업 사업자와 노사협의를 하며(분회운영규정 제30조, 제30조의1) 조합의 단체협약의 이행 및 관철을 위한 사업 등을 행하는 사실(위 규정 제5조), 분회에는 의사 결정기관으로서 분회 소속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는 총회 및 대의원회의, 상무집행위원회 등의 기관이 설치되어 있는 사실(위 규정 제13조 내지 제25조), 업무집행기관으로서는 분회장 등 임원을 두고 있는 사실(위 규정 제25조 내지 제28조)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분회 독자적으로 실시되고 단지 조합의 인준을 얻었을 뿐인 분회장 보궐선거의 효력을 다투는 이 사건에 있어서 아영산업분회는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의 하부조직이기는 하지만 독자적인 규약을 가지고 독립한 활동을 하는 사회적 조직체인 비법인사단으로서 당사자 능력이 인정된다 할 것이고, 아영산업분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아영산업분회의 하나의 기관에 지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조합 선거관리규정 제1조, 제7조, 제8조 제2항, 제9조,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37683 판결 참조), 피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기초 사실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피신청인은 1993. 11. 29. 기업별 노동조합인 아영산업노동조합을 해산하고 같은 날 산업별 노동조합인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위 조합규약 제10조에 의하여 아영산업 소속 조합원 220여 명으로 조직된 비법인 사단이고, 신청인은 1993. 1. 1.부터 위 아영산업노동조합원 또는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 아영산업분회(이하 ‘분회’라 한다) 소속 조합원인 자이다.

나. 이 사건 분회장 보궐선거 경과는 다음과 같다.

(1) 1999. 7. 9. 전임 분회장이 사퇴함에 따라 분회는 긴급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하여 분회장 보결 선거를 위한 분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라 한다)를 구성하고, (2) 7. 12. 선관위가 기탁금제하에서 분회장 선거를 실시한다고 공고하자, (3) 같은 날 신청인이 기탁금제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2조 위반이라며 선관위에 폐지를 요구하였고, (4) 이에 분회는 7. 14.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하여 이 문제를 논의한 후 기탁금제를 계속 실시하되 분회 귀속 기준 득표율을 총투표자의 30% 이하로 상향조정하고 위 기탁금을 선거관리 경비 등으로 사용하기로 결의하였으며, (5) 7. 18. 신청인이 기탁금 납부없이 후보자 신청서만을 제출하자 선관위가 기탁금을 마감일까지 납부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신청인이 이를 거부하였고, (6) 7. 19. 선관위는 이를 이유로 신청인의 후보신청서를 반려하였으며, (7) 이에 따라 7. 24. 신청인이 입후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시된 분회장 선거에서 김익래가 당선되어 1999. 8. 1. 조합으로부터 분회장 인준을 받았다.

다. 그런데 분회는 1998. 6. 10. 선관위 결의를 통해 1998. 6. 14.부터 사업자의 개입으로 인한 어용 분회장 선출 방지, 후보난립에 따른 과열 혼탁과 향우회 등 단체의 선거 개입에 따른 조합 내의 분파 방지를 목적으로 분회장 선거 입후보자들에 대하여 5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하여 총투표자의 20% 이하를 득표한 후보들의 기탁금은 조합발전기금 명목으로 분회에 귀속토록 하는 내용의 기탁금제도를 신설하기로 하고, 1998. 6. 25. 기탁금제 하에 최초의 분회장 선거를 실시하였는데 이때 신청인도 50만 원의 기탁금(당시 월 조합비는 1인당 13,000원이었다)을 납부하고 분회장 선거에 입후보하였다가 기탁금을 분회에 귀속당한 사실이 있다.

라. 한편,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위원장 선거시 조합원추천제와 함께 위원장 후보등록자들로 하여금 20만 원씩을 기탁케 하여 전액을 조합에 귀속토록 하고 있으며, 동화통운노동조합은 20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받아 이를 당선자에게만 반환하고 낙선자들의 기탁금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기금으로 사용하고 잔액은 복지기금으로 조합에 귀속시키고 있다.

3. 피보전권리의 존부

신청인은 이 사건 신청원인으로서,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 위원장 선거나 전국민주택시 노동조합연합 위원장 선거 등 어느 선거에서도 기탁금이라는 명목으로 피선거권을 제한하지 않고 있는데 유독 피신청인만이 대의원회의에서 의결되었다는 이유로 분회장선거 출마자들에게 기탁금으로 월 급여의 절반에 달하는 50만 원을 기탁하여야만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2조 가 정한 노동조합 조합원의 균등하게 노동조합의 모든 문제에 참여할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기탁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청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피신청인의 1999. 7. 24.자 분회장 보궐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 그 내부 운영에 있어서 조합규약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되므로,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규약 등은 조합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강행법규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는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국가법질서 내에서 법적 효력을 가진다 할 것이고(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43567 판결 참조), 노동조합이 대의원 회의의 결의로 분회장으로 입후보하려는 자에게 일정액의 기탁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당해 노동조합의 실정에 비추어 합리적인 근거가 있고 상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서 소수 조합원의 권리를 해할 우려가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다면, 노동조합이 자주적인 판단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조합원들의 피선거권의 평등에 대한 현저한 침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결의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2조 에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봄이 상당할 것인바(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14413 판결 참조), 신청인이 1999. 7. 24. 실시한 분회장 보궐선거에 후보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선관위로부터 기탁금 50만 원을 기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선거권을 인정받지 못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위에서 본, 기탁금이 조합원들의 월 급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98년 당시 월 납입 조합비가 13,000원인 점에 비추어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금액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점, 기탁금제도는 후보난립으로 인한 선거과열과 혼탁을 막고 진정하게 조합원의 이익을 위할 대표자를 선출하려는 목적에서 대의원대회의 결의를 거쳐 마련된 사실, 조합에 귀속되는 기탁금은 선거비용과 선관위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되는 점, 신청인도 1998. 6. 25.에 실시된 분회장선거에서 기탁금을 납부하고 피선거권을 얻어 출마하였다가 득표율이 20%에 못 미쳐 기탁금을 귀속 당한 사실이 있는 점, 다른 일부 단위노조들에서도 후보난립 방지 등을 위하여 조합원추천제 및 기탁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기탁금제도가 조합원들의 피선거권의 평등에 대한 현저한 침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기각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안영률(재판장) 노혁준 김유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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