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목으로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 갑 방송사가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호로 뮤지컬 공연을 개최하려는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호 사용 등 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을 회사가 갑 방송사의 동의 없이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사용한 제호로 공연을 개최하려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목으로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 갑 방송사가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호로 뮤지컬 공연을 개최하려는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호 사용 등 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별이 빛나는 밤에”는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갑 방송사의 방송프로그램 제작·방송업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기에 이르러 갑 방송사의 라디오 음악방송프로그램 제작·방송업을 표시하는 표지에 해당하고, 현재에도 갑 방송사의 영업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을 회사가 제호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공연을 개최할 경우 일반 수요자들이 을 회사의 영업을 갑 방송사의 영업으로 오인하거나 을 회사와 갑 방송사 사이에 자본, 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을 우려가 있으므로, 을 회사가 갑 방송사의 동의 없이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사용한 제호로 공연을 개최하려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채권자
주식회사 문화방송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인형 외 2인)
채무자
주식회사 팍스컬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암 담당변호사 이태헌)
주문
1. 채무자는 별지 목록 제1항 공연의 제호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무자는 별지 목록 제1항 공연에 관하여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표시하여 신문, 방송, 잡지, 포스터, 현수막, 전단, 팸플릿, 인터넷을 통한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채무자가 이 사건 결정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2일이 경과한 이후에도 제1, 2항 기재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그 위반행위 1일당(위반행위의 횟수는 불문한다) 10,000,000원씩을 지급하라.
4. 제1 내지 3항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위한 담보로 200,000,000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5.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6. 소송비용 중 1/4은 채권자가, 나머지는 채무자가 각 부담한다.
1. 채무자는 별지 목록 기재 공연의 제호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채무자는 별지 목록 기재 공연에 관하여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표시하여 신문, 방송, 잡지, 포스터, 현수막, 전단, 팸플릿, 인터넷을 통한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채무자가 제1, 2항을 위반하는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그 위반한 1일당(위반행위의 횟수는 불문한다) 30,000,000원씩을 지급하라.
이유
1. 신청이유의 요지
“별이 빛나는 밤에”는 채권자의 영업을 표시하는 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다. 그럼에도 채무자가 채권자의 동의 없이 ‘별이 빛나는 밤에’란 문구를 사용한 제호로 별지 목록 기재 각 공연(이하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공연을 ‘채무자 공연’이라 한다)을 개최하려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나)목 , (다)목 , (차)목 에서 각 정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에 기한 신청에 관한 판단
가. “별이 빛나는 밤에”가 채권자의 영업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는지에 관한 판단
1) 방송프로그램의 제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창작물로서의 명칭 또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것에 그치고 그 자체가 바로 상품이나 영업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송프로그램은 그 제작·방송 등의 영업에 이용되는 저작물인바, 제목이 사용된 방송프로그램의 방송 기간과 횟수, 시청자의 범위 및 규모, 광고·홍보의 정도, 제목의 실제 사용 태양 등 구체적·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방송프로그램의 제목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방송프로그램 제작·방송 등의 영업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기에 이르렀다면, 방송프로그램의 제목은 단순히 창작물의 내용을 표시하는 명칭에 머무르지 않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에서 정하는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한 표지’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 ,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13507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을 보건대,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별이 빛나는 밤에”는 그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채권자의 방송프로그램 제작·방송업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되기에 이르러 채권자의 라디오 음악방송프로그램 제작·방송업을 표시하는 표지에 해당하고, 현재에도 채권자의 영업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보인다.
① 채권자는 1969. 3. 17.부터 현재까지 47년간 매일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목으로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이하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이라고 한다)을 방송하고 있는바, 그 방송기간 및 횟수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②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방송되어 온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으로,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6 등 유명인들이 진행을 맡아 오고 있고, 특히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소외 3이 진행할 당시 20%의 높은 수준의 청취율을 유지하였다.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설문조사의 ‘우리나라 라디오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란 질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③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은 1980~1990년대의 대중문화와 결부되어, 다수의 언론에서 복고 문화의 상징성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등장, 인용되고 있는데, 2015. 11. 6.부터 2016. 1. 16.까지 tvN 방송사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1988” 드라마에서도 1988년 당시 주인공들이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거나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이 주최하는 콘서트에 가는 내용들이 등장하였다. 위 드라마는 역대 케이블TV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으며, 그 과정에서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언급도 상당수 이루어졌다.
나. 유사성 및 혼동 가능성에 관한 판단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에서 정하는 ‘영업표지의 유사’ 여부는 동종 영업에 사용되는 두 개의 영업표지를 외관, 호칭, 관념 등의 점에서 전체적·객관적·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구체적인 거래실정상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영업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는지에 의하여 판별되어야 한다. 또한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는 영업표지 자체가 동일하다고 오인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지를 사용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당해 영업표지의 주체와 동일·유사한 표지의 사용자 사이에 자본, 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게 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그리고 그와 같이 타인의 영업표지와 혼동을 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영업표지의 주지성, 식별력의 정도, 표지의 유사 정도, 영업 실태, 고객층의 중복 등으로 인한 경업·경합관계의 존부 그리고 모방자의 악의(사용의도)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9822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을 보건대,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채무자가 제호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채무자 공연을 개최할 경우, 일반 수요자들이 채무자의 영업을 채권자의 영업으로 오인하거나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에 자본, 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을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
① 채무자가 채무자 공연에 관하여 사용하는 제호인 “별이 빛나는 밤에”는 채권자의 라디오 음악방송프로그램 제작·방송업에 관한 영업표지인 “별이 빛나는 밤에”와 완전히 동일하다.
② 채권자는 채권자 방송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별밤 잼콘서트”,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 등 “별이 빛나는 밤에” 표지를 직접 사용한 공연을 계속적으로 다수 주최하여 왔고, “환상의 커플”, “선덕 여왕” 등 채권자가 방송한 프로그램을 동명의 뮤지컬로 제작하여 공연하기도 하였다.
③ 채무자 공연은 가수들의 가창으로 구성되는 뮤지컬로, 대중가수들이 출연하고 채무자 공연에서 공연되는 음악들은 80~90년대에 유행하던 유행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을 들으며 격려를 얻던 주인공이 대학가요제에 도전하게 되면서 생기는 일화들이다. 채무자 공연의 공연기획안에는 “소외 3 형,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그 수많은 라디오 프로그램 중 7080의 문화의 주축이 되어 그 명맥을 지금도 굳건히 이어가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 등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채무자 공연의 포스터에는 “8090 아날로그 로망스 라디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으며, 채무자가 블로그에 게시한 채무자 공연 홍보자료에는 대형 라디오 사진과 “소외 3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④ 채무자가 먼저 채권자에게 채무자 공연의 공동 주최를 요청하였고, 채무자 공연의 주최자가 채권자라는 내용의 블로그 홍보를 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도 ‘별이 빛나는 밤에’가 통상 채권자 방송프로그램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된다는 점을 알고 이를 채무자 공연에 이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3.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
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가 채권자의 동의 없이 ‘별이 빛나는 밤에’란 문구를 사용한 제호로 채무자 공연을 개최하려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에 해당하므로, 채권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 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 공연의 제호에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행위의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를 가지고 있다[채권자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에 기한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 , (차)목 에 기한 각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살펴보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호에 관하여 공연기획업, 뮤지컬제작업 등을 지정서비스업으로 하여 서비스표를 출원 등록하여 상표법에 의한 보호를 받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제1항 에 의하여 동법 제4조 제1항 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무자가 2013. 8. 2. “별이 빛나는 밤에”를 상표로 등록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상표권의 등록이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시킬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상표권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그 상표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가사 권리 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상표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등 참조), 위 2.항에서 살펴 본 사정들 및 이 사건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채권자는 “별이 빛나는 밤에”를 이미 1998. 1. 19. 상표로 등록하였던 점, 채무자는 위 상표의 존속기간이 만료되자 완전히 동일한 이름의 상표를 지정서비스업을 공연기획업, 뮤지컬제작업 등으로 하여 자신의 명의로 등록한 점, 채무자가 상표를 등록할 당시 “별이 빛나는 밤에”는 이미 채권자의 영업표지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던 점, 채무자가 상표를 등록하기 전에 채권자는 이미 “환상의 커플”, “선덕 여왕” 등 채권자가 방송한 프로그램을 동명의 뮤지컬로 제작하여 공연을 해왔던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채무자의 위 상표 등록출원은 그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가 적용되지 않는다.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나아가 채무자가 “별이 빛나는 밤에”가 채권자의 영업표지가 아니라고 다투면서 이를 채무자 공연의 제호로 사용하고 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점, 채무자 공연은 2016. 5. 7.부터 2016. 5. 15.까지 실시될 예정이므로, 채권자가 본안소송을 제기할 경우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채무자의 공연이 종료될 것이 명백한 점, 채무자의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채권자의 신용, 이미지 내지 명성의 하락 등의 피해는 추후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점, 채무자의 부정경쟁행위에 대하여 채권자가 사후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손해액의 입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채무자에 대한 효과적인 피해 구제를 위해서는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이는 점 등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주문 제1, 2항 기재 가처분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과 간접강제로써 주문 제1, 2항 기재 가처분을 강제할 필요성도 소명된다(다만 간접강제 금액은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위반행위 1일당 10,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한편 채권자는 채무자 공연 이외에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공연에 대하여도 제호사용금지 및 광고금지를 구하고 있으나,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공연은 집행이 가능할 정도로 그 범위와 내용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록상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가 채무자 공연 외에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공연을 하거나 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채권자의 이 부분 신청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별 지]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