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서울행정법원 2019.5.3.선고 2018구합50802 판결
국가지정문화재현상변경허가취소
사건

2018구합50802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취소

원고

별지1 원고들 목록 기재와 같다.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자연

담당변호사 최재형, 배영근

변호사 신지형, 박지혜

피고

문화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주교

피고보조참가인

강원도 양양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김현희, 최석규

변론종결

2019. 4. 5.

판결선고

2019. 5. 3.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원고 A, B, C, D, 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2. 원고 A, B, C, D, E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11. 24. 양양군수에 대하여 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강원도 양양군수(이하 '양양군수'라고만 한다)는 2011. 3.경과 2012. 2.경 환경부장관에게 설악산국립공원에 삭도 1개를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된 설악산국립공원계획 변경신청 (1, 2차)을 하였으나 2012. 7. 2. 및 2013. 10. 8. 거부처분을 받았다. 양양군수는 남설악지역 중 삭도설치가 가능한 16개 노선을 대상으로 환경보호가치 및 지역과의 상생 실현 여부 등을 기준으로 재검토하여 3개의 대안노선을 선정하고, 환경성·기술 시공성·경제성 검토를 거쳐 오색리 466번지에서 끝청 하단까지 3.5km 구간1)에 삭도(케 이블카, 이하 '이 사건 삭도'라 한다)를 설치하기로 결정한 다음, 2015. 4. 29. 환경부장관에게 설악산국립공원계획변경안(3차)을 제출하였다. 양양군수는 당시 구 자연공원법 시행령(2018. 3. 13. 대통령령 제286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조에 따라 시행한 자연환경영향검토서를 첨부하였다.

나. 위 3차 변경안에 관하여 제113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2015. 8. 28. 아래 고시 기재와 같이 7가지의 조건을 붙여 이를 가결하였고, 환경부장관은 2015. 9. 14.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설악산국립공원계획 변경고시(환경부고시 제2015-180호)를 하였다.2)

4. 공원시설계획

가. 총괄

교통 운수시설 중 식도 : 1개에서 2개로 1개 신설

나. 금회 변경되는 공원시설 개요

교통 운수시설(삭도) : 1개 노선에서 2개 노선으로 변경

(1) 설악동 삭도(기정) 설악동 소공원 권금성 1.2km

(2) 설악산 오색삭도(변경) 오색리 466번지 끝청 하단 3.5m (신설)

<공원계획 변경 조건>

탐방로 회피대책 강화방안 강구

산양 문제 추가조사 및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수립

시설 안전대책 보완[지주 사이 거리, 풍속 영향, 지주마다 풍속계 설치(낙뢰, 돌풍 대

비)]

- 사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객관적 위원회 구성)

참가인 공원관리청 간 삭도 공동관리

운영수익의 15% 또는 매출액의 5% 상당 설악산 환경보전기금 조성

상부정류장 주변 식물보호대책 추진

다. 양양군수는 환경영향평가법 제22조 제1항 제7호,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 [별표 3] 제7호에 따라 이 사건 삭도의 설치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였고, 2016년 7월경 그 환경영향평가서가 작성되어 원주지방환 경청에 제출되었다.

라. 양양군수는 2016. 7. 20. 피고에게 천연기념물 제171호인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내에 이 사건 삭도를 설치하기 위하여 구 문화재보호법(2017. 11. 28. 법률 제150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5조 제1항에 따른 문화재현상변경 허가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6. 12, 30. 양양군수에게 '동물, 식물, 지질, 경관 등 분야별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지조사 및 각종 자료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한 결과, 이 사건 삭도공사 및 운행 등으로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됨을 사유로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제12차 회의(2016. 12. 28.) 시 이 사건 삭도 설치 현상변경안이 부결되었음'을 근거로 위 신청이 구 문화재보호법 제36조의 허가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아 양양군수에게 불허가 통지를 하였다(이하 '1차 처분'이라 한다). 위 심의 부결 사유의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동물분야 : 이 사건 삭도 건설을 위한 발파 또는 헬리콥터 운항 등에 따른 소음.진동

이 산양을 비롯한 야생동물의 서식환경 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동 지

역에 대한 지난 1년 간의 산양 실태조사 결과 산양 서식 개체수가 많고 서식지 적합

성이 높아 서식환경 및 번식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행동반경이 좁은 산양의

특성상 개체군 고립화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됨.

② 식물분야 : 천연보호구역 내에 외래종(식물 및 병원균)의 침입 가능성이 중대할 것으

로 예상됨.

③ 지질분야 : 이 사건 삭도 설치예정지역은 융기와 침식 등 지구진화단계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증거들이 잘 보존되고 있고, 특히 상부정류장 설치 예정지역은 끝청에서

이어지는 암괴원이 발달하고 있어 정류장 설치로 상당부분 훼손이 우려됨.

④ 경관분야 : 이 사건 삭도를 설치할 경우 조망되는 주요 탐방로 및 도로를 4개 구간

으로 구분하여 경관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전반적으로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특히 탐방객 이용밀도가 높고 경관 및 생태적으로 중요한 <대

청봉-중청봉 구간>에서 조망되는 이 사건 삭도 5~6번 지주 및 상부정류장은 중첩되

는 산능선 및 식생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상당히 훼손할 것으로 예상됨.

마. 양양군수는 2017. 3. 3. 피고의 1차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하였고, 중 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7. 6. 15. '정부의 9개 부처가 모여 논의한 국립공원위원회에서는 이 사건 사업이 사업구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사후관리방 안의 수립 등을 조건으로 설악산국립공원계획 변경안(3차)을 승인한 점, 구 문화재보호 법에 따른 '문화재 보존·관리 · 활용 5개년 기본계획(2012~2016)'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책목표 및 개선과제에서는 문화재의 활용 활성화와 문화향유권의 신장을 적극 강조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와 달리 문화재에 대한 보존 및 관리의 측면에만 치중하여 그 활용의 측면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점,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상충하는 상황에서 문화재위원회의 의결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되지 않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1차 처분은 재량권의 행사를 그르친 부당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인용재결(이하 '이 사건 재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위 재결에서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한 설악산천연보호구역의 훼손가능성이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근기로 제시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① 동물분야 : 이 사건 삭도의 지주 수는 6개, 평균높이는 40m이며 지주간 평균거리는

약 552m이므로 산양의 이동 회피에 큰 장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공사시 가설방

음판넬 설치무진동공법, 소음저감장치 등의 저감방안이 마련되어 있는 점, 문화재청

장은 2015. 8. 26. 토왕성폭포 전망대 및 탐방로에 대한 현상변경허가를 할 때에는

산양의 최대서식지가 외설악의 저항력계곡, 내설악의 흑선동계곡 및 장수대지구 일원

이라고 밝혔음에도 이 사건에서는 이와 달리 오색지역이 산양의 주서식지라고 하고

있는데 이는 이전의 다른 연구자료나 종전 주장과 불일치하며, 설악산은 전반적으로

산양의 서식지 적합성이 높고 서식밀도가 높지 않아 이동과 회피를 통해서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

건 사업으로 인해 산양 등 야생동물의 서식환경 및 번식활동에 회복불가능한 영향을

초래한다거나 고립화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움.

② 식물분야 : 이 사건 삭도는 평균 40m 이상의 높이에서 곤돌라를 타고 상부정류장에

진입한 후 지면으로부터 2m가 이격되고 다시 1.2m 높이의 난간으로 이루어진 탐방

로를 이용하여 경관 등을 감상하는 구조로서 관람객들이 지면을 밟거나 산책로 밖으

로 이동할 수 없는 폐쇄시설이고, 진입구 등에 에어브러쉬 및 흡입식 진동매트 등을

설치하는 방안이 마련되어 있어 매년 3백만 명이 넘는 등산객들이 위 문화재 구역의

노면을 직접 밟으면서 설악산을 오르는 기존의 탐방형태보다 외래종 식물이나 병원

균 유입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없음.

③ 지질분야 : 끝청봉에서 상부정류장까지는 약 529m, 상부정류장 산책로까지는 약

297m가 이격되어 있고, 각종 지질문헌과 보고서 등에서 들고 있는 암괴원 및 암괴류

의 사례에 이 사건 사업구간은 포함되지 않으며, 끝청 부분에 소규모 암괴원이 발달

했으나 그 희소성이 작고 특이성도 낮으며, 상부정류장 부근에 분포하는 큰 규모의

노두들을 암괴원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이 사건 사업구간에 지구진화단계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증거들이 보존되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함.

④ 경관분야 : 경관은 정량화하거나 객관화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고 이 사건 사업구간

은 설악산 내 문화재로 지정된 명승 10여 곳에는 포함되지 않은 점, 이 사건 삭도

관련 시설물의 면적이 크지는 않고 양양군수는 남설악지역에서 삭도설치가 가능한

16개의 가능노선을 검토한 후 환경보호가치 등을 평가하여 3개의 대안노선을 선정하

였고, 선정된 3개의 대안노선에 대하여 다시 환경성 등의 평가를 거쳐 이 사건 사업

구간을 최종 선정하였으며, 케이블카가 설치 운영되고 있음에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 및 세계 7대 자연경관 지역으로 선정된 경관 명소들이 많은

국가에서 발견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문화재의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단정

할 수 없음.

바. 피고는 다시 심사를 거쳐 2017, 11. 24. 양양군수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내 이 사건 삭도 설치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를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피고보조참가인의 본안 전 항변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으나,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당해 처분의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단계적인 관련 처분들의 근거 법규(이하 '관련 법규'라 한다)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 · 직접적·구체적 이익을 말하고, 공익보호의 결과로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일반적 · 간접적 · 추상적 이익과 같이 사실적 ·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또한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법률상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근거 법규가 다른 법규를 인용함으로 인하여 근거 법규가 된 경우까지를 포함한다) 및 관련 법규의 명문 규정에 의하여 보호받는 법률상 이익은 물론,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서 명시적으로 보호되지는 아니하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의 합리적 해석상 그 법규에서 행정청을 제약하는 이유가 순수한 공익의 보호만이 아닌 개별적, 직접적 · 구체적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되는 경우의 그 이익까지를 말한다.

2) 문화재향유권에 기초한 법률상 이익의 인정 가부

구 문화재보호법 제35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같은 법 제36조에 의하면 문화재청장은 그 허가신청 대상 행위가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문화재의 역사문화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며, 문화재기본계획과 같은 법 제7조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에 들어맞는 경우에만 이를 허가하여야 하는바, 위 입법 목적이나 취지는 지역 주민이나 국민 일반의 문화재 향유에 대한 이익을 공익으로서 보호함에 있는 것이지, 특정 개인의 문화재 향유에 대한 이익을 직접적·구체적으로 보호함에 있는 것으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구 문화재보호법에 의하여 원고들의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환경권에 기초한 법률상 이익의 인정 가부

가) 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 의하여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치도록 한 경우 그 취지는, 처분에 따른 사업으로 인하여 직접적이고 중대한 환경피해를 입으리라고 예상되는 환경영향평가 등의 대상지역 안 주민들이 전과 비교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환경침해를 받지 아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개별적 이익까지도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민들이 당해 처분과 관련하여 갖고 있는 위와 같은 환경상의 이익은 주민 개개인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보호되는 직접적·구체적 이익으로서 그들에 대하여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으로 인하여 환경상의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되어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또한 환경영향평가 등의 대상지역 내에 포함될 개연성이 충분한 주민들 역시 환경상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두14001 판결 참조), 한편,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밖의 주민이라 할지라도 그 처분 전과 비교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환경피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으로 인하여 환경상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우려가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 참조).

나) 이 사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법 제22조 제1항 제7호,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 [별표 3] 제7호가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으로 정하고 있는 '길이가 2킬로미터 이상인 사도(공중에 설치한 와이어로프에 궤도차량을 매달아 운행하여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것)의 건설사업'에 해당한다.

다) 원고 A, B, C, D이 양양군에 거주하는 주민들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으로 환경오염 발생의 우려가 있는 환경영향평가 등의 대상지역 내에 포함되어 있거나, 포함될 개연성이 충분하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환경상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된다.

라) 갑 제7, 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E은 양양군에 거주하는 주민은 아니나, 1992년부터 현재까지 '설악산의 자연경관 보전' 및 '산 양 등 설악산에 사는 동·식물의 보호'를 삶의 목표이자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삼고 그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내의 주민들에 비견할 정도로 자신의 일상을 설악산 방문 및 보호활동에 사용하여 온 사정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설악산 자연경관 및 동·식물의 보호를 통하여 특별한 정신적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얻어왔을 것으로 보이는 위 원고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환경상 이익에 대한 침해를 입을 우려가 입증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그러나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양양군에 거주하는 주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처분 전과 비교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환경피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 자로서 환경상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 원고들은 자연공원법 제23조 제2항 제4호가 일반인의 이용에 현저한 지장을 주지 아니할 때에만 행위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근거로 들어 위 원고들에게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 규정은 공원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 공중의 공익을 보호하려는 것일 뿐, 특정 개인의 개별적 · 직접적·구체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규정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4) 소결론

원고 A, B, C, D, E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나,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원고 F의 경우 행정소송법상 당사자능력이 있는 비법인사단 등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설령 위 원고가 비법인사단으로서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에 필요한 총회 등의 절차를 거쳤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기도 하다(위임인 명단 날인난의 인영을 보더라도 위 원고의 대표자의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A, B, C, D, E(이하 '원고들'이라 한다)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재결 후 문화재위원회가 충실한 검토를 거쳐 문화재현상변경안을 재차 부결하였음에도 문화재위원회의 의결을 따르지 않고 추가적인 연구나 조사도 없이 만연히 이 사건 재결에 따라 이 사건 처분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한 것으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3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재량행위에 해당하는 행정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기속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와는 달리 행정청의 재량에 기초한 공익 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이 독자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고 해당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 · 평등의 원칙 위배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하며(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대하여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사람이 증명책임을 진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누861 판결 등 참조).

환경에 영향을 주는 사업의 허가 요건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공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정청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고, 그 적합 여부 결정과 관련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할 때에는,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 주민들의 생활환경 등 구체적 지역 상황, 상반되는 이익을 가진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권익 균형과 환경권의 보호에 관한 각종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같이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상반되는 이익이나 가치를 대비해 볼 때 형평이나 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폭넓게 존중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사항은 적합 여부 결정에 관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하여 판단할 때에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7두46783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제1, 2, 3, 6, 을나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업을 조건부 허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에 있어서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형평이나 비례의 원칙 등에 뚜렷하게 배치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음이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가) 원고들은 이 사건 삭도로 인하여 산양의 주 서식지가 훼손되고 개체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2016. 12. 발간된 문화재청의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산양 실태조사'를 들고 있다. 그런데 G 박사와 H 교수가 작성한 자문의견서, '설악 산국립공원 삭도 시범사업 민간전문위원회 종합검토보고서(2015. 8. 28.)' 등은 이 사건 삭도로 인하여 산양의 성장과 번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다는 내용이다.

나) 원고들은 천연보호구역 내에 외래종(식물 및 병원균)의 침입 가능성이 중대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I 교수가 작성한 자문의견서는 이 사건 처분에 부가된 조건으로 외래종 유입 차단방안이 적정하게 수립되었다고 보고 있다.

다) 원고들은 이 사건 삭도 설치예정지역은 지구진화 단계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증거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상부정류장 예정지역에는 암괴원이 발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삭도 설치예정지역이 설악산 국립공원 내에서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거나, 암괴원이 발달된 지역에 해당함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J학회지 제51권 제1호', '설악산세계지질공원인증을 위한 기초학술조사 보고서' 등은 설악산의 암괴원 또는 지질학 명소로 이 사건 삭도 설치예정지역을 거론하고 있지 않으며, K 박사가 작성한 자문의견서 또한 원고들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다.

라) 원고들은 이 사건 삭도로 인하여 자연경관이 훼손된다고 주장하나, 양양군수가 2016. 12.경 작성한 '경관영향검토서'에 의하면 경관변화에 의한 조망적 충격도는 심리적으로 비교적 적게 느껴질 것으로 보이고, 기존에 훼손되어 있는 탐방로 노선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관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마) 원고들은 이 사건 삭도 설치예정지역이 카테고리 Ia인 생물권보전 핵심지역에 해당하여 이 사건 삭도와 같은 시설물을 설치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삭도 설치예정지역이 카테고리 la 지정을 받았다거나, 카테고리 La 지역에서는 삭도의 설치가 절대적으로 금지된다는 사정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바) 피고는 2017. 8. 24., 2017. 9. 14., 2017. 9, 21. 3차례 '설악산 이 사건 삭도 설치 현상변경 관련 검토위원회' 회의를 거치면서 이 사건 재결의 기속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유가 있다면 재차 거부처분을 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다른 부결사유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였으나, 이를 찾기 어렵게 되자 문화재 현상변경을 허가하되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관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였고, 2017. 11. 7. '이 사건 삭도 설치 및 운행으로 인한 문화재 저감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한 후 부관을 붙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사) 이 사건 삭도의 설치는 노약자·장애인 등의 이용약자들에게도 설악산국립 공원에 대한 접근, 향유의 기회를 확대시키는 공익증진효과가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이 증진되는 공익과 환경파괴로 인하여 침해되는 공익 및 사익의 적정한 이익형량을 위해서는 이 사건 삭도가 환경에 미칠 영향의 내용과 정도가 신중히 예측되고 비교되어야한다. 피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삭도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거나 그 정도가 수인한도를 초과한다는 점이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변경고시된 설악산국립공원계획에 따라 충분한 검토를 거치고 이 사건 삭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관을 붙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아) 피고가 이 사건 재결 이후 추가로 환경영향에 관한 조사나 분석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이 사건 재결 이후에 문화재위원회가 다시 한 부결 결의를 따르지 아니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 A, B, C, D, 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부분은 부적법하여 모두 각하하고, 원고 A, B, C, D, E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성용

판사이학승

판사권주연

주석

1) 별지2 도면 '3차(오색-끝청하단) 표시 구간으로 이하 '이 사건 삭도 설치예정지역'이라 한다.

2) 위 고시에 의한 설악산국립공원계획변경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서울행정법원 2015구합13079호로 제기되어 2019. 1. 31. 일

부 원고들의 소각하 및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기각 판결이 선고되었고, 현재 서울고등법원 2019-37501호로 항소심 계속 중

이다.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