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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9. 8. 선고 98두9653 판결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공1998.10.1.(67),2441]
판시사항

[2] 구 도로교통법시행령 제53조의 법적 성질(효력 규정) 및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2항을 위반한 방법에 의한 통지의 효력(무효)

[3] 운전면허취소처분의 공고가 부적법하여 효력이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1997. 12. 6. 내무부령 제7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의 무효 여부에 관하여 보면, 구 도로교통법(1997. 8. 30. 법률 제5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8조 제1항은 지방경찰청장이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 11가지의 열거된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인 기준을 내무부령에 위임하였고, 그에 따라 위 시행규칙이 위임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인 운전면허의 취소·정지 처리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비록 구 도로교통법 자체에서 구체적인 취소기준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시행규칙에 이를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모법에 근거가 없다거나 위임의 한계를 넘는 과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구 도로교통법시행령(1997. 12. 6. 대통령령 제155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이 정하는 통지나 그에 대한 예외로서 제2항이 정하는 공고는 운전면허의 취소나 정지처분의 효력발생요건임이 명백하므로, 면허관청이 운전면허를 취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에 따른 적법한 통지나 공고가 없으면 그 효력을 발생할 수 없으며, 나아가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1997. 12. 6. 내무부령 제7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2항에 위반되는 방법에 의한 통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

[3] 운전면허취소처분의 공고가 부적법하여 효력이 없다고 본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근명)

피고,피상고인

충청북도지방경찰청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는 1980.경 제1종 보통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운전을 유일한 생업수단으로 삼아 생활하여 온 자로서, 개인택시면허 발급대상자는 아니나 신청자격은 있는 상태인데, 1995. 11.경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1997. 2.경 피고로부터 같은 달 26.부터 같은 해 6. 5.까지 100일간 위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 그런데 원고가 운전면허 효력정지기간 중인 같은 해 3. 20. 01:40경 청주시 흥덕구 사직1동 동양생명 앞 노상에서 소외 주식회사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다가 적발되자, 피고는 같은 해 5. 15. 구 도로교통법(1997. 8. 30. 법률 제54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8조 제1항 제11호, 같은법시행규칙(1997. 12. 6. 내무부령 제7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3조 제1항 [별표 16]에 의거하여 원고의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같은 달 26. 원고의 주소지인 청주시 상당구 수동으로 이를 통지한 사실, 그러나 원고에 대한 위 운전면허 취소통지서가 수취인불명으로 반송되자 피고는 원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청주 동부경찰서 게시판에 같은 해 6. 4.부터 10일간 원고에 대한 운전면허 취소사실을 공고하고 그 통지에 갈음한 사실 등을 인정한 후,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은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별표 16]의 운전면허 취소 기준 규정은 모법인 도로교통법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무효의 규정이므로 위와 같이 무효인 규정에 기초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통지를 받은 바 없으며 이 사건 처분이 법령에 근거한 것이라 하더라도 원고는 운전면허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 효력정지 기간 중에 있을 뿐이고, 개인택시 면허 신청권자로서 경미한 교통사고 외에는 그 동안 특별한 교통사고를 일으킨 바 없으며 최근에 도로교통법위반자 등에 대한 정부의 대사면 조치가 있었고 운전이 원고의 유일한 생업수단인 점 등을 참작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그 범위를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들에 대하여, 구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 제11호는 도로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하는 명령이나 처분을 위반한 때에는 내무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 안에서 그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별표 16]의 2 취소처분 개별기준은 위 법률의 위임에 따라 그 위임의 범위 내에서 운전면허의 취소·정지 처리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들에 근거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법령에 근거가 없거나 무효인 규정에 근거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구 도로교통법 제53조는 운전면허관청이 운전면허를 취소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에게 통지하여야 하되 주소의 변경 등으로 통지를 할 수 없을 때에는 면허증에 기재된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 게시판에 10일간 공고함으로써 통지에 갈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 사건 처분 후 원고의 주소지인 청주시 상당구 수동으로 운전면허취소통지서를 송부하였다가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불능되자 원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서인 청주 동부경찰서 게시판에 운전면허 취소사실을 공고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통지에 갈음하였으므로 운전면허 취소 통지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이유가 없으며, 다음으로 위 시행규칙 [별표 16]의 운전면허 행정처분 기준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법원이나 국민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고, 운전면허의 취소 여부는 행정청의 재량행위라고 할 것이나, 그 재량권은 도로교통법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의 실현과 운전면허의 취소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손실을 비교·교량하여 행사하여야 한다 할 것이고, 오늘날 자동차가 대중적인 교통수단이고 그에 따라 대량으로 자동차운전면허가 발급되고 있는 상황이나 교통사고의 증가 및 그 결과의 참혹성에 비추어 볼 때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를 포함하는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는 매우 크다 아니할 수 없으므로 무면허 운전을 이유로 한 자동차운전면허의 취소에 있어서는 일반의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와는 달리 그 취소로 인하여 입게 될 당사자의 개인적인 불이익보다는 이를 방지하여야 하는 일반예방적인 측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인바, 비록 원고가 자동차운전면허취소로 인하여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되면 생업에 지장을 받는 등 원고의 주장과 같은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주취운전 등으로 인한 운전면허의 효력정지 기간 중에 다시 운전을 하다 적발되어 이 사건 처분에 이르게 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해보면 이 사건 처분은 도로교통법의 규정 및 취지에 부합하는 적절한 처분으로 인정되고 위 처분이 이익교량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 사건 처분에 어떤 위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먼저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의 무효 여부에 관하여 보면, 구 도로교통법 제78조 제1항은 지방경찰청장이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 11가지의 열거된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인 기준을 내무부령에 위임하였고, 그에 따라 위 시행규칙이 위임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인 운전면허의 취소·정지 처리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비록 구 도로교통법 자체에서 구체적인 취소기준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시행규칙에 이를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모법에 근거가 없다거나 위임의 한계를 넘는 과도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취지로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를 비난하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나, 구 도로교통법시행령 제53조 제1항이 정하는 통지나 그에 대한 예외로서 제2항이 정하는 공고는 운전면허의 취소나 정지처분의 효력발생요건임이 명백하므로, 면허관청이 운전면허를 취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에 따른 적법한 통지나 공고가 없으면 그 효력을 발생할 수 없으며, 나아가 위 법시행규칙 제53조 제2항에 위반되는 방법에 의한 통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 고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취소통지서가 수취인불명을 이유로 반송되자 곧바로 공고를 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그 당시나 현재까지도 그 주소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정이 엿보이므로 비록 반송된 사유가 수취인불명이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시행령 제53조 제2항이 규정하는 공고의 요건인 '주소의 변경'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한 공고는 위 시행령이 규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아직 원고에게 적법하게 통지되지 않았으므로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누21705 판결, 1993. 5. 11. 선고 92다2530 판결, 1991. 3. 22. 선고 91도22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는 당초 소장에서부터 상고이유까지 줄곧 적법한 통지를 받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하여 왔으므로 원고의 청구 중에는 무효선언을 구하는 의미에서 취소를 구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한 통지가 없어서 무효라고 판단한 다음 원고의 청구에 따라 그 확인의 의미로서의 취소를 인용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않은 것은 행정행위의 효력발생요건으로서의 통지의 의미와 도로교통법시행령 제53조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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