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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35397 판결
[정리채권확정][공2007.1.15.(266),113]
판시사항

[1] 종합금융회사가 수취인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기업어음(CP) 또는 백지식배서에 의하여 취득한 기업어음을 고객에게 보관통장방식으로 매도한 경우, 고객이 기업어음상의 권리를 취득하는지 여부(적극)

[2] 종합금융회사가 고객에게 보관통장방식으로 기업어음을 매도한 경우, 고객이 종합금융회사에게 기업어음의 추심권한을 수여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1] 수취인이 백지인 백지어음으로 발행된 기업어음(CP) 또는 백지식배서에 의하여 취득한 기업어음을 매입한 종합금융회사가 이를 고객에게 매도하면서 실물에 갈음하여 그 기업어음의 내용 및 보관의 취지를 기재한 보관통장을 교부하는 경우, 수취인이 백지인 백지어음 또는 백지식배서에 의하여 취득한 어음은 배서에 의하지 않고 어음의 교부만으로 양도할 수 있고, 또한 유가증권의 교부에도 동산의 경우에 인정되는 간이인도, 점유개정, 목적물반환청구권의 양도 등의 관념화된 방법이 인정된다는 점에 비추어, 고객은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위 기업어음을 교부받은 것이 되어 어음상의 권리를 취득한다.

[2] 종합금융회사가 고객에게 보관통장방식으로 기업어음을 매도한 경우, 어음의 제시증권성과 상환증권성 그리고 외관주의가 강조되는 어음거래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업무 및 만기시 추심업무와 관련하여 종합금융회사와 고객 사이에 명시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다면, 고객이 종합금융회사에 어음을 보관하다가 만기시에 종합금융회사의 이름으로 어음을 제시하여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하는 내용의 묵시적인 합의가 존재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원고, 상고인

파산자 고려종합금융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남산 담당변호사 손우근)

원고 승계참가인

원고 승계참가인

피고, 피상고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나산의 관리인 소외인의 소송수계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나산의 관리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빛 담당변호사 김인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수취인이 백지인 백지어음으로 발행된 기업어음(CP) 또는 백지식배서에 의하여 취득한 기업어음을 매입한 종합금융회사가 이를 고객에게 매도하면서 실물에 갈음하여 그 기업어음의 내용 및 보관의 취지를 기재한 보관통장을 교부하는 경우, 비록 증권거래법이 인정하는 증권예탁제도를 이용한 거래가 아니라 할지라도 수취인이 백지인 백지어음 또는 백지식배서에 의하여 취득한 어음은 배서에 의하지 않고 어음의 교부만으로 양도할 수 있고, 또한 유가증권의 교부에도 동산의 경우에 인정되는 간이인도, 점유개정, 목적물반환청구권의 양도 등의 관념화된 방법이 인정된다는 점에 비추어, 고객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위 기업어음을 교부받은 것이 되어 어음상의 권리를 취득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 제21조 의 일반감독조항에 따라 제정된 이 사건 어음 매출 당시의 종합금융회사업무운용지침 제16조는 종합금융회사가 발행·매출·중개하는 어음은 보관통장에 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또한 같은 법 제27조 제2항 은 종합금융회사가 제7조 의 어음의 매출·중개업무를 영위하는 경우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위 지침 제16조는 종합금융회사의 업무방식을 규정한 것에 불과할 뿐 종합금융회사가 매출하는 기업어음에 대하여 일반법인 민법 또는 어음법 등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특수한 권리이전요건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달리 위 조항들을 적용하여 이 사건 어음상의 권리가 매출시 각 그 고객들에게 이전되었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 조항들을 잘못 해석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사건 어음이 모두 수취인이 백지인 백지어음으로 발행된 기업어음 내지는 적어도 백지식배서에 의하여 취득한 기업어음에 해당함을 알 수 있는 이상 앞서 본 법리에 따라 매출시에 그 어음상의 권리가 각 그 고객들에게 이전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다 할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이 보관통장방식으로 기업어음이 매출되는 경우 그 어음상의 권리가 이전되는 것과는 별도로, 어음의 제시증권성과 상환증권성 그리고 외관주의가 강조되는 어음거래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달리 보관업무 및 만기시 추심업무와 관련하여 종합금융회사와 고객 사이에 명시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였다면, 고객이 다시 종합금융회사에게 어음을 보관하다가 만기시에 종합금융회사의 이름으로 어음을 제시하여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하는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어음상의 권리가 고객들에게 이전되었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매출시 고려종합금융 주식회사와 고객들 사이에 이 사건 어음의 보관 및 추심업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계약관계가 형성되었는지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해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시 이 사건 어음상의 권리가 고객들에게 이전되었다고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사정들을 심리함이 없이 바로 원고가 이 사건 어음상의 권리를 상실하여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만 원심판결에는, 보관통장방식으로 기업어음을 매출한 종합금융회사와 고객 사이의 법률관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전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인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주심) 양승태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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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12.1.선고 99나35685
-서울고등법원 2004.5.21.선고 2002나4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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