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명의신탁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조세회피의 목적 외의 다른 뚜렷한 목적이 있었음을 원고가 입증하지 못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요지
원고가 BBB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 받은 데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관련법령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명의신탁재산의 증여 의제]
사건
창원지방법원-2016-구합-726 (2018.04.03)
원고
AAA
피고
○○○세무서장
변론종결
2018.03.20.
판결선고
2018.04.03.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피고가 2015. 9. 4. 원고에게 한 증여세 79,972,59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원고는 청구취지에서 2015. 9. 5.자 증여세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있으나, 을 제2호증에 의하면 처분일은 2015. 9. 4.이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BBB는 2000. 12. 15. 강구조물 제조・설치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DD강건(2000. 12. 15. 주식회사 DD강건에서 주식회사 CCC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CCC'라고 한다)의 발행주식총수 32,000주 중 16,000주를 인수하면서 그 중 6,400주에 관하여 원고 (CCC의 직원) 명의로, 나머지 9,600주에 관하여 EEE(CCC의 직원) 명의로 각 명의개서를 마쳤다.
나. CCC는 2002. 2. 4. 유상증자로 67,000주의 신주를 발행하였는데, BBB는 그 중 13,400주를 원고 명의로 인수하였다.
다. 또한 CCC는 2003. 1. 4.에도 유상증자로 5,000주의 신주를 발행하였는데, BBB는 그 중 500주를 원고 명의로 인수하였다.
라. 원고는 2007. 11. 8.경 CCC에서 퇴사하면서 BBB의 요청에 따라 원고 명의로 되어 있던 주식 20,300주(= 6,400주 + 13,400주 + 500주, 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CCC의 직원들인 EEE, FFF, GGG 명의로 모두 명의개서를 마쳐주었다.
마. 대구지방국세청장은 2012. 3. 7.부터 2012. 4. 20.까지 CCC에 대한 주식변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BBB가 원고 등에게 CCC의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을 확인하고 피고에게 과세자료를 통보하였다.
바. 이에 피고는 2015. 9. 4. 원고에게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 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속세및증여세법'이라고 한다) 제45조의2에 따라 주식명의 수탁자인 원고가 주식명의신탁자인 BBB로부터 CCC의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 79,972,590원(신고・납부불성실가산세 포함)의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 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2015. 10. 6.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2015. 11. 9. 기각결정을 받았고, 2016. 2. 5. 조세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6. 4. 27. 기각결정을 받았다. 아. 한편 BBB로부터 CCC의 주식을 명의신탁 받은 EEE 등에 대하여도 2012년경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에 따라 증여세부과처분이 이루어졌고, EEE 등은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7. 5. 31. 청구기각 판결이 확정되었다 (대구지방법원 2013구합859호, 대구고등법원 2013누10374호, 대법원 2014두43905호). 인정근거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6, 8,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1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조세 회피의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주식을 명의신탁 받더라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되지 않는데, 원고가 BBB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조세 회피의 목적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주식의 증여 의제를 전제로 하여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법리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의 입법 취지는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 있으므로, 명의신탁의 목적에 조세회피의 목적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만 같은 조항 단서의 적용이 가능하고, 이 경우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명의자에게 있다. 따라서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는점을 조세회피의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입증할 수 있으나,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명의자로서는 명의신탁에 있어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될 정도로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고, 명의신탁 당시에나 장래에 있어 회피될 조세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에 의하여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가지지 않을 정도로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1122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5호증, 을 제3 내지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갑 제6 내지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BBB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 받은 데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BBB의 처인 HHH 역시 2000. 12. 15. CCC의 주식 16,000주를 양수하였으므로, 실질적으로 CCC의 발행주식총수 32,000주를 모두 양수한 BBB와 HHH은 구 국세기본법 (2003. 12. 30. 법률 제7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세기본법'이라고 한다) 제39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과점주주에 해당하고 그 결과 CCC가 납부할 국세에 대하여 제2차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는데, BBB가 2000. 12. 15. 원고와 EEE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하면서 위 규정에 정한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는 것 같은 외관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BBB에게는 CCC에 관한 제2차납세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할 충분한 동기가 있었다.
나) BBB는 2002년경 직원들에 대한 주식명의신탁을 일부 해지하고 유상증자로 발행된 CCC의 신주를 인수하면서 외관상으로도 구 국세기본법 제39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과점주주에 해당하게 되었지만, 위 규정에 의하면 과점주주의 지분율(=소유주식수/발행 주식총수)에 따라 제2차납세의무의 범위가 달라지므로, BBB에게는 외관상 자신의 지분율을 낮춰 제2차납세의무의 범위를 축소시키기 위하여 여전히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할 실익이 있었다.
다) CCC는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받은 동안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하지는 않았으나, CCC의 배당가능이익이 2003년 330,138,018원(이월이익잉여금에서 이익준비 금 10%를 공제한 금액, 이하 같다), 2004년 508,839,872원, 2007년 2,192,287,887원이었으므로 주주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배당금 지급이 가능한 상황이었고, BBB로서는 자신 명의로 배당을 받을 경우 누진세 구조인 종합소득세가 증가하게 되므로 배당금을 지급받을 경우에 대비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할동기가 있었다.
라) BBB는 원고 등에 대한 명의신탁을 통하여 소액이지만 실제로 CCC의 주식에 관한 취득세 167,000원, 양도소득세 1,250,000원의 조세를 회피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