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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3. 30.자 2008모1116 결정
[집행유예취소결정에대한재항고][공2009상,677]
판시사항

[1] 보호관찰명령 없이 사회봉사·수강명령만 선고하는 경우,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특별준수사항을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보호관찰명령 없이 수강명령만 선고한 경우, 특별준수사항 위반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취소하는 경우 법원의 판단 방법

결정요지

[1] 보호관찰, 사회봉사·수강 또는 갱생보호는 당해 대상자의 교화·개선 및 범죄예방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상당한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당해 대상자의 연령·경력·심신상태·가정환경·교우관계 기타 모든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실시되어야 하므로, 법원은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는 경우 대상자의 생활력, 심신의 상태, 범죄 또는 비행의 동기, 거주지의 환경 등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대상자가 준수할 수 있다고 인정되고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개별화하여 부과하여야 한다는 점, 보호관찰의 기간은 집행을 유예한 기간으로 하고 다만, 법원은 유예기간의 범위 내에서 보호관찰기간을 정할 수 있는 반면,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은 집행유예기간 내에 이를 집행하되 일정한 시간의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하는 점, 보호관찰명령이 보호관찰기간 동안 바른 생활을 영위할 것을 요구하는 추상적 조건의 부과이거나 악행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소극적인 부작위조건의 부과인 반면,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은 특정시간 동안의 적극적인 작위의무를 부과하는 데 그 특징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 대한 특별준수사항은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것과 같을 수 없고, 따라서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특별준수사항을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2] 형법 제64조 제2항 이 준수사항이나 명령의 위반 정도가 무거운 때에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집행유예의 취소는 자유형의 선고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수강명령의 실패와 다름아니기 때문에 사회봉사·수강명령의 목적을 도저히 달성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하여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정을 보태어 보면, 법원이 보호관찰대상자에게 특별히 부과할 수 있는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출입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사항을 만연히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게 부과하고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가 재범한 것을 집행유예 취소사유로 삼는 것은 신중하여야 한다.

재항고인

재항고인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62조의2 제1항 은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거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은 보호관찰대상자의 준수사항으로 ‘범죄로 이어지기 쉬운 나쁜 습관을 버리고 선행을 하며 범죄를 행할 우려가 있는 자들과 교제하거나 어울리지 말 것( 제2호 )’ 등을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 에서 ‘법원 및 심사위원회는 판결의 선고 또는 결정의 고지를 함에 있어서 제2항 의 준수사항 외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본인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특별히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따로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2항 은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의 준수사항으로 ‘보호관찰관의 집행에 관한 지시에 따를 것( 제1호 )과 주거를 이전하거나 1월 이상의 국내외여행을 할 때에는 미리 보호관찰관에게 신고할 것( 제2호 )’을 규정하고, 같은 조 제3항 에서 ‘법원은 판결의 선고를 함에 있어서 제2항 의 준수사항 외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본인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특별히 준수하여야 할 사항을 따로 과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한편,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 에서 보호관찰대상자에게 과할 수 있는 특별준수사항으로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출입하지 아니할 것( 제1호 )’ 등을 규정하고, 같은 시행령 제39조 제1항 에서 보호관찰대상자에게 과할 수 있는 특별준수사항을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 대하여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규정에 비추어, 법원이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게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출입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보호관찰, 사회봉사·수강 또는 갱생보호는 당해 대상자의 교화·개선 및 범죄예방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상당한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당해 대상자의 연령·경력·심신상태·가정환경·교우관계 기타 모든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실시되어야 하므로(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 법원은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함에 있어 대상자의 생활력, 심신의 상태, 범죄 또는 비행의 동기, 거주지의 환경 등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대상자가 준수할 수 있다고 인정되고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개별화하여 부과하여야 한다는 점, 형법 제62조의2 제2항 , 제3항 ,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9조 제1항 에 의하면, 보호관찰의 기간은 집행을 유예한 기간으로 하고 다만, 법원은 유예기간의 범위 내에서 보호관찰기간을 정할 수 있는 반면,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은 집행유예기간 내에 이를 집행하되 일정한 시간의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하는 점, 보호관찰명령이 보호관찰기간 동안 바른 생활을 영위할 것을 요구하는 추상적 조건의 부과이거나 악행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소극적인 부작위조건의 부과인 반면, 사회봉사명령·수강명령은 특정 시간 동안의 적극적인 작위의무를 부과하는 데 그 특징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 대한 특별준수사항은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것과 같을 수 없고, 따라서 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특별준수사항을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더하여 형법 제64조 제2항 에서 준수사항이나 명령의 위반 정도가 무거운 때에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집행유예의 취소는 자유형의 선고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수강명령의 실패와 다름 아니기 때문에 이는 사회봉사·수강명령의 목적을 도저히 달성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에 하여야 함이 바람직하다는 사정을 보태어 보면, 법원이 보호관찰대상자에게 특별히 부과할 수 있는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출입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사항을 만연히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에게 부과하고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가 재범한 것을 집행유예 취소사유로 삼는 것은 신중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2008. 2. 4. 제주지방법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및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을 선고받은 사실, 재항고인은 2008. 3. 1. 보호관찰소에 수강명령 개시신고를 하고 같은 달 10.부터 수강명령을 이행하기로 한 사실, 재항고인은 2008. 3. 7.경 무면허 운전중 후진하다 차량 뒤를 지나가던 사람을 충격하여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히고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 재항고인은 2008. 3. 10.부터 같은 달 12.까지 3일간 수강명령을 이행하였으나 2008. 3. 12. 위 사고로 긴급체포된 후 구속됨으로써 나머지 수강명령을 이행하지 못한 사실, 원심은 재항고인이 음주·무면허운전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된 이후로 1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무면허운전으로 상해 사고를 내고 도주한 점 등을 들어 준수사항의 위반 정도가 무겁다고 판단하여 위 집행유예를 취소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관계 법령의 해석과 판단 기준에 비추어 보면, 법원이 재항고인에게 수강명령을 선고하면서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출입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재범과 그로 인한 수강명령이행 중단을 이유로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한 데에는 사회봉사·수강명령대상자 준수사항 위반으로 인한 집행유예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그 판단 기준을 일탈함으로써 결정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박일환 안대희(주심) 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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