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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후1726 판결
[권리범위확인(특)][공2015상,497]
판시사항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대한 특허청구범위의 해석방법이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특허침해 단계에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판단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및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한정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대한 특허청구범위의 해석방법은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특허침해 단계에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판단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해석방법에 의하여 도출되는 특허발명의 권리범위가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에 의하여 파악되는 발명의 실체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다는 등의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권리범위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한정할 수 있다.

원고, 상고인

동아제약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동아에스티 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지엘팜텍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리사 박종혁)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 동아제약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동아에스티 주식회사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특허법 제2조 제3호 는 발명을 ‘물건의 발명’, ‘방법의 발명’,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으로 구분하고 있다. 특허청구범위가 전체적으로 물건으로 기재되어 있으면서 그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고 있는 발명(이하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이라 한다)의 경우 제조방법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발명의 대상은 그 제조방법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물건 자체이므로 위와 같은 발명의 유형 중 ‘물건의 발명’에 해당한다.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청구범위는 발명의 대상인 물건의 구성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물건의 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은 최종 생산물인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특정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그 의미를 가질 뿐이다.

따라서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의 특허요건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 기술적 구성을 제조방법 자체로 한정하여 파악할 것이 아니라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특허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는 물건으로 파악하여 출원 전에 공지된 선행기술과 비교하여 신규성, 진보성 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한편 생명공학 분야나 고분자, 혼합물, 금속 등의 화학 분야 등에서의 물건의 발명 중에는 어떠한 제조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물건을 구조나 성질 등으로 직접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하여 제조방법에 의하여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사정에 의하여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이라고 하더라도 그 본질이 ‘물건의 발명’이라는 점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이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특정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은 마찬가지이므로, 이러한 발명과 그와 같은 사정은 없지만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을 구분하여 그 기재된 제조방법의 의미를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1후92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리고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대한 위와 같은 특허청구범위의 해석방법은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특허침해 단계에서 그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해석방법에 의하여 도출되는 특허발명의 권리범위가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에 의하여 파악되는 발명의 실체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다는 등의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권리범위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한정할 수 있다.

2.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명칭을 ‘위장질환 치료제용 쑥추출물’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의 특허청구범위 제7항(이하 ‘이 사건 제7항 발명’이라 하고, 다른 청구항도 같은 방식으로 표시한다)은 ‘쑥잎을 메탄올 또는 에탄올로 추출하여 얻은 쑥추출물을 탈지하고 클로로포름으로 용출시켜 소분획물을 얻은 다음 이를 다시 실리카겔 컬럼에 충전하여 용출시키는 방법에 의하여 제조한 자세오시딘(5,7,4'-trihydroxy-6,3'-dimethoxy flavone)을 유효성분으로 하여 이에 약제학적으로 허용되는 물질이 첨가된 위장질환 치료제용 약학적 조성물’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제7항 발명은 약학적 조성물의 유효성분과 관련하여 특허청구범위가 전체적으로 ‘자세오시딘’이라는 물건으로 기재되어 있으면서 그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되어 있는 자세오시딘의 제조방법이 최종 생산물인 자세오시딘의 구조나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제7항 발명의 권리범위를 해석함에 있어서 그 유효성분은 ‘자세오시딘’이라는 단일한 물건 자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자세오시딘의 제조방법에 대하여는 이 사건 제6항 발명에서 별도로 특허청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는 자세오시딘 자체에 대하여 실험을 하여 대조군인 슈크랄페이트보다 약 30배의 위장질환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밝힌 실시 예 17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7항 발명의 권리범위를 위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그 발명의 실체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다는 등의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나.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이 사건 제7항 발명과 확인대상발명을 비교하여 보면, 이들 발명은 ‘약제학적으로 허용되는 물질이 첨가된 위장질환 치료제용 약학적 조성물’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그 유효성분이 이 사건 제7항 발명에서는 ‘자세오시딘’이라는 단일한 물건임에 반하여, 확인대상발명에서는 ‘유파틸린 0.80~1.3중량% 및 자세오시딘 0.25~0.6중량%를 포함하고, 혈액응고 억제작용을 나타내는 수용성 성분을 포함하지 아니하는 쑥추출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는, “본 발명자들의 실험 결과 쑥추출물은 특히 위장질환 치료에 효과가 크며, 중량기준으로 계산 시 정제된 유파틸린과 자세오시딘을 사용한 경우보다 더 강력한 위장질환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는 쑥추출물 중 미지의 물질이 강력한 위장질환 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유파틸린이나 자세오시딘과 상승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기재가 있는 한편, 자세오시딘을 포함하고 있는 쑥추출물을 투여한 경우에 비하여 그 쑥추출물에 함유된 것과 동일한 용량의 자세오시딘을 단독으로 투여한 경우 위병변 억제 효과가 약 11배나 감소한 실험 예가 기재되어 있기도 하고, 또한 쑥추출물은 자세오시딘이 가지고 있지 아니한 프로스타글란딘 생합성 촉진작용을 가진다는 실험 예도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명세서의 기재들에 의하면, 쑥추출물에 포함된 자세오시딘은 유파틸린 및 쑥추출물 중의 미지의 물질들과 상호작용을 하여 위장질환 치료와 관련하여 현저한 상승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확인대상발명의 경우 그 유효성분인 앞서 본 ‘쑥추출물’이 이 사건 제7항 발명의 유효성분인 ‘자세오시딘’과 동일하거나 균등하다고 할 수는 없고, 확인대상발명이 이 사건 제7항 발명의 기술적 구성을 전부 포함하고 발명으로서의 일체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그대로 이용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결국 확인대상발명은 이 사건 제7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원심이 이 사건 제7항 발명의 권리범위를 이 사건 제6항 발명에 기재된 ‘자세오시딘의 제조방법’으로 한정하여 해석한 것은 잘못이나, 확인대상발명이 이 사건 제7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한 결론은 타당하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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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특허법원 2013.6.21.선고 2012허1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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