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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12. 7. 25. 선고 2011나70802 판결
[저작권침해금지등] 상고[각공2012하,1018]
판시사항

[1]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미국 법인인 갑 회사가 자신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였음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위 도안의 저작물 해당 여부, 보호기간, 저작권 침해에 관하여는 대한민국 저작권법이 준거법이 된다고 한 사례

[2]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위 도안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1996. 7. 1. 이전에 상표권을 취득함으로써 얻은 법률상의 지위가 회복저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법 시행 이후에도 그대로 보호되는지 여부(적극)

[4]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위 도안에 관한 저작권이 국내법적 보호를 받기 시작한 1996. 7. 1. 이전에 상표등록출원을 마친 상표에 관하여는 갑 회사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한 사례

[5] 특허권이나 저작권 등 법률로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이 정해져 있는 권리를 근거로 부작위명령을 구하는 사건의 경우, 원고 승소 판결의 주문에 법률관계의 종기를 표시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6]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을 회사 등이 갑 회사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을 회사 등에게 저작물 보호기간 종기까지 사용 금지 등을 명한 사례

판결요지

[1]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국제사법 제24조 는 ‘지식재산권의 보호는 그 침해지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지식재산권에 관한 국제조약에 준거법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를 대비한 보충적 성격의 규정이므로, 국제조약에 법률관계에 적용될 준거법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준거법을 결정하여야 하는데, 대한민국과 미국이 가입한 베른협약(Bern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Literary and Artistic Works) 제5조 제2항 제2문은 ‘저작자의 권리에 대한 보호의 범위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주어지는 구제의 수단은 오로지 보호가 요구된 국가의 법률에 따라 규율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보호가 요구된 국가(the country where protection is claimed)’는 ‘그 영토 내에서의 보호가 요구되고 있는 국가’, 즉 ‘보호국’을 의미하며, 특히 저작재산권 침해와 관련하여 ‘그 영토 내에서의 침해행위에 대하여 보호가 요구되고 있는 국가’, 즉 ‘침해지국’을 의미하는데, 미국 법인인 갑 회사가 자신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였음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대한민국 법률이 보호국법이자 침해지국법으로서 준거법이 되고, 따라서 위 도안의 저작물 해당 여부, 보호기간, 저작권 침해에 관한 판단은 대한민국 저작권법에 따른다고 한 사례.

[2]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위 도안에는 갑 회사 나름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이는 다른 저작자의 기존 작품과 구별될 수 있는 정도이며, 응용미술저작물이 반드시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 도안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해당하고, 또한 위 도안은 스포츠 의류 등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응용미술저작물로서 스포츠 의류 등 제품 이외의 다른 물품의 디자인으로도 얼마든지 이용될 수 있으며, 갑 회사가 제작·판매하는 스포츠 의류 등 물품이 가지는 실용적 기능과 위 도안에서 느껴지는 미적인 요소는 관찰자로서 물리적으로나 관념적으로나 모두 분리하여 인식될 수 있으므로 위 도안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고, 한편 갑 회사가 위 도안을 대한민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자신의 상표로서 관리하고 있고 을 회사 등이 위 도안을 국내에서 등록된 상표의 표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상품 표지로서의 상표 기능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저작권법이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여 물품과의 물리적 또는 관념적 분리가능성을 요건으로 할 뿐 별도의 상품 표지 기능과의 분리가능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위 도안을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3] 베른협약(Bern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Literary and Artistic Works)의 규정에 따라 개정된 구 저작권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부칙(1995. 12. 6.) 제3조는 ‘ 제3조 제1항 및 제61조의 규정에 의하여 새로이 보호되는 외국인의 저작물 및 음반으로서 이 법 시행 전에 공표된 것(이하 ‘회복저작물 등’이라 한다)의 저작권과 실연자 및 음반제작자의 권리는 당해 회복저작물 등이 대한민국에서 보호되었더라면 인정되었을 보호기간의 잔여기간 동안 존속한다’, 제4조 제1항은 ‘이 법 시행 전에 회복저작물 등을 이용한 행위는 이 법에서 정한 권리의 침해행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복저작물에 관한 저작권법 규정은 외국인의 저작물을 사실상 이용하여 오던 자라도 과거 외국인의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음으로써 누렸던 지위를 1996. 7. 1. 이후부터는 상실한다는 의미이므로, 1996. 7. 1. 이전에 출원된 상표는 외국인의 저작권이 아직 국내법적으로 효력을 발생하기 전의 것이어서 상표법 제53조 에서 정한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발생한 저작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1996. 7. 1. 이전에 상표권이라는 유효한 독립의 권리를 취득함으로써 얻은 법률상의 지위는 회복저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법 시행 이후에도 그대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

[4]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위 도안은 회복저작물로서 1996. 7. 1.부터 새롭게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지만, 위 도안에 관한 저작권이 국내법적 보호를 받기 시작한 1996. 7. 1. 이전에 상표등록출원을 마친 상표에 관하여는 갑 회사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한 사례.

[5] 원고 승소 판결의 주문에는 법원이 인정하는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특히 기판력과 집행력의 범위에 의문이 없도록 명확하게 나타내야 하므로, 변론종결 시에 이미 그 법률관계의 종기(종기)가 확정되어 있다면 법률관계와 집행력의 시적 한계를 의미하는 종기도 함께 표시하여야 한다. 판결을 하면서, 이미 확정된 장래에 도래할 법률관계의 종기를 변론종결 후의 사유로 보아 이를 주문에 표시하지 아니한 채 단지 변론종결 후의 ‘시간의 흐름’을 청구이의 사유로 한다면(이러한 입장에서는 판결 주문에 종기를 표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결론이 된다), 장래의 특정한 때에 법률효과가 소멸하고 집행력 역시 소멸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이를 심리하여 주문에 표시하는 것은 금지되고 언제나 그 종기가 도래한 후에 피고로 하여금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이 되어, 소송제도의 이상에 반한다. 판결 주문에 나타내거나 청구이의 사유로 하거나 어느 쪽도 가능하다고 한다면 이는 법원이 개별 사건마다 심리의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의 범위를 임의적·편의적으로 정하는 셈이 되어 위법함은 물론이고, 당초의 수소법원과 청구이의 사건의 관할법원이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에는 아무런 해결책이 없게 된다. 판결 주문에 종기의 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그 의무와 집행력의 시적 범위는 영원하다는 의미가 된다. 주문이 ‘피고는……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판결의 경우에도 그 명령과 집행력의 시간적 범위가 영원하다는 의미임은 마찬가지이다. 주문에 종기를 표시하지 아니하고 청구이의의 소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하는 견해가 있으나, 청구이의의 소는 소송 당시 대상 판결의 집행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결국 이 견해는 종기의 표시가 없는 판결 주문은 그 법률관계와 집행력이 영원함을 의미한다는 입장과 다르지 않다. 법원은 사건을 심리한 결과 법률관계의 확정적인 종기가 밝혀진다면 반드시 주문에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 당사자의 주장 여부와 관계없이 표시하여야 하는지를, 약정으로 종기가 정해지는 경우는 논외로 하고, 법률의 규정에 따라 권리의 종기가 정해져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건대, 특허권이나 저작권 등과 같이 법률로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이 정해져 있는 권리를 근거로 부작위명령을 구하는 사건의 경우 그러한 권리의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은 원고가 주장하는 권리에 대하여 해당 법률을 적용함으로써 얻어지는 결론일 뿐이고, 본래 영원한 권리에 관하여 새로운 사실이 발생함으로써 종기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항변할 사항도 아니다. 그러한 권리는 권리 발생 시부터 존속기간을 넘어서서 존재한 적이 없다.

[6]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창작·공표하여 자전거용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여 온 갑 외국회사가 위 도안과 동일·유사한 표장들에 관하여 국내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친 상표 등을 스포츠 의류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는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를 구한 사안에서, 을 회사 등이 갑 회사의 도안과 동일한 표시를 사용한 스포츠 의류 등 제품을 생산·판매하였고, 1996. 7. 1. 이후 출원된 상표 중 일부는 위 도안과 전체적인 인상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하며, 을 회사 등이 사용하고 판매하는 제품에 표시된 형상 등이 갑 회사의 도안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고 보아, 을 회사 등이 갑 회사의 응용미술저작물인 위 도안을 복제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등 갑 회사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을 회사 등에게 저작물 보호기간 종기까지 사용 금지 등 의무 이행을 명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항소인

팍스 헤드, 인코포레이티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홍동오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폭스코리아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유지현)

변론종결

2012. 7. 11.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이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가. 2026. 12. 31.까지,

(1) 피고들은 별지 1 도안 목록 중 (1), (2), (4) 기재 각 도안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피고들의 본점, 지점, 영업소, 공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위 각 도안이 표시된 제품, 카탈로그, 간판, 현수막, 홍보물을 폐기하라.

(2) 피고 주식회사 폭스코리아(등록번호: 법인등록번호 1 생략)는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1 생략)’에서, 피고 주식회사 폭스코리아(등록번호: 법인등록번호 2 생략)는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2 생략)’에서 각각 별지 1 도안 목록 중 (1), (2), (4) 기재 각 도안이 표시된 게재물을 삭제하라.

나. 2040. 12. 31.까지,

(1) 피고들은 별지 1 도안 목록 중 (6)∼(10) 기재 각 도안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피고들의 본점, 지점, 영업소, 공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위 각 도안이 표시된 제품, 카탈로그, 간판, 현수막, 홍보물을 폐기하라.

(2) 피고 주식회사 폭스코리아(등록번호: 법인등록번호 1 생략)는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1 생략)’에서, 피고 주식회사 폭스코리아(등록번호: 법인등록번호 2 생략)는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2 생략)’에서 각각 별지 1 도안 목록 중 (6)∼(10) 기재 각 도안이 표시된 게재물을 삭제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80%는 피고들이 각각 부담한다.

4. 제1의 가.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별지 1 도안 목록 기재 각 도안(이하 ‘이 사건 도안’이라 한다)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들은 이 사건 도안이 복제된 제품을 폐기하고, 이 사건 도안이 표시된 인터넷 사이트 게재물을 삭제하며, 이 사건 도안이 복제된 카탈로그, 간판, 현수막 등 홍보물을 폐기하라. 피고들은 대한민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하여 ‘수입통관’이라는 문구를 홍보물 등에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수입통관’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라. 피고 3은 나머지 피고들로 하여금 이 사건 도안을 사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유

1. 인정 사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10∼19, 21, 22, 23, 26호증, 을 제1∼4, 6∼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1974년경 미국에서 설립된 이래 산악자전거(MTB, Mountain Bike), 일반자전거용 의류 등 각종 의류, 스포츠 장비, 신발, 잡화 등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이다. 피고 주식회사 폭스코리아(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줌, 등록번호: 법인등록번호 2 생략, 이하 ‘피고2 폭스코리아’라 한다)는 2006. 1. 26., 피고 주식회사 폭스코리아(등록번호: 법인등록번호 1 생략, 이하 ‘피고1 폭스코리아’라 한다)는 2009. 10. 22. 각각 설립되어 의류, 잡화류의 제조판매 및 도소매업 등을 하는 회사들이다. 피고 3은 피고1 폭스코리아의 사내이사이다.

나. 원고의 ‘여우 머리(FOX HEAD)’ 도안의 창작

(1) 원고는 미국에서 1976년경 이 사건 도안 중 (1)∼(5) 기재 도안(이하 ‘이 사건 초기 도안’이라 한다)을 창작·공표하였고, 1990. 6.경 이 사건 초기 도안을 기본으로 하여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을 비스듬한 형태로 일부 변형하여 이 사건 도안 중 (6)∼(10) 기재 도안(이하 ‘이 사건 후기 도안’이라 한다, 이하 이 사건 도안 중 특정 도안은 각 그 해당 번호로 지칭한다)을 창작·공표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도안을 자전거용 의류와 장비 등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판매하고, 원고가 발행한 카탈로그 등 홍보물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여 왔다.

(2) 원고는 미국에서 이 사건 도안을 스포츠용 헬멧, 가방, 장갑, 재킷, 바지 등에 상표등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 사건 도안을 포함한 상표권을 일본, 프랑스, 독일, 중국,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 유럽공동체,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50여 개 국가에 등록하였다. 원고는 자신의 인터넷 쇼핑몰이나 ○○○(○○○○), 오토바이 전문 쇼핑몰 등을 통하여 이 사건 도안이 표시된 제품을 세계 각국에 판매하여 아래 〈표〉와 같은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본문내 포함된 표
연도 매출액(세계) 매출액(미국) 매출액(국내) 광고비(세계)
2005년 152,292,128 109,167,367 25,563 17,273,917
2006년 177,551,334 131,802,326 25,375 16,813,190
2007년 230,142,830 159,248,673 7,607 17,497,468
2008년 256,142,830 188,001,718 399 16,566,030
2009년 220,802,127 160,012,826 349 24,840,402
합계 1,036,931,249 748,232,910 59,293 92,991,007

(단위: 미국 달러)

다. 피고 3의 상표권 등록과 관련 분쟁

(1) 피고 3은 2007. 10. 8.(단 등록번호 (등록번호 1 생략), (등록번호 2 생략) 상표는 2007. 11. 12.) 소외인으로부터 별지 2 상표권 목록 기재와 같이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표장들에 관한 국내 상표권(이하 ‘이 사건 상표’라 한다)을 각각 양수하고 상표권자로서 등록을 마쳤다.

(2) 원고는 이 사건 상표 중 (등록번호 3 생략), (등록번호 4 생략) 상표에 관하여, 세계적으로 주지·저명한 (6), (7) 도안을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모방하여 출원한 상표라는 이유로 각 상표등록 무효심판( 특허심판원 2002당2258호 , 2002당2602호 )을 제기하였으나, 위 각 상표등록 결정 당시 (6), (7) 도안이 국내에서 주지·저명하다거나 특정인의 상품이나 상표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진 상표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각 기각심결을 받았다.

(3) 피고 3이 2007. 10. 29. (10) 도안과 동일·유사한 상표를 특허청에 (번호 생략) 출원하자, 원고가 이의신청하여 특허청은 2009. 10. 29. 거절결정을 하였고, 특허심판원도 2011. 4. 22. 2009원11037 심결 로 그 거절결정을 유지하였다.

라. 피고들의 이 사건 상표와 이 사건 후기 도안의 사용

(1) 피고1 폭스코리아는 이 사건 상표의 개발과 관리 업무를 주로 하고, 피고2 폭스코리아는 2008. 1. 1. 피고 3에게 매년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여 피고 3으로부터 2008. 1. 1.부터 2017. 12. 31.까지 이 사건 상표 사용 허락을 받았다.

(2) 피고1 폭스코리아는 이 사건 상표와 이 사건 후기 도안을 스포츠 의류 등 각종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하고 그 제품을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1 생략)’ 등을 통하여 판매하였으며, 그 사이트에서 “FOX 브랜드의 레포츠 의류 및 용품 전 품목에 대하여 한국판매권 및 수입통관을 독점 계약하였다.”라고 게시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2 폭스코리아도 이 사건 상표와 이 사건 후기 도안을 스포츠용 의류, 장갑 등 각종 제품에 표시하여 생산하고, 그 제품을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2 생략)’ 등을 통하여 판매하였으며, 그 사이트에서 “2008년 4월 1일부터 FOX 브랜드의 레포츠 의류 및 용품 전 품목에 대하여 한국판매권 및 수입통관을 독점 계약하였다.”라고 게시하기도 하였다.

2.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이 사건 도안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함에도 피고들이 이 사건 도안과 동일한 이 사건 상표의 적법한 사용권자라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동의 없이 이 사건 도안을 스포츠 의류 등에 복제하고,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복제, 전시, 전송하는 등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2) 피고들

이 사건 도안은 창작성이 없고 상품의 표지라는 상표 본래의 기능과 분리·독립되어 별도로 감상의 대상이 될 정도의 독자적인 저작물이 아니므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아니다.

설령 이 사건 도안이 저작물이라고 하더라도 피고 3은 원고의 저작물이 회복저작물로서 그 효력이 인정되는 1996. 7. 1. 이전부터 이 사건 도안과 동일·유사한 상표들을 출원하여 국내 등록하였다. 피고들이 위와 같이 적법하게 등록된 상표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국내에 상표등록조차 하지 않았던 원고를 저작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보호하는 것은 상표와 관한 등록주의, 각국 상표독립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상표법 제도에 반한다.

나. 준거법: 대한민국 저작권법

국제사법 제24조 는 “지식재산권의 보호는 그 침해지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지식재산권에 관한 국제조약에 준거법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를 대비한 보충적 성격의 규정이므로, 국제조약에 법률관계에 적용될 준거법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준거법을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1996. 8. 21., 미국은 1989. 3. 1. 각각 베른협약(Bern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Literary and Artistic Works)에 가입한 동맹국(a country of the Union)이고, 베른협약 제1조, 제2조 제1항의 ‘문학·예술 저작물(literary and artistic works)’에 이 사건 도안과 같은 응용미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보호방법은 각 가맹국의 국내법에 위임하고 있고, 베른협약 제5조 제2항 제2문은 ‘저작자의 권리에 대한 보호의 범위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주어지는 구제의 수단은 오로지 보호가 요구된 국가의 법률에 따라 규율된다. 주1) ’ 고 규정하고 있다. 베른협약의 ‘보호가 요구된 국가(the country where protection is claimed)’는 ‘그 영토 내에서의 보호가 요구되고 있는 국가’, 즉 ‘보호국’을 의미하며, 특히 저작재산권 침해와 관련하여 ‘그 영토 내에서의 침해행위에 대하여 보호가 요구되고 있는 국가’, 즉 ‘침해지국’을 의미하는데( 국제사법 제24조 도 같은 입장), 원고가 자신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였음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결국 대한민국 법률이 보호국법이자 침해지국법으로서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이다 주2) .

저작권법 제3조 제1항 은 “외국인의 저작물은 대한민국이 가입 또는 체결한 조약에 따라 보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우리나라와 미국은 모두 베른협약에 가입한 동맹국이다. 그런데 ① 이 사건 도안은 미국 법인인 원고가 창작한 저작물로서, 동맹국인 미국에서 최초로 발행되었으므로(first published in a country of the Union) 미국을 본국(the country of origin)으로 하고(베른협약 제5조 제4항 a호), ② 저작자는 베른협약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에 관하여 본국 이외의 동맹국에서 각 법률이 현재 또는 장래에 자국민에게 부여하는 권리 및 베른협약이 특별히 부여하는 권리를 누리며(베른협약 제5조 제1항 주3) ), ③ 미국 저작권법이 대한민국 국민의 저작물을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으므로( 저작권법 제3조 제3항 참조) 이 사건 도안의 저작물 해당 여부, 보호기간, 저작권 침해에 관한 판단은 대한민국 저작권법에 따른다.

다. 이 사건 도안의 저작물성: 응용미술저작물

이 사건 도안이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1)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 개정되어 2000. 1. 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987. 7. 1. 시행)은 제4조 제1항 제4호 에서 ‘회화·서예·도안·조각·공예·응용미술작품 그 밖의 미술저작물’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었고, 구 저작권법(2000. 1. 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되어 2000. 7. 1. 시행) 제2조 제11의2호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어 현행과 같이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 로 규정)에서 ‘응용미술저작물’을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디자인 등을 포함한다’고 정의 규정을 신설하고, 제4조 제1항 제4호 에서 응용미술저작물을 저작물로 예시함으로써 응용미술저작물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임을 명백히 밝혔다.

(2) 이 사건 도안은 여우의 머리 형상을 전체적으로 갸름하지만 양 볼을 볼록하게 튀어나오게 하는 역삼각형의 두상을 기본으로 하면서 하단의 역삼각형 모양의 주둥이가 얼굴의 하단으로 갈수록 날카롭게 좁아지게 하고, 양 볼의 아래쪽에는 털 갈퀴가 불규칙한 톱니 모양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눈과 코는 각각의 눈에서 콧날로 이어지는 간략한 격자형 선분으로 간략하게 표시하여 여우 특유의 매섭고 날카로운 인상을 더해주었다. 이 사건 후기 도안은 이 사건 초기 도안을 기본으로 위와 같은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비스듬한 형태로 변형하여 좀 더 입체감이 있고 날렵한 특징을 강조하기 위하여 새롭게 창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도안 중 영문 ‘FOX’의 형상이 들어가는 (4), (5), (8), (9) 도안도 알파벳 문자 ‘O’에 해당하는 부분을 위와 같은 여우 머리 형상으로 대체하여 간략하면서도 강렬한 여우 머리 형상 이미지를 부가하여 전체적으로 그 독특한 형상과 문양으로 말미암은 미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도안에는 원고 나름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이는 다른 저작자의 기존 작품과 구별될 수 있는 정도이며, 응용미술저작물이 반드시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도안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해당한다.

(3) 또한 이 사건 도안은 스포츠 의류 등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응용미술저작물로서 스포츠 의류 등 제품 이외의 다른 물품의 디자인으로도 얼마든지 이용될 수 있고, 원고가 제작·판매하는 스포츠 의류 등 물품이 가지는 실용적 기능과 이 사건 도안에서 느껴지는 미적인 요소는 관찰자로서 물리적으로나 관념적으로나 모두 분리하여 인식될 수 있다. 원고가 이 사건 도안을 대한민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자신의 상표로서 관리하고 있고 피고들이 이 사건 도안을 이 사건 상표의 표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상품 표지로서의 상표 기능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법은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여 물품과의 물리적 또는 관념적 분리가능성을 요건으로 할 뿐 별도의 상품 표지 기능과의 분리가능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이 사건 도안을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함에 방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도안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

라. 이 사건 도안의 회복저작물로서의 보호기간: 1996. 7. 1.부터

베른협약의 규정에 따라 개정된 구 저작권법(1997. 12. 13. 법률 제54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1996. 7. 1. 시행: 이하 이를 ‘구 저작권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과 그 부칙 제3조는 ‘ 제3조 제1항 제61조 의 규정에 의하여 새로이 보호되는 외국인의 저작물 및 음반으로서 이 법 시행 전에 공표된 것(이하 ‘회복저작물 등’이라 한다)의 저작권과 실연자 및 음반제작자의 권리는 당해 회복저작물 등이 대한민국에서 보호되었더라면 인정되었을 보호기간의 잔여기간 동안 존속한다’, 제4조 제1항 은 ‘이 법 시행 전에 회복저작물 등을 이용한 행위는 이 법에서 정한 권리의 침해행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법은 외국인의 저작권에 대하여 소급적 보호를 인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소급보호란 과거 국내에서 보호되지 않던 1996. 7. 1. 이전에 창작된 외국인의 저작물에 대하여 새롭게 보호를 부여한다는 의미이고, 저작물의 공표시점으로 소급하여 국내법에 따른 보호를 인정하려는 취지는 아니다. 부칙 제4조 제1항도 이러한 법리를 재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도안은 1996. 7. 1.부터 새롭게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는다.

한편 이 사건 초기 도안은 1976년경, 이 사건 후기 도안은 1990. 6.경 각각 미국에서 창작·공표된 원고의 업무상저작물인데, 업무상저작물은 저작권법 제41조 , 제44조 에 따라 저작권자가 공표한 해의 다음해부터 50년간 존속하므로 이 사건 초기 도안은 2026. 12. 31.까지, 이 사건 후기 도안은 2040. 12. 31.까지 각각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미국 주4) 저작권법 이 대한민국 저작권법보다 보호기간을 더 장기간 규정하고 있으므로 저작권법 제3조 제3항 주5) 에 따라 그 보호기간을 단축하여야 할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마. 이 사건 상표 사용과 저작권 저촉: 1996. 7. 1.부터 저작권 침해

어느 법 조항에서 정한 법률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다른 조항에서 그와 저촉되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달리 규율하지 않는 한 해당 조항에서 정한 법률효과가 부여되는 것이 원칙이다. 어느 행위가 저작권법을 위반한 침해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면 저작권법에 따른 금지 등 청구를 할 수 있고, 상표법에 따라 등록된 상표를 사용한다는 사유만으로 저작권법에 따른 금지 등 청구를 거절할 수는 없다. 또한 저작권법상표법은 그 보호목적과 보호요건이 다르므로 한쪽의 법률효과를 다른 법률이 저지할 수 없고, 선행 저작물과 동일·유사한 상표가 출원되어 등록될 수도 있다.

다만 저작권과 상표권이 저촉되는 경우에 관하여 상표법 제53조 는 ‘상표권자 등이 상표를 사용할 경우에 그 사용상태에 따라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발생한 타인의 저작권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서는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저작권과 저촉되는 상표라도 그것이 공공의 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문란케 하는 것으로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4호 의 부등록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등록될 수 있지만 등록되더라도 선행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법률관계를 예정하고 있는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회복저작물에 관한 저작권법 규정은 외국인의 저작물을 사실상 이용하여 오던 자라도 과거 외국인의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음으로써 누렸던 지위를 1996. 7. 1. 이후부터는 상실한다는 의미이므로, 이 사건 상표 중 1996. 7. 1. 이전에 출원된 상표는 원고의 저작권이 아직 국내법적으로 효력을 발생하기 전의 것이므로 위 조항에서 말하는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발생한 저작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1996. 7. 1. 이전에 상표권이라는 유효한 독립의 권리를 취득함으로써 얻은 법률상의 지위는 회복저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법 시행 이후에도 그대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도안에 관한 저작권이 국내법적 보호를 받기 시작한 1996. 7. 1. 이전에 이 사건 상표 중 상표등록출원을 마친 상표에 관하여는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하에서는 피고들의 이 사건 상표 사용행위 중 1996. 7. 1. 이후 출원된 상표 사용에 한정하여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지 살펴본다(다만 원고는 구 저작권법 부칙 제4조 제3항 주6) 에 따라 이 사건 상표 중 1996. 7. 1. 이전인 1995. 11. 30. 출원하여 등록번호 (등록번호 5 생략)로 등록된 표장은 (1) 도안을 근거로 1995. 1. 1. 이후에 작성된 2차적 저작물이므로 그 반대해석에 따라 사용금지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위 (등록번호 5 생략) 표장은 (1) 도안과 달리 여우 턱 부분의 톱니 모양의 갈퀴를 단일한 선으로 대체하고 상하 비율을 조금 늘렸을 뿐 전체적인 외관이 (1) 도안과 실질적으로 유사할 뿐 새로운 창작성이 가미되어 원저작물에 대한 실질적인 개변이 이루어진 것이라 보기 어려워 2차적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표장이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바. 동일·실질적 유사성: 인정

살피건대, 피고들이 이 사건 후기 도안과 동일한 표시를 사용한 스포츠 의류 등 각종 제품을 생산, 판매, 홍보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을 제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996. 7. 1. 이후 출원된 이 사건 상표 중 아래 비교표(이하 ‘비교표’라 한다)의 ‘이 사건 침해 표장: 등록번호, 출원일’ 기재 표장(이하 ‘이 사건 침해 표장’이라 한다)은 각 이에 대응하는 ‘이 사건 도안(동일·실질적 유사)’ 기재 도안과 비교하여 볼 때 전체적인 인상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본문내 포함된 표
순번 이 사건 침해 표장: 등록번호, 출원일 이 사건 도안(동일·실질적 유사)
1 등록번호 (등록번호 4 생략), 1999. 3. 17. (2), (7) 도안
2 등록번호 (등록번호 6 생략), 1999. 8. 28. (4), (8) 도안
3 등록번호 (등록번호 3 생략), 1999. 8. 3. (1), (6) 도안
4 등록번호 (등록번호 7 생략), 2003. 11. 22. (1), (6) 도안
5 등록번호 (등록번호 8 생략), 2003. 9. 8. (4), (8) 도안
6 등록번호 (등록번호 9 생략), 2004. 2. 16. (1), (6) 도안
(좌측 여우 머리 형상 부분)
7 등록번호 (등록번호 10 생략), 2006. 4. 14. (1), (6) 도안
8 등록번호 (등록번호 11 생략), 2006. 4. 3. (1), (6) 도안
9 등록번호 (등록번호 12 생략), 2006. 4. 14. (1), (6) 도안

사. 의거성: 인정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 침해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저작물과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는 점 외에도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직접 인정되지 않더라도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되면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사실상 추정된다고 할 수 있지만,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보다 먼저 창작되었거나 후에 창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만한 간접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추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5다3570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후기 도안은 피고들이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하여 판매하는 제품에 표시된 것과 동일하고, 이 사건 침해 표장도 비교표에 대응하는 각 도안과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하며, 원고의 이 사건 도안의 창작·공표일이 각 1976년경과 1990. 6.경으로 이 사건 침해 표장 중 가장 이른 출원일인 1999. 3. 17.보다 상당히 앞선 시점이고, 원고는 1990년 후반부터 미국, 유럽, 아시아 등 50여 국가에 이 사건 도안을 사용한 상표를 등록하였으며, 원고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누적 합계 1,036,931,249달러(미화)의 매출, 누적 합계 92,991,007달러(미화)의 광고비를 지출하였고, ○○○○ 등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하여 이 사건 도안을 포함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피고1, 2 폭스코리아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에 ‘한국판매권’과 ‘수입통관’이라는 문구를 게시한 적이 있고, 피고 3이 (10) 도안과 동일한 상표를 등록출원하였다가 거절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데,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사용하고 판매하는 제품에 표시된 형상과 이 사건 침해 표장이 (1), (2), (4) 도안과 이 사건 후기 도안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사실상 추정되고, 그 밖에 이 사건 침해 표장이 소외인이나 피고 3에 의하여 이 사건 도안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창작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며, 소외인이 최초로 출원한 여우 머리 표장이 단계적으로 변화하여 이 사건 침해 표장과 같이 발전하였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비추어 그 개연성이 현저히 부족하므로 (1), (2), (4) 도안과 이 사건 후기 도안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고 인정된다.

아. 주문에 종기를 표시할지 여부: 표시

(1) 원고 승소 판결에 있어서 주문에는 법원이 인정하는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특히 기판력과 집행력의 범위에 의문이 없도록 명확하게 나타내야 하므로, 변론종결 시에 이미 그 법률관계의 종기(종기)가 확정되어 있다면 법률관계와 집행력의 시적 한계를 의미하는 그 종기도 함께 표시하여야 한다(장래이행의 소에서 주문에 법률관계의 시기(시기)를 표시하여야 함에는 이론이 없다).

판결을 함에 있어서 이미 확정된, 장래에 도래할 법률관계의 종기를 변론종결 후의 사유로 보아 이를 주문에 표시하지 아니한 채 단지 변론종결 후의 ‘시간의 흐름’을 청구이의 사유로 한다면(이러한 입장에서는 판결 주문에 종기를 표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결론이 된다), 장래의 특정한 때에 법률효과가 소멸하고 집행력 역시 소멸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이를 심리하여 주문에 표시하는 것은 금지되고 언제나 그 종기가 도래한 후에 피고로 하여금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이 되어, 소송제도의 이상에 반한다.

판결 주문에 나타내거나 청구이의 사유로 하거나 어느 쪽도 가능하다고 한다면 이는 법원이 개별 사건마다 심리의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의 범위를 임의적·편의적으로 정하는 셈이 되어 위법함은 물론이고, 당초의 수소법원과 청구이의 사건의 관할법원이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에는 아무런 해결책이 없게 된다.

(2) 판결 주문에 종기의 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그 의무와 집행력의 시적 범위는 영원하다는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주문이 “피고는 원고에게 1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은 30년, 50년 후에도 집행할 수 있다(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에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하여 제기된 청구이의의 소에서 시효중단 사유 등에 관하여 심리한 다음 그 집행력이 배제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주문이 “피고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판결의 경우에도 그 명령과 집행력의 시간적 범위가 영원하다는 의미임은 마찬가지이다.

주문에 종기를 표시하지 아니하고 청구이의의 소로 그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하는 견해가 있으나, 청구이의의 소는 그 소송 당시 그 대상 판결의 집행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결국 이 견해는 종기의 표시가 없는 판결 주문은 그 법률관계와 집행력이 영원함을 의미한다는 입장과 다르지 않다.

(3) 법원은 사건을 심리한 결과 그 법률관계의 확정적인 종기가 밝혀진다면 반드시 주문에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 당사자의 주장 여부와 관계없이 표시하여야 하는지를, 약정으로 그 종기가 정해지는 경우는 논외로 하고, 법률의 규정에 따라 권리의 종기가 정해져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기로 한다.

특허권이나 저작권 등과 같이 법률로 그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이 정해져 있는 권리를 근거로 부작위명령을 구하는 사건에 있어서 그러한 권리의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은 원고가 주장하는 권리에 대하여 해당 법률을 적용함으로써 얻어지는 결론일 뿐이고, 본래 영원한 권리에 관하여 새로운 사실이 발생함으로써 그 종기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항변할 사항도 아니다. 그러한 권리는 권리 발생 시부터 그 존속기간을 넘어서서 존재한 적이 없다.

자.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의 응용미술저작물인 (1), (2), (4) 도안과 이 사건 후기 도안을 복제한 제품을 생산·판매·홍보하는 등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으므로, ① (1), (2), (4) 도안(이하 ‘이 사건 ① 도안’이라 한다)의 보호기간 종기인 2026. 12. 31.까지, 피고들은 이 사건 ① 도안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피고들의 본점, 지점, 영업소, 공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이 사건 ① 도안이 표시된 제품, 카탈로그, 간판, 현수막, 홍보물을 폐기할 의무가 있고, 피고1 폭스코리아는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1 생략)’에서, 피고2 폭스코리아는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2 생략)’에서 각각 이 사건 ① 도안이 표시된 게재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으며, ② 이 사건 후기 도안의 보호기간 종기인 2040. 12. 31.까지, 피고들은 이 사건 후기 도안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피고들의 본점, 지점, 영업소, 공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이 사건 후기 도안이 표시된 제품, 카탈로그, 간판, 현수막, 홍보물을 폐기할 의무가 있고, 피고1 폭스코리아는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1 생략)’에서, 피고2 폭스코리아는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인터넷 주소 2 생략)’에서 각각 이 사건 후기 도안이 표시된 게재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3), (5) 도안에 관하여도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그 금지 등을 구하나, 피고들이 (3), (5) 도안과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한 저작물을 복제한 제품을 생산·판매·홍보·사용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3), (5) 도안에 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1, 2 폭스코리아는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FOX 브랜드의 레포츠 의류 및 용품 전 품목에 대하여 한국판매권 및 수입통관을 독점 계약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는 등 자신들의 제품이 미국에서 생산·가공된 것이거나 원고의 제품인 것처럼 오인을 일으키는 표지를 게재하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마)목 (출처지 오인야기행위), (바)목 (타인상품 사칭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홍보물 등에 ‘수입통관’이라는 문구의 사용을 중지하고 피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위 문구를 삭제하여야 한다.

나. 판단

피고1, 2 폭스코리아가 홍보물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수입통관’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자사 제품을 홍보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지만, 한편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1, 2 폭스코리아는 현재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FOX 브랜드의 레포츠 의류 및 용품 전 품목에 대하여 한국판매권 및 수입통관을 독점 계약하였다.”는 문구를 삭제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밖에 피고들이 홍보물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수입통관’이라는 문구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볼 증거가 없으며, 피고들이 이 사건 상표가 적법하게 국내에 등록된 고유 상표라고 다투고 있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장래 ‘수입통관’ 등의 문구를 사용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원고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위와 같이 각 저작물의 보호기간 종기까지의 금지와 의무 이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기택(재판장) 이정환 김호춘

주1) Consequently, apart from the provisions of this Convention, the extent of protection, as well as the means of redress afforded to the author to protect his rights, shall be governed exclusively by the laws of the country where protection is claimed.

주2)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이 과연 준거법에 관한 규정인지,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의 ‘보호가 요구되는 국가’가 과연 보호국을 의미하는지에 관하여 이견이 있더라도, ①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이 준거법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단순히 외인법(외인법)적 규정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하여도 보충규정인 국제사법 제24조에 의해 ‘침해지법’이 준거법이 되고, ②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의 ‘보호가 요구되는 국가’를 법정지국(법정지국)으로 해석하더라도 이 사건 법정지가 대한민국이므로 어느 경우이든 대한민국 법률이 준거법이 됨에는 의문이 없다.

주3) Authors shall enjoy, in respect of works for which they are protected under this Convention, in countries of the Union other than the country of origin, the rights which their respective laws do now or may hereafter grant to their nationals, as well as the rights specially granted by this Convention.

주4) 17 U.S.C. §302(a): In General.­ Copyright in a work created on or after January 1, 1978, subsists from its creation and, except as provided by the following subsections, endures for a term consisting of the life of the author and 70 years after the author’s death(1978. 1. 1. 이후에 창작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창작된 날로부터 존속하며 저작자의 생존기간 및 저작자가 사망한 후 70년 동안 존속한다). 17 U.S.C. §302(c): In the case of an anonymous work, a pseudonymous work, or a work made for hire, the copyright endures for a term of 95 years from the year of its first publication, or a term of 120 years from the year of its creation, whichever expires first. If, before the end of such term, the identity of one or more of the authors of an anonymous or pseudonymous work is revealed in the records of a registration made for that work under subsections (a) or (d) of section 408, or in the records provided by this subsection, the copyright in the work endures for the term specified by subsection (a) or (b), based on the life of the author or authors whose identity has been revealed(업무상저작물은 최초로 발행된 해로부터 95년 또는 창작된 해로부터 120년 중에서 먼저 종료되는 기간 존속한다). 17 U.S.C. §303(a): Copyright in a work created before January 1, 1978, but not theretofore in the public domain or copyrighted, subsists from January 1, 1978, and endures for the term provided by section 302(1978. 1. 1. 전에 창작되었고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1978. 1. 1.부터 위와 같은 기간 동안 존속한다).

주5)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되는 외국인의 저작물이라도 그 외국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저작물을 보호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게 조약 및 이 법에 의한 보호를 제한할 수 있다.’

주6) ‘회복저작물 등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로서 1995. 1. 1. 전에 작성된 것은 이 법 시행 후에도 이를 계속하여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그 원저작물의 권리자는 1999. 12. 31. 후의 이용에 대하여 상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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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8.10.선고 2011가합1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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