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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7. 11. 14. 선고 2014나2002929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항소인

원고 1 외 2인 원고 2, 3은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원고 1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준영 외 3인)

피고,피항소인

대한민국

2017. 9. 21.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2. 18. 선고 2013가합1243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1에게 162,511,837원, 원고 2, 원고 3에게 각 105,007,891원 및 각 이에 대한 2012. 8. 20.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들은 이 법원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의 지위

원고 1은 아래 라. 2)항과 같은 소외인의 2012. 8. 20.자 범행으로 인하여 사망한 망 소외 2(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이고, 원고 2, 원고 3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나. 소외인의 범죄전력

1) 소외인은 1991. 3. 7. 육군고등군사법원에서 강간죄 및 강간미수죄 주1) 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993. 5. 21. 광주고등법원에서 강도상해죄 등 주2) 으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으며, 1998. 1. 9.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강간치상죄 주3) 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2002. 9. 21.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2) 소외인은 2004. 4. 21. 서울 중랑구에서 칼로 피해자를 위협하여 강간하고 상해를 가하였으며, 피해자의 돈을 강취하였다. 소외인은 위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04. 6. 11.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부터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죄 및 강도상해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위 법원 2004고합194호 ). 이에 소외인이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04. 8. 11. 제1심판결을 직권파기하고 소외인에 대하여 다시 같은 죄로 징역 7년을 선고하였고 주4) ( 위 법원 2004노1596호 ), 위 판결은 2004. 8. 19.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소외인의 출소 및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소외인은 2011. 8. 29.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에서 7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일명 ‘전자발찌’)의 부착을 명하는 결정을 받았고, 2011. 11. 9. 위 징역형의 집행을 종료하면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였다.

라. 소외인의 이 사건 직전 범행 및 이 사건 범행

1) 소외인은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상태에서 2012. 8. 7. 11:30경 서울 중랑구에 있는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여 피해자를 과도로 위협한 후 1회 간음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전 범행’이라 한다). 경찰은 위 범행현장에서 범인의 음모 등을 채취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였으나, 아래 2)항의 범행 당시까지 범인(소외인)을 특정하거나 검거하지 못하였다.

2) 소외인은 그로부터 13일 후인 2012. 8. 20. 09:20경 강간할 목적으로 과도와 테이프 등을 소지하고 서울 중랑구에 있는 망인의 집에 침입하여 망인을 폭행·협박하면서 강간을 시도하였고, 망인이 저항하자 주먹과 발로 구타하였다. 그러던 중 아래층 사람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이 망인의 집 현관문 앞에 도착하고 망인이 현관문 쪽으로 도망가자, 소외인은 준비한 과도로 망인의 목과 뒤통수 등을 수회 찔러 망인을 살해하였다(이하 ‘이 사건 범행’이라 한다).

3) 소외인은 이 사건 범행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이 사건 직전 범행 및 이 사건 범행과 같은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는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2고합439, 2012전고17(병합) ],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12. 11. 22. 위 각 범행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간등) 및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등살인)의 유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 및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와 소외인이 모두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 2012노4210, 2012전노342(병합) ], 서울고등법원은 2013. 4. 11.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 위 제1심판결은 2013. 4. 19.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4, 6, 7, 10(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제1심 법원의 서울중랑경찰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주5)

가. 수사기관의 위법행위

1) 일반적으로 성폭력범죄는 재범 비율이 상당히 높고, 이 사건 직전 범행의 경우는 그 수법이 매우 대담하여 초범이 저지른 범행이 아니라고 쉽게 추측할 수 있었던 점, 성폭력범죄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이하 ‘전자장치’라고만 한다)의 부착명령을 받은 사람은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저질러 그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는 사람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직전 범행의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우선적으로 이 사건 직전 범행 당시 그 범행장소 부근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있었는지에 관한 위치정보를 보호관찰소 측에 조회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러한 위치정보를 조회·활용하지 아니한 채 전통적인 수사방식만을 고집함으로써 조기에 소외인을 이 사건 직전 범행의 범인으로 검거하지 못하였다.

2) 이 사건 직전 범행 당시 경찰에서는 일선 경찰관들이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수사에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성폭력범죄 등의 수사에 위치정보를 이용하도록 수사지침을 하달하거나 그 수사기법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았고, 경찰관들이 위치정보를 신속히 확보하여 수사에 활용하도록 철저히 지도·감독하지 않았다.

3) 소외인의 출소 이후 거주지를 관할하는 서울중랑경찰서는 소외인이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첩보수집 대상자’에 해당함에도 그를 ‘자료보관 대상자’로 잘못 분류하여 재범 방지를 위한 첩보 수집 등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

나. 보호관찰소의 위법행위

1) 소외인은 재범위험성평가 순위가 서울보호관찰소 관내 보호관찰대상자 1,165명 중 9위에 해당할 정도로 재범 위험성이 높았고,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 제26조는 전담보호관찰관으로 하여금 월 3회 이상 전자장치 피부착자를 대면접촉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소외인의 전담보호관찰관은 2012. 7. 16. 이후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한 2012. 8. 20.까지 한 달여 동안 소외인을 한 번도 대면접촉하지 않았다.

2) 서울보호관찰소는 2012. 8.까지 총 100대의 개인휴대용단말기(PDA)를 구입하여 각 보호관찰소에 보급하였고, 이는 불시에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를 확인, 방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었는데, 2010. 1. 1.부터 이 사건 범행 무렵인 2012. 8. 31.까지 총 100대의 개인휴대용단말기 중 9대의 경우 위치추적시스템 접속 실적이 전혀 없었고, 나머지 91대의 경우에도 접속실적이 월 평균 1.59회에 불과하여 그 활용이 매우 저조하였다.

3)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 제39조에 따르면 전담보호관찰관은 근무일 기준으로 전일의 피부착자에 대한 경보 처리내역 및 이동경로를 확인한 후 위치추적시스템에 ‘일일감독 소견’을 입력하여야 함에도, 소외인의 전담보호관찰관은 이 사건 직전 범행 전후로 무려 15일 동안 소외인에 대한 일일감독 소견을 입력하지 않았다가 2012. 8. 17.에서야 이를 한꺼번에 입력하였다.

4) 소외인은 높은 재범 위험성을 가지고 있었고 평소 전담보호관찰관에게 반사회적 성향과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였음에도, 소외인의 전담보호관찰관은 소외인으로 하여금 정신보건시설이나 상담시설에서 치료 및 상담치료를 받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 피고의 국가배상책임

1) 위와 같은 피고 소속 수사기관 및 보호관찰소 측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직전 범행 이후 조속히 소외인을 체포·검거하거나 소외인의 이 사건 범행을 미리 방지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망인은 소외인의 이 사건 범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2) 따라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에 의한 손배배상으로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1에게 162,511,837원[= 망인으로부터의 상속분 142,511,837원{(일실수입 272,527,620원 + 위자료 60,000,000원) × 3/7} + 고유 위자료 20,000,000원], 망인의 자녀들인 원고 2, 원고 3에게 각 105,007,891원[= 망인으로부터의 상속분 95,007,891원{(일실수입 272,527,620원 + 위자료 60,000,000원) × 2/7} + 고유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 단

가. 관련 법리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 공무원의 가해행위는 ‘법령에 위반한’ 것이어야 하고, 법령위반이라 함은 엄격한 의미의 법령위반뿐만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 공서양속 등의 위반도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70180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작위에 의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한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인바,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라고 하는 것은 공무원의 작위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령을 위반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작위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일차적으로 그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아니하면 이를 보호할 수 없는 때에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인정되는 작위의무를 위반한 경우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리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때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의 규정이 없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8520 판결 ,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6다82649 판결 등 참조). 한편,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는 경찰관의 직무에 해당하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2조 참조), 그 직무행위의 구체적 내용이나 방법 등이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초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으므로, 경찰관이 구체적 상황하에서 그 인적·물적 능력의 범위 내에서의 적절한 조치라는 판단에 따라 범죄의 진압 및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한 경우, 경찰관에게 그와 같은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 경찰관이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한 손해의 심각성 내지 그 절박한 정도, 경찰관이 그와 같은 결과를 예견하여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그것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와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를 내세워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인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5다23438 판결 ,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3다20427 판결 등 참조).

나. 수사기관의 위법행위 여부

1)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 미활용 관련

가) 관계 규정

◆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전자장치 부착법’이라 한다)
제1조(목적)
이 법은 특정 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성행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위하여 그의 행적을 추적하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게 하는 부가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특정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특정범죄"란 성폭력범죄,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와 살인범죄를 말한다.
제16조(수신자료의 보존·사용·폐기 등)
① 보호관찰소의 장은 피부착자의 전자장치로부터 발신되는 전자파를 수신하여 그 자료(이하 "수신자료"라 한다)를 보존하여야 한다.
② 수신자료는 다음 각 호의 경우 외에는 열람·조회 또는 공개할 수 없다.
1. 피부착자의 특정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 또는 재판자료로 사용하는 경우
2. 보호관찰관이 지도·원호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3.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보호관찰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원회"라 한다)의 부착명령 가해제와 그 취소에 관한 심사를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
④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신자료를 열람 또는 조회하는 경우 법관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 범죄수사규칙(경찰청 훈령)
제5조(합리적인 수사)
① 경찰관은 수사를 할 때에는 기초수사를 철저히 하여 모든 증거의 발견수집에 힘써 하며, 과학수사기법과 지식·기술·자료를 충분히 활용하여 수사를 합리적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나) 인정 사실

위 기초사실과 갑13, 14의 기재, 제1심 법원의 서울중랑경찰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제1심 법원 및 이 법원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2012. 8. 7.자 이 사건 직전 범행이 발생한 직후, 서울중랑경찰서 소속 담당경찰관은 그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범행장소 주변의 CCTV 열람 및 녹화기록 확보 등 기초수사를 진행하였으며, 현장 주변 탐문과 잠복을 통하여 거동수상자 등을 조사하였다. 담당경찰관은 피해자에게 중랑구 관내 성폭력 우범자 중 핵심 전과자 50명 등(소외인 포함)의 사진을 보여주고 범인을 지목하도록 하였으나, 피해자는 그 중에서 범인을 지목하지 못하였다.

(2) 위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는 범인이 전자장치 피부착자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없었고, 그 범죄현장 및 CCTV 열람 등을 통해서도 범인이 전자장치 피부착자라고 의심할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3) 담당경찰관은 이 사건 직전 범행현장에서 범인의 음모를 채취하고 피해자의 팬티를 수거하여 2012. 8. 8.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하였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2. 8. 10. 이를 등기우편으로 접수하였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예규상 유전자 감정의 처리기한은 2012. 8. 31.까지(감정접수일 후 근무일수 15일 이내)였다.

(4) 당시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 조회 및 회신에 관한 실무 관행은 ‘경찰이 공문으로 보호관찰소 또는 위치추적 관제센터에 범행장소를 특정하여 그 범행시간대(추정 범행시각 전후 2시간 이내)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범행장소 주변에 있었는지에 관한 위치정보를 조회하면, 보호관찰소 또는 위치추적 관제센터는 18시 이전에 공문을 받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당일(대부분은 2시간 이내)에 이를 통보하는 것’이었다.

(5) 이러한 위치정보 조회는 법령상 명시적인 근거가 없어 그 회신내용은 특정 범행시간대에 그 범행장소 주변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있었는지 여부에만 한정되고, 나아가 수사기관이 그 인적사항까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법관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전차장치 부착법 제16조 제4항 ).

(6) 이 사건 직전 범행을 수사하던 담당경찰관은 보호관찰소 측에 위와 같은 위치정보를 조회하지 않고 있다가, 2012. 8. 20.자 이 사건 범행현장에서 소외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이후에야 그 위치정보를 조회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직전 범행시간대(2012. 8. 7. 10:00 ~ 13:00)에 그 범행장소 반경 300m 이내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존재함이 확인되었다.

(7) 한편, 이 사건 직전 범행현장에서 채취된 범인의 DNA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도 위와 같이 소외인이 체포된 이후에야 그것이 소외인의 DNA와 일치함이 밝혀졌다. 주6)

다) 판단

(1) 전자장치 부착법에 의한 전자장치 피부착자에 대한 전자감시제도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피부착자의 재범을 방지·예방하는 데에 있으나( 위 법 제1조 참조), 부수적으로는 피부착자가 재범을 저지를 경우 그 위치정보를 추적하여 수사의 단서로 활용하기 위함에도 있고( 위 법 제16조 제2항 제1호 참조), 이를 통한 위하력으로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 사건 직전 범행의 수법 및 그 대담성에 비추어 이 사건 직전 범행의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는 그 범행이 동종 전과자의 재범일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에 둘 수 있었는바, 만약 담당경찰관이 곧바로 보호관찰소 측에 이 사건 직전 범행장소에 관하여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조회하였더라면 늦어도 2012. 8. 9.경에는 주7) 이 사건 직전 범행시간대에 그 범행장소 부근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었고, 그에 기초하여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면 2012. 8. 12.~13.경에는 그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소외인임을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2) 그러나 위 인정 사실 및 아래에서 보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직전 범행의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이 그 범행 발생 직후 빠른 시간 내에 위와 같은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조회·활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조치(부작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① 범죄 수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 등은 원칙적으로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초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것이고, 이 사건 직전 범행 당시 관계 법령이나 경찰 내부의 수사지침 등 어디에도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 활용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었다.

② 전자장치 피부착자에 대한 전자감시제도는 전자장치 부착법이 2007. 4. 27. 제정되어 2008. 10. 28. 시행됨으로써 도입된 것으로서, 그 시행 무렵부터 이 사건 직전 범행이 발생한 2012. 8.경까지 약 4년 동안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저지른 재범사건 총 35건 중 그 위치정보를 조회하여 수사에 활용한 사례는 4건에 불과하였다(갑14). 이는 전자감시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이를 통해 적어도 이 사건 직전 범행 당시까지 위치정보를 활용한 수사기법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③ 2012년도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갑21-1)에 의하면 전체 성폭력범죄 중 초범의 비율은 39.1%, 재범의 비율은 60.9%로서 재범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나, 위 재범자 중 동종 전과자의 비율은 18.5%로 그리 높지 않다. 그리고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동종 재범율이 약 2% 정도에 그친다는 점(갑14)까지 고려하면, 그 수법의 대담성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직전 범행이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저지른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 직전 범행의 피해자는 그 범인이 전자장치 피부착자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없고, 수사 과정에서 그러한 단서가 포착되지도 않았다.

④ 이 사건 직전 범행을 수사하던 담당경찰관은 그 범인의 특정 및 검거를 위하여 피해자의 진술 확보, 현장감식을 통한 DNA 채취 및 감정 의뢰, 현장 주변의 CCTV 열람, 탐문과 잠복 등을 통한 거동수상자 조사, 피해자에게 중랑구 관내 성폭력 우범자 등(소외인 포함)의 사진 제시·확인 등 종래의 일반적인 수사방법에 따른 제반 조치를 취하였다.

⑤ 특히 범인 특정을 위하여 가장 중요하고 과학적인 증거로 평가되는 범인의 DNA를 확보하여 감정을 의뢰하여 둔 상태였으므로, 이에 더하여 보호관찰소 측에 이 사건 직전 범행장소에 관한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조회할 필요성이 절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담당경찰관이 이러한 위치정보를 조회하여 이 사건 직전 범행장소 부근 300m 이내에 주8)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존재하였음을 확인하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그 인적사항을 파악하기까지의 절차가 수일 내에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이 인적사항이 특정된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다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거나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그의 DNA 샘플을 채취한 다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은 당초 이 사건 직전 범행현장에서 채취한 DNA에 대한 감정에 소요되는 기간보다 더 짧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러한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하여 이 사건 직전 범행현장에서 미리 채취한 DNA를 분석한 정보와 대조하는 수밖에 없다).

⑥ 만일 위와 같이 인적사항이 특정된 단계에서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자신의 범행을 순순히 자백한다면 그에 대한 DNA 채취 및 감정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검거할 수 있겠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위치정보만으로 범행을 자백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위치정보 조회를 통해 용의자가 특정될 가능성 및 용의자가 특정되더라도 그가 순순히 자백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이미 범인의 DNA를 확보해 두고 그 감정 결과를 기다리던 담당경찰관에게는 위와 같은 위치정보 조회가 실효성이 높은 필수적인 조치였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⑦ 다만 이 사건 직전 범행 당시의 객관적 상황에 비추어 그 범인이 수주일 내에 이 사건 범행과 같은 끔찍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개연성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이와 달리 볼 여지도 있으나,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있을 정도의 객관적 징표가 없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직전 범행이 소외인과 같이 동종 전과가 많고 재범 위험성이 높은 사람의 범행이라는 것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으므로, 한시라도 빨리 범인을 검거하기 위하여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현저히 불합리한 수사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원고들이 이 사건과 비교하여 주장하는 이른바 ‘오원춘 사건’ 주9) 의 경우는 이 사건과는 달리 중대한 범행이 실제로 발생할 개연성 있는 상황의 급박성을 경찰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2) 위치정보 활용에 대한 사전 교육 및 지도·감독의 미흡 관련

가) 인정 사실

(1) 전자장치 부착법이 시행된 2008. 10.경부터 이 사건 직전 범행이 발생한 2012. 8.경까지 약 4년 동안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저지른 재범사건 총 35건 중 그 위치정보를 조회하여 수사에 활용한 사례는 4건에 불과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그리고 갑14, 31의 기재 및 이 법원의 서울보호관찰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서울보호관찰소는 2012. 3.경부터 2012. 6.경 사이에 관내 14개 경찰서를 방문하여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 활용방법 등을 안내하고, 관련 책자를 배부한 사실(이 사건 직전 범행이 발생하기 3개월 전인 2012. 5. 15.에는 서울중랑경찰서를 방문하여 형사과장 등 8명을 상대로 위와 같은 안내를 하고 책자를 배부하였다), 반면에 경찰 내부적으로는 2012. 8.경까지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수사상 활용하는 것에 관한 별다른 수사지침이 없었다가, 소외인의 이 사건 직전 범행 및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한 후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경찰청 차원에서 성폭력범죄 발생 초기에 위와 같은 위치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단

(1) 위와 같이 이 사건 직전 범행 및 이 사건 범행의 발생 이전에는 성폭력범죄의 수사와 관련하여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별다른 수사지침이 없었고(이후 위 지시와 같은 수사지침이 실제로 내부 규정에 반영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보호관찰소 측의 일회성 안내 이외에 일선 경찰관들에게 이에 대한 교육이나 지도·감독이 충실하게 이루어지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2) 그러나 ① 전자장치 피부착자에 대한 전자감시제도는 기본적으로 피부착자의 재범을 방지·예방하는 데에 주목적이 있고, 그 수신자료를 열람·조회·공개하는 것은 피부착자의 인권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예외적으로 수사자료로 사용하는 등의 경우에만 허용되므로( 전자장치 부착법 제16조 참조),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수사상 활용하는 것이 위 제도의 본질적·필수적 요소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경찰관은 개별 범죄의 특성과 내용 등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으로 수사방법을 택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떤 범죄의 수사를 하는 데에 특정한 수사기법을 활용하여야 한다는 지침을 하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③ 그 밖에 위 1)항에서 본 여러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일선 경찰관들에게 위와 같은 위치정보 활용에 관한 수사지침이 하달되지 않고 그에 대한 교육이나 지도·감독이 충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거나 합리적인 범죄수사를 저해하는 현저히 불합리한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3) 우범자 관리의 잘못 관련

가) 관계 규정

◆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2009. 8. 25. 경찰청 예규 제403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규칙은 전과자 또는 조직폭력배들로서 그 성벽 또는 환경으로 보아 죄를 범할 우려가 있는 자(이하 ‘우범자’라 한다)에 대하여 자료보관 및 범죄관련성 여부에 관한 첩보를 수집함으로써 재범의 위험을 방지하고, 수집된 첩보를 통해 수사자료로 활용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우범자의 구분)
① 우범자는 첩보수집 대상자와 자료수집 대상자로 구분한다.
② 첩보수집 대상자는 아래 각호에 해당하는 자 중 성벽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다.
4.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범죄(강도, 절도, 강간, 강제추행, 마약류사범)로 3회 이상 금고형 이상의 실형을 받고 출소한 자
④ 첩보수집 대상자는 우범자로 편입 후, 자료를 전산에 입력하고 2년간 범죄관련성 여부에 대해 첩보를 입수한다.
제4조(우범자의 편입)
① 경찰서장은 교도소장 등 수형기관의 장으로부터 출소통보를 받은 경우 거주 여부 등 별지 제1호 서식 우범자 심사기준 및 의결서상의 내용을 면밀히 파악한 후 심사위원회를 통해 죄를 범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우범자로 편입하여야 한다.
제6조(첩보수집)
② 지구대 담당자는 첩보수집 대상자에 대하여 3개월에 1회 이상 범죄관련 여부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여 경찰서로 보고하여야 한다.
③ 첩보를 수집함에 있어 우범자의 인권을 최대한 배려하여 적절한 방법에 의하고, 명예나 신용을 부당하게 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④ 수집된 첩보는 통상의 범죄첩보처리 절차에 의해 처리한다.

나) 인정 사실

갑5, 11의 기재 및 제1심 법원의 경북북부제2교도소장, 서울중랑경찰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경북북부제2교도소장은 2011. 10. 4. 서울중랑경찰서장에게 소외인에 대한 석방통보문을 발송하면서 위 석방통보문의 죄명 및 형기란에 ‘절도’, ‘징역 6월’이라고 잘못 기재한 사실(그 범죄개요란에는 특수강도강간 및 강도상해의 범죄사실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었다), ② 소외인은 2011. 11. 9. 출소 당시 강간범죄로 3회 징역형의 실형을 받고 출소하는 것이었으므로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 제3조 제2항 제4호의 ‘첩보수집 대상자’로 분류되어야 마땅하였던 사실, ③ 그런데 서울중랑경찰서는 위 석방통보문상 죄명 및 형기란의 오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 기재에 따라 소외인을 ‘첩보수집 대상자’가 아닌 ‘자료보관 대상자’로 지정, 관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판단

(1)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소외인의 위 출소 당시 서울중랑경찰서가 석방통보문상의 일부 오기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여 소외인을 첩보수집 대상자가 아닌 단순한 자료보관 대상자로 지정, 관리하여 온 잘못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러나 ①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은 법률상 별다른 근거가 없는 경찰청 내부의 규칙에 불과한 점, ② 첩보수집 대상자의 경우, 위 규칙에 의하면 2년간 범죄관련성 여부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3개월에 1회 이상 첩보 수집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첩보 수집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가 우범자에 대한 인권침해의 우려 등으로 인해 비대면, 간접적 첩보 수집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던 점, ③ 또한 위 규칙에 따라 주기적으로 첩보수집 대상자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 있는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위와 같은 수집된 첩보도 범죄 발생 시 수사자료로 활용되는 측면이 훨씬 큰 점, ④ 소외인과 같은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재범 방지를 위한 보호관찰 업무는 관련 법령에 따라 법무부 소속 보호관찰소에서 담당하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소외인의 출소 이후 그에 대한 서울중랑경찰서의 우범자 분류 및 관리가 잘못되었거나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배상법에서 말하는 법령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보호관찰소 측의 위법행위 여부

1) 소외인에 대한 대면접촉 횟수의 절대적 부족 관련

가) 관계 규정

◆ 전자장치 부착법
제15조(보호관찰관의 임무)
① 보호관찰관은 피부착자의 재범방지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필요한 지도와 원호를 한다.
제32조의2(부착명령 등 집행전담 보호관찰관의 지정)
보호관찰소의 장은 소속 보호관찰관 중에서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전담하는 보호관찰관을 지정하여야 한다.
1. 부착명령을 청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피의자에 대한 조사
2. 부착명령의 집행
3. 피부착자의 재범방지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한 치료 등 필요한 조치의 부과
4. 그 밖에 피부착자의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준수사항 이행 여부 확인 등 피부착자에 대한 지도·감독 및 원호
◆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법무부 지침, 2011. 12. 5.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26조(피부착자의 지도감독)
① 피부착자에 대한 대면접촉 횟수는 다음 각 호에 따른다. 다만, 여행, 원거리 취업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대면접촉 횟수를 조정할 수 있다.
2. 전자감독이 개시된 일반피부착자 중 개시후 3개월이 경과한 때부터 또는 제24조 및 제35조의2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특별관제피부착자로 지정한 날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때부터 : 월 중 대면접촉 횟수 3회 이상 (이 중 월 1회 이상은 위치측위를 통해 확인한 현재지 중심의 불시출장 방식으로 실시하며, 분기 1회 이상은 18시 이후에 실시)
② 제1항 단서 조항에 의하여 대면접촉 횟수를 조정한 때에는 그 사유를 보호관찰시스템에 상세히 입력하여야 한다.
③ 제1항의 대면접촉 횟수에는 피부착자의 가족 등과의 대면접촉을 포함하되, 통신·서신을 이용한 정보 확인은 제외한다.

나) 인정 사실

갑14, 17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소외인은 재범위험성평가 순위가 서울보호관찰소 관내 보호관찰대상자 1,165명 중 9위에 해당할 정도로 재범 위험성이 높게 평가되었던 사실, ②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 제26조 제1항 제2호는 보호관찰관으로 하여금 월 3회 이상 전자장치 피부착자를 대면접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③ 새로운 보호관찰관이 2012. 7. 16.경 소외인에 대한 보호관찰 업무를 인수인계 받은 후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한 2012. 8. 20.까지 소외인을 한 번도 불시에 찾아가거나 대면접촉하지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판단

위 나)항에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인정 사실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하기 한 달 전에 변경된 전담보호관찰관이 소외인에 대한 대면접촉을 다소 소홀히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배상책임에서의 법령위반에 해당한다거나 전자감시제도 또는 보호관찰제도의 본질과 기능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조치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① 2012. 7. 16. 인수인계 이전의 전임 보호관찰관은 소외인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충실하게 대면접촉을 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2012년 7월 중에도 2일, 15일, 17일 등 3회에 걸쳐 현지출장면담을 실시함으로써 2012년 7월에는 월 3회의 대면접촉 횟수를 충족하였다.

② 2012년 8월에는 2012. 8. 20. 이 사건 범행 발생 이전까지 신임 보호관찰관이 한 번도 소외인을 대면접촉한 사실이 없었으나, 전임 보호관찰관이 2012. 8. 16. 21:40경 소외인의 주거지에 현지출장을 갔다가 소외인이 잠이 들어 면담하지 못하여 다음 날 새벽에 통화한 사실이 있고, 2012. 8. 17.에는 소외인의 휴대용 추적장치의 충전 문제로 비상대기조의 현장출동이 이루어진 바 있다. 또한 이 사건 범행이 없었더라면 2012. 8. 20.부터 2012. 8. 31.까지 사이에 2~3회의 대면접촉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2012년 8월에 월 3회 대면접촉 횟수를 총족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물론 소외인과 같이 재범 위험성이 높은 피부착자에 대하여 약 한 달 동안 대면접촉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불성실한 임무 수행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불성실의 정도가 전자감시제도 또는 보호관찰제도의 기능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은 법무부 지침에 불과하므로 그 규정 위반이 곧바로 법령 위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 개인휴대용단말기(PDA)를 이용한 불시출장 미실시 관련

가) 갑14, 17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 제26조 제1항 제2호는 월 3회의 대면접촉 중 1회 이상은 위치 측위를 통해 확인한 현재지 중심의 불시출장 방식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서울보호관찰소는 위와 같은 불시출장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2012. 8.까지 총 100대의 개인휴대용단말기(PDA)를 구입하여 관내 각 보호관찰소에 보급한 사실, ③ 그런데 2010. 1. 1.부터 이 사건 범행 무렵인 2012. 8. 31.까지 위 100대의 개인휴대용단말기 중 9대의 경우 위치추적시스템 접속 실적이 전혀 없었고, 나머지 91대의 경우에도 접속실적이 월 평균 1.59회에 불과하여 그 활용이 매우 저조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위 가)항에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곧 ①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은 불시출장의 횟수, 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을 뿐 개인휴대용단말기(PDA)의 이용 여부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은 점, ② 위와 같이 보급된 개인휴대용단말기(PDA)는 화면이 너무 작고 성능이 좋지 않은 등의 문제가 있어 그 활용이 저조하였고, 이에 보호관찰관들은 필요 시 관제센터나 사무실과 통화하여 피부착자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시출장을 실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불시출장을 실시함에 있어 개인휴대용단말기(PDA)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이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하였거나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소외인에 대한 일일감독 소견의 지연 입력 관련

가) 관계 규정

◆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
제39조(일일감독 소견의 입력)
① 전담보호관찰관은 근무일 기준으로 전일의 피부착자에 대한 경보 처리내역 및 이동경로에 대하여 확인한 후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위치추적시스템에 ‘일일감독 소견’을 입력하여야 한다. 단, 휴일이 2일 이상인 경우에는 휴일 다음 근무일에 일자별로 각각 소급하여 입력하여야 한다.
1.양 호 : 전일 감독내용 중 ‘위반’으로 처리된 경보가 없는 경우
2.불 량 : 전일 감독내용 중 ‘위반’으로 처리된 경보가 있는 경우
② 전담보호관찰관은 제1항에 따른 이동경로 확인 시 피부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학교주변 등 도처를 배회하거나, 야간 중 특정지역에 장시간 머무는 등 특이성향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착자에게 그 사유를 상세히 확인한 후 보호관찰정보시스템(K-PIS)에 입력하여야 한다.
③ 전담보호관찰관은 일일감독 소견이 ‘불량’인 경우 그 위반정도에 따라 소환 및 조사, 경고, 구인 등의 제재조치를 할 수 있다.

나) 판단

(1) 갑14, 17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 제39조는 전담보호관찰관은 근무일 기준으로 전일의 피부착자에 대한 경보 처리내역 및 이동경로를 확인한 후 위치추적시스템에 ‘일일감독 소견’을 입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그런데 소외인의 전담보호관찰관은 2012. 8. 1.부터 2012. 8. 16.까지 15일간의 일일감독 소견을 2012. 8. 17. 한꺼번에 몰아서 입력하는 등 2012. 3. 31.부터 이 사건 범행 발생일인 2012. 8. 20.까지 약 5개월 동안 짧게는 2일, 길게는 15일간의 일일감독 소견을 몰아서 입력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2)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곧 ① ‘특정 범죄자 위치추적법 시행지침’은 대외적 효력이 없는 법무부 내부의 지침인 점, ② 일일감독 소견을 매일 작성하도록 하는 이유는 피부착자에 대한 감독내용 중 ‘위반’ 경보가 있는 경우에 이를 제때 입력함으로써 그에 대응하는 적절한 제재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소외인에 대한 일일감독 소견이 지연 입력된 시기에 그에 대한 경보 처리 및 이동경로 확인 등의 감독업무가 미진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고, 당시 ‘위반’ 경보가 발생하지도 않았던 점, ③ 이 사건 직전 범행이 발생한 2012. 8. 7.에도 소외인은 그 주거지 부근에서 측위되었고 주10) , 별다른 경보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 ④ 결국 전담보호관찰관의 업무량 과다 등으로 일일감독 소견이 지연 입력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소외인에 대한 감독의 공백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소외인의 전담보호관찰관이 일일감독 소견을 지연 입력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 감독업무 수행이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소외인의 재범방지를 위한 치료 등 필요한 조치의 미이행 관련

가) 관계 규정

◆ 전자장치 부착법
제15조(보호관찰관의 임무)
① 보호관찰관은 피부착자의 재범방지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필요한 지도와 원호를 한다.
② 보호관찰관은 전자장치 부착기간 중 피부착자의 소재지 인근 의료기관에서의 치료, 상담시설에서의 상담치료 등 피부착자의 재범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 전자장치 부착법 시행령(2013. 5. 31. 대통령령 제24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상담치료 등의 집행)
①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시설 또는 단체를 지정하여 법 제15조제2항의 치료 및 상담치료 등을 실시하게 할 수 있다.
1. 「정신보건법」 제3조 제2호의 정신보건시설
2.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른 성폭력피해상담소, 같은 법 제27조에 따른 전담의료기관
3. 특정 범죄자를 치료하고 특정 범죄자 교정프로그램을 개발·실시한 경험이 있는 민간 단체 또는 기관
② 법무부장관은 제1항의 치료 및 상담치료 등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할 수 있다.

나) 판단

(1) 갑14, 17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소외인은 2012. 6. 20. 전담보호관찰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사람을 칼로 찌르거나 성폭력을 하는 등 사고를 치고 교도소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등 반사회적 성향을 보인 적이 있었던 사실, ② 또한 소외인은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런데 위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곧 ① 소외인의 전담보호관찰관의 진술에 의하면, 소외인과의 2012. 6. 20. 면담 과정에서 소외인이 위와 같은 반사회적 언행을 한 것은 한 번뿐이었고, 그 외에는 ‘출소 후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하였으나 소급입법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하게 되어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취지로 하소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점, ② 소외인은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으로 보고되었고, 술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있기는 하지만 술로 인해 직장(건축노동)에 결근한 적이 없는 등 음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③ 그 밖에 소외인의 경우에 다른 전자장치 피부착자들보다 반사회적 성격이나 불안한 심리상태가 특별히 더 표출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④ 전담보호관찰관으로서도 명확한 위반 사유 없이 소외인의 의사에 반하여 정신 치료 또는 상담치료를 받도록 강제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담보호관찰관이 소외인으로 하여금 정신보건시설 등에서 치료나 상담치료를 받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과 관련한 피고 소속 수사기관 또는 보호관찰소 측의 제반 조치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가배상책임을 져야 할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되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그 위법성을 전제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유해용(재판장) 황의동 신용호

주1) 그 범죄사실은 이혼녀인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가정주부인 또다른 피해자를 강간한 것이었다.

주2) 그 범죄사실 중에 성폭력범죄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3) 그 범죄사실은 과도를 들고 가정주부인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게 한 것이었다.

주4) 항소심 법원이 위 제1심판결을 직권파기한 이유는, 소외인이 2002. 9. 21.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강간치상죄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강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 형법 제301조의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하고, 특강법 제3조에 의하면 “특정강력범죄로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이내에 다시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및 단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바, 제1심은 위 집행 종료 후 3년 이내에 다시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소외인에 대하여 특강법 제3조에 의한 누범가중을 하여 징역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하여야 했음에도 형법 제35조에 의한 누범가중을 하는 잘못을 범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고인인 소외인만이 항소하였음을 이유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제1심과 동일한 징역 7년 형을 선고하였다.

주5) 원고들은 이 법원 5차 변론기일(2016. 5. 17.)에서 종전의 주장 중 2016. 4. 11.자 준비서면에서 주장하지 않은 것은 모두 청구원인으로 주장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위 2016. 4. 11.자 준비서면 및 그 이후에 제출된 준비서면에 기재된 주장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원인 주장을 정리하였다.

주6)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사건 직전 범행현장에서 채취한 범인의 DNA를 분석하였으나 보관하고 있던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일치되는 DNA를 찾지 못하였다가(수형자였던 소외인의 DNA 정보는 검찰이 보관하고 있었고, 당시까지는 검찰과 경찰이 관리하는 DNA 데이터베이스 사이에 실시간 연계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범행으로 체포된 소외인의 DNA 정보를 경찰로부터 제공받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소외인의 DNA와 일치함이 밝혀졌다.

주7) 경찰이 이 사건 직전 범행의 신고를 받은 때가 2012. 8. 7. 저녁 무렵이므로, 그 다음 날인 2012. 8. 8.에는 보호관찰소 측에 공문으로 위치정보를 조회할 수 있었고, 당일 또는 그 다음 날인 2012. 8. 9.경에는 그 결과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주8) 경찰이 보호관찰소 측에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위치정보를 조회할 때에는 특정 범행시간대(추정 범행시각 전후 약 2시간 이내)에 ‘범행장소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있었는지를 조회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인다(갑11-4, 갑13-1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GPS 측위의 오차범위는 20~30m 정도이고, 그에 보조적으로 활용되는 이동통신망 측위의 오차범위는 50~255m 정도로서 이 사건 직전 범행장소 주변에는 GPS 신호를 방해할 만한 장애물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직전 범행에 관하여는 그 범행장소 주변 30m 정도로 조회함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조회하는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보다 정확한 위치정보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대상자가 실내 또는 GPS 음영지역에 있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오차범위의 최대한계 내에서 용의자를 탐색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조회방법이 비합리적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주9) 오원춘에게 폭행 및 감금을 당하고 있던 피해자가 현장에서 다급하게 112 신고를 하였음에도 그 신고내용 및 당시 상황의 심각성 등이 출동 경찰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여 경찰관의 현장 발견이 늦어지는 바람에 그 사이에 피해자가 오원춘에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주10) 이 사건 직전 범행장소와 소외인의 주거지와는 약 1km 남짓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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