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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법원 2004. 7. 15. 선고 2003허6104 판결
[거절결정(특)] 확정[각공2004.9.10.(13),1305]
판시사항

[1]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이 인체에 행하여지는 수술 또는 치료방법 등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모발의 웨이브방법'에 관한 출원발명이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에 속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이 특허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아 온 근거는,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 및 생존에 깊이 관계되어 있는 점, 모든 사람은 의사의 도움을 통하여 질병의 진단, 치료, 경감 또는 예방할 수 있는 의료방법을 선택하고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 의료행위에 관한 발명을 특허의 대상으로 하게 되면 의사가 의료행위를 수행함에 있어 특허의 침해 여부를 신경쓰게 되어 의료행위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어렵게 되는 점 등을 들 수 있는바,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이라 하더라도 인체에 행하여지는 수술 또는 치료방법 등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발명을 실행할 때 필연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신체의 자유를 비인도적으로 구속하여 특허법 제32조 소정의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거나 공중의 위생을 해할 염려가 있는 발명'에 해당되어 특허가 허용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산업상 이용이 가능하여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2] '모발의 웨이브방법'에 관한 출원발명이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고는 있지만, 의료행위가 아니라 미용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그 발명을 실행할 때 반드시 신체를 손상하거나 신체의 자유를 비인도적으로 구속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없으므로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거나 공중의 위생을 해할 염려가 있는 발명이라고도 할 수 없어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에 속한다고 한 사례.

원고

로레알(L' OREAL)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코리아나 담당변리사 홍성진 외 1인)

피고

특허청장

변론종결

2004. 6. 17.

주문

1. 특허심판원이 2003. 8. 28. 2002원4055호 사건에 대하여 한 심결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이 사건 심결의 경위

가. 이 사건 출원발명의 출원 및 거절사정

(1) 원고는 명칭을 '중간 헹굼 단계가 없는 케라틴 섬유의 영구적 세팅 방법'으로 한 발명에 관하여, 1997. 10. 10. 특허협력조약에 의하여 프랑스 특허청에 국제특허출원을 한 후(국제출원번호 PCT/FR1998/02131, 프랑스 출원번호 97/12713), 프랑스 특허출원을 기초로 우선권을 주장하여 2000. 4. 7. 우리 나라 특허청에 번역문을 제출하였다(출원번호 제2000- 7003736호, 이하 '이 사건 출원발명'이라 한다).

(2) 특허청은 2002. 2. 28. 이 사건 출원발명의 청구항 제1항, 제3항, 제5항, 제7항, 제8항 및 제19항은 인체를 발명의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어 산업상 이용할 수 없는 발명으로서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발명이 아니므로 특허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의견제출통지를 하고(원고는 2002. 4. 24.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2002. 9. 26. 이 사건 출원발명은 위 거절이유를 해소하지 못하여 특허를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였다.

나. 원고의 심판청구 및 이 사건 심결

이에 원고는 2002. 10. 25. 특허심판원에 위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을 청구하고 2002. 11. 22. 명세서 등 보정서를 제출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은 이를 2002원4055호 사건으로 심리한 후 2003. 8. 28. 일반적으로 모발웨이브 방법 발명은 인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으로서 그 방법에만 특징이 있어 달리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만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 할 것인데, 이 사건 출원발명은 중간 헹굼 단계뿐만 아니라 특정 환원조성물에도 그 특징이 있으므로 방법에만 특징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방법의 발명 이외로는 달리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고 할 수 없으며, 심사단계에서 의견제출통지서에 기재하지 아니한 새로운 거절이유를 들어 특허거절결정을 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출원발명은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의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다는 취지에서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이 사건 심결을 하였다.

다. 이 사건 출원발명의 요지

이 사건 출원발명은, 100 S-1의 층류(laminar flow rate) 중의 점성도 0 내지 2500 mPaㆍs 및 결합력 15g 미만을 특징으로 하는 특정 환원 조성물을 케라틴 섬유에 적용하는 단계와 중간 헹굼 단계 없이 산화 조성물을 적용하는 단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그 효과를 나타내는 케라틴 섬유의 영구적인 형성 방법(모발의 웨이브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그 청구범위는 별지 기재와 같다.

[증거]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심결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방법 발명에 있어서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 소정의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부정되는 경우는 인간 질병의 치료방법, 수술방법 등과 같은 의료행위에 관한 발명이거나 그 발명을 실시할 때 필연적으로 인체를 손상시키거나 비인도적인 발명에 한하는 것인바, 이 사건 출원발명은 인체의 다른 부분에 특히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발의 웨이브 방법에 관한 것이므로,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출원발명은 특정 환원 조성물과 그 환원 조성물을 케라틴 섬유에 적용하는 단계, 중간 헹굼 단계 없이 산화 조성물을 적용하는 단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방법 자체에 그 기술적 특징이 있어 중간 헹굼 단계가 없다는 것이 이 사건 출원발명의 필수 구성요소이므로, 특허청 심사기준에서 말하는 청구범위의 표현형식을 방법으로만 표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한 심사단계에서 의견제출통지서에는 "인체를 필수구성요건으로 하기 때문에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없다."고 하였다가, 거절결정서에서는 "이 사건 출원발명 중 중간 단계가 없이 수행하는 방법은 선행기술에 공지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 사건 출원발명은 조성물에 기술적 특징이 있는 것이어서 방법으로만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여 특허청구범위의 기재형식만을 문제로 삼았고, 따라서 실질적으로 거절이유가 달라졌음에도 원고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거절결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심결은 위법하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출원발명은 인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방법의 발명으로서 그 방법에만 특징이 있어 달리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 할 수 없다.

(2) 이 사건 출원발명은 특정 환원 조성물과 중간 헹굼 단계가 없음을 특징으로 하는 방법의 발명이므로 중간 헹굼 단계가 없는 방법에만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방법 이외에는 달리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거절결정에서 그 비고란에 중간 헹굼 단계 없이 산화 조성물을 적용하는 단계가 프랑스 공개특허공보 제2675379호에 의하여 공지되었다고 적시한 것은 이 사건 출원발명이 인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으로서 그 방법으로만 기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산업상 이용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의견제출통지서를 보충한 것에 불과하여 새로운 거절이유라고 할 수 없다.

다. 판 단

(1) 이 사건 출원발명이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 소정의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특허법의 목적은 발명을 보호ㆍ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 발전에 이바지함에 있으므로( 제1조 ), 출원발명이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일 것을 요하는바( 제29조 제1항 본문),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 즉 사람의 질병을 진단, 치료, 경감하고 예방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키는 의료행위에 관한 발명은 산업에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 할 수 없으므로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1. 3. 12. 선고 90후250 판결 ).

여기에서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이 특허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아 온 근거는,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 및 생존에 깊이 관계되어 있는 점, 모든 사람은 의사의 도움을 통하여 질병의 진단, 치료, 경감 또는 예방할 수 있는 의료방법을 선택하고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 의료행위에 관한 발명을 특허의 대상으로 하게 되면 의사가 의료행위를 수행함에 있어 특허의 침해 여부를 신경쓰게 되어 의료행위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어렵게 되는 점 등을 들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발명이라 하더라도 인체에 행하여지는 수술 또는 치료방법 등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발명을 실행할 때 필연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신체의 자유를 비인도적으로 구속하여 특허법 제32조 소정의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거나 공중의 위생을 해할 염려가 있는 발명'에 해당되어 특허가 허용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산업상 이용이 가능하여 특허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 할 것이다.

(나)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출원발명은 '일정한 단계를 특징으로 하는 케라틴 섬유의 영구적 형성 방법'에 관한 발명이고, '케라틴 섬유(Keratin 섬유)'라 함은 경단백질(경단백질)로 이루어진 길고 가늘며 연하여 굽힐 수 있는 물질로서 모발(모발)을 말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출원발명은 모발에 환원 조성물 및 산화 조성물을 사용하여 모발을 영구적으로 재형성하기 위한 처리 방법에 관한 발명(이른바 '모발의 웨이브방법'에 관한 발명)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발의 웨이브방법에 관한 발명은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고는 있지만, 의료행위가 아니라 미용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그 발명을 실행할 때 반드시 신체를 손상하거나 신체의 자유를 비인도적으로 구속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없으므로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거나 공중의 위생을 해할 염려가 있는 발명이라고도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모발의 웨이브방법에 관한 이 사건 출원발명은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 소정의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에 속한다 할 것이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출원발명이 특정 환원 조성물과 중간 헹굼단계가 없음을 특징으로 하는 방법의 발명이므로 중간 헹굼단계가 없는 방법에만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방법 이외에는 달리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출원발명은 특허청 심사기준이 정하는 인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방법의 발명으로서 그 방법에만 특징이 있어 달리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특허청 심사기준{화학분야 산업부분별 심사기준집(II), 화장품 분야, 3.2.1 산업상 이용 가능성}에는, 산업상 이용 가능성에 대하여, "화장품을 인체에 사용하여 화장을 하는 방법의 발명은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다만, 염색을 하거나, 웨이브 하는 방법과 같이 화장품을 모발에 사용하여 화장을 하는 방법의 발명은 그 방법에만 특징이 있어 달리 기재할 수 경우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특허청이 인체를 필수 구성요건으로 하는 방법의 발명에 관하여 엄격하게 심사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출원발명과 같이 의료행위에 관한 방법의 발명에도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 발명을 실행할 때 인체에 손상을 가하거나 신체의 자유를 비인도적으로 구속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 모발의 웨이브방법에 관한 발명에 대하여, 반드시 그 방법에만 특징이 있어 달리 기재할 수 없는 경우에만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고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이고, 또한 특허청의 심사기준은 그 내규에 불과하여 법원의 판단을 기속하는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대법원 1985. 2. 26. 선고 82후3 판결 ), 이 사건 출원발명이 특허청의 심사기준에 정해진 요건을 결하였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출원발명은 특허법 제29조 제1항 본문 소정의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이라 할 것이어서 등록거절사유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심결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기동(재판장) 설범식 김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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