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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6. 12. 29. 선고 2016헌바263 공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등 위헌소원]
[공보(제243호)]
판시사항

가.‘공상군경’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자’로 정하고 있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1. 9. 15. 법률 제1104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6호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공상군경’의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2항 중 제1항 제6호에 관한 부분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다.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제4조 제2항 중 제1항 제6호에 관한 부분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구 국가유공자법(2011. 9. 15. 법률 제110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6호는 ‘공상군경’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자’로만 규정하고 있었으나, 국가유공자의 요건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국가유공자법을 개

정하여 ‘공상군경’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자’로 정하고,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은 ‘재해부상군경’으로서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을 받도록 하였다.

이러한 국가유공자법의 개정 및 보훈보상대상자 제도의 도입 취지, 국가유공자 제도의 목적과 이념 및 위 규정의 문언적 의미 등을 종합할 때,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는 당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이 직접적으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를 위한 것이고, 상이의 주된 원인이 그러한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실질적인 관련이 있을 것을 ‘공상군경’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입게 되는 상이’의 모습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현될 수밖에 없으므로, 그 판단기준과 세부적인 유형 등의 범위를 대통령령에서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할 위임의 필요성이 있다.

또한 국가유공자법 제4조는 제2항에서 ‘공상군경’의 요건 일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1항 제6호에서 ‘공상군경’의 의미를 먼저 정의한 후 그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에 대해서만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나아가 위임조항 자체에서도 ‘공상군경’의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를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규정하고 있어,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었다 하더라도,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은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는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할 희생·공헌의 정도나 그에 대한 국민감정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있으므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은 자’를 국가유공자에서 배제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참조판례

가. 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판례집 10-1, 327, 342헌재 2002. 1. 31. 2000헌가8 , 판례집 14-1, 1, 8헌재 2010. 5. 27. 2009헌바49 , 판례집 22-1하, 244, 252헌재 2010. 6. 24. 2007헌바101 등, 판례집 22-1하, 417, 431헌재 2012. 12. 27. 2011헌바225 , 판례집 24-2하, 467, 473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두46994 판결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46034 판결

나. 헌재 1995. 11. 30. 94헌바40 등, 판례집 7-2, 616, 635헌재 1997. 10. 30. 96헌바92 등, 판례집 9-2, 478, 495헌재 2006. 12. 28. 2005헌바59 , 판례집 18-2, 601, 613, 614

다. 헌재 2005. 10. 27. 2004헌바37 , 판례집 17-2, 274, 286-287헌재 2010. 6. 24. 2009헌바111 , 판례집 22-1하, 529, 542헌재 2015. 9. 24. 2015헌바48 , 판례집 27-2상, 613, 618

당사자

청 구 인하○희대리인 변호사 서영현, 박호균

당해사건대법원 2016두33865 국가유공자요건 비해당결정 처분 취소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군에서 해안경계근무 중에 추간판탈출증 등의 상이를 입었으므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공상군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인천보훈지청장에게 국가유공자등록을 신청하였다.

나. 인천보훈지청장은 2014. 11. 12. 청구인이 ‘공상군경’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거부하는 한편, 청구인이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하는 ‘재해부상군경’ 요건에는 해당한다고 통보하였다.

다. 청구인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5. 8. 11. 청구 기각되었고(인천지방법원 2015구단50082), 이에 대한 항소 역시 2016. 1. 22.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5누55563).

라. 청구인은 상고를 제기하고(대법원 2016두33865), 그 소송계속 중에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제4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호 2-8,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16아1018), 2016. 5. 26. 각하 내지 기각되자, 2016. 7.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국가유공자 중에서도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에 정해진 ‘공상군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 중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은 그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심판대상조항]

제4조(적용 대상 국가유공자)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다른 법률에서 이 법에 규정된 예우 등을 받도록 규정된 사람을 포함한다)은 이 법에 따른 예우를 받는다.

6.공상군경(公傷軍警): 군인이나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서 그 상이정도가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

② 제1항 제3호부터 제6호까지, 제14호 및 제15호에 따른 국가유공자의 요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다음 각 호의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의 범위

2.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의 관련 정도

3.사망하거나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

제3조(국가유공자 요건의 기준과 범위) ① 법 제4조 제2항에 따른 국가유공자 요건에 관한 기준과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4.법 제4조 제1항 제6호 및 제15호에 해당하는 사람: 별표 1 제2호의 2-1부터 2-8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이자

[별표 1] 국가유공자 요건의 기준 및 범위(제3조 관련)

2.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으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그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을 포함한다)

구분
기준 및 범위
2-8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질병에 걸린 사람 또는 그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기존의 질병이 원인이 되거나 악화된 경우는 제외한다)
가.2-1부터 2-7까지의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 중 입은 분명한 외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질병
나.2-1부터 2-7까지의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급성으로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질병
다.상당한 기간 동안 심해에서의 해난구조·잠수작업, 감염병 환자의 치료 또는 감염병의 확산방지 등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던 중 그 직무수행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질병
라.화학물질·발암물질·감염병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거나 이에 준하는 유해환경에서의 직무수행(이와 관련된 교육훈련을 포함한다) 중 이들 유해물질 또는 유해환경에 상당한 기간 직접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질병

제2조(적용 대상 보훈보상대상자)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보훈보상대상자, 그 유족 또는 가족(다른 법률에서 이 법에 규정된 지원 등을 받도록 규정된 사람을 포함한다)은 이 법에 따른 지원을 받는다.

2.재해부상군경: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퇴역·면역 또는 상근예비역 소집해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하거나 퇴직(면직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한 사람으로서 그 상이정도가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제6조에 따른 상이등급(이하 “상이등급”이라 한다) 으로 판정된 사람

② 제1항 각 호에 따른 보훈보상대상자의 요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다음 각 호의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1.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의 관련 정도

2. 사망하거나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

3. 청구인의 주장 요지

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호 2-8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심판대상에 포함되어야 하고,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은 이 사건 법률조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역시 심판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상군경’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 정하고 있는데, ‘직접적인 관련’이 무엇을 말하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상군경’의 요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포괄하여 위임함으로써 어떠한 자가 ‘공상군경’에 해당하는지를 예측할 수 없도록 하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

라.군에서의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으로 인하여 부상이나 질병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의 직접적인 관련성’ 유무로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를 구별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고,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39조 제2항의 취지에도 반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에 있어 대통령령이나 부령은 그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헌재 2001. 4. 26. 99헌바108 등),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호 2-8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또한 당해사건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보훈보상자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사건 재판의 결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

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5.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정리

먼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규정한 ‘직접적인 관련’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문제되고, 제4조 제2항이 ‘공상군경’의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준수하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기준으로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를 구별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하는지 여부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39조 제2항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병역의무 이행으로 입은 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상군경’의 요건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명확성원칙의 의의 및 판단기준

헌법상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으로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그 근거로 한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 헌재 2002.1. 31. 2000헌가8 ). 그런데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그리고 각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법률규정은 일반성, 추상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입법기술상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사용은 부득이하므로, 당해 법률이제정된 목적과 다른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지고, 당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와 전체적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서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이 경우까지 명확성을 결여하였다고 할 수 없다(헌재2010. 6. 24. 2007헌바101 등; 헌재 2012. 12. 27. 2011헌바225 ).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에 의한 보상은 생명 또는 신체의 손상이라는 특별한 희생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국가보은적 성격과 장기간에 걸쳐 수급권자의 생활보호를 위하여 지급된다는 측면에서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지므로(헌재 2010.5. 27. 2009헌바49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판단

(가) 국가유공자 제도는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을 합당하게 예우하고 지원함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기르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보훈제도로서(국가유공자법 제1조),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상응하여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영예로운 생활이 유지·보장되도록 실질적인 보상을 하는 것을 예우의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다(국가유공자법 제2조).

구 국가유공자법(2011. 9. 15. 법률 제110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6호는 국가유공자 중 하나인 ‘공상군경’의 요건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자’로 규정하고 있었고, 이 때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자’라 함은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로 해석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국가유공자의 요건이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볼 수 없는 영역까지 국가유공자로 인정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에 국가유공자법을 개정하여 ‘공상군경’을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질병 포함. 이하 같다)를 입은 자’로 하는 등 그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의 성격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을 국가유공자의 인정요건으로 삼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보훈보상대상자 제도’를 신설하여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은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은 ‘보훈보상대상자’ 중 하나인 ‘재해부상군경’으로서 보훈보상자법에 정해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나) ‘직접적인 관련’이란 일반적으로 ‘중간에 제3자나 매개물 없이 바로 연결되는 관계’를 의미하고,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의 직무나 훈련은 출퇴근에서부터 일상적인 행정업무 및 체육활동 등에 이르기까지

넓게 보면 모두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직접적인 관련’의 사전적 의미를 볼 때, 이는 당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종래 국가유공자의 인정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보훈의 실질적인 의미가 훼손되었던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정된 것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문제된 상이 역시 그러한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사이에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최근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공상군경 등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사망 또는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사망 또는 상이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을 주된 원인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여 동일한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두46994 판결,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46034 판결 등 참조).

결국 국가유공자 제도의 목적과 이념, 국가유공자법의 개정 및 보훈보상대상자 제도의 도입 취지, 관련법령의 내용, ‘직접적인 관련’의 사전적 의미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이 직접적으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를 위한 것이고, 상이의 주된 원인이 그러한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실질적인 관련이 있을 것을 ‘공상군경’의 요건으로 하고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제4조 제1항 제6호는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포괄위임금지원칙의 의의 및 판단기준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대통령령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으로 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헌법에 의하여 위임입법이 용인되는 한계인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1997. 10. 30. 96헌바92 등; 헌재 2006. 12. 28. 2005헌바59 ).

다만, 이러한 위임의 구체성·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또한 위임입법의 위와 같은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각종 법률이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헌재 1995. 11. 30. 94헌바40 등; 헌재 2006. 12. 28. 2005헌바59 ).

(2) 판단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입게 되는 상이’의 모습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일일이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그 판단기준과 세부적인 유형 등의 범위를 대통령령에서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할 위임의 필요성이 있다.

한편 국가유공자법 제4조는 제2항에서 ‘공상군경’의 요건 일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1항 제6호에서 ‘공상군경이란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서 그 상이정도가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이라고 규정함으로써, ‘공상군경’의 의미를 먼저 정의한 후, 그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에 대해서만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나아가 위임조항인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2항 자체에서도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의 관련 정도, 상이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상군경’의 구체적인 기준과 범

위를 정하도록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공상군경’에 대한 정의규정과 ‘공상군경’의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를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정하고 있는 제4조 제2항의 각 호 규정들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제4조 제2항 부분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라.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국가가 구체적으로 국가유공자로서 예우할 보훈의 대상 및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국가의 경제수준, 재정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국민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그 차별에 현저한 불합리성이 있는지 여부, 즉 입법자의 자의성이 있는지 여부로 결정된다(헌재 2005. 10. 27. 2004헌바37 ; 헌재 2010. 6. 24. 2009헌바111 ; 헌재 2015. 9. 24. 2015헌바48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었다 하더라도,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은 자는 국가유공자인 ‘공상군경’에 해당하지 못하게 되는 차별이 발생한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제도는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을 합당하게 예우하고 지원함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기르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보훈제도이다.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었다 하더라도,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은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는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할 희생·공헌의 정도나 그에 대한 국민감정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있으므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를 입은 자’를 국가유공자에서 배제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6. 결 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 [별표 1] 제2호 2-8 및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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