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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78. 6. 13. 선고 78므10 판결
[이혼][집26(2)행,27;공1978.9.1.(591) 10956]
판시사항

이혼사유에 관한 주장을 혼인무효의 주장으로 잘못 이해하고 판단한 위법이 있는 사례

판결요지

피청구인에게 이혼사유가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서만 다투어 오던 심판청구인이 원심 제7차 변론기일에 진술한 준비서면에서 이혼심판을 구하는 종래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사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에 첨가하여 말미에 “본건 혼인신고는 청구인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신고된 것입니다”라고 기재한 경우 위 준비서면의 말미 기재만으로써 심판청구인이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사실을 부정하고 무효를 주장하는 취지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심판청구인, 상고인

심판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종옥

피심판청구인, 피상고인

피심판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심판청구인 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본건에서 심판청구인의 주장이 심판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74.2.10에 혼인식을 거행함으로써 사실 혼인관계에 있었지만그 후에 사실혼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청구인은 법률상의 혼인을 할 의사가 없었는데도 피청구인이 일방적으로 같은 해8.5에 혼인신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고, 그렇다면 남편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지방법원에 혼인무효의 소를 제기할 것이지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혼인이 성립되었음을 전제로하여 이혼의 소를 제기함은 부당하다고 판시하여 심판청구인의 이혼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일건기록에 의하면, 제1심 이래 심판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74.8.5에 혼인신고가 필하여진 법률상의 부부라는 점에는 다툼이 없이 다만 피청구인에게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혼사유가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서만 다투어오다가, 심판청구인은 원심 제7차변론에서 진술한 준비서면에서 이혼심판을 구하는 종래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사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에 추가하여 여러가지 이혼청구의 원인 되는 사실을 기재한 끝에 “본건 혼인신고는 청구인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신고된 것입니다”라고 기재하고 있을 뿐임을 알 수 있다.

위와같은 일련의 사정을 놓고 볼 때, 위 준비서면의 말미기재는 심판청구인이 자기의 이혼사유주장을 강조하기 위한 한 가지의 정상으로서 적어넣은 것이지 이로써 심판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 사실을 부정하고 그 무효를 주장하는 취지였다고까지는 보기 어려운 바가 없지 않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점에 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이를 밝혀보지도 아니한 채 심판청구인이 바로 혼인무효를 주장하는 것으로 속단하였음은 석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의 주장사실을 잘못 이해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점을 논란하는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들의 일치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태흥(재판장) 이영섭 김윤행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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