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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4. 16. 선고 2012두26142 전원합의체 판결
[장해보상연금개시일자결정처분취소][공2015상,697]
판시사항

업무상 재해로 신체장해를 입은 사람이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않아 기존의 장해에 대해서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기존의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이 변경된 후 비로소 장해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 기존의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을 부지급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기존의 장해등급에 대한 장해급여청구를 하지 않고 있던 중 청구권이 시효 소멸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58조 제3항 제1호 의 취지는 업무상 재해로 요양급여 및 장해보상일시금을 받은 사람이 재요양 후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을 전액 받게 된다면 이미 보상받은 장해급여 부분에 대해서까지 중복하여 장해급여를 받는 결과가 되므로, 이러한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따라서 업무상 재해로 신체장해를 입은 사람이 당시에 판정된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아니하여 기존의 장해에 대해서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기존의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이 변경된 후 비로소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장해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중복지급의 불합리한 결과는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근로복지공단은 재요양 후 치유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에 따라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위 조항을 근거로 삼아 근로자에게 지급한 적이 없는 기존의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을 부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이치는 기존의 장해등급에 대한 장해급여청구를 하지 않고 있던 중 청구권이 시효 소멸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중복지급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이때에도 동일하며, ‘이미 지급한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라고 표현한 위 조항의 문언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반대의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규정된 재요양제도와 각종 보험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 제도는 각각 독자적인 입법 목적을 가진 별개의 제도로서 재요양제도의 취지는 기존의 장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후발 장해에 대하여 재요양을 통한 요양 등 보험급여를 지급함에 있는 것이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한 장해급여 청구권을 부활시키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기존 장해에 관한 장해급여 청구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 이상 다시 이를 주장할 수는 없고, 재요양 후의 장해상태가 종전에 비하여 악화되었다면 근로자는 악화된 장해상태에 관하여만 재요양에 따른 장해급여 청구권을 가질 뿐이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근로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치유를 위하여 요양급여를 지급받고 이와 더불어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는 휴업급여를, 치유된 후에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는 장해급여 등의 보험급여를 받게 된다( 법 제36조 ). 근로자가 요양급여를 받아 치유된 후에도 그 요양의 대상이 되었던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이 재발하거나 치유 당시보다 상태가 악화되어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때에는 재요양을 받을 수 있고( 법 제51조 제1항 ), 재요양을 받고 치유된 후 장해상태가 종전에 비하여 악화된 경우에는 그 악화된 장해상태에 해당하는 장해등급에 따라 장해급여를 지급받는데, 재요양 후의 장해급여의 산정 및 지급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60조 제2항 ).

이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은 장해급여의 수급자를 장해보상연금을 받던 사람과 장해보상일시금을 받은 사람으로 구분하고, 다시 그 수급자가 재요양 후의 장해급여를 장해보상연금으로 청구한 경우와 장해보상일시금으로 청구한 경우로 나누어 그 산정 및 지급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데, 장해보상일시금을 받은 사람이 재요양 후의 장해상태가 종전에 비하여 악화되어 장해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에는 ‘재요양 후 치유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되, 이미 지급한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은 이를 부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 제58조 제3항 제1호 ,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

이 사건 조항의 취지는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급여 및 장해보상일시금을 받은 사람이 재요양 후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을 전액 받게 된다면 이미 보상받은 장해급여 부분에 대해서까지 중복하여 장해급여를 받는 결과가 되므로, 이러한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따라서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신체장해를 입은 사람이 그 당시에 판정된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아니하여 기존의 장해에 대해서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기존의 장해상태가 악화되어 장해등급이 변경된 후 비로소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장해보상연금을 청구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중복지급의 불합리한 결과는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로서는 재요양 후 치유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의 지급일수에 따라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고, 이 사건 조항을 근거로 삼아 근로자에게 지급한 적이 없는 기존의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을 부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이치는 기존의 장해등급에 대한 장해급여청구를 하지 않고 있던 중 그 청구권이 시효 소멸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중복지급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이때에도 동일하며, ‘이미 지급한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라고 표현한 이 사건 조항의 문언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1982. 7. 15. 주식회사 국보 소속 정비기사로 근무하던 중 다른 근로자에게 다리를 밟혀 우슬관절 활액낭염, 건초염 진단을 받고 신경외과의원, 정형외과의원 등에서 우슬관절부 대퇴골수 치료를 받은 사실, 원고는 치료 후에도 우측 고관절 및 슬관절 부위에 통증이 계속되자 1983. 12. 26.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양측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진단을 받고, 1984. 1. 6. 우측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으며 경과가 호전되어 1984. 2. 4. 퇴원 후 1984. 3. 말경까지 치료를 받은 사실,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상병으로 요양신청을 하여 1985. 10. 14. 승인을 받았고, 2003. 10. 10. 피고에게 장해급여 신청을 하였으며, 피고는 2003. 10. 23. 원고의 우측 다리 장해등급이 제8급 제7호에 해당하나, 치료종결일인 1984. 3. 말경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사유로 장해급여를 부지급하는 처분을 한 사실, 원고는 2009. 4. 22. 피고로부터 좌측 고관절부 무혈성 괴사 및 골관절염에 대하여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요양을 승인받아 좌측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고 2010. 4. 14. 치료를 종결한 후 2010. 4. 23. 피고에게 장해급여 신청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0. 5. 4. 원고의 좌측 다리의 장해등급은 제8급 제7호에 해당하고 기존 우측 다리의 장해등급 제8급 제7호와 조정하면 원고의 장해상태는 조정 제6급에 해당하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58조 제3항 에 따라 시효 소멸한 기존 우측 다리의 장해등급 제8급에 대한 장해보상일시금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장해보상연금을 부지급해야 하므로, 재요양 후 치료종결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인 2010. 5. 1.부터 1,102일의 기간만큼을 제외한 2013. 5. 7.부터 장해등급 제6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한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재요양 후의 장해급여의 산정 및 지급 방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4. 대법관 민일영,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장해급여를 비롯한 법상 각종 보험급여는 피고가 직권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수급권자의 청구에 따라 지급하는 것인바( 법 제36조 제2항 ), 법은 당사자가 청구하는 장해급여가 최초의 요양에 의한 것인지, 재요양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그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일률적으로 3년으로 정하고 있다( 법 제112조 제1항 제1호 ). 법상 규정된 재요양제도와 각종 보험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 제도는 각각 독자적인 입법 목적을 가진 별개의 제도로서 재요양제도의 취지는 기존의 장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후발 장해에 대하여 재요양을 통한 요양 등 보험급여를 지급함에 있는 것이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한 장해급여 청구권을 부활시키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그 장해등급에 따라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 법 제57조 제1항 , 제2항 )인 데 비하여, 재요양은 법 제40조 에 따른 요양급여(이하 ‘기존 요양급여’라 한다)를 받아 치유된 근로자가 그 후 요양의 대상이 되었던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이 재발하거나 치유 당시보다 상태가 악화되어 이를 치유하기 위하여 다시 법 제40조 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는 것으로서( 법 제51조 제1항 ) 기존 요양급여와는 구별되는 것이다. 나아가 근로자가 재요양을 받고 치유된 후의 장해상태가 종전에 비하여 호전되거나 악화된 경우에는 그 호전 또는 악화된 장해상태에 해당하는 장해등급에 따라 다시 장해급여를 지급하는바( 법 제60조 제2항 ), 이는 재요양에 의한 치유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서 재요양 후 종전에 비하여 악화된 장해상태에 관하여 지급하는 장해급여는 기존의 장해급여와 구별하여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다. 시행령이 이 사건 조항에서 재요양에 의한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할 경우에 ‘이미 지급한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에 해당하는 기간만큼의 장해보상연금’은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한 것은 이와 같이 기존의 장해급여와 재요양 후의 장해급여를 구별하는 법리를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 장해에 관한 장해급여 청구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 이상 다시 이를 주장할 수는 없고, 재요양 후의 장해상태가 종전에 비하여 악화되었다면 근로자는 그 악화된 장해상태에 관하여만 재요양에 따른 장해급여 청구권을 가질 뿐이다.

그런데 다수의견에 의하면, 기존 장해에 관한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하더라도 재요양을 받고 장해상태가 악화된 경우에는 그 시효완성의 효과를 무시하고 기존의 시효 소멸한 장해급여 부분까지 포함하여 재요양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재요양으로 인한 부분을 넘어 과도한 보상을 하는 것으로서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소멸시효 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해석일 뿐만 아니라, 법에 규정된 소멸시효 제도를 시행령의 해석을 통해 배제하는 것이어서 법체계상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

다수의견은 결국 ‘기존 장해에 관한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요양에 따른 장해급여 청구권이 발생한 사람’과 ‘기존 장해에 대한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재요양에 따른 장해급여 청구권이 발생한 사람’을 동등하게 취급하자는 것인바, 소멸시효가 법률로 인정되는 제도로서 독자적 의미를 지니고 존재하는 한 양자가 같을 수는 없으며, ‘같은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은 정의관념에 반하여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처음부터 재요양을 받지 않았거나 재요양을 받았더라도 장해상태가 악화되지 않으면 기왕의 시효 소멸한 장해급여 청구권이 부활하지 않는 데 비하여 재요양을 받은 후 장해상태가 악화되면 기왕의 시효 소멸한 장해급여 청구권이 부활한다고 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장해상태의 악화 여부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해 소멸시효 완성의 효과가 좌우되어 법적 안정성의 확보를 도모하고자 하는 소멸시효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나. 시행령 제58조 제5항 은 재요양 후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장해보상연금의 선급에 관한 법 제57조 제4항 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종전에 장해급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던 사람’이 재요양 후에 장해보상연금을 지급받게 되는 경우에는 선급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종전에 장해급여의 대상에 해당하였던 사람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인하여 실제로 장해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더라도 선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결국 당사자가 장해급여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시효기간을 도과하여 이를 수령하지 못한 것은 장해급여를 지급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재요양 후 장해급여 지급의 문제와 장해보상연금 선급의 문제는 그 국면이 서로 다르기는 하나, 같은 법령에서 장해급여 청구권 소멸시효의 법적 효과를 서로 달리 취급할 이유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는 우측 다리에 생긴 최초 장해에 대하여 2003. 10. 10. 피고에게 장해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치료종결일인 1984. 3. 말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사유로 장해급여를 부지급하는 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에서 2006. 4. 13. 같은 이유로 패소 확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법원 2006두1876 판결 ). 따라서 원고가 재요양을 받기 이전의 기존 장해에 대하여는 그 장해급여 청구권이 시효 소멸하였음이 판결로 확정되었는바, 이처럼 원고에게 권리가 없음이 판결로 확정된 마당에 다수의견에 따르면 새삼스레 다시 원고에게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는 결과가 되므로 이 점에서도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취지를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 권순일(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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