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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22다255614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23상,141]
판시사항

[1]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잔대금 지급기일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약정을 한 경우, 지급기일의 도과사실만으로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이때 지급기일의 도과사실만으로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2] 갑 주식회사가 을과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을 소유의 토지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병 지역주택조합과 위 공동주택 신축사업에 관한 권리, 의무를 포괄적으로 병 조합에 양도하는 내용의 포괄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병 조합이 을과 위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병 조합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계약금 전액이 을에게 귀속되고 추후 협상’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였으나, 병 조합이 을에게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을에게 잔금 일부를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변제공탁한 사안에서, 병 조합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을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교부 등 반대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 없이 위 매매계약을 실효시키기 위하여 을과 병 조합이 위 특약을 두었다거나, 병 조합이 위 매매계약의 자동해제를 감수하겠다는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잔대금 지급기일까지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약정이 있더라도 매도인이 이행의 제공을 하여 매수인을 이행지체에 빠뜨리지 않는 한 지급기일의 도과사실만으로는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만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매수인의 지급기일 도과사실 자체만으로 계약을 실효시키기로 특약을 하였다거나, 매수인이 수회에 걸친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고 잔금 지급기일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새로운 약정기일까지는 반드시 계약을 이행할 것을 확약하고 불이행 시에는 매매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되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매수인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그 매매계약은 자동적으로 실효된다.

[2] 갑 주식회사가 을과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을 소유의 토지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병 지역주택조합과 위 공동주택 신축사업에 관한 권리, 의무를 포괄적으로 병 조합에 양도하는 내용의 포괄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병 조합이 을과 위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병 조합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계약금 전액이 을에게 귀속되고 추후 협상’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였으나, 병 조합이 을에게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을에게 잔금 일부를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변제공탁한 사안에서, 위 특약은 병 조합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을에게 계약금이 귀속되고 추후 협상하기로 한다는 내용이므로, 병 조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을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제권 유보조항으로서 을과 병 조합이 계약 내용에 관한 협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약정을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위 특약이 병 조합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을이 자신의 반대의무를 이행 또는 이행제공하지 않고도 위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위 매매계약에서 병 조합의 잔금 지급의무와 을의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 교부 및 토지 인도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과 조화롭지 못한 점, 병 조합이 잔금 지급기일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을에게 잔금 중 일부를 송금하였고, 을을 피공탁자로 하여 나머지 잔금을 변제공탁하였는데도, 을이 소 제기일까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위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정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병 조합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을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교부 등 반대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 없이 위 매매계약을 실효시키기 위하여 을과 병 조합이 위 특약을 두었다거나, 병 조합이 위 매매계약의 자동해제를 감수하겠다는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 지역주택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길상 담당변호사 육복희)

피고,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지 담당변호사 문대근)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2. 6. 22. 선고 2020나10092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스카이디앤씨(이하 ‘스카이디앤씨’라 한다)는 광주시 (주소 1 생략) 일대에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2016. 8. 12. 피고와 사이에, 스카이디앤씨가 피고로부터 피고 소유의 광주시 (주소 2 생략) 답 464㎡ 중 352.5/464 지분(이하 ‘이 사건 토지 지분’이라 한다)을 373,205,000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종전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6. 9. 2. 피고에게 계약금 37,320,500원을 지급하였다.

나. 원고는 광주시 (주소 1 생략) 외 36필지 지상에 공동주택을 신축할 목적으로 주택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으로, 2016. 11. 22. 스카이디앤씨와 사이에, 스카이디앤씨가 수행하던 공동주택 신축사업에 관한 권리, 의무를 포괄적으로 양수하는 내용의 사업포괄 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포괄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포괄양수도계약에서는 원고가 스카이디앤씨에 계약 후 3일 이내에 계약금 1,100,000,000원, 2016. 12. 22.까지 잔금 851,050,000원을 각 지급하고, 원고가 스카이디앤씨로부터 양수하는 토지 매매계약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토지건별 매매대금 잔금의 지급을 1주일 이상 지체할 경우에는 스카이디앤씨가 이 사건 포괄양수도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

다. 원고는 2017. 5. 1.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 지분을 394,531,000원에 매수하되 계약금 37,320,500원은 스카이디앤씨가 피고에게 지급한 것으로 대체하고, 잔금 357,210,500원은 2017. 5. 31.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하고 임차권 등의 권리제한 없이 토지를 인도하기로 하였고(제3조 제2항, 제3항),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인 2017. 5. 31.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계약금 전액이 피고에게 귀속되고 추후 협상하기로 정하였다(제10조 제4항, 이하 제10조 제4항 부분을 ‘이 사건 특약’이라 한다).

라. 원고는 잔금 지급기일인 2017. 5. 31.까지 피고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인 2017. 10. 30. 피고에게 잔금 중 300,000,000원을 지급하고, 2020. 3. 9.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년금제640호로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나머지 잔금 57,210,500원을 변제공탁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포괄양수도계약과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과정, 이 사건 특약의 취지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약은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 내에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그 기일 도과사실 자체만으로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이 없더라도 이 사건 매매계약의 효력을 상실시키기로 약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인 2017. 5. 31.까지 피고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특약에 따라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되어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보아, 이 사건 매매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잔대금 지급기일까지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된다는 취지의 약정이 있더라도 매도인이 이행의 제공을 하여 매수인을 이행지체에 빠뜨리지 않는 한 지급기일의 도과사실만으로는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 것으로 볼 수 없다 (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777 판결 등 참조). 다만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매수인의 지급기일 도과사실 자체만으로 계약을 실효시키기로 특약을 하였다거나, 매수인이 수회에 걸친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고 잔금 지급기일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새로운 약정기일까지는 반드시 계약을 이행할 것을 확약하고 불이행 시에는 매매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제되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매수인이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그 매매계약은 자동적으로 실효된다 (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1다32022 판결 ,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다256023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교부 등 반대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 없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실효시키기 위하여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특약을 두었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자동해제를 감수하겠다는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1) 원고가 스카이디앤씨와의 이 사건 포괄양수도계약에 따라 피고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매수인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포괄양수도계약, 종전 매매계약 및 이 사건 매매계약은 당사자와 그에 상응하는 대금이 서로 달라 이 사건 매매계약의 효력이 이 사건 포괄양수도계약 또는 종전 매매계약의 효력과 결부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지역주택조합인 원고가 신속하게 매매계약을 완료하고 소유권을 취득하여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 지분을 매도하는 피고에게 신속하게 계약을 완료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상 잔금 지급기일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1개월 내로 정하면서 그 기일이 지날 경우 더 이상 매매계약의 효력을 유지하려는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이 사건 특약은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피고에게 계약금이 귀속되고 추후 협상하기로 한다는 내용이므로,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피고가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제권 유보조항으로서 원고와 피고가 계약 내용에 관한 협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약정을 추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4) 이 사건 특약이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피고가 자신의 반대의무를 이행 또는 이행제공하지 않고도 이 사건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이 사건 매매계약 제3조 제2항, 제3항에서 원고의 잔금 지급의무와 피고의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 교부 및 토지 인도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과 조화롭지 못하다.

5)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2017. 10. 30. 피고에게 잔금 중 300,000,000원을 송금하였고, 2020. 3. 9.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나머지 잔금 57,210,500원을 변제공탁하였는데도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0. 6. 11.까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 사건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정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다. 결국 이 사건 특약은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피고의 반대의무 이행 또는 이행제공 없이 이 사건 매매계약이 자동해제된다는 조항으로 해석하기 어렵고, 피고가 자신의 반대의무를 이행 또는 이행제공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사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잔금 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한 이상 이 사건 특약에 따라 이 사건 매매계약이 실효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 사건 특약의 해석 및 매매계약의 해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박정화(주심) 김선수 오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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