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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5. 9. 14. 선고 2005노1086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위조사문서행사·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박장수

변 호 인

법무법인 이우 담당변호사 정대훈외 1인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당심구금일수 중 120일을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원심 판시와 같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라 한다)의 계좌에서 인출한 금원으로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2’라 한다) 주식을 자신의 명의로 매수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당시 공소외 1의 대표이사이던 원심 공동피고인의 요청에 따른 것이고 위 금원을 인출함에 있어서도 원심 공동피고인의 결재를 받는 등 회사 내부의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으므로 위 금원을 횡령한 것이 아님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위 금원을 횡령하였다고 인정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나. 양형부당

이 사건 여러 양형 조건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선고한 원심 판결의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피고인의 당심에서의 진술 및 하나은행 성남지점장 작성의 각 사실조회 답변서의 각 기재를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1996. 3. 22.경 입사하여 2004. 3. 30.경 퇴직하기까지 공소외 1의 감사로 재직하면서 재무·회계업무 전반을 총괄 담당하였는데, 상당한 비율의 공소외 1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 공소외 1은 1997. - 1998.경 한국기술금융(나중에 산은캐피탈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3년 이내에 코스닥에 등록하는 것을 조건으로 투자를 유치하였는데, 1997.말경에 불어닥친 IMF 사태로 매출이 감소하고 순손실이 발생하자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1998. 회계연도 분부터 매출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2002. 회계연도 분까지 분식회계를 하여 온 사실, 이에 피고인은 2000. 1.경 회사자금으로 공소외 2의 주식을 매수하여 공소외 2가 코스닥에 등록됨으로써 주가가 상승하면 그 때 주식을 매도하여 생기는 차익으로 분식회계로 인한 허위매출채권과 실제매출채권과의 차액을 보전하기로 마음먹은 사실, 피고인의 연봉이 금 1억원 이하인 사실, 2000. 1. 18. 피고인이 금 5억원을, 원심 공동피고인이 금 6억원을 각 급료가불금 명목으로 차용한다는 취지의 지출결의서가 작성되었는데, 그 지출결의서에는 원심 공동피고인의 결재가 되어 있고(수사기록 2권 2092쪽), 여기에 터잡아 공소외 1의 계좌에서 금 11억원이 인출된 사실, 그 중 금 10억원으로 공소외 2 주식 20만주가 피고인 명의로 취득된 한편, 원심 공동피고인은 자신 명의로 10만주, 부(부)인 공소외 3 명의로 10만주를 각 매수한 사실, 주식회사 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이라 한다)은 2000. 9. 및 같은 해 10.경 공소외 1, 원심 공동피고인, 피고인 명의로 회사 운영자금 합계 금 25억원을 대출함에 있어서 위와 같은 경위로 취득된 공소외 2 주식회사 주식 합계 20만주(피고인 10만주, 원심 공동피고인, 공소외 3 각 5만주)를 담보로 제공받은 사실, 그 후 하나은행은 위 금 25억원을 상환받은 후 2002. 7. 2. 공소외 1에 금 15억원을 대출하면서 위 공소외 2 주식 20만주를 다시 담보로 제공받았다가 2003. 6. 16. 공소외 2 주식 18만주(피고인 10만주, 원심 공동피고인 3만주, 공소외 3 5만주)를 추가로 담보제공받은 사실(따라서 피고인 명의 20만주, 원심 공동피고인 명의 8만주, 공소외 3 명의 10만주 합계 38만주가 담보로 제공된 상태이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가지 사정 즉, 공소외 2 주식이 피고인 자신의 소유라면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외 1이 하나은행으로부터 회사 운영자금을 차용함에 있어서 자신 명의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으리라 보이고 또한 그로부터 약 5년이 흐른 현재까지 위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그에 대한 별다른 권리 주장을 하지 않을 리 없는 점, 연봉이 금 1억원도 되지 않는 피고인이 금 5억원을 차용하였고 원심 공동피고인 자신 또한 금 6억원을 차용하는 내용의 지출결의서에 결재하였음에도 원심 공동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무려 금 11억원에 달하는 금원의 사용처에 대하여 별다른 관심이나 기억조차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과 원심 공동피고인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분식회계를 자행하여 옴으로써 그 차액을 어떤 형태로든지 보전한 필요성이 있었던 점, 피고인 또한 상당한 비율의 공소외 1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단순한 직원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향후 공소외 2가 코스닥에 등록하여 주가가 상승하면 그 때 주식을 매도하여 생기는 차익으로 자신들이 자행해 온 분식회계로 인한 허위매출채권과 실제매출채권과의 차액을 보전할 의도하에 동인들이 회사로부터 급료를 가불하는 형식으로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피고인 명의로 공소외 2의 주식을 매수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공소외 1의 자금을 인출하여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등 공소외 1의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이상 횡령죄의 공범으로서의 죄책은 면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피고인이 단독범으로 기소되었기는 하나,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횡령을 한 것으로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불의의 타격을 주어 방어권의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지 아니한다고 보이므로 공소장변경 없이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횡령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한다), 피고인이 횡령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우리사회가 IMF 사태를 겪으면서 분식회계로 인한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회계의 투명성이 강조되었음에도, 피고인은 공소외 1의 재무·회계업무 전반을 총괄 담당하는 자로서 1998. 회계연도 분부터 2002. 회계연도 분까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매출채권이 부풀려져 허위로 작성된 공소외 1의 재무제표의 부실을 이유로 ‘감사의견거절’을 받게 되자 동인에게 ‘적정의견’으로 바꿀테니 문제삼지 말아달라는 청탁을 한 후 임의로 외부감사인이 소속된 회계법인의 대표이사의 인장을 새겨 적정의견의 허위 감사보고서를 위조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신용보증기금을 기망하여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아 왔는바, 그 수법이 대담하고 이 과정에서 외부감사인에게 공소외 1의 주식을 무상으로 교부까지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 점, 피해자 회사로부터 횡령한 금 10억원을 아직까지 변제하지 않고 있는 점{피고인은 이를 상환하였다고 주장하나, 국민은행 서현동지점장 작성의 사실조회 답변서의 기재에 의하면, 2000. 3. 14. 공소외 1의 국민은행 계좌( 번호 생략)에서 세 번에 걸쳐 합계 금 12억원이 인출되어 피고인의 국민은행 계좌( 번호 생략)로 송금되었고, 피고인은 2000. 3. 15. 그 중 금 11억원을 인출하여 다시 공소외 1에 입금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피고인이 초범인 점, 아직까지 보증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여 분식회계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아니한 점, 공소외 1의 대표이사였던 원심 공동피고인 원심 공동피고인이 원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선고를 받은 점 등을 감안하여 보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량은 적정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형법 제57조 를 적용하여 이 판결 선고 전 당심 구금일수 중 120일을 원심 판결의 형에 산입하기로 하되, 형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 단서를 적용하여 당심에서 생긴 소송비용의 부담을 면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영한(재판장) 유승관 최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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