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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5. 11. 선고 89다카18013 판결
[보증채무금][공1990.7.1.(875),1259]
판시사항

화장품회사와 화장품판매자 사이에 체결된 장래 발생할 화장품판매대금채무에 관한 보증계약이 신원보증계약이 아니라 재정보증계약이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갑이 화장품회사 을과의 사이에 을로부터 화장품을 공급받아 판매하여 주고 판매대금에 대한 일정비율의 금원을 취득하기로 약정하고, 사업자등록을 한 채 을회사와의 거래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 왔고, 갑과 을 회사가 위 약정을 함에 있어 을과 병 사이에 갑이 을회사에 장래 부담할 화장품미불대금채무에 관하여 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된 재정보증서에 그 계약은 신원보증계약이 아니라는 명시문언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계약서 본문에서도 「상거래를 함에 있어 상품을 매입하여 발생한 일체의 채무」를 보증한다고 하였을 뿐이고 피용자의 행위로 인한 사용주의 손해를 배상하는 채무를 보증한다는 취지의 문언을 찾아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을과 병 사이의 계약은 신원보증계약이 아니라 재정보증계약이다.

원고, 상고인

태평양화학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재호

피고, 피상고인

전윤근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기섭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심춘희가 1987.3.2.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 동인이 원고 회사 강남대리점으로부터 화장품을 공급받아 판매하여 주고 판매대금에 대한 일정비율의 금원을 그 대가로 지급받기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판매거래약정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들은 같은 날 위 심춘희를 위하여 원고 회사가 요구하는 재정보증서(위 갑제3호증의1)에 각 서명, 날인함으로써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 위 심춘희가 원고 회사에 장래 부담할 화장품미불대금채무에 관하여 보증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지정보증서는 인쇄된 부동문자로 "위 사람이 귀사와 상거래를 함에 있어 귀사로부터 상품을 매입하여 발생된 일체의 채무를 이행치 못할시는 보증인 등이 그 채무에 대하여 민법상법상의 연대보증인으로서 일체의 책임을 지고 변제할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사실, 위 심춘희와 원고 회사와의 사이의 거래는 형식적으로는 매매의 형태를 취하여 위 심춘희가 독립된 사업자등록을 갖고 위 강남대리점으로부터 화장품을 매수하여 이를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위 심춘희는 독립된 영업장소를 갖추지 않은 채 위 대리점으로부터 매일매일 인수하는 화장품을 원고 회사를 위하여 가정방문을 통하여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고 그 대금을 수금하여위 대리점에 입금시킨 후 원고 회사로부터 판매대금에 대한 34내지 35퍼센트 상당의 판매수당을 지급받도록 되어 있는 사실, 위 심춘희를 비롯한 원고 회사의 판매원들은 원고 회사가 요구하는대로 소정의 미용 및 제품지식 등의 교육을 이수하여야 하고 물품을 판매함에 있어서도 원고 회사가 지정해 준구역에서 그 방침에 따라 지정된 가격으로 판매하여야 하는 등 원고 회사가 규율하는 거래관에 따라 그 지휘감독을 받도록 되어 있으며, 판매원들의 사업자등록도 원고 회사가 위 거래약정과 동시에 일괄하여 이를 대행하여 주고 그 거래해지와 동시에 이를 반환받은 사실, 한편, 위 심춘희는 원고 회사와의 위 거래관계에 앞서 1985.10.23. 위 강남 대리점의 전신인 소외 이순기가 경영하는 원고 회사 강남특약점과 위와 동일한 형태의 판매거래약정을 맺고 원고 회사 제품의 판매활동을 하여 왔는데 그 당시에도 피고들은 위 심춘희의 재정보증인이 되어 위 강남특약점에서 요구하는 재정보증서에 서명 날인하였고 그 재정보증서는 "위 사람은 사상이 건전하고 품행이 단정한 바 귀점과 상거래를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귀점에 손해를 끼치고 즉시 변상하지 않을 때는 보증인등은 연대로서 이에 대한 일체의 민사상 및 형사상의 책임을 지고 지체없이 그 손해액을 변제함은 물론 위 사람이 퇴사하면 상품대미지급금을 무위 지불할 것이며 다음 사항과 아울러 보증서를 제출하나이다"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 회사는 1987.3.경 위 이순기로부터 위 강남특약점의 영업권일체를 양도받아 이를 강남대리점으로 개편하고 직영체제로 운영하였는데 그 영업양도와 함께 위 심춘희 등 판매원들과 강남특약점사이의 거래관계도 그대로 위 강남대리점에 인수되었고 그에 따라 위와 같이 원고 회사와 위 심춘희 및 피고들과의 사이에 새로운 거래약정 및 재정보증계약이 체결되었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위 심춘희의 사이에는 비록 전형적인 고용관계는 없으나 그 실질은 위 심춘희가 원고 회사의 지휘, 감독 아래 그 판매원으로 활동하고 판매실적에 따라 성과급의 보수를 지급받는 것에 다름 아니므로 양자는 넓은 의미에서 사용자,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고, 한편, 피고들은 위 심춘희가 강남특약점과 거래할 당시부터 위 심춘희의 재정보증인이 되었던 사람들로서 원고 회사가 위 특약점을 인수한후 위 심춘희가 종전과 같이 판매원으로 계속 활동함에 있어서 앞서의 재정보증계약을 갱신하는 의도로서 원고에 대한 위 보증서에서명, 날인하였음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고 나아가 위 강남특약점에 대한 재정보증서의 문언이나 위 심춘희와 피고들 사이의 관계 및 일반적인 재정보증의 관행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결국 위 심춘희의 신원보증인이 되는 의사로서 위 보증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여 신원보증법 제6조 를 적용하여 피고들의 보증채무를 일부 감경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위 사실인정의 자료로 쓴 증거 중 갑제1호증(거래약정서), 갑제4호증, 갑제5호증(거래원장)등에 의하면, 원심이 위 사실인정 판시의 첫머리에서 인정한 것처럼 소외 심춘희는 원고 회사와의 사이에 회사로부터 화장품을 공급받아 판매하여 주고 판매대금에 대한 일정비율의 금원을 취득하기로 약정하였으며(원심은 지급받기로 했다고 표현하였으나 실수요자로부터 받은 대금 중 일정비율의 금액을 취득하고 나머지를 원고 회사에 지급하게 된다)동인이 사업자등록을 가지고 원고 회사와의 거래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원고 회사가 거래의 주체이고 위 심춘희는 원고 회사의 판매직원이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으며 원·피고 사이에 작성된 재정보증서(갑제3호증의1)에도 그 제1항에 그 계약은 신원보증계약이 아니라는 명시 문언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계약서 본문에서도 [상거래를 함에 있어 상품을 매입하여 발생한 일체의 채무]를 보증한다고 하였을 뿐이고 피용자의 행위로 인한 사용주의 손해를 배상하는 채무를 보증한다는 취지의 문언을 찾아볼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보증인 심춘희가 일정한 영업장소가 없었다거나 판매하는 화장품에 관한 미용 및 제품지식을 교육받은 사실이 있다고 하여 그 거래를 화장품의 판매거래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원고 회사가 강남대리점을 인수하기 전에 소외 이순기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재정보증서의계약문언에 [고의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보증한다는 문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문언을 원·피고간의 이건 재정보증계약에서 인용한 증거가 없는 한 그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건 원·피고 사이의 재정보증계약이 신원보증계약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심이 원·피고 사이의 재정보증계약을 신원보증계약이라고 인정한 것은 확실한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것이거나 신원보증계약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밖에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준(재판장) 박우동 이재성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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