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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2021. 5. 26. 선고 2020가합19459 판결
[분배금] 항소[각공2021하,461]
판시사항

갑 종중은 그 소유의 선산이 도시계획시설사업의 부지로 편입되어 보상금을 받게 되자, 이를 종중의 정회원(종원)과 준회원(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 1인당 일정 금액씩 분배하는 내용의 이사회결의를 한 다음, 종중총회를 개최하여 위 이사회결의를 추인하는 총회결의를 하였는데, 여성 종원인 을 등과 그 배우자인 병 등이 위 총회결의는 종중재산을 남성 종원, 여성 종원, 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만 분배하기로 하여 결과적으로 남성 종원에게 2배의 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이므로 헌법상 차별금지 및 양성평등,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고 여성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며 총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위 총회결의는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으로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 종중은 그 소유의 선산이 도시계획시설사업의 부지로 편입되어 보상금을 받게 되자, 이를 종중의 정회원(종원)과 준회원(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 1인당 일정 금액씩 분배하는 내용의 이사회결의를 한 다음, 종중총회를 개최하여 위 이사회결의를 추인하는 총회결의를 하였는데, 여성 종원인 을 등과 그 배우자인 병 등이 위 총회결의는 종중재산을 남성 종원, 여성 종원, 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만 분배하기로 하여 결과적으로 남성 종원에게 2배의 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이므로 헌법상 차별금지 및 양성평등,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고 여성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며 총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한 사안이다.

여성 종원의 배우자에 불과한 병 등은 갑 종중의 종원으로 볼 수 없어 총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할 당사자 적격이 없으므로 그들이 제기한 소는 부적법하다고 한 다음, 원칙적으로 여성 종원은 남성 종원과 동일하게 종중의 종원으로서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부담하며, 이는 종원들에게 종중재산을 분배할 때에도 마찬가지여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녀 종원 사이에 동등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갑 종중은 총회결의 내지 이사회결의 당시 단순히 여성 종원의 배우자는 제외하고 남성 종원의 배우자만을 분배대상자로 정하였을 뿐 그 선정 기준에 대하여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갑 종중이 총회결의를 통하여 종원이 아닌 자 중 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만 분배금을 지급한 것은 사실상 남성 종원에게 여성 종원의 2배에 해당하는 분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남녀 종원 사이의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둔 것에 불과하여 합리적 근거가 없는 점, 종중의 유지ㆍ발전에 일부 남성 종원들의 기여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남성 종원 전체를 여성 종원 전체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우대할 사유가 된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총회결의는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으로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무효라고 한 사례이다.

원고

원고 1 외 7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갑을 담당변호사 신태길)

피고

흥양오씨 대남공파 종친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마당 담당변호사 심갑보)

2021. 4. 28.

주문

1.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의 소를 각 각하한다.

2. 피고가 2021. 2. 27. 정기총회에서 한 결의 중 제1호 안건 중 보상금 분배규정안 총회인준 결의 및 제2호 안건 결의(2020. 3. 7. 이사회결의에 따른 1차 분배금 지급 및 2020. 6. 27. 이사회결의에 따른 2차 분배금 지급에 대한 추인 결의)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하고, 원고 1, 원고 3, 원고 5, 원고 7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피고가 2021. 2. 27. 정기총회에서 한 결의 중 제1호 안건 중 보상금 분배규정안 총회인준 결의 및 제2호 안건 결의(2020. 3. 7. 이사회결의에 따른 1차 분배금 지급 및 2020. 6. 27. 이사회결의에 따른 2차 분배금 지급에 대한 추인 결의)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흥양오씨 시조인 ○○의 12대손 △△△을 공동선조로 하고, 그 후손인 성인 남녀를 종중원으로 하는 종중이다.

나. 원고 1, 원고 3, 원고 5, 원고 7은 △△△의 후손인 여성들로써 피고의 종원이고,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은 원고 1, 원고 3, 원고 5, 원고 7의 배우자들이다.

다. 피고는 피고 소유의 선산인 수원시 (주소 생략) 외 9필지가 수원시 도시계획시설사업 제56조 근린공원(□□공원) 조성사업 부지로 편입됨에 따라 2019. 11. 29. 그 보상금으로 약 368억 원을 수령하였다.

라. 피고 이사회는 위 보상금을 종원들에게 분배하기로 하고, 2020. 3. 7. 이사회를 개최하여 정회원(종원) 및 준회원(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 1인당 3,500만 원씩을 분배하기로 결의하였고(이하 위 분배금을 ‘1차 분배금’이라 하고, 위 결의를 ‘1차 분배금 지급 결의’라 한다), 2020. 6. 27. 이사회를 다시 개최하여 위 정회원 및 준회원에게 1인당 1,670만 원씩을 추가로 분배하기로 결의하였다(이하 위 분배금을 ‘2차 분배금’이라 하고, 위 결의를 ‘2차 분배금 지급 결의’라 한다).

마. 원고 1, 원고 3, 원고 5, 원고 7은 2020. 8. 31. 위 1, 2차 각 분배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바. 피고는 2021. 2. 27.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제1호 안건(정관 개정안, 보상금 분배규정안 총회인준) 및 제2호 안건(2020. 3. 7. 이사회결의에 따른 1차 분배금 지급 및 2020. 6. 27. 이사회결의에 따른 2차 분배금 지급에 대한 추인) 등의 안건에 대한 찬성 결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총회결의’라 한다). 위 보상금 분배규정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흥양오씨 대남공파 보상금 분배 규정
제2조 (자격)
본 규정의 수혜대상은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하며 본 규칙 제3장 제7조에서 별도로 정하는 본 규정의 보상금 분배 규정과 원칙에 따른다.
제7조 (분배자격 및 분배원칙)
1. 분배자격: 회원의 범위를 정한 정관 제3조의 규정에서 정한 정회원과 준회원을 분배금 지급 대상으로 한다.
2. 분배원칙: 분배금은 지급대상자에게 균등분배 원칙을 적용한다.

사.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총회결의로 피고의 정관을 개정하였는데, 개정된 정관 중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종친회 정관
제3조 (회원의 범위)
본회는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구성한다.
1. 정회원은 시조인 ○○의 12대손 △△△의 후손들로 만 19세 이상의 성과 본을 같이하는 사람으로 한다.
2. 준회원은 흥양오씨의 자손을 양육하여 종중의 번성에 기여하고 종제사를 모시는 내자(남자 정회원의 법률상 배우자)로 한다. 단, 재가하지 않은 자로 한정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 8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총회결의는 종중재산을 남성 종원, 여성 종원, 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만 분배하기로 하여 결과적으로 남성 종원에게 2배의 재산을 분배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어 여성 종원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 따라서 위 총회결의는 헌법상 차별금지 및 양성평등,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고, 여성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여 무효이다.

3.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의 소의 적법 여부(직권 판단)

종중 내부에서의 결의는 비법인사단인 종중의 내부적 의사결정으로서 그 구성원인 종원에게만 효력이 있다 할 것이고, 결의무효확인의 소의 원고 적격은 원칙적으로 직접 이해관계를 가지는 종중 내부의 자에게 인정된다 할 것이다.

살피건대,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은 피고의 여성 종원의 배우자에 불과하여 피고의 종원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에게 이 사건 총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할 당사자 적격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원고들의 소는 부적법하다.

4. 원고 1, 원고 3, 원고 5, 원고 7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비법인사단인 종중의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은 종원의 총유에 속하고, 그 수용보상금의 분배는 총유물의 처분에 해당하므로(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32446 판결 참조), 정관 기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종중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그 수용보상금을 분배할 수 있고, 그 분배 비율, 방법, 내용 역시 결의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및 종원 상호 간의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여 구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으로 그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후손은 그 의사와 관계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종원)이 되는 종중의 성격에 비추어,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 또는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 그 결의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인지 여부는 종중재산의 조성 경위, 종중재산의 유지ㆍ관리에 대한 기여도, 종중행사 참여도를 포함한 종중에 대한 기여도, 종중재산의 분배 경위, 전체 종원의 수와 구성, 분배 비율과 그 차등의 정도, 과거의 재산분배 선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후손은 남녀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종원)이 되는 것이므로(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385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종중재산을 분배함에 있어 단순히 남녀 성별의 구분에 따라 그 분배 비율, 방법, 내용에 차이를 두는 것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 가족생활을 보장하고, 가족 내의 실질적인 권리와 의무에 있어서 남녀의 차별을 두지 아니하며,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남녀평등을 실현할 것을 요구하는 우리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7다74775 판결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원칙적으로 여성 종원은 남성 종원과 동일하게 종중의 종원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인바, 이는 종원들에게 종중재산을 분배할 때에도 마찬가지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녀 종원 사이에 동등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① 피고는 이 사건 총회결의 내지 1, 2차 각 분배금 지급결의 당시 단순히 여성 종원의 배우자는 제외하고 남성 종원의 배우자만을 분배대상자로 정하였을 뿐 그러한 선정 기준에 대하여 종중재산의 조성 경위, 종중재산의 유지ㆍ관리에 대한 기여도, 종중행사 참여도를 포함한 종중에 대한 기여도 등에 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피고가 이 사건 총회결의를 통하여 종원이 아닌 자 중 남성 종원의 배우자에게만 1, 2차 각 분배금을 지급한 것은 사실상 남성 종원에게 여성 종원의 2배에 해당하는 분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남녀 종원 사이의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둔 것에 불과하여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③ 원고 1, 원고 3, 원고 5, 원고 7이 위 각 분배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원고들이 이 사건 총회결의 자체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종중의 유지, 발전에 일부 남성 종원들의 기여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남성 종원 전체를 여성 종원 전체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우대할 사유는 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결국 이 사건 총회결의는 그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으로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5. 결론

원고 2, 원고 4, 원고 6, 원고 8의 소는 각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 1, 원고 3, 원고 5, 원고 7의 청구는 각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평근(재판장) 이경선 안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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