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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두1115 판결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공2008하,990]
판시사항

[1] 구 지방세법 제288조 제2항 에 정한 ‘기술진흥단체’의 의미와 판단 기준

[2] 건설기술자의 품위 유지와 복리 증진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구 지방세법 제288조 제2항 에 정한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3] 구 지방세법 제288조 제2항 에 정한 ‘기술진흥단체’인지 여부에 관한 질의에 대하여 건설교통부장관과 내무부장관이 비과세 의견으로 회신한 경우, 공적인 견해표명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지방세법(2005. 1. 5. 법률 제73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8조 제2항 에 정한 ‘기술진흥단체’란 그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과학 및 산업기술을 연구·개발하여 이를 보급하거나 지원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의미하고, 과학 및 산업기술의 연구·개발 등이 그 부대사업의 하나에 불과한 단체는 위 조항에서 정한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어느 단체가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체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설립근거인 법령, 정관의 목적사업, 주된 수행업무 등 실질적인 활동 내역, 예산집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건설기술자의 품위 유지와 복리 증진, 건설공사의 건설시공과 품질관리의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구 지방세법(2005. 1. 5. 법률 제73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8조 제2항 에 정한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3] 취득세 등이 면제되는 구 지방세법(2005. 1. 5. 법률 제73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8조 제2항 에 정한 ‘기술진흥단체’인지 여부에 관한 질의에 대하여 건설교통부장관과 내무부장관이 비과세 의견으로 회신한 경우, 공적인 견해표명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륙 담당변호사 여상조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길 담당변호사 하태웅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가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한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지방세법(2005. 1. 5. 법률 제73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지방세법’이라 한다) 제288조 제2항 에서 정한 ‘기술진흥단체’란 그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과학 및 산업기술을 연구·개발하여 이를 보급하거나 지원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의미하고, 과학 및 산업기술의 연구·개발 등이 그 부대사업의 하나에 불과한 단체는 위 조항에서 정한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어느 단체가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체의 명칭 여하에 불문하고 설립근거인 법령, 정관의 목적사업, 주된 수행업무 등 실질적인 활동내역, 예산집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설립근거인 건설기술관리법 제36조의8 은 “건설기술자는 건설기술자의 품위 유지 및 복리증진과 건설공사의 견실시공 및 품질관리의 향상을 위하여 건설기술인협회를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문언상 건설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법인설립을 예정하고 있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같은 법 제36조의11 은 건설기술인협회의 업무로 건설기술의 연구·개발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바, 이러한 규정내용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원고의 주된 업무인 건설기술자의 경력관리업무가 곧바로 건설기술진흥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원고의 정관내용, 활동내역 및 예산집행상황 등에 의하더라도 건설기술의 연구·개발 등이 원고의 주된 목적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는 구 지방세법 제288조 제2항 에서 정한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에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 법조항 소정의 ‘기술진흥단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이 사건 처분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내무부장관 또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원고 협회를 ‘기술진흥단체’로 확인해 주었다거나 피고가 종전에 원고가 취득한 재산들에 대하여 등록세 등을 면제해 주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비과세에 관한 어떠한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취득세가 부과되리라는 사정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를 들어 이 사건 부동산의 신축을 포기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조세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①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여야 하고, ② 납세자가 과세관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 대하여 납세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③ 납세자가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따라 무엇인가 행위를 하여야 하고, ④ 과세관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납세자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그리고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세무공무원에 의하여 이루어짐을 요하나,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은 합법성을 희생하여서라도 납세자의 신뢰를 보호함이 정의, 형평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납세자의 신뢰보호라는 점에 그 법리의 핵심적 요소가 있는 것이므로, 위 요건의 하나인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누12159 판결 , 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누1374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1)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기 전에 원고에 대한 감독기관인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원고가 취득세 등을 면제받는 구 지방세법(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0조 제1항 제18호 (나중에 위에서 본 구 지방세법 제288조 제2항 으로 개정되었다) 소정의 '기술진흥단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질의하였고, 이에 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이 1997. 3. 6. 원고에게 원고가 위 기술진흥단체에 해당한다고 회신한 사실, (2) 구 정부조직법(1998. 2. 28. 법률 제5529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내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1998. 2. 28. 대통령령 제1571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5조 에 의한 피고의 상급기관으로서 지방세의 부과·징수에 관한 지도·감독과 지방세에 관한 질의 회신 등의 업무를 관장하고 있던 내무부장관 또한, 1997. 4. 22. 원고에게 원고가 ‘기술진흥단체’에 해당되어 지방세법상의 취득세 및 등록세가 면제된다는 취지의 회신을 한 사실, (3)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① 1997. 10. 24. 서울 강남구 (주소 1 생략) 소재 토지에 대한 등록세의 감면확인을 하였고, ② 1997. 12. 26. 서울 강남구 (주소 2 생략) 소재 토지에 대한 등록세의 감면확인을 하였으며, ③ 2000. 9. 15. 서울 강남구 (주소 3 생략) 소재 토지에 대한 취득세, 등록세의 감면통지를 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원고가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하여 취득세 등을 면제해 주는 결정을 해 왔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피고와 피고의 상급기관인 내무부장관은 원고에게 원고가 취득세 등을 면제받는 구 지방세법 제288조 제2항 소정의 ‘기술진흥단체’에 해당된다는 공적 견해를 구체적이고도 명백하게 표명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은 피고 및 내무부장관 등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하고 2002. 9.경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였으며, 원고측이 위 견해 표명을 신뢰한 데 대하여 어떠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각 처분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은, 조세법에 적용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그 요건에 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양승태 박시환(주심) 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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