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광주고법(제주) 2019. 6. 24.자 2019라508 결정
[공사금지가처분] 확정[각공2019하,769]
판시사항

국내외 항공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갑 주식회사가 비행장을 설치하여 관리·운영하고 있었는데, 을 주식회사가 비행장 인근에서 풍력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하여 병 주식회사 등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풍력발전구조물 설치공사를 진행하자, 갑 회사가 을 회사와 병 회사를 상대로 위 공사로 설치될 풍력발전기가 비행장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운항상 안전을 위협함에 따라 비행장을 본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공사금지 가처분을 구한 사안에서, 비행장의 이용현황 및 용도, 풍력발전기 설치로 인하여 비행장 운용이 제한되는 정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방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국내외 항공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갑 주식회사가 비행장을 설치하여 관리·운영하고 있었는데, 을 주식회사가 비행장 인근에서 풍력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하여 병 주식회사 등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풍력발전구조물 설치공사를 진행하자, 갑 회사가 을 회사와 병 회사를 상대로 위 공사로 설치될 풍력발전기가 비행장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운항상 안전을 위협함에 따라 비행장을 본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공사금지 가처분을 구한 사안이다.

풍력발전소가 완공되는 경우 비행장을 본래의 용도대로 완전히 활용하는 것에 방해를 받고, 그러한 방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이하 ‘수인한도’라 한다)를 넘어선다고 인정되는 경우 갑 회사는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데, 갑 회사의 비행장은 당초 주활주로의 동쪽 시계비행교통장주(이하 ‘장주’라 한다)만 이용되었고, 풍력발전기가 완공되더라도 종전처럼 동쪽 장주를 이용하여 비행장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한 점, 비행장을 이용하는 비행기는 주로 접근범주(착륙속도에 따른 항공기 분류 방법) A등급의 소형 항공기인데, 풍력발전기로 인하여 A등급 항공기가 일부 구간에 바로 진입하는 절차의 운용이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비행장 활용에 대한 제한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비행장은 주로 훈련비행용으로 사용되므로 갑 회사가 장주 혼잡도를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각 토지와 비행장 사이의 거리, 비행장의 용도, 토지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이용관계, 개발사업 승인 경위 및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어선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이다.

채권자, 항고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주헌 외 2인)

채무자, 상대방

주식회사 수망풍력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비엘에스 외 3인)

주문

1.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한다.

2. 항고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신청취지 및 항고취지

제1심결정을 취소한다. 채무자는 별지 목록 기재 각 토지(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 지상에서 풍력발전구조물 설치공사를 진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채무자들이 위 명령을 위반한 경우 위반행위 1일당 50,000,000원씩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채권자는 국내외 항공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서귀포시 (주소 생략) 잡종지 836,351㎡를 소유하면서 1983년경부터 구 항공법[2016. 3. 29. 법률 제14113호 및 제14116호로 공항시설법 및 항공안전법이 제정됨으로써(2017. 3. 30. 시행)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5조 등 규정에 따라 그 지상에 비행장(이하 ‘이 사건 비행장’이라고만 한다)을 설치하여 관리·운영하고 있다.

나. 채무자 수망풍력 주식회사(이하 ‘채무자 수망풍력’이라고만 한다)는 이 사건 비행장으로부터 남서쪽 방향으로 약 4.5km 떨어져 있는 이 사건 각 토지 지상에 풍력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하여 제주특별자치도에 전기사업(풍력발전)허가 및 개발사업 시행승인을 신청하였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016. 10. 17. ‘ 구 항공법 시행규칙(2017. 3. 30. 국토교통부령 제410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46조의2 제2항 이 정한 바에 따라 항공기의 비행안전에 지장이 있는지 여부를 비행장설치자인 채권자와 협의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제주지방항공청의 의견을 비롯한 관련기관 및 부서 협의사항을 철저히 이행할 것 등을 조건으로 하여 이를 승인하였다.

다. 채권자는 2016. 12. 6.경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위와 같은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는 문서를 보냈으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017. 4. 11. 채권자에게 구 항공법 관련 규정은 공공용 비행장에만 적용되므로 채권자와 협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라. 채무자 수망풍력은 2018. 3. 28.경 채무자 주식회사 한화건설(이하 ‘채무자 한화건설’이라고만 한다) 및 신청외 1(사업체명 ‘○○○○○’)과 사이에 풍력발전소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만 한다)를 위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마. 채무자 수망풍력은 제주특별자치도에 풍력발전소 공사계획 인가 및 개발사업 착공 신고를 하였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018. 6. 28. 이를 수리하였다.

2. 판단

가. 채권자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공사로 설치될 풍력발전기가 이 사건 비행장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운항상 안전을 위협함에 따라 채권자는 이 사건 비행장을 본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바, 이와 같은 풍력발전기의 설치는 원고의 토지 등 소유권에 대한 방해 행위에 해당하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예방청구권의 보전을 위하여 신청취지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나. 판단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채권자는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이 사건 비행장을 주로 항공기 조종인력 양성 교육과정에 활용하고 있고, △△△△대학교 □□□□학과 학생들의 비행훈련 등 교육 지원에도 활용하고 있는 사실, ② 위와 같은 특성에 따라 이 사건 비행장을 이용하는 항공기는 세스나 172 스카이호크(C172) 등 접근범주(Approach Category, 착륙속도에 따른 항공기 분류 방법으로, 민항기의 경우 A, B, C, D등급으로 분류되며, A등급 항공기는 주로 소형 비행기이고, 일반 여객기는 대부분 C, D등급임) A등급의 소형 항공기가 주류를 이루고, 2008년 이후 비행장의 교통량 중 시계비행규칙(Visual Flight Rules, VFR)에 따른 운항이 전체의 약 85%를 차지하는 사실, ③ 이 사건 공사로 설치될 풍력발전기 7기 중 6기(이하 ‘이 사건 구조물’이라 한다)가 공항시설법이 정한 ‘장애물 제한표면’ 중 원추표면의 높이를 초과하고, 인근에 있는 자연 장애물인 ◇◇◇◇◇을 고려하여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 제1항 제6호 [별표 6]에 따른 ‘차폐’를 적용하더라도 이 사건 구조물의 높이가 장애물 제한표면보다 약 76m 내지 96m 높게 되는 사실, ④ 이 사건 구조물은 이 사건 비행장에 남북 방향으로 설치된 주활주로인 활주로 19/01(현재 이 활주로만 사용하고 있다)에 설정된 시계비행교통장주(이하 ‘장주’라고만 한다)들 가운데 접근범주 C등급 항공기용 서쪽 장주 아래 지상에 설치될 예정이고, 이는 접근범주 A등급 항공기의 서쪽 장주 진입 방법 중 특정한 경우[항공정보간행물(국토교통부령 ‘항공정보간행물발간규정’에 따라 발간된 것)의 이 사건 비행장에 관한 부분에 명시된 시계비행방식 항공기 입출항 경로 중 시계비행 보고지점 M(☆☆☆☆, 이하 ‘M 지점’이라 한다)을 거쳐 입항하는 경우로서, 활주로 01(남→북 방향) 착륙을 위하여 M 지점 접근 도중 장주 베이스 레그(base leg, 활주로에 수직방향으로 접근하는 구간)에 바로 진입하는 때 등] 또는 장주 혼잡에 따른 M 지점 체공 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인 사실, ⑤ 이 사건 비행장의 활주로 운용은 최근 4년 평균 위 활주로 01 방향 입출항이 70.4%를 차지하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가 완공되는 경우 이 사건 비행장은 본래의 용도대로 완전히 활용하는 것을 방해받게 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비행장 부지 및 시설의 소유자인 채권자로서는 위와 같은 방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이하 ‘수인한도’라 한다)를 넘어선다고 인정되는 한 그 소유권에 기하여 그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위와 같은 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어서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 방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서는지 여부는 피해의 성질 및 정도, 피해이익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가해행위의 태양, 가해행위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공법적 규제 및 인허가 관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비행장은 당초 주활주로의 동쪽 장주만 이용되었고, 서쪽 장주는 접근범주 A등급 항공기에 대하여만 설정되어 있었으며 그마저도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가 이 사건 개발사업 승인이 이루어진 후인 2017. 8. 31.경에 이르러서야 서쪽 장주의 사용이 허용되고 접근범주 B, C등급 항공기에 대하여도 서쪽 장주가 설정되었는데, 이 사건 구조물이 완공되더라도 채권자가 종전처럼 동쪽 장주를 이용하여 비행장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한 점(채권자는 2014년 이후 △△△△대학교 ▽▽▽▽훈련원에서 이루어지던 훈련이 이 사건 비행장으로 이전됨에 따라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서쪽 장주를 이용하지 않으면 비행장을 운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② 이 사건 비행장을 이용하는 비행기는 주로 접근범주 A등급의 소형 항공기인데, 원칙적으로 이 사건 구조물이 설치될 이 사건 각 토지 상공은 A등급 항공기의 서쪽 장주에 포함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그 장주 입항절차는 다운윈드 레그(downwind leg, 활주로에 평행한 구간)에 45° 각도로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채권자가 제출한 신청외 2 교수의 의견서에도 같은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구조물로 인하여 A등급 항공기가 서쪽 장주의 베이스 레그에 바로 진입하는 절차의 운용이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이 사건 비행장 활용에 대한 제한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비행장의 경우 접근범주 C등급 항공기의 입출항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므로 C등급 항공기용 서쪽 장주 운용이 제한되는 것의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인 점, ③ 채권자는 장주 혼잡 시 M 지점에 체공하여야 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점도 주장하나, 이 사건 비행장은 주로 훈련비행용으로 사용되므로 채권자가 장주 혼잡도를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각 토지와 이 사건 비행장 사이의 거리, 이 사건 비행장의 용도, 토지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이용관계, 이 사건 개발사업 승인 경위 및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위와 같은 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어선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결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채권자의 항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별 지] 목록: 생략]

판사 이재권(재판장) 남현 이승훈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