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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12.30. 선고 2020수5011 판결
선거무효의소
사건

2020수5011 선거무효의 소

원고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보라미 외 1인

피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완

담당변호사 최길림 외 1인

변론종결

2021. 10. 28.

판결선고

2021. 12. 30.

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2020. 4. 15.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중 비례대표전국선거구 국회의원 선거는 무효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2020. 4. 15.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중 비례대표전국선거구 국회의원 선거(이하 '이 사건 선거'라 한다)에서 전체 투표수 29,126,396표 중 미래한국당은 9,441,520표(득표율 33.84%), 더불어시민당은 9,307,112표(득표율 33.35%), 정의당은 2,697,956표(득표율 9.67%), 국민의당은 1,896,719표(득표율 6.79%), 열린민주당은 1,512,763표(득표율 5.42%)를 각 득표하였다.

나. 이 사건 선거의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는 공직선거법 부칙(2020. 1. 14. 법률 제16864호, 이하 '구 공직선거법 부칙'이라 한다) 제4조에 따라 정당의 비례대표국 회의원선거 득표비율과 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수에 연동하여 배분되었다. 이에 따라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전국선거구 국회의원(이하 '비례대표국회의원'이라 한다)의석은 미래한국당에 19석, 더불어시민당에 17석, 정의당에 5석, 국민의당에 3석, 열린민주당에 3석이 각 배분되었다.

다. 원고들은 이 사건 선거에 선거권이 있는 사람들로서, 2020. 4. 17. 이 사건 선거의 무효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선거에는 다음과 같은 선거무효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가.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의 창당과 이 사건 선거 참여 관련 사유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하 '이 사건 각 정당'이라 한다)은 국민의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정치적 결사,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참여라는 목적,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필요한 조직 및 그 조직의 민주성, 지속성 및 공고성 등 헌법이 요구하는 정당의 개념 표지를 갖추지 못한 정당에 불과함에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할 목적으로 창당되어 이 사건 선거에 참여하였고, 이 사건 각 정당이 모(母) 정당과 별개의 정당으로 취급되면서 정당 간의 기회균등과 공정성이 훼손되었다는 주장이다.

나.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추천 및 후보자 등록 관련 사유

이 사건 각 정당의 각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절차는, 후보자 심사주체인 각 공천관리위원회가 합의추대 방식으로 구성한 최고위원회의가 진행하는 등 심사주체 구성절차가 비민주적이고, 이 사건 각 정당이 확정한 후보자 명단에 더불어민주당 또는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자로 결정하였거나 영입하였던 인사가 포함되는 등 심사 과정 또한 비민주적이며, 공천관리위원회가 순위를 정한 후보자 명부에 대하여 비민주적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찬반투표 방식으로 투표를 하여 대의원 ·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하였다고 볼 수 없어 구 공직선거법(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직선거법'이라 한다) 제47조 제2항에 정한 후보자추천 절차를 지키지 아니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정당의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하지 않은 선거사무 집행상의 위법과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 이 사건 각 정당의 선거운동 관련 사유

이 사건 각 정당은 각각 모(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과 함께 공동 출정식, 선거유세, 홍보물 제작 등을 하여 공직선거법 제88조, 제89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타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이나 유사기관을 설립하는 등의 불법선거운동을 하였으나, 피고는 그 위법성을 인식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묵인하고 방치하였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의 의의

공직선거법 제222조와 제22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소송은 집합적 행위로서의 선거에 관한 쟁송으로서 선거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고, 그로써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선거의 전부나 일부를 무효로 하는 소송을 가리킨다. 이러한 선거소송에서 선거무효의 사유가 되는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란 기본적으로 선거관리의 주체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사무의 관리집행에 관한 규정에 위반한 경우와 후보자 등 제3자에 의한 선거과정상의 위 법행위에 대하여 적절한 시정조치를 취함이 없이 묵인·방치하는 등 그 책임에 돌릴 만한 선거사무의 관리집행상 하자가 따로 있는 경우를 말하지만, 그 밖에도 후보자 등 제3자에 의한 선거과정상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선거인들이 자유로운 판단에 의하여 투표를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라고 함은 선거에 관한 규정의 위반이 없었더라면 선거의 결과, 즉 후보자의 당락에 관하여 현실로 있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되는 때를 말한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4수5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가 선거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

1) 피고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는 공직선거법 제223조의 당선무효 사유에 해당할 뿐, 공직선거법 제222조의 선거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선거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쟁송인 선거무효소송과는 달리, 당선무효소송은 선거가 하자 없이 적법·유효하게 실시된 것을 전제로, 선거관리위원회의 개개인에 대한 당선인 결정 자체가 위법하다고 하는 경우에 그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다(대법원 1989. 3. 14. 선고 88수47 판결, 대법원 1992. 10. 16. 선고 92수198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이 사건 각 정당의 창당 및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 등록, 선거운동의 일련의 과정에서 피고가 선거사무의 관리집행에 관한 규정에 위반한 잘못 또는 그 책임을 돌릴 만한 선거사무의 관리집행상 하자가 있거나, 이 사건 각 정당 등에 의한 선거과정상의 위법행위로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하여 투표를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하게 저해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이 사건 선거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선거무효 사유에 해당하고, 이 사건 선거가 적법하게 실시된 것을 전제로 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인 결정 자체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으로는 볼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각 정당의 이 사건 선거 참여 자체가 선거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

1) 우리 헌법은 정당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제8조 제1항),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가 이를 보호하며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등(제8조 제3항) 정당을 다른 일반 결사에 비하여 특별히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이는 정당이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으로서 중요한 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2) 정당법 제4조 제1항은 "정당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립한다."라고 규정하여 정당설립의 요건으로 정당등록을 들고 있다. 정당법은 이러한 정당등록의 요건으로 시·도당수 및 시·도당의 당원수(제4조 제2항, 제17조, 제18조), 등록신청서의 기재사항(제12조 제1항, 제2항), 유사명칭 등의 사용금지(제41조) 등을 규정하고 있고, 정당등록신청을 받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는 형식적 요건을 구비하는 한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제15조), 정당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은 그 결사가 정당임을 법적으로 확인받게 된다.

이와 같은 정당등록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피고는 정당이 정당법에 정한 형식적 요건을 구비한 경우 등록을 수리하여야 하고, 정당법에 명시된 요건이 아닌 다른 사유로 정당등록신청을 거부하는 등으로 정당설립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

3)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참여의 일환으로 공직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47조는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권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절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당의 목적, 조직, 활동 등 다른 사유로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 공직선거법 제49조 제1항 내지 제4항은 공직선거 후보자의 등록 시 제출하여야 할 서류를 열거하고 있고, 같은 조 제8항에서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후 보자등록신청이 있는 때에는 등록신청서, 정당의 추천서 등 특정 서류를 갖추지 아니한 경우가 아닌 한 즉시 이를 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공직선거법은 제52조 제1항 내지 제4항에서 후보자등록 무효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로서는 위 조항에 열거되지 않은 사유를 이유로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할 수 없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0수5325 판결 참조).

4) 위와 같은 정당법과 공직선거법의 정당등록,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후보자 등록에 관한 각 규정의 문언과 그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각 정당이 정당법에 규정된 정당등록 요건을 구비하여 등록을 신청한 이상 이를 수리하여야 하고 정당의 설립 목적, 조직과 활동, 정치적 성격 등을 이유로 정당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 또한 정당법에 규정된 요건을 갖추어 정당등록을 마친 이 사건 각 정당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 사건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고, 피고로서는 이 사건 각 정당이 후 보자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등록을 신청한 이상 정당의 설립 목적, 조직과 활동, 정치적 성격 등을 이유로 후보자 등록 수리를 거부할 수 없으며, 달리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각 정당의 후보자등록을 거부하거나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정당의 설립 목적, 조직과 활동 또는 후보자 추천의 목적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각 정당이 이 사건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각 정당의 후보자 추천 과정과 관련한 선거무효 사유가 있는지

1) 정당의 자유는 민주정치의 전제인 자유롭고 공개적인 정치적 의사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므로 그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정당의 활동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는 것이고, 정당은 정치적 조직체인 탓에 그 내부조직에서 형성되는 과두적, 권위주의적 지배경영을 배제하여 민주적 내부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법적 규제가 불가피하게 요구된다. 그러나 정당의 내부질서에 대한 규제는 그것이 지나칠 경우 정당의 자유에 대한 침해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민주적 내부질서 확보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규제로 그쳐야 한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23791 판결,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수19 판결 등 참조).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기여하는 정당의 기능과 역할 중 각종 선거에서의 공직선거 후보자의 추천, 그 중 대의기관인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추천은 정당 활동의 핵심 중 하나로 이에 대하여 정당 활동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선거를 앞두고 공직선거법이 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되면서,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절차에 관한 규정(제47조 제2항, 제49조 제5조 제8항, 제52조 제4항)이 개정되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 원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에는 민주적 심사를 거쳐 대의원 · 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하고(제47조 제2항 제1호), ② 제1호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의 후보자 추천 절차의 구체적인 사항을 당헌·당규 및 그 밖의 내부규약으로 정하며, 선거일 전 1년(선거일 전 1년 후에 창당 · 합당한 정당의 경우에는 창당·합당이 성립한 날부터 1개월)까지 비례대표국회의 원 선거의 후보자 추천절차의 구체적인 사항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서면으로 제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홈페이지에 게시하여야 하며(같은 항 제2호), ③ 후보자등록을 하는 때에 정당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의 후보자 추천과정을 기록한 회의록 등 제47조 제2항 제1호 및 제2호 전단에 따라 후보자가 추천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후보자명부에 첨부하여야 하고(제47조 제2항 제3호), ④ 위 서류를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후보자등록신청을 수리할 수 없으며(제49조 제8항), ⑤ 제47조 제2항 제1호 에 따른 절차 및 같은 항 제2호 전단에 따른 내부규약 등으로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비례대표국회위원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한 경우 해당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등록은 모두 무효로 한다(제52조 제4항).

즉,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에 관하여 정당은 후보자 추천 절차의 구체적인 사항을 당헌 또는 당규로 정하여 그 당헌 또는 당규에 따라 민주적 심사절차를 거쳐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하여야 하고,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인 피고는 정당이 제출한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 추천 절차에 관한 자료를 심사하여 정당이 구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 제1호 및 제2호 전단에 따라 민주적 심사를 거쳐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후보자를 결정하였는지, 후보자 추천 절차의 구체적 사항을 당헌·당규로 정하고 그에 따라 후보자를 결정하였는지를 심사하여야 하며, 그와 같은 방법으로 후보자가 결정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는 경우 후보자 등록 수리를 거부하거나 후보자 등록을 무효로 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또한, 이와 같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을 위한 심사 및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한 투표 절차는 '민주적'일 것, 즉 비례대표국회위원 후보자 결정을 위한 심사·투표 절차에 당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방식일 것이 요구된다.

위와 같이 2020. 1. 14. 개정된 공직선거법 중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및 등록 절차에 관한 규정은 특히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절차의 민주성,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다만, 이 사건 선거 이후인 2020. 12. 29. 법률 제17813호로 공직선거법 규정이 다시 개정되면서 비례대표 국회위원 후보자 추천 절차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하고 있던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 각 호 등이 모두 삭제되어, 현행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절차를 다른 후보자 추천 절차와 달리 규율하고 있지는 않다).

3) 갑제2 내지 5호증, 제6호증의 1 내지 3, 제7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절차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더불어시민당

(1) 더불어시민당의 당헌과 당규

더불어시민당 당헌에 의하면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은 중앙당 공천관리 위원회가 수행한다(제63조 제1항), 공천관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11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위원장과 위원은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한다(제58조 제2항, 제3항). 다만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에 대하여는 선거일정 등의 상황을 고려하여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별도의 방법과 절차에 따라 공직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다(부칙 제1호 제4조).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후보자추천에 관한 당규인 '제21대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규정'에 의하면, 공천관리위원회는 후보자를 공모·심사하여 후보자목록을 작성한다(제7조 내지 제12조). 비례대표 선출 선거인단은 30인 이상(대의원 10인 이상, 당원 20인 이상)으로 당대표의 추천과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설치 · 구성하고, 선거인단은 권리당원 중에서 임명하며,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권리당원은 최소 30인 이상이어야 한다(제13조). 선거인단은 순위가 정해진 명단에 대하여 재적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과반수의 찬성으로 찬반투표를 하고(제15조), 투표를 통해 제출된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명단은 최고위원회 인준을 통하여 당대표가 후보자를 확정한다(제19조).

(2) 더불어시민당의 이 사건 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과정

더불어시민당은 2020. 3. 20. 당헌 부칙 제1호 제2조 제1항에 따라 합의추대 방식으로 공동대표 2인과 최고위원 5인으로 최고위원회의를 구성하였고, 위 최고위원회의는 같은 날 10명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임명하였다. 위 공천관리위원회는 후보자 공모와 심사 절차를 거쳐 2020. 3. 23.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였다. 더불어시민당은 총 107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하였고, 2020. 3. 24. 위 후보자 명단에 86명이 찬성하여 후보자 명단이 확정되었다.

나) 미래한국당

(1) 미래한국당의 당헌과 당규

미래한국당 당헌에 의하면, 최고위원회의를 구성하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3명은 통합선거로 선출하고, 2명은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지명하며, 그 외 정책위원회 의장, 사무총장은 각 당대표가 임명한다(제19조, 제20조). 다만, 초대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최고위원회 구성은 합의추대 방식으로 선출하도록 하였다(부칙 제1호 제2조).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추천에 관한 절차는 당헌 및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규칙'(이하 '미래한국당 후보자 추천 규칙'이라 한다),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구성 및 투표에 대한 규정'(이하 '미래한국당 선거인단 규정')이 정하고 있다.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추천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수행하되(당헌 제62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의 경우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별도의 방법과 절차에 따라 선출할 수 있다 (당헌 부칙 제1호 제4조), 공천관리위원회는 11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의결을 거쳐 임명한다(당헌 제57조). 공천관리위원회는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모·심사하여 후보자 명단 및 순번을 결정하여 선거인단의 투표에 회부한다(미래한국당 후보자 추천 규칙 제17조). 선거인단은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임명하는 당원 100인으로 구성하되, 시스템을 통한 무작위 추첨 등으로 선발하고, 여성 및 청년을 각각 30% 이상으로 한다(미래한국당 선거인단 규정 제3조), 선거인단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회부한 후보자 추천안을 대상으로 일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재적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과반수의 찬성으로 평등 · 직접 ∙비밀투표 등 일반적인 선거원칙을 준수한다(미래한국당 선거인단 규정 제3조, 제7조, 제8조), 공천관리위원회는 선거인단의 투표를 거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대하여 최고위원회의에 의결을 요청하고, 최고위원회의는 후보자명단에 대하여 가부를 의결한다(미래한국당 후보자 추천 규칙 제19조).

(2) 미래한국당의 이 사건 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과정

미래한국당은 2020. 2. 27. 합의추대 방식으로 당대표와 최고위원, 사무총장이 임명되어 최고위원회의를 구성하였다.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위 공천관리위원회는 공모와 심사를 거쳐 2020. 3. 16. 40명의 비례대표국회의 원 후보자 명단 추천안을 발표하였으나, 2020. 3. 19. 위 후보자 명단에 대하여 61명의 선거인단 참석자 중 찬성 13명, 반대 47명, 무효 1명이 되어 위 추천안이 부결되었다.

이에 초대 최고위원회의 구성원들이 2020. 3. 19. 전원 사퇴하였고, 2020. 3. 20. 개최된 의원총회를 통하여, 당 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직을 승계하도록 하는 당헌 제22조에 따라 원유철이 당 대표 겸 원내대표로 선출되었으며, 원유철이 지명한 최고위원 2인, 사무총장 1인으로 미래한국당의 최고위원회의가 다시 구성되었다.

위 최고위원회의는 2020. 3. 20. 기존 공천관리위원회의 해산과 새로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하였고, 새로 구성된 공천관리위원회는 2020. 3. 23. 수정된 비례 대표국회의원후보자 추천안을 발표하였으며, 같은 날 선거인단 100명을 대상으로 후보자명단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여 재적 63명 중 찬성 38명, 반대 25명으로 가결되어 위 명단이 확정되었다.

다) 이 사건 각 정당의 후보자등록 신청 수리

피고는 전원위원회의에서 이 사건 각 정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등록 신청 서류를 심사한 뒤, 더불어시민당의 후보자등록 신청은 2020. 3. 27. 수리하고, 미래한국당의 후보자등록 신청은 2020. 3. 28. 수리하였다.

4)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와 이를 통하여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정당이 구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 제1호에 규정된 민주적 심사 · 투표 절차 등도 갖추지 못하였다거나, 이에 관한 당헌·당규를 위반하였다는 등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절차에 관한 구 공직선거법 규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거나 피고가 구 공직선거법 제49조 제8항, 제52조 제4항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선거운동 관련 선거무효 사유가 있는지

1)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므로(정당법 제2조), 그 정당이 추구하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당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은 물론 자당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고 다른 정당의 추천후보자나 무소속후보자를 지지 · 지원하는 것 또한 정당의 본래의 기능에 속한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88조가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를 후보자 · 선거사무장 등으로 제한하면서 정당이나 정당의 당직자·당원 등을 다른 정당이나 다른 정당 소속 후보자를 위하여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정당이 정권을 획득하기 위하여 정당간 정책연합이나 선거공조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04. 5. 31. 선고 2003수2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갑제33호증의 1 내지 8, 제34, 제37호증, 제39호증의 1 내지 7, 제41호증, 제4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정당이 각각 더불어민주당 또는 미래통합당과 선거공조를 위한 공동 출정식 또는 공동 선언식을 하거나 각 선거대책기구가 합동하여 회의를 개최하고, 정당 공보물을 통하여 합동 선거운동을 하였으며, 각 정당의 당 대표가 다른 정당에 대한 지지발언을 한 사실 만으로 위 각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88조 또는 제89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갑제37호증, 제42호증의 1, 제42호증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 또는 미래통합당 지역구 후보자 일부가 이 사건 각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거나 이들 정당에 투표할 것을 독려하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린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선거인들이 자유로운 판단에 의하여 투표를 할 수 없게 되었다거나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3)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조재연

주심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이동원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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